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의 행동에는 언제나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열악한 노동 조건, (적절한 것과는 거리가 멂에도 불구하고 강자의 논리에 따르면) 적절한 보수, 사회적으로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오랫동안 견뎌왔던 노동자들이 일을 중단하기로 결심한 데에는 당연히 주주들의 악랄한 남용이 작용했을 겁니다.
노동자들이 언제 수익 배당금, 주식 매입 선택권 업무용 고급 승용차, 개인 잠수함, 제트기 따위를 요구하며 파업하는 것을 본 적 있나요?
반면 수익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만 할 수는 없는데도, 이윤에 대한 주주들의 욕망은 한도 끝도 없이 높아만 가요.
어린아이가 사탕 봉지에서 그 작은 주먹으로 사탕을 한 움큼 꺼내면, 보통 다시 내려놓으라고 충고하잖아요. "그렇게 많이 먹으면 안 돼!" 라고요.
그런데 왜 우리는 억만장자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죠?
그러면 안 돼!
혼자 다 먹어버리면 안 돼.
케이크는 한 조각만 먹어야지.
옷을 입은 채로 수영장에 뛰어드는 거 아니야!
다른 사람들의 인생이 망가지든 말든 오직 수익만 생각하고 공장 문을 닫으면 안 돼! (p.134-135)

아, 참. 한가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
그리스 파산, 유럽 부채, 긴축 재정, 이런 모든 것들이 우리하고는 상관없어? 뭐 변하는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아니, 상관있다고?
그게 자기 아이디어였어?
왜 그랬어. 불쌍한 그리스 사람들!
아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와 내기를 한 거였다고. (조지는 세계 70억 인구 중에 스물세 번째 부자예요. 그는 내기를 너무 좋아해요. 문제는 돈이 많디 보니까 로또를 사도 배합 가능한 모든 번호를 살 수 있다는 거예요.)
자기는 어느 쪽에 걸었는데?
유럽 경제가 붕괴되고 이자율이 인상된다는 데에? (p.103-104)

그중에서도 여전히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고, 비리와 특혜의 선봉에 서 있는 기업은 삼성이다. 최순실에게 35억 원을 던져주고, 국민들이 한두 푼 모아 만든 국민연금에서 7천 9백억 원을 축내면서 8조 원을 주머니에 챙긴 대범한 자들의 이름은 이 책의 첫장에도 꼼꼼히 등장한다. 이건희,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홍라희... 한 패밀리가 수세대를 걸쳐 법치를 무력화시키며, 국가의 근간을 뒤흔들어왔다. 그러나 그들은 단 한 번도 감옥의 문턱을 밟지 않았다. 슈퍼리치들의 행태는 세게 어디서나 같다. 그들이 무너지면 이 나라도 같이 무너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들이 하는 짓을 눈감아줘야 한다고 믿는 노예들이 있는 한, 그들은 점점 더 가혹하게 지구와 그 위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을 파괴할 것이다. ( p.19)

-당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십시오. 그렇게 되면 당신은 아침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이력에 좋을 것 같다고 판단되어 좋아하지 않는 일을 계속 이어간다면 제정신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노후를 위해 섹스를 참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p.174, 워런 버핏의 명언 베스트 중)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1-26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낭만인생 2017-01-26 1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 돈은 모두S 가족들이나 친인척이 다 쥐고 있군요.. 흠...... 이럴 수 가.

[그장소] 2017-01-26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녈 가계도 를 그림이 빠르겠는걸요!^^;
 

어제 아침에 출근준비를 하다가 문득 내 책장을 봤는데, 너무 좋았다. 최근에 책을 좀 다시 정리했는데, 페미니즘 관련 책이 많아져서 아예 넓은 책장을 내어준거다. 그리고 와인까지 딱 보이는데 너무 좋아. 저 깊숙이 숨겨두었던 나만의 61년산 슈발블랑도 꺼내어 함께 사진을 찍어 보았다. 



내가 사랑하는 책과 와인이 함께 있는 풍경이라니. 아, 내 방 사랑해... ♡


영화 《사이드웨이》에서 '마야'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와인 61년산 슈발블랑을 특별한 순간에 마시기 위해 아껴둔다는 마일스의 말에, '당신이 그걸 마시는 순간이 특별한 순간이에요' 라고 말했더랬다. 힛. 나는 저 와인, 언제 마시지? 아무때고 저걸 따는 순간이 특별한 순간이 되겠지만, 그래도 조금 더 때를 기다려보련다.
















오늘 아침부터는 '오드레 베르농'의 《그래서 나는 억만장자와 결혼했다》를 읽기 시작했다. 아직 제일 앞부분의 목수정 해설밖에 읽지 못했지만, 어떤 내용일지 너무 기대된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것을 내가 사랑하는 독서앱 〈iReadItNowHD>에 기록하기 위해 책 검색을 했다. 검색창에 중요키워드라고 생각하는 '억만장자와 결혼'을 넣었는데, 이 책이 가장 먼저 뜰거라는, 어쩌면 유일하게 이 책만 뜰거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이런 책들이 주르륵 뜨더라.








으응? 이게 뭐여? 심지어 이 책들이 주르륵 뜨고, 내가 찾는 책은 정작 너무나 밑에 자리한 게 아닌가! 이거 뭐지, 만화책인가...로맨스소설 시리즈인가...


















