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질문을 해댔다. 이건 보이스카우트 제복이야, 똑바로 들어, 이건 제복이라고, 숲을 산책하던 그 부부가 보이스카우트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게 될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니? 아뇨, 죄송합니다, 그 생각은 못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봐, 이 연극이 그래도 재미있었지? 안 그래? 거짓말하지 마, 재미를 느끼지 않았다고 말하진 말라고! 넌 그걸 즐겼던 거야, 그렇지? 이 질문에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당시엔 이 일기를쓰고 있지 않았으니까. 그때 이후 평생 써온 이 일기의 목표는 이랬다. 몸과 정신을 구별하고, 내 상상력의 공격으로부터 내 몸을 보호하고, 또 내 몸이 보내는 부적절한 신호에 대항해 내 상상력을 보호하는 것, 너의 어머니는 뭐라고 하실까? 어머니가 뭐라고 하실지 생각해봤니? 아뇨, 아뇨. 난 엄마 생각은 하지도 않았었다. 신부님이 그 질문을 한 순간 난 깨달았다. 그렇게 비명을 질러대면서도 내가 단 한 번도 부르지 않았던 유일한 사람은 바로 엄마였다는 것을.
난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엄마가 날 데리러 왔다. 그다음 날, 난 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첫 문장은 이랬다.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절대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 다니엘 페나크 『몸의 일기』, 「1. 첫날(1936년 9월) : 64세 2개월 18일(1987년 12월 28일 월요일)」




「전 결혼 안 할 것 같아요.」 모리스가 말했다.
「10년 뒤 오늘, 우리 부부가 너와 네 아내를 저녁식사에 초대하마, 어떠냐?」
「선생님도 참!」 모리스는 환하게 웃었다.
「그럼, 약속한 거다!」 어쨌거나 대화를 마무리하기에 좋은 농담이었다. 모리스는 우쭐해져서 결혼에 대해 곰곰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무거운 주제에서 벗어나 편하게 산책을 하는 도중, 갑자기 듀시 선생이 걸음을 멈추고 온 입 안의 이가 다 쑤시는 듯 볼을 감싸 쥐었다. 그러고는 뒤로 돌아서서 길게 뻗은 모래밭을 바라보았다.
「그 흉측한 그림을 안 지웠구나. 그가 천천히 말했다.
만(灣) 저쪽 끝에서 몇몇 사람이 그들이 지나친 바닷가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대로 오면 이제 곧 듀시 선생이 그림으로 성을 설명한 장소에 이르게 될 터였다. 그런데 그중에는 부인도 있었다. 듀시 선생은 식은땀을 흘리며 그곳으로 뛰어갔다.
「선생님, 괜찮을 것 같은데요. 모리스가 소리쳤다. 지금쯤이면 밀물에 지워졌을 거예요.」
「다행이구나…… 아아, 큰일 날 뻔했어…… 밀물이 들고 있구나.」
순간, 소년은 선생을 경멸했다. <거짓말쟁이.> 아이는 생각했다. <거짓말쟁이, 겁쟁이, 다 헛소리였어......> 그 후 어둠이 피어올랐다. 시원부터 있었지만 영원하지는 않은 어둠, 고통스러운 여명 앞에 스러질 어둠이.
- E. M. 포스터『모리스』


.
.
.

당시13살인 리종의 아버지, 14살 9개월의 모리스.
그 이후로도 우리는 경멸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많은 것들 속에서 살았다.
내 일기나 잘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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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 박상영 에세이
박상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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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기대를 하고 산 내가 바보가 된 기분. 작가님의 투정과 살찌는 스트레스를 듣고 싶어 이 책을 산 게 아닌데요. 폰트와 자간 키워서 책 한 권 뚝딱, 참 쉽군요. 많은 사람들이 책 내고 싶어 하는데 이런 완성도의 책이라니, 휴. 이 책 읽기보다 오늘의 일기를 쓰는 게 더 유익할 겁니다.
이 책 사실 분은 한겨레에 실린 칼럼(책 제목과 동일) 검색해서 몇 챕터라도 꼭 읽고 구매 결정하십시오. 저처럼 후회하실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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뇽뇽뮤뮤 2020-03-19 02: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비만인들이 겪는 사회적 혐오의 현실을 충실히 담았다고 살찐 스트레스/ 투정 한다고 비하하다니...이런 게 정말 악플이다 싶네요. 말씀하신대로 이런 글은 일기에나 쓰시지 그랬어요. 팬으로서 기분이 참 더럽네요.

