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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 - 평범을 비범으로 바꾼 건축가의 기록법
백희성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1월
평점 :
궁금한 것을 기록하고 답을 찾지 못할지라도 그 질문을 간직한 저자는 세월이 흐른 후에도 자신의 질문을 찾아간다. 그 질문이 익어서 새로운 시야가 만들어지고 예술이 되었다.
준비 없이 순수하게 맞닥뜨려 보는 실패는 더 이상 실패가 아니다. 나를 전혀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남들은 쉽게 겪어 보지 못한 세계로...... 붓을 먼저 잡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중요한 것 하나를 알게 됐다. 다름 아닌 감정이다.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감정, 이제는 붓뿐만 아니라 여러 도구를 이용해 그림을 그려 본다. 붓과 손이 그림의 도구이듯 세상의 모든 것들은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화가들은 자신의 몸을 붓처럼 이용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준비 없는 실패'는 내게 세상 모든 만물이 붓이 될 수 있음을 알게 해 주었다. (188p)
준비 없이 실패해도 좋다는 마음은 일종의 패기를 만들어주는 듯하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간 저자의 그림과 소설과 디자인과 건축이 그의 패기를 통해 나온 것이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건 모두가 겪은 실패를 피하게 해 줄 수는 있지만, 실패가 주는 교훈과 영감은 놓치게 된다. 모두가 겪는 일반적인 실패라도 충분히 겪어 볼 가치가 있다. 일부러 겪을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겪을 수 있다면 겪어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192p)
저자는 실패에서 교훈과 영감을 얻었던 사람이다. 실패가 자양분이 된 것이다.
스무 살 성인이 되던 날, 아버지께서 해 주셨던 말이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이제부터 실패를 뺏기지 마라. 그리고 웬만하면 조언을 믿지 마라."
처음에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상한 궤변처럼 들렸다, 실패는 좋은 느낌의 표현이 아니다, 그리고 조언은 좋은 표현이다. 스무 살에 흘려 보낸 뒤로도, 아버지는 매년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버지의 이야기도 기록했다,. 그때의 이야기는 최대한 대화체로 기록했다. 그리고 해마다 그 내용에 대해 추가 질문을 드리고 내용을 보완해서 다시 적기를 반복했다. (19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