 

접힌 부분 펼치기 ▼

 

<억만장자와 결혼 4 - 줄거리>

늘씬하고 큰 키의 매력적인 외모와 지적인 섹시함이 철철 넘치는 줄리에타. 그렇지만 이성에게서 어떤 흥분도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녀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느껴보려고 했던 수많은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그녀는 징징거리는 일을 그만두고 섹스가 없는 삶을 살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원하는 방식대로 마음껏 가질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성, 소여. 사업상 거래로 만난 첫 미팅부터 줄리에타와 육체적으로 서로에게 강하게 끌린다. 그러나 줄리에타는 자신의 불감증을 두려워하며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소여에게서 거리를 두려하는데...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줄리에타를 놓아줄 수 없는 소여는 하룻밤 안에 오르가슴을 주지 못하면 더 이상 괴롭히지 않겠다는 제안을 하고... 그의 제안에 흔들리는 줄리에타! 선과 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눈동자와 조각 같은 그의 입술은 줄리에타의 몸을 깨우고 반응하게 만드는데...

매력적이고 빠른 전개가 인상적인 <억만장자의 결혼>은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내용으로, 달콤하면서도 섹시하다. 

 

펼친 부분 접기 ▲

 



알라딘을 통해 검색해보니 종이책은 아니고 전자책이더라. 내게는 전자책 리더기가 있다. 그리고 올해 나는 여행을 좀 여러차례 다닐 계획이니 전자책 리더기를 가지고 다닐 터. 이미 그 안에 인문서와 페미니즘 도서가 있지만... 왜 하필 지금 이 시점에, 키워드 검색으로, 이 책들이 내 눈에 들어왔단 말인가! 이것은 이 책과 내가 지금 만날 운명인 건 아닐까. 아 궁금하다..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내용...달콤하면서도 섹시한.... 뭐지? 나... 이 책 사야되나? 아니 왜 갑자기....이런 책이 내 눈에 똭!! 뭐지... 아.....줄거리 보면 그간 읽어왔던 할리퀸에서 한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한 느낌인데....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인간은 로맨스에 살고 로맨스에 죽는가...아니, 내가 그런가.............줄리에타의 몸을 깨우고 반응.......................흐음....................... 너는 왜 지금 이 시점에 내 눈에 띈거니??



오늘 아침에 출근하고나서 커피를 내렸다. 요즘엔 텀블러 들고 다니는 거 너무 귀찮아서, 그냥 일회용 드립커피를 사서는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물을 뜨겁게 끓이고, 그걸 부어 드립커피를 마신다.





포장을 벗기고난 직후, 아직 물을 붓기 전에 커피원두의 냄새가 참 좋다. 그 향 때문에 이 커피를 마시는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뜨거운 물을 붓고 졸졸졸 커피가 내려지는 걸 보면서, 십년전이 생각났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십년 전에 만났던 남자. 2월이었다. 그가 내가 사는 동네로 왔고, 우리는 동네에 있는 카페에 가서 병맥주를 마시고 밥집으로 향했다. 버섯샤브샤브였는데, 그걸 주문하면서 소주도 시켜서는 밥과 함께 마셨다. 좋은 시간이었다. 그 사이사이에 에로틱한 말과 행동이 있었고, 오랜만에 커피가 졸졸졸 내려지는 걸 보면서 그 날을 떠올리노라니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는 거다. 아... 사람이 살아가면서 에로틱한 말과 행동을 잊지 않는게 중요해... 아니, 적어도 나에겐 그래. 피식피식 웃으면서 너무 좋아가지고, 아, 그 당시에는 그 사람과 내가 어떻게 될지 전혀 몰랐는데, 지금 우리는 이렇게 되었구나... 뭐 이런 생각하면서 헤죽헤죽 웃었다. 좋은 아침이구나. 물론, 지하철을 놓치지 않기 위해 미친듯이 뛰었던 헉헉거리는 아침이긴 했지만, 이렇게 커피를 내리면서 과거의 에로틱한 기억을 떠올리는 아침은 좋지 아니한가!! 그 남자는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났던 남자중에 가장 적극적이었고 가장 뜨거웠고 가장 에로틱했다. 어휴.. 그만 생각해야지. 이래가지고 어디 일을 하겠어?




어제는 여동생네 식구들이 왔다. 설까지 있다가 돌아간다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엄마한테 '엄마, 나 회사 근처에 호텔 잡고 있다 올게...' 라고 했더랬다. 조카들을 사랑하지만, 그렇지만 퇴근 후에 조카들과 노는 날이 연속된다면... 으음... 피하고 싶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읽었던 최윤필의 《가만한 당신》에서도 '바버라 아몬드'도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책을 낼 무렵 아몬드에게는 손주들이 있었다. 2011년 <보스톤글로브>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되니까 ‘양가감정‘이 덜하냐는 질문에 그는 ˝조부모 노릇Grandparenthood은 부모 노릇과 달리 순수한 기쁨이다. (…) 하루이틀 뒤 조금도 미안한 마음 없이 짐 싸서 집에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바버라 아몬드, p.59)





이모도 마찬가지. 짐 싸서 집에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순수한 기쁨이다...






아니나다를까, 퇴근 후에 집에 돌아갔더니 날 맞이하는 건 사랑스런 조카들과 동시에 깨진 냄비받침이었다.