AgalmA 2020-03-20 04:54   좋아요 6 | URL
문장을 제대로 읽으세요. 살찐 스트레스 투정이라고 하지 않았고요. 투정과 비만 스트레스는 다른 맥락입니다.
전 작가님이 뚱뚱하다고 비하하거나 비난도 하지 않았습니다. 전 지금 인신공격이 아니라 글의 퀄리티에 대한 실망감을 제 딴에 매우 순화해서 전달하고 있거든요. 님은 팬으로서 매우 호의를 가지고 보셨겠지만 제가 작가님께 기대한 건 이런 내용과 질이 아니었어요. 저도 작가님 팬 기분 맞출 기분 아니네요. 님 맘에 안 든다고 악플이라며 저를 비난하는 님에 대해서 더 생각해 보시죠. 무조건 편만 드는 것만 팬이라면 저는 그런 팬 안할랍니다.

Jeanne_Hebuterne 2020-03-19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책 살짝 궁금했는데 제가 기대하는 종류의 깊이가 있을까 싶어 망설였더랬어요. 책마다 색깔이 다른 것 같아서요. 김소연 시인의 그런 에세이같은거라면 좋겠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늘 도움되는 평 고마워요^^

AgalmA 2020-03-19 03:49   좋아요 0 | URL
통통 튀는 그런 에세이를 바랐는데 전혀 다른 결과물을ㅜㅜ
한겨레 칼럼 모음이니 책제목으로 인터넷 검색하면 거의 다 나옵니다. 읽어보시고 결정하세요/

2020-03-19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20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20 1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20-03-19 17: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검색해서 읽어보고 결정해야겠어요. 살까말까 했거든요. 솔직한 말씀 감사합니다.^^

AgalmA 2020-03-20 12:33   좋아요 0 | URL
오만하단 소리까지 들어서 이 글은 참고용으로도 쓰면 안 되는 패인 거 같으니 알아서 잘ㅜ.ㅜ/

moonnight 2020-03-20 14:39   좋아요 0 | URL
내게는 좋았던 책이라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로일 수 있는데 왜들 이렇게 흥분하시는지 어리둥절하네요-_-; 그러려니 하고 부디 힘내시길 바랍니다. 잠수는 안 됩니다ㅜㅜ;

poiuy1224 2020-03-20 09: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그냥 책 사지 말라는 대환장 광고를 해놓으셨네요. 편집의 다양한 의도도 알아채지 못하고 책 한권 뚝딱이라고 비하하는 님 댓글에 속아 이 책을 펼쳐보지 않을 수많은 미지의 독자들에게 독자인 제가 정말 죄송하네요. 참 쉽네요. 무슨 통통 에세이를 바란 건지 모르겠지만 이미 한겨레 칼럼으로 많은 독자들이 열광한 글인데 어쩌라고요. 그냥 님의 취향과 정서가 아니라고만 해두세요. 뭔 객관적인 척, 냉철한 척, 후회할 거라는 둥 악의적 평가를 가장한 악플을 달고 다녀요. 님의 오만함이 여러 독자들을 짜증나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두세요.

AgalmA 2020-06-27 20:44   좋아요 6 | URL
이 책 참 저를 피곤하게 하는군요. 님 관심책, 팬인 작가 악평이다 싶으면 다 이렇게 댓글 달건가요? 안 그러신다면 제가 화날 거 같군요. 당신이 진상을 해 참고 넘어갈 수 없다 하신다면 님이 저를 참 만만하게 본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네요.
‘대환장‘, ‘오만‘ 단어 쓰면 님 이미지만 더 마이너스된다는 거 아시고 쓰신 거죠? 물론 저도 제 이미지 마이너스 될 거 알고 이 100자평을 썼습니다. 객관적인 척 하지도 않았고요.

