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물래 작은도서관 23
김민령 외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어릴 때 삶에 있어서 참 회의적이었다.

여린 편이어서 쉽게 상처받았고 화를 내거나 풀줄 몰라서 혼자 가슴앓이를 하곤했다.

가끔은 아무 생각없는 사람이 되고 싶기도 했고 빨리 자라서 오래된 나무 처럼 웬만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싶었다. 그래서 슬픔이 없는 삶은 있을 수 없고 그런 슬픔이 예정된 삶을 그리 오래 살고 싶지 않았다.

그때는 아름답고 즐거움이 슬픈 기억을 순식간에 지울 수 있다는 생각을 잘 못했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간신같아서 벼랑으로 떨어지는 아픔을 간직하고서도 언제 그랬냐는 듯 웃을 수 있다. 그래서 삶은 살아볼만하고 살 수록 궁금하기도 하다.

아이들에겐 어떤 아픔이 있을까?

아이들은 그 나무가 얇고 여려 같은 일이라도 어른의 몇배가 아프다.

그 아픔이  단편집 꼬물래에서는 차곡차곡 담겨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알까

그 아픔도 커서는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두루미 마을>에서 현기를 보고는 나는 아주 어릴 때 나를 떠올렸다.

아주 어릴 때 내 기억에 잠시 외삼촌댁에 맡겨졌을때 밥도 안 먹고 대문앞에 쪼그리고 앉아 엄마를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런 현기가 안스럽고 안타까웠다.

<꼬물래>는 한번쯤 어린시절 만나게 되는 자화상같다. 아무리 깔끔한 아이라도 가끔은 꼬물래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슬프기도 하겟지만 재미있는 추억거리가 되기도 한다. 주호의 아빠가 주호에게 담담하게 이야기하듯 말이다. 

가장 가슴아팠던 것은 <견우랑 나랑>이었다.

요즘 무료급식을 받는 아이들이 꽤 있고 그런 아이들이 은근히 소외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나 섬세하게 표현하여 정말 그런 아이를 만난 느낌이 들었다

<빰빠라밤! 우리 동네 스타 탄생>은 드라마 촬영에 관한 이야기를 아주 담담하게 그러면서도 객관적인 시선을 버리지 않고 풀어나가는 데 아주 재미있다.

 

아이들은 다양한 아픔을 겪어보았을 수도 있고 겪어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나를 이해하고 주위 친구를 이해하는 눈을 기르기 위해서 이렇게 이야기속에서라도 다양한 아픔을 만나 그 아픔을 겪더라도 꿋꿋이 이겨내고 아픔을 겪는 친구들을 보듬을 수 있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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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6-10-02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픔도 커서는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그 말이 맘에 들어 몇번 되풀이해서 읽어 봅니다.

하늘바람 2006-10-02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치 나이님 늦게까지 안주무시네요. 좋은 밤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