나는 너무 빵터져서 웃었다. 이거 누가 그랬어? 하고 물으니 팔 살 조카가 자신의 동생과 자기를 가리키며 '우리 둘이!'이러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원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이가 없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에서 나의 엄마는 '얘네가 이거 격파했어'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첫째 조카는 요즘 태권도를 배우고 있단 말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아- 내가 너무 웃겨서 이거 사진 찍고 있으니 제부가 냄비받침 새로 사주겠다고 한다. 나는 아니라고, 괜찮다고, 이거 너무 웃겨서 사진 찍는 거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셋파크 냄비받침, 안녕.. 잘가..



엄마가 소불고기를 했다고 해서 와인을 꺼내어 고기를 먹는데 조카들이 식탁에서 가지를 않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할머니 너무 좋아 이러면서 껌딱지처럼 할머니 옆에 붙어 있는데, 엄마가 '저리 가서 좀 놀아!!' 했더니 저리 가긴 갔다. 갔는데 한참을 지들끼리 숙덕거리더니, 이런 장면이 연출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카들이 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카들이 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회사에서 선물받아온 참치캔 30개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카들이 저러고 갖고 놀고 있더라 ㅋㅋㅋㅋㅋㅋ 박스에서 꺼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이놈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시간이 되어도 아이들이 잘 생각을 안해, 이모는 잘거야, 하고 내 방에 들어왔는데 첫째 조카가 잠깐 내방에 들어왔다 나간다. 그래서 나는 조카에게 잘 자라고 인사했다.



- 잘자!

- 이모 잘자!

- 안녕!

- 이모 사랑해!

- 나도!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완전 사랑해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너무 예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비록 냄비받침을 깨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예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예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렇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는 떨어져 사는 게 좋은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처럼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만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내가 이모인 게 좋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나저나 억만장자와 결혼이라니, 내가 읽으려고 하는 책은 억만장자랑 결혼하는 로맨스 책과는 거리가 아주 멀지만, 그건 그렇고, 억만장자는..어디있나. 내가 살면서 만날 수나 있나. 나는 그간 연애했던 남자들도 나보다 다 돈이 없었던 남자들이었는데.. 심지어 나보다 돈 잘 버는 남자를 만난 적도 없는데, 내가 돈을 잘 벌어서가 아니라 남자들이 성실했지만, 다 돈을 못벌었다... 그런데 억만장자는... 어디있지??? 억만장자는 어디에 있나요????? 내 친구들도 다 나랑 형편이 비슷한데....... 억만장자는 왜 내 친구의 친구로라도 존재하지 않는가.....어째서 그렇지? 왜죠? 

그러므로 나는 억만장자와 결혼할 수가 없다. 로또를 사야 당첨을 기대할 수 있는 것처럼, 억만장자랑 알고 지내야 결혼의 가능성이 싹트지. 이건 뭐, 존재 자체를 알 수가 없으니...



안녕,

잘가요, 억만장자.. 

온 적도 없었지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슬비 2017-01-25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너무 귀여운 조카들~~ 참치성에 빵 터졌어요.
울 조카들은 이모 사랑해~라고 말하지 않던데... 역시 여자 조카가 있어야돼요. ㅠ.ㅠ

다락방 2017-01-26 08:55   좋아요 1 | URL
조카 진짜 너무 예쁘고 너무 사랑해요. 같이 오래 있으면 빨리 집에 가고 싶어지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정말 예뻐요. 이모 사랑해~ 할 때면 진짜 너무 좋아서 미치겠어요. 존재 만으로도 행복을 줄 수 있다니, 진짜 대단한 것 같아요! >.<

서니데이 2017-01-26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세요.
새해엔 소망하시는 일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17-01-26 14:53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가만한 당신 - 뜨겁게 우리를 흔든, 가만한 서른다섯 명의 부고 가만한 당신
최윤필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 세상을 태어나 그 삶을 다하기까지의 이야기가 한 편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제목처럼 이 책은 가만가만한데, 책날개에 실린 저자소개조차도 가만하다. 이 책의 저자인 '최윤필'은 저자소개에서 자신을 '요컨대 나는 국적·지역·성·젠더·학력 차별의 양지에 살았다' 라고 표현한다. 양지에 살았다는 그가 뭔가 특별한 이력을 가진 것도 아니다.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고 이성애자 사내아이, 서울대 사회학과, 방위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게 전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만으로도 이 사회에서는 양지에 있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일단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파악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세상을 보게 될 시야에도 관여한다. 너네가 기득권이다, 라고 사회적 약자가 아무리 부르짖어도, '내가 왜?' 라고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부인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렇듯, 대한민국의 남자로서 '더 특별한' 무얼 가진 게 아니면서도, 그는 자신의 양지를 인식하고 있었다. 그가 이토록 누군가의 부고를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었던 건, 아마도 그런 시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에 실린 이들 중에는 내가 기존에 그 존재를 알고 있었던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게다가 그들의 면면을 살펴보노라면, 사실 그간 내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아예 인식조차 해보지 못했던 면들에 대해서 부르짖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재소자의 인권도, 국가의 국민에 대한 감시도, 자살 조력자에 대한 것도, 평소에 내가 인식하고 사는 부분들이 아니니까. 이슈가 되면 그 때 잠깐 반짝할 뿐, 나는 그것들로부터 아예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이 책에 실린 사람들, 한 평생을, 식상한 표현 그대로 '뜨겁게' 살다간 그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의 축을, 사회적 약자에 맞춰놓고 움직였다. 성폭행 피해자들을 돕고, 여성의 낙태권에 대해 주장하고, 학살 당하는 인류의 편에 서고, 전쟁을 반대한다. 경찰의 비리를 고발하고, 모성에 대해 연구해 발표하고, 여성 할례 금지 운동을 한다. 어떻게 하면 힘들고 아픈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세계에서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살아가던 이들에 대한 가만한 부고가 여기, 이 책에 실려있다. 알지도 못했던 존재에 대한 웅장한 삶에 대한 이야기가 고작 4-5장 정도에 압축되어 표현되어 있는데, 짧다면 짧다고 볼 수도 있을 그들의 생에 대한 이야기들이, 저자의 가만한 마음 위에 얹혀져, 아름답고 또한 거룩하다. 인상적인 건, 타인을 위한 삶을 살았던 이 책에 실린 모든 이들, 그들중에 여성이란 성별을 가진 이들은, 모두가 페미니스트라는 사실이다. 나 역시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시작하면서, 저절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관심까지 갖게 되었는데, 페미니스트라는 건, 소수자의 삶이 소멸되지 않게 그들의 삶 역시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고결한 것임을 드러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아름다운 이 모든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더더욱 페미니스트로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그저 부고만 전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탄생부터 삶의 전반적인 과정까지, 그들이 살아생전 했던 말들과 행동들까지 고스란히 알려주는데, 이 모든 걸 어떻게 다 알 수 있었을까, 궁금했던 바, 미주에 그 답이 나와있었다. 그는 각 인물에 대한 책과 기사들을 많이 참고했다. 한 사람의 생을 어떻게 다른 한 사람이 온전히 전할 수 있을까. 그러나 관련 기사와 책을 살피며 그 사람의 삶을 곰곰 생각했을 저자를 떠올려보며 그 노력에 감사하게 된다. 한 사람의 삶을 온전히 전하기 위해 다른 한 사람이 이렇게나 노력을 했다.



