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생각한다 창비시선 471
문태준 지음 / 창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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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나는

아가를 안으면 내 앞가슴에어 방울 소리가 났다 밭에 가 자두나무 아래에 홀로 서면 잘 익은 자두가 되었다 마을로 돌아가려 언덕을 넘을 때에는 구르는 바퀴가 되었다 폭풍은 지나가며 하늘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너의 무거운 근심으로 나는 네가 되었다 어머니의 말씀을 듣는 조용한 저녁에는 나는 또 누군가의 어머니가 되었다


지금 나는 이 시를 읽으며 그때의 나를 생각한다.
아가를 안았을 때 내 가슴에 소리가 났을까?
귤나무 아래 섰을 때 잘 익은 귤이 되지 못했구나
언덕을 넘을 때 바퀴 위에서 바퀴 같은 것은 생각하지도 않았구나
이 시집의 시들이
그 순간으로 나를 돌려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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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으면 아프다 - 뇌가 사랑 없는 행위를 인식할 때 우리에게 생기는 일들
게랄트 휘터 지음, 이지윤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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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존엄을 되찾고 지키는 사람은 앞으로 헤매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자진의 생각과 감정과 행동이 일관성을 이루도록 인도하는 자기만의 내적 나침반이 있다. 이것은 건강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이가 몇인지, 인생에서 얼마나 자주 길을 잃었는지 혹은 얼마나 심하게 길을 벗어낳는지는 상관없다. 그저 지금부터라도 자기 자신을 좀 더 사랑하겠노라고 마음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순간 나는 이미 그 길에 서 있으며,
전환은 이미 시작되었다. ㅡ 148p

저자는 우리 사회가 병든 것을 진단하고 다르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전환할 수 있고 그것이 우리의 생명력을 회복하고 활기있게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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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김지수 지음, 이어령 / 열림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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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악, 퇴폐, 질병......
이런 것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사회가 진짜 건강한 사회야. 술주정뱅이, 거지 이런 낙오자들을 싹쓸이 해서 가둬버린 무균사회는 희망이 없어. 그게 푸코의 감옥의 역사락고.,

그게 상처의 에너지야. 반면 통제 사회, 무균 사회는 상처를 포용할 힘이 없어. 너의 치유와 나의 치유를 나눌 수 없는 타자가 없어.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돌아본다. 선생님은 호기심과 관찰로 세상을 재미있게 돌파해 왔지만 그 능력을 잃은 나에게도 재미지게 살아보라고 격려하시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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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악당으로부터 나를 구하는 법
정소연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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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어서 지옥 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애당초 여기가 지옥이다. 이 끝없이 닥쳐오는 혐오의 파도를 맞고 서야 하는 바닷가가, 2021 년 대한민국이, 지옥이다.
나는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차별없는 세상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차마 그렇게 큰 꿈을 가질 수가 없다. 우리가 살아서 이 지옥에 함께 머무르기만을, 그것도 간신히, 바라며, 억지로 숨을 쉬고, 손을 잡고, 발가락에 힘을 준다. ㅡ225p
'기록되지 않은 죽음' 중

작가는 어떤 이의 죽음을 대면하고 절망하여 썼다. 살아서 이 지옥에 힘께 머무르기만을 희망하는 글은 쓰러질 듯하면서도 힘이 있다. 그 작은 힘의 온기로 세상은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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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통권 180호 - 2021년 9월~10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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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보통 사람들은 우리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난 난관들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힘을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유대감일 것이다. 신카이의 영화도 그 점을 암시하고 있다 호다카의 경우 히나와의 연결이 그에게 희망, 포부, 유대감, 사랑, 용기를 준다. 모두 그녀를 만나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것들이다. 흥미롭게도 그들을 가장 밀접하게 연결시키는 것은 기도이다, 기도는 그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또한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자연(영적)세계 또는 내가 '생명-세계'라고 부르는 것과 연결시켜준다. 기도는 이야기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이야기는 히나의 기도로 시작하는데. 그녀는 어머니가 병이 나아서 그녀와 함께 푸른 하늘 아래를 걸을 수 있도록 비가 그치기를 염원한다. 이 기도로 그녀는 비를 멈추고  해가 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고, 히나는 그 능력을 다른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호다카는 히나를 다시 보기 위해서 저승세계에 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의 기도는 정말로 그를 히나에게 데려다주고, 그는 그녀가 저세상으로 가는 입구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한다. 히나는 호다카의 기도의 이미지에 의해 깨어나고, 그 둘의 기도는 겹쳐지면서 하나가 되는데 그것 덕분에 그들은 지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호다카는 3년 동안 떠나 있던 도쿄로 돌아오는데, 히나가 거리에서 그가 그녀에게 돌아오기를 기도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들이 기도를 많이 하기는 하지만 그들의 기도는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신에게 기원하는' 그런 종류의 기도는 아니다. 이 영화에서 기도는 주인공들의 의지나 강한 염원의 표현에 가깝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이 영적 존재보다는 자기 자신과 서로와 더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영화에서 암시된 해결책은 각자가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깊이 숙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소설에서 호다카는 이렇게 선언한다. "나는 계속해서 무엇을 할지 생각했고, 뇌가 녹초가 되었다고 느낄 지경이 되었어. 그리고 나는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하기로 결심했어. 나는 기후변화로 바뀐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을 배우고 싶었어. 이런 막연하기 짝이 없는 목표라도 세우니까 조금 숨을 편하게 쉴 수 있었어." 그는 대학에서 농학을 공부하려고 생각한다. 이것이 기후변화에 대한 개인적 대응으로서 그가 결정한 길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맥락에서 영화는 '인류세'라는 단어를 보여준다.


-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포스트모던 애니미즘 (요네야마 쇼코) 중에서 


 '날씨의 아이'를 보지는 않았지만 코로나 시대에 의미있는 질문을 던지고 궁리하게 하는 영화임을 알려주고 있는 글이다. 이 글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코로나 시대에 '고난과 함께 머무르기'를 선택한 주인공의 용기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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