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린 나의 찬란한 과거‘

나는 명망있는 큰 부자의 아들로 태어나 남들이 부러할 만큼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지금은 굉장히 평범하거나 아니면 가난한 상태다.

그런데 자신이 재벌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어떤 이유로 - 충격이나 사고나 세뇌 - 잊어버리고 천애고아로 살고 있는 중이다.

일상의 즐거움없이 무료하고도 빛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듯한 지금의 나에게 누군가가 나의 과거에 대해서 알려준다.
‘너는 한때 큰 부자의 자식으로 태어났다.‘고

축 쳐진 귀가 쫑긋해지고 피곤에 지친 눈이 번뜩 뜨이는 순간이다.

‘응? 내가 비록 현실의 무게를 힘겨워하며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지만 내 뿌리의 두터움을 알게 됨으로서 지친 가슴은 자부심으로 충만해짐을 느낀다.

또한 잊어버린 부모를 찾아서 만나야겠다는 미래의 희망적인 목표도 생기는 것이 아닌가.

이런 카타르시스로 인해 나는 김진명 작가의 작품들에 취했었고 그의 작품들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글자전쟁,최후의경전,천년의금서,몽유도원(가즈오의나라),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살수,고구려‘가 대표적이다.

또한
‘신의죽음,1026(한반도),황태자비납치사건,하늘이여땅이여,싸드,삼성컨스피러시‘같이 우리 역사의 미스테리를 작가의 고증과 상상력으로 풀어낸 이야기들도 있다.

이 책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은 그가 앞서 출간했던 한국사와 관련 7편의 이야기를 만화를 통해서 간략하게 소개해준다.

즉 만화로 된 한권으로 7편의 소설을 요약한 일종의 홍보책자같은 역할을 한다

요약된 7편의 소설은 글자전쟁,천년의금서,몽유도원,1026,하늘이여땅이여,황태자비납치사건,신의죽음이다.

이 요약본은 십년도 더 전부터 읽어왔던 그의 작품들을 읽으며 독서삼매경에 빠졌었던 즐거운 추억을 생각나게 한다.

옛추억을 떠올리며 집에 소장된 그의 작품 중 ‘싸드‘를 보니 작년에서야 비로소 대중에 알려진 ‘싸드‘를 2014년도에 책을 냈던 것을 보면 그의 통찰력과 상상력은 타의추종을 불가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진명작가의 박정희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이 보이는 것 같아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여전히 미스테리는 미스테리로만 남는 아쉬움은 해결이 되지 않는 것은 여전하다.

시간여행이 가능해진다면 우리역사의 진짜모습을 알아보고 싶다. 근데 시간여행이 과연 역사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

이마저도 자신이 없어진다.

#김진명 #한국사X파일 #역사미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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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에서>

한줄 리뷰 -
결혼이 막막한 이 세상에서 몸 비빌 수 있는 작은 ‘거점‘이 되어 주길 바란 한 남자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

100명의 화가가 100가지의 서로 다른 그림을 그려 내듯이 100명의 작가는 100가지의 서로 다른 문체로 글을 쓸 것이다. 독자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나뉘어 지겠지만 나는 김훈 작가의 문체를 좋아한다.

김훈 작가에게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표현들을 이번 신간인 ‘공터에서‘에서도 볼 수 있었다.
그의 펜 끝에서 춤을 추는 표현들이 처음에는 낯선 탓에 오히려 거부감이 들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김훈 작가의 앞선 작품인 ‘칼의 노래‘와 ‘라면을 끓이며‘에서 충분히 단련된 탓에 이번 신간은 아주 빠른 속도로 그리고 깊게 몰입되었었다.

내가 김훈 작가의 어떤 표현을 독특하고 매력적이라 생각하는지 몇가지 문장으로 말해 보겠다.

˝죽은 자의 얼굴은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모르는 자의 대책없는 무책임 속에서 편안해 보였다.˝

˝그 울음은 남편과 사별하는 울음이 아니라, 울음으로써 전 생애를 지워버리려는 울음이었으나 울음에 실려서 오히려 생애는 드러나고 있었다.˝

말장난 같으면서도 천박하거나 저속하지 않고 오히려 묵직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물론 강요는 아니고 내가 김훈 작가에서 매력을 느끼는 지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 소설은 한국에서 살아 온 평범한 대다수의 아버지,어머니, 장남,차남의 일생을 묵묵히 이야기해 나간다.
일제 식민지 시절에 태어난 아버지,어머니가 그 지옥같은 한국전쟁에서 용케 살아 남았고 전란 후에 그 아들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남편은 11개월째 구직 중, 아내는 아파트 앞 미술학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근근히 살아가는 가난한 부부의 대화가 인상적이다. 깊이를 알수 없는 낭떠러지로 떨어진 자존심과 그 모습에 환멸을 느낀 자괴감끼리의 부딪힘이 아닌 서로에 대한 이해가 담겨있는 묵직한 대화를 가난한 신혼부부를 통해서 듣게 되었다.

