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역사 - 침묵과 고립에 맞서 빼앗긴 몸을 되찾는 투쟁의 연대기
킴 닐슨 지음, 김승섭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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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은 공기와 같아 기득권에게는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보이지 않지만,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은 삶의 모든 순간을 차별과 함께 살아간다. 번역하며 책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경험을 했다. 우리 모두는 상처받고 다칠 수 있는 취약한 존재인 동시에 그 약함을 응시하고 나눌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것을, 인간의 존엄은 독립보다도 상호의존을 통해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 실은 그것이 우리의 가장 큰 힘이라는 사실을 그 대화에서 배웠다.
ㅡ옮긴이의 말 중

옮긴이는 수 많은 이들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했는데 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불편했다.
토착민들은 이유도 모른 채 전염병에 걸려 죽어갔고,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흑인노예들은 물건이 되어 처리되는 존재였다. 끔찍한 역사를 장애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더 좋은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제안하지만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겠다.
그 힘든 여정을 단단하게 하고 있는 분들이 있어
희망을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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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암 평전
박원자 지음, 벽산원각 감수 / 조계종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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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암은 육신의 고통을 이겨내려는 듯 더욱 화두에 몰입했다
온 마음을 다해 올곧게 정진했다. 마음을 깨치는 것이 세상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억만금을 준다 해도, 제왕의 자리를 준다 해도 그것을 안개처럼 여길 수 있으며 본마음을 찾는 것만을 위해 목숨을 내걸 수 있을 때, 비로소 자기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시간이 흘러도 출가자는 이러한 면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믿었기에 정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용맹정진이라는 말을 하지만 그 말의 의미를 실감하기 어려웠는데 혜암스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느껴진다.
목숨을 걸고 본래 마음을 깨치기 위해 공부하는 모습이 지금의 우리를 지키는 힘이 되지 않았을까?
불교의 한 쪽에에서는 부패한 모습을 비판하지만, 목숨 걸고 지켜온 정신이 살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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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 말라 밤이 차오르듯 솔시선(솔의 시인) 30
조달곤 지음 / 솔출판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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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아픈 남자 곁에 아픈 여자가 눕는다

슬픈 여자 곁에 슬픈 남자가 눕는다

가는 가을도 발길을 멈추고

이들 곁에 눕는다



낮이 말라 밤이 차오르듯

나를 비운다는 것은
가을 한철 억새꽃이 되어 은빛 물결로 살다가
바람이 된다는 것
바람으로 살다가 바람소리 떠나보내고
다시 고요해진다는 것

한 겨울 빈 가지가 되어
눈 오는 자리를 마런한다는 것
겨울 숲속의 나무와 같은 문장을 쓴다는 것

나늘 비운다는 것은
폐사지 탑 그림자처럼 마른다는 것
신그늘처럼 마른다는 것
낮이 말라 밤이 차오르듯이 마른다는 것

내 안의 축축한 죄의 기억을 몰아낸다는 것
내 안의 슬픔과 울음 한 됫박을 덜어낸다는 것

단순해진다는 것
침묵한다는 것
기다림을 받아들인다는 것

나를 비운다는 것은
죽음을 산다는 것


비우고 비워 죽음에 가까이 가는 시인의 말들이 가벼워지고 있는듯하다.
아픔도 슬픔도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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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 괴테와 마주앉는 시간
전영애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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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내가 살아 있는 것,
알게 되었네

수천 권의 책 속에서 진실로
혹은 우화로 그대에게 나타나는 것
그 모든 것은 하나의 바벨탑에 불과하다.
사랑이 없으면.

저자는 괴테를 공부하고 기르치고 번역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 왔다.
퇴임 뒤 여백서원을 세우고
꿈꾸고 사랑하는 일을 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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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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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알마.
알마를 사랑한 레오 거스키는 이제 알마도 잃고 아들도 잃었지만 살아간다.
그의 원고를 친구에게 맡겼지만 친구는 그 원고를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한다.


`사랑의 역사`를 읽은 부모님은 아이에게 주인공의 이름 `알마`를 주었다.
뉴욕의 알마는 아빠를 잃었지만 자신을 탐구하면서도 엄마가 사랑을 만나기를 바란다.
사랑이라고 믿고 그 사랑을 지켜간 거스키라는 인물.
믿음과 착각 속에서도 사람은 살아간다.
다만 그 믿음을 지키며 살아가느냐.
아니면 착각이라 느끼고 방향을 바꾸어 살아가느냐.
어떤 것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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