엄마가 재밌다고 줬으나 전혀 기대없이 펴들었는데 뭐야.. 넘 재밌다. 작가님 연배가 50대? 60전후? 그 정도 되실 것 같은데 살면서 겪은 이런저런 일들을 찰진 입담으로 풀어낸다.
연애 운이 없었다. 내가 만난 남자들은 내 시간을 자기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건 안 될 말이었다. 나를 만난 그들도 재수가 없었던 거다.
조신하게 지내던 추석 아침, 이대로 늙어 죽으라는 덕담을 들으며 동태전을 먹는 내게 고모는 그게 목구멍에 넘어 가느냐고 소리를 질렀는데••• 넘어갔다. 44
이런 부분
나의 엄마는 혼자 생계를 짊어지고 모진 세상을 억세게 살았다. 그녀의 해방구는 욕설이었는데 노점상을 하거나 보따리 장사를 할 때도 손님과 싸움이 붙으면 거나한 욕설로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했다. 욕설의 내용을 보면 우선 상대방의 집안을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이를테면 조상을 쌍놈이나 후레자식으로 만들어 가문에 먹칠을 했다. 그다음 인체의 신비를 이용해 구석구석 세심하게 기운을 뺐다. 쌔가 만발하고 눈까리가 썩어 문드러지며 대가리를 절구에 빻는 것이었다. 최종적으로 동반자살을 노래하는 것이었는데‘오늘너죽고나 죽자‘였다. 49
어머니에 대한 부분도 참 재미나고
그런 B군이 드디어 사회화 훈련을 위하여 유치원에 들어갔다. 친구들과 관계도 원만하며 똑똑하다는 선생들의 칭찬도 들었다. 공개수업 학부모 참석 요청으로 휴가를 내고 수업을 참관했다. ‘아기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수많은 아기씨가 헤엄을 쳐서 그중 한 놈만 경쟁에 성공하여 아기를 만드는 영상물이었는데 갑자기 감동을 받은 B군이 벌떡 일어났다.
˝나는 어른이 되면 내 아기씨를 모든 여자에게 뿌릴 테다!˝ 말릴 사이도 없었다. B군의 옆에 앉아 있던 남자아이가 울음을 터트렸다.
˝다른 남자들은 어떻게 해! 엉엉!˝ 그러자 B군은 눈을 부라리며 ˝해보시든가!˝ 소리를 질렀다. 웃음소리, 혀를 차는 소리와 동시에 엄마들이 내게 눈길을 보냈다. 나는 내 교육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머리를 쥐어뜯고 싶었다. 58
둘째인 B군 얘기 슬슬 푸는데 너무 웃기다 ㅋㅋㅋㅋㅋ
아직 절반도 안 읽었는데 남은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