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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견 탄실이 - 나의 눈이 되어 준 ㅣ 눈높이 어린이 문고 44
고정욱 지음, 김동성 그림 / 대교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개가 주인공이지만 시각장애인 예나가 주인공이기도 한 이 책은 읽으면서 시각 장애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면서 내 삶의 좌절에 다시금 힘을 얻기도 한다.
남의 불행에 힘을 얻는다는 게 미안한 생각이지만 내 고통과 고민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하찮은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 그제야 극복의 의지가 보인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하다.
나는 누구나 겉으로 보이든 보이지 않든 장애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우울함을 불러오지만 실상이 그렇다. 몸이 괜찮으면 마음이 아프다. 올바르기란 힘들며 진정 올바름이 무엇인지 진정 장애 없음이 무엇인지 모호하기까지 하다.
그 과정에서 동물과 시각장애인이 서로 의지되어 위해주는 이 이야기에는 감동이 있다.
탄실이는 안내견이다.
안내견에게 먹이를 주면 안 되고 만지거나 불러도 안 되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안내견이 되기 위해 불임수술까지 받아야 된다는 이야기를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참으로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동물이구나 싶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다
사람을 위해 불임 수술까지 하면서 충성을 다 하는 개 이야기. 여기에 안타까움을 안고 사는 시각장애인 예나 이야기에 한 장 한 장 가슴이 메여왔다.
그나마 사정이 좋지 않은 아이들은 아마도 안내견을 키우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정부가 시각장애인에게는 안내견을 보조해 주는 사업을 추진해 볼 만할 듯하다. 아직 거리에서 안내견을 보는 일은 아주 드문 경우여서 나 역시 실제로는 한번도 본적이 없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시각장애인이 없어서는 분명 아닐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안내견 탄실이 이야기를 읽으며 장애 아이들을 다시 돌아볼 테고, 안내견에 대한 상식을 얻으며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어려움을 극복해 낼 것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순간이나마 바꾸고 옳은 방향으로 돌린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그런 생각에 이글을 쓰신 고정욱 선생님이 참 대단해 보인다. 스스로의 장애를 극복한다는 것, 참 어렵고 힘들고 대단한 일이다.
예전에 갑자기 시력을 잃은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사람은 자신이 눈이 안 보인다고 하지 않고 눈이 나쁘다고 했다. 그 사람은 눈이 안 보임에도 무엇이든 혼자 해내려했고 도움을 받길 원치 않아했다. 몇 년 뒤 그 사람이 연극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라디오에 출연하여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설리반 선생님 역을 맡아 연극을 하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의 삶.
그 속에서 빛이란 어떤 것일까? 우리 모두 그 빛의 일부가 되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아이들에게 우리 자신에게 보여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