좋은 글을 만나면 언제나 나 역시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더 좋은 글에 대해 고민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글이라니, 나도 더 아름다운, 더 좋은, 더 따뜻한 글을 쓰고 싶어지는 거다. 그러나 이 책이 아름다울 수 있는 건 그가 글을 아름답게 쓰기 이전에, 그가 세상과 사람을 보는 시선 자체가 깊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닫고는, 글을 잘 쓰기 이전에 세상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게 먼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곧 더 좋은 사람이 되야 한다는 의미일테다.



아름다운 글이다.

책장을 덮으면서, 이들중 누군가의 삶에 대해 한 편쯤은, 가만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읽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자, 여기, 이런 삶이 있었어, 들어봐, 하고.






바버라 아몬드Barbara Almond는 정신분석·상담 의사로 『어머니는 아이를 사랑하고 미워한다』라는 책을 썼다. 책에서 그는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 희생을 뭉뚱그려 ‘모성motherhood‘은 무조건 완벽하고 최고여야 한다는 아득한 기준을 부정했다. 끊임없이 ‘모범 어머니‘를 찾아 전시하는 사회, 모든 어머니가 그런 모범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고 채찍질하는 사회를 비판했다. 책의 제목처럼, 그녀는 모성에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나란히 있고 모든 어머니는 자식을 진심으로 미워할 때도 있다고 썼다. 당신만 아이를 미워하는 게 아니고, 그게 잘못된 일도 아니며 한결같이 감싸주는 게 아이에게 좋은 일도 아니라고, 그러니 스스로를 미워하지 말라고 썼다. (바버라 아몬드, p.51)

책을 낼 무렵 아몬드에게는 손주들이 있었다. 2011년 <보스톤글로브>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되니까 ‘양가감정‘이 덜하냐는 질문에 그는 "조부모 노릇Grandparenthood은 부모 노릇과 달리 순수한 기쁨이다. (…) 하루이틀 뒤 조금도 미안한 마음 없이 짐 싸서 집에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바버라 아몬드, p.59)

콰스니 부부의 탄생으로 인디애나 주의 동성혼 합법화 투쟁은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두 달 뒤인 2014년 6월에 영 판사는 동성혼 불허는 연방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며 100여 건의 동성혼 신청 소송 사례를 이거에 주정부로 보내 즉각 혼인확인서를 발급하도록 판결한다. 판결에서 영 판사는 "조만간 미국 시민은 원고들과 같은 커플의 결혼을 흔히 보게 될 것이며, 그걸 ‘동성혼‘이 아니라 그냥 ‘결혼‘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젠더와 성적 지향을 빼면 그들은 거르의 여느 부부와 조금도 다를 바 없으며, 다르지 않은 그들을 다르지 않게 대하라는 게 미합중국 헌법의 요구다"라고 밝혔다. (니키 콰스니,p.74-75)

법과 제도의 진전이 시민 의식과 관습 속에 스미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리고 일상의 보이지 않는 차별과 편견에 맞서 온전한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법 제도와 별개로 천부의 권리를 시민들의 감각 속에 끊임없이 노출하는 게 중요하다. 인종 분리의 담장을 넘어 흑인이 진입하고, 동성애자 커플이 손을 맞잡고 거리와 광장을 활보하고, 남성이 전유한 노동과 유희의 경계를 허무는 일. 끊임없이 자극하고 부딪쳐 더디더라도 점차 자연스러운 풍경의 일부가 되는 일은 집단이 거대한 대오를 이뤄서 힘과 함성으로 법 제도에 맞서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투쟁의 일부다. (델 윌리엄스, p.123-124)