제 경험상 좋은 글은 제 취향, 정서 상관없이 음미하게 만들고 여기저기 알리고 싶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제 서재에 많은 리뷰를 쓰게 된 것이고요. 애초에 카뮈나 에코 정도 되는 에세이 바라고 이 책을 보려고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한국 작가 에세이 꾸준히 읽습니다만 이 책은 참.

편집 의도요? 요즘 작가들 자기팔이로 괴롭죠. 이 책에서도 박상영 작가가 그 얘기도 하고요. 자기 비만 얘기를 콘셉트로 이 책을 끌고 나간 걸 솔직해서 좋다라고 할 분도 있겠지만 제겐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싶더군요. 그걸 길게 끌고 나가면 자꾸 자기 얘기, 자조로 가득하게 되거든요. 방식이 여기 알라디너 글, 블로그 글을 보는 거보다 못했어요.

제가 박상영 에세이를 까기 위해 이 책을 샀습니까. 박상영 작가 소설 괜찮게 봤고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굳이 사고 읽은 겁니다. 이 칼럼을 미리 봤더라면 전 분명 안 샀을 겁니다. 님 말씀대로라면 취향과 정서가 안 맞는 분이 이 책 읽고 악평을 남기느니 미리 사전 정보 알고 구매하라는 게 더 나은 거 아닙니까?
이 책에 대해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죠. 그리고 그게 반영된 평을 달 수도 있고요. 일개 제 평 하나로 이 책이 잘 안 팔린다면 저보다 더 많이 있는 호평은 아무 의미 없습니까?
보기 싫어하는 님 마음도 잘 알겠습니다만 님 평만 옳은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아시기 바랍니다. 정의로운 척 하지 마시고요. 님은 그냥 제 글이 보기 싫었을 뿐입니다.

책 판매 걱정 운운하시는데 제가 님보다 책 더 많이 사서 출판시장 돕고 있으니 넘 걱정 마시고요.

님한테 오만하다는 욕 들은 김에 한 말씀 더 드리죠. 이 책 현재 제가 올해 읽은 책 중 최악이었습니다. 이게 제 본심이었는데 님이 결국 뱉게 만드시네요.


그렇게 훌륭하게 생각하신다면 이 책에 대해 멋진 리뷰로 남겨주시면 됩니다. 믿고 사라는 판촉만 하지 마시고요.

전 싫은 말도 건네며 다음 작품도 보지 팬덤 속에서 좋아요 남발하는 사람 아니라서요.

mybooook 2020-03-20 1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고가 되는 글입니다. 저는 소중한 의견 감사해요~

AgalmA 2020-03-20 12:29   좋아요 1 | URL
한숨 나서 잠수 탈까 싶었는데 감사합니다. 제 의견은 부정적 의견 하나다 생각하시고 작가에게 부정적인 느낌은 안 가지셨으면 합니다ㅜㅜ

달비 2020-03-20 14: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정적인 말은 긍정적인 말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하잖아요. 통찰력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깊이가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다고 표현하셨으면 읽는 이들이 이렇게까지 불편하고 화가났을까요? ‘책 한 권 뚝딱‘, ‘일기 쓰는 게 낫다.‘ 글을 쓴 사람과 만든사람들이 이 글을 읽었을 때 느낄 감정은 생각해보셨나요? 취향에 따라, 기대하는 바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책이라고는 생각합니다. 저는 경쾌하고 공감가는 글이라 매주 연재하시는 것 챙겨서 보았고 이미 읽은 글임에도 작가님의 다음 연재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구입할 생각입니다. 덧붙여, 느끼고는 있지만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부분을 글로 잘 옮겨주셨다고 느낀 부분도 있었어요. 글쎄요. 제가 이런 긍정적인 말을 공들여 남겨도 부정적인 말의 힘은 워낙 강력해서요. 많은 호평이 있으니, 악평 하나쯤은 받아들여라. 저는 그 말이 푝력적으로 읽히네요. 악평 그자체로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요. 읽는 이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는 글이요.

