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생각한다 창비시선 471
문태준 지음 / 창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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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나는

아가를 안으면 내 앞가슴에어 방울 소리가 났다 밭에 가 자두나무 아래에 홀로 서면 잘 익은 자두가 되었다 마을로 돌아가려 언덕을 넘을 때에는 구르는 바퀴가 되었다 폭풍은 지나가며 하늘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너의 무거운 근심으로 나는 네가 되었다 어머니의 말씀을 듣는 조용한 저녁에는 나는 또 누군가의 어머니가 되었다


지금 나는 이 시를 읽으며 그때의 나를 생각한다.
아가를 안았을 때 내 가슴에 소리가 났을까?
귤나무 아래 섰을 때 잘 익은 귤이 되지 못했구나
언덕을 넘을 때 바퀴 위에서 바퀴 같은 것은 생각하지도 않았구나
이 시집의 시들이
그 순간으로 나를 돌려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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