한국은 군비 지출 세계 10위에 무기 수입 세계 9위지만, 잘 알려져 있다시피 복지비는 OECD 조사 대상 28개국 중 최하위다. 2015년 한국 국방 예산은 전년에 비해 4.9퍼센트 증가한 37조4560억 원으로 북한 실질 GDP의 두 배가 넘는다. (루스 레거 시버드, p.320)

시버드가 첫 보고서를 낸 이래로 세게는, 적어도 거대 전쟁의 위협으로부터는 비교적 멀찍이 서 있게 됏다. 그 평화는 시버드의 뜻처럼 군비 감축을 통해서가 아니라 파국적인 군사력 축적으로 이룩된 평화다. 하지만 시버드는 "군사력으로 안전을 도모하려는 관료 사회가 지속되는 한 이 지구는 결코 안전해질 수 없다. (…) 우리 주머니에서 나간 돈이 우리를 죽일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의 지적은 원론적으로 옳지만 냉정히 말해서 그의 ‘우리‘가 인류라는 이름의 우리는 아니다. 군사 강국의 정치와 군수산업은 지금도 이 지구의 어딘가에서 전쟁무기 수요를 창출하고 있고, 한반도도 그중 한 곳이다. ‘세계 군축 행동의 날‘ 슬로건("전쟁 대신 복지를")을 한국에서는 "우리 세금을 무기 대신 복지에!"라고 외친다. (루스 레거 시버드, p.321)

영국이 낙태를 합법화한 건 1967년이었다. 어디나 마찬가지였겠지만, 그때까지 영국 산부인과 환자의 태반이 불법 낙태 수술 후유증 환자였고, 그들 대부분은 미혼 여성이었다. 리비가 생기는 대로 아이를 낳은 것도, 아이를 키우느라 병원을 그만두고 셰필드 지역 보건의GP가 된 것도, 낙태를 불법화환 법과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1960년대 초 기혼 여성 가족계획과 미혼·독신 여성 피임을 돕는 ‘408클리닉‘이라는 여성보건센터를 개설했다. 여성(자신)의 삶에 대한 법의 부당한 간섭을 어떻게든 최소화하자는 취지였다.
그의 클리닉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건 여성들이 아니라 윤리 경찰을 자임한 성직자와 지역 유지들이었다. 그들은 설교와 신문 칼럼등을 통해 클리닉의 부도덕성을 성토했다. 리비는 "그건 우리가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최고의 홍보였다. (…) 여성들이 몰려들어 클리닉이 있던 블록을 에워쌀 정도였다." (엘리자베스 리비 윌슨, p.335)

리비는 1990년 은퇴 후 가족계획 국제 NGO인 ‘마리스토프스인터내셔널 MSI‘을 도와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1년간 봉사 활동을 했다. 2009년 인터뷰에서 그는 "전 세계 어디나 여성은 다 똑같다. 내가 만난 시에라리온 여성들은 글래스고에서 만난 수많은 가난한 여성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들은 남편을 두려워하고, 섹스를 거부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또 아이를 낳곤 했다"라고 말했다. 법은 법이고, 가부장 권력은 또 가부장 권력이라는 얘기였다. (엘리자베스 리비 윌슨, p.3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제는 강의에 좀 늦었다. 내 퇴근시간이 늦었던 까닭인데, 늦게 들어간만큼 좋은 자리에 앉는게 쉽지 않아 맨 뒷자리 의자에 앉았더니 강의를 듣는 내내 종아리가 추웠다. 어제는 강의실이 전반적으로 추웠어..

어제의 주제는 정신분석학에 관한 것이었는데, 여태 들은 세 번의 강의중 가장 어려웠다. 내가 정신분석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전무하기 때문에 용어들이 낯설었고, 그래서 어렵게 느껴진 게 아닌가 싶었다. 프로이트, 꿈, 오이디푸스... 같은 것들만 알고 있었는데, 어제 프로이트가 자신의 정신분석학을 설명하게 되는 기본 바탕에 아빠, 엄마, '아들'이 삼각형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해서 뭔가 엄청 궁금해졌다. 아, 프로이트가 괜히 욕을 먹는 게 아니었구나, 하고 막 더 알고 싶어지는거다. 정신분석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환자들이 부르주아 여자들이었다는 것, 상담을 받은 후에 그녀들 모두가 하나같이 다들 페미니스트가 되었다는 것들을 어제 강의에서 들었다. 페미니스트들은 어떻게 해야 한다 라고 하나로 규정되어진 것은 아닌만큼, 그 당시에도 다양한 관점으로 존재했는데,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정신분석학은 여성을 배제하니 페미니즘에 도움될 것이 없다고 했고,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정신분석학으로부터 어떤 것들은 우리가 취해야 한다 라고 했다고 한다. 이걸 파고 들어가면 또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질까? 


신기한 것이, 알면알수록 내가 얼마나 모르는지를 알게 된다. 그래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건가... (응?)

모르는 내가 답답하고, 그래서 더 알고 싶고..그러다보니 막 이 책 저 책 검색해서 죄다 알고 싶은데, 내가 그 책들을 죄다 읽고 공부하기엔 시간도 부족하고 여건도 허락하지 않잖아. 하루 24시간을 꼬박 공부에 열중해야 할텐데, 나는 낮에는 일을 해야 하고 밤에는 술을 마셔야 한다.. (응?)

알면알수록 내가 얼마나 모르는지를 알게 되는게 좋으면서 싫다.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건, 내가 무언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좋은데, 그래서 '알고싶다'는 욕망이 강해질수록 자꾸 책을 사게 되고 .. 그래서 자꾸만 집에 책이 쌓여가는 거다. 하아- 이것도 알고 싶고 저것도 알고 싶고...

