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프레이야 > [퍼온글] '못'의 띄어쓰기

'못'의 띄어쓰기

"술을 못 마신다/ 잠을 통 못 잤다"에서 '못'은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부사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론 서술어를 꾸며 주면서 띄어 쓴다. 그러나 '못나다, 못마땅하다, 못생기다'처럼 완전히 한 단어로 굳어진 것은 붙여 쓴다.

'못' 뒤에 '하다, 되다, 쓰다'가 올 경우는 띄어쓰기가 달라진다. 두 단어가 하나의 합성어가 돼 뜻이 변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노래를 못하다/ 음식 맛이 예전보다 못하다/ 잡은 고기가 못해도 열 마리는 된다/ 바빠서 동창회에 가지 못했다/ 보다 못해 간섭을 하다"처럼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거나 할 능력이 없다, 비교 대상에 미치지 아니하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의 뜻을 나타내거나, '-지 못하다, -다(가) 못해' 꼴로 쓰일 때는 한 단어이므로 붙여 쓴다. 그러나 "어제 병이 나서 일을 못 했다"처럼 단순히 어떤 동작을 할 수 없다는 부사의 뜻이 살아 있는 경우는 별개의 단어로 보아 띄어 쓴다.

"못되게 굴다/ 그 일이 못된 게 남의 탓이겠어"처럼 '성질이나 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하다'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 즉 잘못되다의 의미'일 때는 한 단어지만 "한 시간도 채 못 돼서 돌아왔다"처럼 단순히 '되다'를 부정하는 경우에는 두 단어다.

"얼굴이 못쓰게 상하다/ 그는 너무 게을러서 못쓰겠다"처럼 '얼굴이나 몸이 축나다, 옳지 않거나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다'의 뜻일 때는 붙여 쓰고, "컴퓨터가 고장나 못 쓰게 되었다"처럼 '쓰지 못한다'의 뜻이면 띄어 쓴다.

중앙일보 한규희 기자<khhan@joongang.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