AgalmA 2020-03-20 18:09   좋아요 2 | URL
서로 뭐가 부정적인지 의견이 많이 다르시네요. 말씀하신 ‘통찰력 부족, 깊이가 없었다‘ 그 말이 제겐 더 세게 느껴져서 저는 에둘러 표현한 겁니다.
작가님 팬들에겐 죄송하게 됐습니다만 저는 제 평을 참고하실 분을 더 염두에 뒀습니다. 그것도 읽는 이를 위한 마음입니다.
이 북새통에 말씀 건네주셔서 감사합니다.

gotatickettoanywhere 2020-03-20 14: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자‘ 혹은 ‘구매자‘라는 이름이 ‘예의 없어도 됨‘과 같은 의미는 아닐 텐데 말입니다...

AgalmA 2020-03-20 18:12   좋아요 0 | URL
난데 없이 나타나 가타부타 하는 님의 훈수도 다 들어야 할 건 아니죠.

cocoococoo1 2020-03-20 14: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까뮈도 에코도 읽는다는 말이 촌스러워서 한숨. 출판시장 운운하는 말에 또 한숨. 책 읽는 ˝나˝에 취해 사시는 것 같은데... 좀 유치하단 생각 안 드시나요? 안 드신다면 평생 그리 생각하시는 것도 스트레스 덜 받아서 장수에 도움은 되겠네요.

AgalmA 2020-03-20 18:43   좋아요 0 | URL
국내 작가는 일부러 피했습니다. 안 촌스러운 님의 리스트는 뭔가요? 비꼬자고 들면 뭔들 안 되겠습니까.
제가 이 책 읽으며 느낀 게 ‘나에 취해 사는 작가‘였는데요. 어렵게 노력하시고 성공하신 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저보다 작가가 더 장수하셔서 님 같은 독자들께 많은 기쁨 주셔야겠죠. 성질나서 말이 이 모양인데요. 작가 잘 되는 거 저도 빕니다.

서로 2020-03-20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한 권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마음에 안 들면 안 드는 대로, 들면 드는 대로 가치가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100자 평 쓰신 분도, 여기에 댓글 다시는 분들도 모두 속상해서 글 남기시는 거 알지만, 조금만 둥글게 말하면 서로 덜 속상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 행복하게 독서해요~

AgalmA 2020-03-20 18:35   좋아요 1 | URL
불쾌한 풍경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제 말들이 경솔한 점도 분명 있었죠. 저도 모난 말 쓰는 거 고쳐보도록 하겠습니다.

행복한 독서, 그래야죠.
감사합니다.

바라니바람 2020-03-21 1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00자평과 이 댓글에 달린 대댓글을 보니, 정확히 어떤 표현이 적절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부족하신 것 같아요. 책도 많이 읽고, 리뷰도 충실하게 하시는 분 같은데 왜 이 책에 대한 100자평을 ˝순화해서 표현한 것˝, 통찰력 부족이나 깊이가 없다는 표현이 세게 느껴져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간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식의 표현을 의견의 다양성이라는 좋은 말로 넘기기에는 꽤나 감정적인 폭력으로 느껴집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는요. 저는 이런식의 100자평을 보고싶지 않습니다. 모두에게 공개되는 100자평을 본인의 의견을 참고할 사람들을 더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하는 것도 어떤 접근인지 알 수 없고요. 그 내용이 책에 동의하는 것이든, 반대하는 것이든 100자평은 감정을 배출하는 일기장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100자평도 간단한 형태의 평론이기 때문에, 앞으로 표현에 보다 신중해주시길 바랍니다.

vango 2020-03-21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 힘내시고!

저는 예전에 유명한 어떤 책에 별 하나 주고 (남들은 별 다섯개도 준 )
저열하다는 댓글 받은 적 있어서
그 후론 안 좋은 100자평은 작성 못하고 있습니다

100자평에 칭찬을 하건 악평을 하건 어차피 본인이 읽은 후 그 느낌을 안 쓸 수 없어서 그러는 건데 왜들 그리 난리인지...