주말에 책장 정리를 하면서 페미니즘 관련도서로 마련해둔 책장 한 칸이 모자라 아예 넓은 쪽으로 옮겨두었는데, 그러다보니 심리학이며 경제학, 정치, 역사에 관한 책들도 막 있어... 아니, 저것들 다 궁금해서 읽고 싶어서 산건데...언제 다 읽나. 아니, 읽는다고 또 그 지식이 다 내가 습득 가능한 것인가... 나는 기억력도 암기력도 좋지 않은데...



24시간을 투자해도 알고 싶은 걸 다 알기는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여전히 시간이 부족하다. 이럴 때 억만장자 친구가 있어서 나에게 투자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너의 공부를 지원할테니, 회사 그만 두고 너는 계속 책읽고 공부해!'라고 한다면...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평생친구 해줄텐데... 애인 해달라면 애인 해줄 수도 있는데...


나를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가만 떠올려본다. 이 얼굴 저 얼굴... 다 돈이 없다....억만장자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어. 아아, 나는 역시 낮에 돈 벌고 일주일에 하루 짬을 내어 공부해야 하는구나.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여...



그래도 또 읽고 싶은 책이 생겼다. 어제 강사쌤이 쓰신 책이란다.

















알고 싶은 건 많은데, 내가 이렇게나 모르고 있다는 걸 알게되니 초조하다...초조해......



어제 강의가 끝나고 함께 들은 친구랑 매운소갈비찜을 먹으면서(응?), 2월달에도 계속 듣고 싶은데 역시 힘들어..어쩌지...우리 계속 생각해보자..하는 이야기들을 했다. 지난 주에 했던 것과 같은 고민. 와서 들으니까 좋다, 오늘 들은 건 용어들이 낯설고 어려웠지만, 그래도 이걸 듣는 게 듣지 않는 것보다 나았다, 그러니까 계속 공부하러 다니자, 그렇지만 낑겨서 오는 거 너무 힘들다, 끝나고 집에 가면 너무 피곤하다, 그러니까 그만 들을까, 막 이러면서 했던 고민 또하고 또하고..


그러니까 어제도 ㅠㅠ 퇴근시간이니까 ㅠㅠ 혜화에서 내리는데 ㅠㅠ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출입문 열리고 내리기직전에 진짜 패대기쳐진거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고 공부하러 갔는데 추웠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집에 돌아가니 열한시가 넘어 있었는데, 아아, 나는 도대체 뭘 얻자고 이러고 있는걸까.....왜 사서 고생인걸까......왜지. 왤까...........






새해가 되어 조카1은 여덟살이 되었고 조카2는 다섯살이 되었다. 여덟살 조카는 올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고 다섯살 조카는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긴다고 한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다섯살 조카의 알림장을 매일 어린이집 선생님과 여동생이 메신저삼아 쓰고 있다는데, 어제는 여덟살 조카가 자기가 쓰겠다 했단다. 동생 알림장 자기가 쓰고 싶다고. 그래서 이렇게 썼다.





해석은 읽는 자의 몫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귀여워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국민학교 6학년때 1학년인 남동생 교실에 찾아가 엄마 대신 청소해줬던 기억도 새록새록. 그때 당시에 학부모가 찾아와서 청소해줘야 했는데, 울엄마가 돈벌러 가야 한다며 나에게 가라 한거다. 하아- 그래서 다 엄마인데 나 혼자 누나로 남동생 학급에 찾아갔고, 나는 남동생의 담임 선생님과 다른 엄마들로부터 겁나 착한 누나라는 칭찬을 한 바가지 들으며 청소를.. 했다... 그 칭찬은 하나도 기분 좋지 않았어. 나는 거기 있고 싶지 않았다.... 뭔가 부끄럽고 그랬어...어쩐지 숨고 싶었고 얼른 집에 가고 싶었어.....아아..... 


그때 나한테 왜그랬냐고, 난 그거 못잊는다고, 어느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다같이 있을 때 얘기했더니, 엄마도 남동생도 기억을 전혀 못한다......


이 폭풍슬픔.....................



아 갑자기 너무 딴길로 샜네.



다섯살 조카는 누나가 써준 알림장을 받아들고 신나했단다. 누나가 써줘서 좋다고. 다섯살 조카는 자기 누나 따라쟁이라서, 누나가 하는대로 하고 누나만 졸졸 쫓아다닌다. 누나바라기, 누나 따라쟁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나는 여덟살 조카가 쓴 저 알림장, 해석 다 했다. 마지막에 약간 틀려서 여동생이 고쳐줬지만. 그러니까 나는 '똥 두덩이' 라고 해석했는데, 여동생이 알려주길, '똥 두 번' 이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히 주무시라고 인사하고 옆에 하트 그려놓은 거 진짜 너무 예쁘다. 이모 닮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얼마전에 나도 망고같은 남자한테 문자메세지 보낼 때, 아이폰에 있는 풍선 띄우면서 이벤트 해줬는데. 풍선 이벤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예쁜 조카, 이모 닮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문득 생각한건데, 내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두가지는,


1. 다이어트

2. 책 안사기


인것 같다. Orz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개 2017-01-1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사가 임옥희씨에요? 이책 서문만 읽고 벌써 좌절중이에요.
나도 서울살고 싶다. 강의듣고 싶다아아아아~

조카1 귀여워서 어째요♥♥♥

다락방 2017-01-19 13:38   좋아요 0 | URL
서문도 너무나 어려운가요? 정신분석학 1도 몰라서 어제 기초인데도 어렵더라고요. ㅠㅠ
다음달부터는 강의때 만나겠네요? ㅎㅎ

비연 2017-01-19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 책 안사기... 저도 백퍼 동감.
저 지금 또 책 사려고 기웃 중이었는데... Orz.

