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밥상’ ‘잘먹고 잘사는 법’ 등 건강관련 음식 서적 꾸준한 인기

2006년 병술년(丙戌年), 올해 역시 가장 큰 화두는 ‘건강’이 될 듯하다. 현대의학이 이뤄낸 인간의 평균수명 연장은 단순히 오래 살고 싶은 ‘장수(長壽)’ 개념에서 벗어나 ‘젊고 건강한 삶’의 연장 가능성을 우리에게 던져주었기 때문이다.

건강에 대한 단순정보 ‘욕구’(Needs)가 건강한 삶을 강렬히 ‘원하는 것’(Wants)으로 진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헬스, 요가 등 소위 웰빙운동을 실천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게 됐고 또 건강보조식품과 유기농 식품 등 몸에 좋은 먹거리에 관심을 쏟게 됐다.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고가의 유기농 식품이 연평균 20% 이상의 높은 매출 증가를 보인 것을 비롯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유기농 코너가 속속 들어서고, 회원제 유기농 직거래 전문점의 확산은 몸에 좋은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출판계에까지 들어왔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당뇨병 다스리는 최고의 밥상’ ‘생로병사의 비밀’ ‘비타민’ ‘위대한 밥상’ ‘누가 해도 참 맛있는 나물이네 밥상’ ‘잘먹고 잘사는 법 시리즈’ 등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건강 관련 음식 서적 판매 증가를 통해서 쉽게 알 수 있다.

거의 해마다 발생하고 있는 ‘만두 파동’ ‘김치 파동’ 등 일련의 불량 음식물 파동을 겪으면서 가족의 안전한 먹거리는 결국 내 손으로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저변에 자리하게 된 것도 판매 증가의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건강관련 방송 프로그램을 소재로 한 책의 경우, 시청자의 인기를 얻은 방송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했기에 방송을 보다가 놓친 내용을 언제든 글로 다시 정리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 독자들의 적극적인 책 구매로 연결되고 있다.

따라서 미디어 결합에 의한 시너지 효과라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TV, 인터넷 등과 연계된 정보성 출판으로 인해 전통적인 아날로그 상품인 책이 한층 활력있게 독자에게 다가서는 것이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은 식품에 관한 정확한 상식에 무지한 것이 얼마나 끔찍한 상황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은 과자 회사원 출신인 저자의 충격적인 리포트라는 점에서 아이를 둔 주부들에게 더욱 큰 호응을 얻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가공식품의 폐해와 설탕의 악영향에서 벗어나야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 해결책으로 소비의 주체가 되는 우리 자신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제시한다.

이같이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건강 관련 음식 서적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인기를 얻고 있는 서적들을 좀더 세밀히 살펴보면 단순히 건강 정보와 음식 정보만을 담고 있지 않다. 이 책들의 특징은 대부분 어렵고 생소하게만 느꼈던 의학 상식, 식품 상식, 조리법 등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는 점에서 독자들이 이로 하여금 보다 친절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는 친밀함을 느낄 수 있다.

대중매체로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TV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과거 많은 건강 프로그램은 딱딱하고 어려운 정보 전달 위주의 내용이 주를 이뤄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다소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건강 관련 프로그램은 오락 프로의 성격을 적절하게 가미해 시청자에게 보다 친근한 형식과 내용으로 다가가고 있다. KBS 2 TV ‘비타민’의 경우 공인된 국내 최고 대학병원의 교수진을 초대하면서도 매주 주제에 맞는 연예인을 섭외해 시청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전략을 취한 것이 성공비결 중 하나로 부각됐다.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을 모은 ‘누가 해도 참 맛있는 나물이네 밥상’ 요리 서적의 인기는 인터넷이 또 다른 정보전달 매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는 제2, 제3의 새로운 인기 블로그 음식작가의 등장을 예고한다.

또 다매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현실에서 보다 친밀하고 대중 속으로 깊숙하게 파고들 수 있는 매체, 즉 인기있는 방송 프로그램, 신뢰할 수 있는 개인 블로그 등이 곧 서적 판매 증가와 상당부분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음을 알게 한다.


(김미현 ‘드림하우스’ 여성출판팀장) = 주간조선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