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죽지 않는 '미디어 노병' [06/05/14]
뉴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책의 '사망선고'가 따랐다. TV가 등장할 때 그랬고, 가장 최근에는 인터넷이 책의 사망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 미디어 업계의'노병'은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았다.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최근호에서 출판산업은 여전히 문화산업의 최강자이며 미디어 융합시대를 맞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책은 죽지 않는다=인터넷 시대에도 출판은 여전히 최대 문화산업이다. 2004년 미국 출판산업의 매출액은 300억 달러에 육박해 100억 달러 내외인 음반산업과 영화산업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특히 중국 출판 시장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중국의 신간 발행 종(種) 수는 1995년 10만 종을 넘어섰다. 중국은 영국을 추월하더니, 90년대 후반 들어 미국마저 제쳤다. 2004년에는 20만 종을 넘겨 확고부동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7만2000개에 달하는 중국 내 서점에서 팔리는 책의 거의 절반이 교과서나 학습교재다. 최근 불붙은 영어 학습 열기도 출판 호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출판사 맥밀란의 경우 최근 중국에서 한 해 1억 권이 넘는 영어 교재를 팔고 있다.

중국 등에서 성행하는'해적판' 출간도 책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역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의 경우 정식 출간본 한 권이 팔릴 때마다 해적판은 4권이 팔렸다.

◆ 다만 진화할 뿐=그럼에도 책의 위기 조짐은 뚜렷하다. 세계적으로 예전보다 많은 책이 팔리고는 있지만 독서 시간은 오히려 줄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독서 시간은 TV 시청이나 인터넷 서핑에 쓰는 시간보다 적다. 이에 따라 세계 출판업계는 앞다퉈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내려받는 전자책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얼마 전 한국 전자책컨소시엄(EBK)은 지난해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가 550억원대에 달했으며 올해에는 1400억원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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