다락방 2017-01-19 13:39   좋아요 0 | URL
전 어제 이미 질렀습니다. 지금 제게로 오고 있습니다. 어서와라!! 하는 심정이에요. 책 얼른 만져보고 싶어요. ㅎㅎ

블랙겟타 2017-01-19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을 다락방님 글로 맞이 했어요. ㅎㅎ
조카 일기를 읽으면서 ‘뜽가을 두던이나 샀어요‘ 부분이 뭐지? 했는데 저도 틀렸네요. 이젠 동심을 잃어버린듯요. ㅜㅜ

위에 비연님 말씀처럼 저도 최근에 안되는 두가지가 다이어트, 책 안사기이네요. ㅜㅜ
근데 어제 5만원을 질러서 내일 또 책이 올예정이라... 하하하.;;
이번 생은 틀렸어요. ㅜㅜ

다락방 2017-01-19 13:39   좋아요 1 | URL
ㅎㅎ 오늘 아침을 제 글로 맞이했는데 제 조카의 알림장에 똥.. 얘기 나오네요? ㅋㅋㅋㅋ 어떻게, 좋은 아침이셨습니까? ㅎㅎ

다이어트 책 안사기, 이번 생은 정말 망했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17-01-19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너무 사랑스럽네요...알림장.

다락방 2017-01-19 13:40   좋아요 0 | URL
저도 너무 사랑스러워서 진짜 미치는 줄 알았어요. 주말에 만날건데 얼른 보고싶어요! >.<

건조기후 2017-01-19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책, 소개만 읽어 봐도 쉽지 않네요.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은데... 일단 킵 ;

다락방님이 힘들건 말건 하하 ;; 저는 다락방님의 공부를 열렬히 응원합니다. 공부하는 모습만으로도 그냥 보기 좋고요, 저같은 게으름쟁이한테 자극도 되고요. 화이팅이에요 다락방님! :)

다락방 2017-01-19 13:41   좋아요 0 | URL
의욕이 있어도 뭐랄까 저는 너무 부족한 사람인지라 저 책은 따라가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읽고싶다고 생각만 해두고 사는 건 좀 기다려보자.. 생각하고 있어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진짜 한가득인데 ㅠㅠ 응원 고맙습니다, 건조기후님! 열심히 해볼게요!

단발머리 2017-01-19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종일 직장에서 시달리고 저녁에 공부하는 것 정말 쉬운일이 아니지요~
대단하세요, 다락방님^^

할까말까 고민 속에 주경야독 30을 맞게 되고 드디어 이런 글을 보게 됩니다.

결정했다! 여성학을 정식으로 배워보기로...
나는 대학원에 등록했다.

ㅎㅎㅎㅎ 다락방님, 화이팅!!!

다락방 2017-01-19 13:43   좋아요 0 | URL
일주일에 한 번인데도 어렵네요, 단발머리님. 쉽지 않아요 ㅠㅠ 갈 때마다 다음엔 어쩌지..고민입니다. 크-

단발머리님의 응원속에 제가 열심히 공부해서, 언젠가는 대학원도 가고 페미니즘 책도 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ㅎㅎ
화이팅, 잘 받겠습니다. 고마워요! ♡

mira 2017-01-19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 책안사기 (사놓은 책 다읽고) 참어려운 두가지이네요

다락방 2017-01-19 13:43   좋아요 1 | URL
여기에 오시는 분들이 다 공감해주셔서 저의 마음은 편안합니다. 저걸 저 혼자 어려워하는 게 아닌거죠? ㅜㅜ

푸른희망 2017-01-19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 알림장 다 읽었어요~~ㅋ
애둘 키운 보람이 이런곳에서 나타나네요
전 다이어트는 평생 해본적없는 녀자고 (내살들을 너무 사랑해서)책안사기는 매년 신년결심이지만 15일쯤이면 무너집니다
주경야독 응원합니다~~~

다락방 2017-01-19 13:44   좋아요 1 | URL
앗. 다 읽으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똥 두 번을 두 덩이라고 해서 틀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항상 ‘내일부터‘ 다이어트의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ㅋㅋㅋ 15일이 한계인가요, 저는 잘 참다가 18일인 어제 질렀어요. 지금 어제 지른 책들이 제게로 오고 있습니다. 아하하하하.

응원 감사드려요.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불끈!!

시이소오 2017-01-19 1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림장 다 해석
똥 두번 ㅋ ㅋ ㅋ ㅋ ㅋ ㅋ ㅋ

저도 ‘너는 계속 책 읽고 공부해!‘ 라고 말할 후견인을 고대합니다 ㅋ

다락방 2017-01-24 14:25   좋아요 1 | URL
똥 두 번은 왜 알림장에 썼을까요? 똥 두덩이 보다는 그 편이 낫겠다는 생각은 합니다만 ㅋㅋ

그렇게혜윰 2017-01-19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졸지에 동생은 똥고백을 ㅋㅋㅋ

다락방 2017-01-24 14:25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똥고백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트윗에서 정미경 소설가의 부고를 확인했다. 그의 암투병 생활을 알지 못했던 나는 갑작스런 소식에 놀랐고, 집에 돌아가는 내내 마음이 안좋았다. 언젠가 그의 소설 《장밋빛 인생》을 읽고는 너무 좋아서, 그 책 한 권을 달달 외우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출간된 그의 소설을 다 읽어야지 생각하고 신간 나올 때마다 부지런히 읽었는데, 다른 작가들과 함께 실린 작품집이 아닌 단행본은 내가 다 읽었더라. 그러고보니 《프랑스식 세탁소》였구나. 그 뒤로 단행본이 나오지 않았어. 몇 년간 가장 좋아하는 국내 작가를 물으면, 나는 거침없이 정미경의 이름을 댔더랬다.