김훈 작가의 표현에 의하면 ˝세상을 멀리 돌아서 다가오는 사랑˝이 아련히 느껴진달까. 한번 보자.

˝당신 형님이 돈 좀 보내줬으면 좋겠다. 우리 지금 어려우니까 말야˝
˝아마 보내줄거야˝

˝그래도 먼저 달라고 하진 말아˝
˝그래 알았어˝

˝내가 돈 얘기해서 불편해?˝
˝아니. 필요한 얘기지˝

˝술 줄까? 돈 얘기했으니까 술 먹는게 좋겠지.˝
˝그래. 술먹자˝

˝술 맛 좋구나
˝앞으로 더 좋을거야.˝

남루한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 그 속에서도 새로운 삶과 죽음은 서로를 배웅하고 환송하며 계속되어 간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마치 ‘공터‘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자신을 발견하며 놀란다.

˝무섭지만 달아날 곳이 없는 세상이다˝

#공터에서 #김훈 #독서 #책읽기 #도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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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소설 시리즈
신카이 마코토 지음, 박미정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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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 운명적인 사랑! 증명할 수 없기에 더욱 애뜻한 주제가 아닐까?


이웃나라 일본서 1300만이 봤다는 에니메이션의 원작소설이라 생각하고 샀다. 뭐니뭐니해도 원작이 더 큰 감동을 주는 법! 하면서 책을 봤는데 소설의 창작배경을 들어보면 딱히 그런것도 아닌것 같다.  

다만 에니메이션과 책이라는 매체특성에 따라 이야기의 전개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무엇이 원작이냐는 의미가 없어보인다.  

글 읽는 내내 한편의 에니메이션을 보는듯한 기분이었는데 마치 에반게리온, 원령공주같은 일본 에니메이션 특유의 깊이있는 의미를 담고 있달까

이야기의 시작은 고등학생 남녀의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시작하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 끝은 1200년이라는 길고 긴 세월동안 화재로 인해 의미를 잃어버리고 형식으로만 전해지던 고대의식이 엇갈린 두사람의 운명적인 재회를 가져 오는 것으로 귀결되는데 짧은 내용이면서 묵직한 울림이 전해진다.

"나는 문득 생각한다. 이 이상한 여자를 어쩌면 내가 '알아야 할'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런,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충동에 사로잡힌다. 저기! 하고 나는 말을 건다. '너의 이름은?'"

엇갈린 운명으로 인해 자신을 찾아온 '미츠하'를 보고 느낀 '타키'의 관점이다.

문명의 발달로 1200년전의 과거에 비해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만남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있는 '우리는 과연 운명적인 사람과 함께 하고 있는가'하는 여운을 남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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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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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장강명의 신작, #우리의소원은전쟁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었던 때가 있었다. 나의 국민학교 시절이니 대략 30여년전. 헐!?

반쪽짜리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세계경제를 따라잡아가는 남한의 저력을 보고 우리민족의 우수성에 감탄하기도 했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도 불구하고 세종대왕,광개토대왕,을지문덕,강감찬,권율,이순신 등의 위대한 우리조상들의 피를 이어받은 우리는 통일이 되기만 하면 저 얄미운 일본과의 격차는 200년전처럼 돌리는 건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참 어리고 어렸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남북한 모두 치명적이고도 근원적인 문제를 안고 있으니 그것은 남한은 친일파가 지배하는 사회이고 북한은 친일파는 정리했지만 독재가가 지배하는 사회라. 참으로 암담한 현실이다.

어쨌든 장강명은 ‘우리의 소원은 전쟁‘에서 통일을 시켜놨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꿈꾸었던 희망적이고 장밋빛 통일은 온데간데 없이 장강명이 생각한 통일은 밝은 미래가 아닌듯 하다. 오히려 아귀와 수라들의 축생도를 예상한다.

북한의 행정구역인 자강도, 양강도라는 지역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되었다. 우리나라 지도라는 것을 펼쳐본 때는 20년도 더 되는 중학시절이 마지막이라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게다가 가깝지만 북한의 지명이나 행정구역에 무관심한 이유는 알아봐야 갈수도 없을뿐더러 북한의 지역에 관심갖는 자체가 불온스럽다는 자기검열탓이리라.

