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와 무히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 청년에게 전하는 21세기 생존 지침
사울 알비드레스 루이스 지음, 최사라 옮김, 최명호 감수, 노암 촘스키.호세 무히카 대담 / 시대의창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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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정확한 과학이 아니에요. 앞으로도 아닐 겁니다. 정치는 때로 수많은 불확실성 속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을 내리는 겁니다. 인류가 각자의 관점만 고수하고, 공공의 이익을 통합하지 못하면 재앙이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사회라는 자산이 생존하려면 정치가 작동하야 합니다. 이게 바로 내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오래된 개념인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에요. 인간은 사회적 존재라 공동체를 이룹니다. 공동체는 모순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생존하려면 '우리'라는 공동체의 존재를 보장해주는 정치의 개입이 필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만인이 서로 싸우는 정글로 돌아가겠죠.
그래서 나는 정치인들이 가장 심각한 문제가 정치를 타락시킨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정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자본주의 병에 걸렸어요. 지위, 명예, 돈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정치를 합니다. 이는 정치에 침을 뱉는 짓이죠. (248p)

ㅡㅡㅡㅡ
정치라는 존재를 살려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말씀이다.
공동체로 살아가야 하는 인류는 정치를 살려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만들고, 다시 고치고 다시 만들면서 나아가야 한다.
지금 우리는 정치가 작동하는 것을 보고 있다. 실패하고 비난받더라도 나아가고 있다. 함께 이 짐을 나누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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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실패가 쌓여 우주가 된다 - 김지은 인터뷰집
김지은 지음 / 휴머니스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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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실패하고 있다.
웃음거리로 말할 때도 있지만 창피하다고 느낄 때는 꺼내놓지 않을 때도 있다.
대화에 실패하기도 하고, 하고자 하는 계획에 실패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이해하는데 실패하기도 한다.
저자는 그런 실패의 이야기들을 모아 새로운 우주를 보여준다.
반짝이지 않아도, 반짝여도 우리의 우주는 돌아가고 세상은 더 다채로워진다.
삶과 죽음 사이의 실패들이 모여 살아간다. 살아가는 지점에서 서로의 실패를 보며 서로 다정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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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주의자 선언 - 공적 슬픔과 타인의 발견
최태현 지음 / 디플롯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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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시대를 돌아봅니다. 지금처럼 작은 존재들의 권리에까지 이토록 관심을 기울인 시대가 있었을까요? 과거에는 신분이 나뉘었고, 질서는 위계적이었으며, 어린이와 여성은 재산처럼 취급되었습니다. 동물? 자연? 오로지 왕과 귀족의 생명만이 가치 있던 오랜 역사를 지나 겨우 민주주의 체제를 만들어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오랬동안 모든 존재가 시민은 아니었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존재함을 존중하려고 많은 이가 땀 흘리는 시대는 인류 역사에서 지금이 거의 유일한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 시대는 특별합니다. 노동과 기후가 충동하고, 장애인 인권과 동물권이 묘한 갈등을 빚고 , 다름과 차별이 복잡하게 얽혀 있더라도, 이는 모두 이 시대가 그만클 모두의 권리를 가장 멀리까지 배달하는 과정에서 모퉁이를 돌자 이제애 나타난 산과 강일 뿐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의 고뇌를 자랑스러워할 자격이 있습니다. 

 윤동주는 <별헤는 밤>에서 패, 경, 옥 같은 '이국소녀'들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뒤늦게나마 가느다란 인연이 된 저 나름의 이국소녀들이 있습니다. 별조차  잘 보이지 않는 이 밤에 그들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불러봅니다. 누군가 이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 거냐고, 해낸 게 뭐가 있냐고 묻는다면 저는 대답하겠습니다.

   역사를 만들고 있어요. 이들은 역사를 만들고 있는 거예요. 질문대신 손을 내밀어보세요. 

       (152p)

 

 작가는 지금의 시대를 좋은 시대라고 말하며 우리의 고뇌마저 자랑스러워할 자격이 있다고 한다. 

자랑하기에는 현실의 문제와 무게기 크지만 작가의 자부심이 묻어나는 글이 큰 위로를 준다.

우리는 손을 내밀어 함께 나아갈 수 있다고 하는 작가의 말이 널리 멀리 퍼져 나가 마주 잡은 손들이 함께 웃을 수 있기를. 그 웃음이 자랑스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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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20만 부 에디션, 양장)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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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조셉을 창문 쪽으로 데리고 가서 아메리카 전시관의 중정을 내려다본다. 조셉과 나는 지금 월스트리트 파사드를 통해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내 옆에 있는 이 사람과 편안한 유대감이  느껴지고 그 벅찬 마음이 내 판단력을 흐린다. 나는 평소에 부끄러워 입 밖으로 껴내지 않았을 신념들을 말하기 시작한다, 빠른 말투로 이 일에 내가 얼마나 헌신적인지를 토로한다, 영원히 경비원으로 일하고 싶다고, 다른 일을 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너무도 단순하고 직관적인 일이고, 뭔가를 계속 배울 수 있고, 무슨 생각이든 전적으로 자유로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그렇다고 이유를 덧붙인다, (184p)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작가는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에게서도 배우고 그들이 지키고 있는 예술 작품에서도 배운다, 그 배움을 통해 작가는 더 나은 세상으로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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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넘어지고, 싸우고, 울었다 - 한 지식인의 생생한 사회 현장 체험기
사이토 고헤이 지음, 조승미 옮김 / 오월의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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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전에 와나타베 씨가 했을 석탄에 대한 생각, 항상 위험이 따르는 작업을 하는 가운데 광부들이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왔다는 노동에 대한 긍지를 느끼게 한다. 한편 그 성장 스토리가 원전으로  대체되는 변천 과정을 보면 다른 길은 없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조금만 파면 얼마든지 석탄이 나온다는 '우연'이 이 도시를 바꿔놓은 것이다, 

 고마쓰 씨의 안내로 알게 된 것은 잃어버린 역사다, 당연히 이와키시에는 석탄이 나오기 전부터 사람이 살았고, 소규모 어업과 농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풍부한 전통과 문화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근대화 이전의 역사는 싹둑 잘려나가고 있다., 남은 것은 도쿄로부터 강요받은 근대화 기억이다, (196p)


현장에 찾아가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지워지거나 훼손된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을 이어가려는 작가의 실천이 나라를 넘어 우리에게도 울림을 준다. 


 조금 공부하고 다른 문화를 이해했다고 착각하기 쉽다, 내가 아이누의 책을 읽고 우포포이에서 전시를 봤을 때 바로 그랬다, 하지만 거기에 안주하다 하면 그런 이해하기 쉬운 이미지와 일치하는 소수자만 선별해서 포섭하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거꾸로 그런 이미지에 일치하지 않는 이시하라 씨나 오카다 씨와 같은 존재에 대해서는 배제나 불관용의 태도를 보이게 된다, 그리하여 일부 "당사자"도 관리하기 쉬운 주체 만들기에 안주해왔다는 이시하라 씨의 비판은 예리하다, 그래서 민폐다라는 말을 듣더라도 "국가 자본 가부장제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회복 치유를 원한다"라고 이시하라 씨는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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