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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연장통 - 인간 본성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증보판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오래된 연장통‘
인간의 마음은 톱, 니퍼, 망치, 드릴같은 공구들이 담긴 오래된 연장통이라고 합니다. 뭔소린가 싶지요? 한 번도 뱀을 본 적이 없는 사람도 뱀을 혐오하고 피하는 이유는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수렵-채집생활을 했던 우리의 조상이 남긴 심리 기제입니다. 뱀을 피하지 않았던 조상들의 후손들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없었겠지요.
포식자를 회피하려는 것과 같은 심리 기제는 대단히 많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잘 구별하기, 전염병에 걸리지 않기, 매력적인 이성 고르기, 신선한 음식 구하기, 안전한 거처에서 지내기, 자식들 잘 키우기, 사기꾼에 당하지 않기, 외적의 침입 막기, 윗사람과 좋은 관계 유지하기 등등 셀 수 없이 많지요.
저자는 ˝인간의 마음은 각각의 적응적 문제들을 잘 해결하기 위해 특수화된 수많은 심리적 ‘공구‘들이 빼곡히 담긴 연장통˝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들 공구들이 너무나도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왔다는 것인데요. 인류의 조상들은 약 700만년 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사바나 초원에서 수렵-채집생활을 했습니다.
이것은 인류의 조상들이 해결해야 했던 대부분의 문제들은 수백만년 전의 수렵-채집 생활에서 생겼던 문제들을 말하는데요. 당시에는 훌륭했던 공구가 현대에는 쓸모없거나 오히려 피해를 주게 됩니다. 수렵채집 시대에는 ‘단 것‘이 우리 몸에 고열량을 제공하기때문에 ‘단 것‘을 좋아하도록 진화하는 공구를 사용했습니다. 이것이 현대에는 비만과 각종 성인병의 원흉이 되었지요.
이 책은 진화라는 렌즈를 통해 우리 일상을 들여다 보는데요. 일상에서 왜 우리가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지 쉽고 재미나게 이해됩니다. 이 책에서 언급한 종의 기원을 비롯해서 진화심리학을 다룬 책들을 어서 읽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