애꿏게도 나의 필명과 같은 자강도는 북한 최대 마약생산지에 인권이 처참하게 유린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통일이 되기 전인 지금도 북한인권유린이 심각한데 통일이 되어도 여전하기만 하다.
통일이 되어도 북한 주민에게는 별다르게 나아지지 않는 삶이었다.

남한은 어떨까? 남한도 마찬가지다. 남북한의 시너지를 내기는 커녕 북한이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통일이 되면 우리에게 신분상승의 기회가 올까? 라는 생각은 순진한 생각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통일이 되었을 때 이익을 보는 자는 이미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계층이다. 재벌일수록 , 권력자일수록 더 많은 부정과 비리, 담합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가지고 갈 것이다 라는 묵시록적 미래만 연상된다.

이 책은 어린시절의 소원이었던 남북통일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장강명 #장강명소설 #남북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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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7-01-16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필명의 의미가 우연찮게 들어맞네요^^

cyrus 2017-01-16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한 소식 관련 네이버 댓글을 보면 초딩인지 아니면 생각 없이 쓴 건지 모르지만, 이런 내용의 댓글이 많아요. 전쟁 나면 지금 취업 문제, 출산율 저조 문제 등이 해결될 거로 믿습니다. 그러니까 전쟁이 나면 세상이 초기화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세상이 무슨 컴퓨터 게임인 줄 압니다. ^^;;
 
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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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잠깐이지만 상상을 해보자. 8살 난 딸이 엄마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물건을 훔치러 들어온 강도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상상하기조차 싫어지지만 <공허한 십자가>는 이렇게 시작한다.

내용에 대한 사전지식없이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명성만으로 덥썩 고른 작품이다. 더군다나 전자책으로다가.전자책은 휴대성이 좋아서 올해는 전자책도 조금 활용해 볼 생각이라 이미 상당수의 작품을 요란하게 읽어대고 있는 중이다.

종이책에서 벗어나 잠시 외도를 한 전자책의 첫번째 작품인 <공허한 십자가>는 이렇게도 심장이 저리도록 아프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비슷한 또래의 딸을 두고 있는 나로서는 초반부터 살해당한 아이의 부모에 대한 연민과 아이의 고통과 범인에 대한 증오심으로 스마트폰 액정을 뚫어질세라 글을 읽어내려갔다.

몰입을 했던 탓인지 446페이지나 되는 책의 분량이 무색해질 정도로 빠르게 완독을 했고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는 이렇게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공허한 십자가>는 독자들에게 ‘사형제의 가부‘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집안에 있던 8살 난 아이를 살해한 자, 그것도 가석방 중인 상태,는 죽어마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고의적으로 사람을 무참히 살해한 자에게 사형을 선고하지 않는 것을 두고 살해당한 딸의 엄마,사요코는 이것을 ‘사형 폐지론이라는 이름의 폭력‘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도 전적으로 사요코의 의견에 동의한다.
˝살해당한 피해자의 유족이 가지는 상실의 아픔과 상처는 범죄자가 설사 사형을 당한다고 해도 치유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범죄자를 사형시키더라도 피해자가 살아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범죄자의 사형은 유족들이 앞으로를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통과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곳을 지났다고 해서 앞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통과점마저 빼앗기면 유족들은 어떻게 살아간단 말인가˝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을 법한 ‘사형제도‘로 고민을 하게 만든 <공허한 십자가>, 역시 문학은 역시 삶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딸을 살해한 범죄자의 법정에서 범죄자가 반성하고 있다는 변호사의 말에 딸의 아빠가 부르짖는 절규를 보면 얼마나 처절한 심정인지 모르겠다.

˝반성을 하다니, 그자가 무슨 반성을 한단 말인가? 그자는 반성같은 것을 하지 않는다. 반성할 사람이 가석방 중에 죄를 저지른단 말인가!!˝

대한민국의 마지막 사형집행은 김영삼 정부시대의 1997년 12월 30일을 마지막으로 더이상의 사형집행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 그리고 10년이상 사형집행이 이루어 지지 않으면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된다.

˝억울한 죽음을 없애기 위함˝이라는 사형제 폐지론자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 그리고 충분히 이해도 한다. 하지만 확실한 범죄자에게는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유연성을 법률가들이 가졌으면 한다.

나는 확실히 사형제를 찬성한다. 확.실.한 범죄자는 말이다. 그렇다면 또 이 ‘확.실.함‘의 여부에 논란의 여지가 있겠다. 참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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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12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는 권력에 의해 부당한 사형 판결을 내린 사례가 몇 번 있어서 사형제가 정착되기 힘들어 보입니다.

자강 2017-01-12 16:53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이승만,박정희 정권때 정치적 목적으로 사형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한터라 말이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