페이퍼를 찾아보니 나는 2006년에 장밋빛 인생은 읽은 걸로 되어 있다.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아프리카의 별》을 읽고, 김을 먹는 장면에서 내가 한 남자를 그리워했던 기억까지도 주르르, 쏟아진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언젠가의 여름길,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를 걸으면서 읽기도 했었다. 너무 좋아서.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참 선물도 많이 했었는데..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래, 소용없는 게 있다. 젖어버린 신발처럼, 범람하는 제방처럼, 누군가에게로 흘러가는 마음의 강물은 도저한 양츠강의 범람처럼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 (장밋빛 인생, p.48)



몇 시에요?」
「여덟시」
「이제 돌아가요」
「지금은 상인의 시간, 장사치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죠」
민의 얼굴은 이제 잘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상인의 시간을 견디며 말없이 물풀이 스치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윈드 브레이크 하나로 견디기에는 분명히 싸늘한 날씨였는데 민은 춥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재킷을 벗어주자 민은 고개를 저었다.
「옷을 줄 때가 아니라 돌아갈 시간이에요. 벌써 여덟시 삼십분이네요」
어둠에 눈이 익은 민이 몸을 기울여 내 손목시계를 읽는다.
「여덟시 삼십분이라. 그건 수학자의 시간이죠」 민이 낮은 소리로 웃었다.
「언제 가려구요?」
「시인의 시간에요」
「그건 언젠가요?」
「알 수 없는 일이죠. 난 지금 이 순간 시인이 됐으니까」
 (장밋빛 인생, p.50-51)




"당신이 날 사랑하게 되는데 풀배팅하겠어요."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p.247)




"5월이 아름다운 거 같아요? 눈으로밖엔 풍경을 볼 줄 모르는 사람들이 5월을 아름답다 하죠. 전 6월을 좋아해요. 6월은, 거의 폭력적인 생기를 뿜어내잖아요. 무심히 흘러가던 강물에도 관능이 금가루처럼 녹아 흐르고, 그 물을 탐욕스럽게 빨아마신 식물까지 숨결이 가빠지는 게 6월이에요. 사랑 없는 섹스를 한다면 6월이 적당하지 않을까요? 누군가를 꼭 죽여야 한다면 6월의 저녁에 그 일을 해치워버리세요. 6월은, 어떤 죄악도 용서받을 수 있는 계절이에요." (내 아들의 연인, p.180-181)



나는 버림받았다. 그 생각이 몸 안에 꽉 차올라 터져버릴 것 같은  순간이 오면, 김을 먹었다. 언제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김을 한 조각 입에 넣으면 찝찔한 맛이 혀에 감기면서 사정없이 나부끼던 마음이 착 가라앉았다. 한번 먹기 시작하면, 바닥이 날 때까지 자꾸만 집어먹게 된다. 나는 버림받았다. 나는 집이 없다. 이 공간은 집이 아니다. 집이란, 지켜야 할 어떤 것들이 모여 있는 곳. 여긴 지켜야 할 게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 그저 김 하나, 나 하나. 김 둘, 나 둘. (아프리카의 별, p.50-51) 



"그럼 누군가를 사랑하는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 수 있어?"
"보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아침에 눈을 뜨면 알 수 있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막 뜨기 전, 맨 처음 떠오르는 얼굴이라면 그를 사랑하는 거란다. 사랑이 내 전부를 가득 채워버린 거지." 
(아프리카의 별, p.201) 





"밤에 텐트 바깥으로 나가실 땐, 한 가지만 잊지 않으시면 됩니다. 꼭 광주리를 들고 나가세요. 크고 작은, 푸르고 흰 별들이 밤새 무더기무더기 쏟아져내릴 겁니다. 담고 싶은 만큼 마음껏 담아가세요. 많고도 아름다운 별을 오늘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메르주가의 밤은 소란스러워요. 이곳의 별은 어깨까지 내려와 떠들어댑니다." (아프리카의 별, p.123)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연 2017-01-19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미경 작가가 돌아가셨군요... 안 그래도 우울한 심경에 스산함까지 더해지는 아침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평안하시길...

아무 2017-01-19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배수아 작가가 페북에 한 작가의 부고에 대한 글을 올려서 누구일까 생각했는데 그게 정미경 작가였군요.. 전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만 읽었었는데, 이번 달에 유독 부고 소식을 많이 접하네요ㅠ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장소] 2017-01-19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린 작품으로 그녀를 기억하겠네요 . 이번 스파링 책 뒤에 심사위원 심사평을 한참 들여다 봤어요 . 어쩌면 공식적인 마지막 말이었을 ...그 말들 ..

푸른희망 2017-01-1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멍복을 빕니다.
나의 프랑스식 세탁소를 다시 꺼내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