코로나 때문에 실직했지만 (하루 아침에 호텔이 문을 닫으니)
여기 알라딘 블로그 와서 위안을 받고
하루 하루를 견디고 있었는데

여기 쥔장님이 (정체를 밝히지 못하는 악댓글러들에게) 공격을 당하는
가슴 아픈 현실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한 마디 적고 갑니다

Stay Strong !

AgalmA 2020-03-27 16:16   좋아요 1 | URL
실직까지...맘 고생이 많으실 거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저를 위로할 생각까지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많이 힘이 되었습니다.
vango님도 기운내셔서 일상 잘 꾸려나가시길 빕니다/

2020-03-21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26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22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26 2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ong 2020-03-27 0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살에 대한 솔직한 생각은 좋은데 뭐 이렇게 징징대는지.. 좀 다양한 얘기를 듣고 싶었는데 살에 대한 얘기를 1절도 모자라 2절 3절까지 해버리니 질리더라구요 3분의 2쯤 읽다 덮었네요

AgalmA 2020-04-04 20:01   좋아요 0 | URL
저도 비슷한 심정이었어요. 작가들의 에세이 많이 읽어본 사람이라면 실망 느낄 부분이 꽤 있을 겁니다. 작가의 소설보다 굉장히 소프트하고 작가의 일상 얘기 특히 비만 관련해서 집중되어 있으니 말이죠. 이런 소재로 쓴 게 신선했을 독자와 달리 제겐 마감에 맞춰 그때그때 써내려간 일상글이란 인상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 공감하며 읽은 다른 독자와 달리 저는 신선하게 느껴지지도 않았고 내러티브도 식상해 공감하며 읽어나가기 힘들었어요. 이런 독자 저런 독자 있기 마련이지만 저는 이 책과 안 맞는 독자였던 모양입니다. 작가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한 건지도요.
이 책에 혹평을 남기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는 지금 상황도 말해 주듯이 타인의 일상과 글을 통해 대단한 뭘 얻겠다는 발상이 웃겼던 건 아녔을까요. 소소하게 공감하며 읽을거리에 제 잣대가 너무 거창했을 수도 있죠. 자신이나 잘 성찰할 일이지. 이 책을 읽기보다 일기를 쓰는 게 낫겠다란 제 표현은 공격적인 뜻만은 아닌 거죠.

샤콘느 2020-04-04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폰트와 자간, 공감합니다. 읽어보고싶어 저도 사긴했는데 내용은 참신하고 위트가 있는데 원고분량이 부족했던지 다독하시는 분들 양엔 안차는 페이지늘리기가 심하더군요. 차라리 200p미만 분량에 12000원정도 라이트한 책으로 찍어내줬다면 더 좋았겠더라구요. 저도 솔직하게 한줄평 남기는편인데 요새 출판사지인 댓글러들이 많아 물어뜯길때가 있어요; 간만에 보는 엄청 대담한 100자평에 시원하지만 놀랬네요. 담엔 단순변심반품해버리시고 화를 조금만 삭혀서 수위조절해보심이~힘내세요!

AgalmA 2020-04-05 18:38   좋아요 1 | URL
제가 워낙 집중포화를 받아서 다른 분들이 이 책에 부정적인 평 남기기 꺼리게 될 거 같은데요. 이 100자 평으로 여기서만이 아니라 다른 sns에서까지 저격을 당했죠. 혹평 많이 봤지만 이렇게까지 공격받는 건 저도 생소해서 당황스럽고 피곤했지요.
평소 솔직하게 평을 남기려고 합니다. 100자 평 많이 썼는데 이 책에 대한 100자 평이 혹평에 가까운 건 인정합니다. 변명 같지만 제 평은 금방 읽고 난 경우 책의 문체 영향도 많이 받습니다. 화를 좀 삭이고 100자 평을 할 걸 지금 생각하면 경솔한 행동이었죠. 그럼에도 이 100자 평을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은 건 제 잘못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렇게 페이지 늘릴 게 아니라 민음사 쏜살문고나 문학과 지성사 스펙트럼 시리즈처럼 저렴한 가격에 라이트 한 책으로 나오는 게 더 적당했을 분량이죠.

읽다가 반품하긴 그렇고 초반에 읽고 실망하는 건 아닌 거 같아 꾸역꾸역 읽었는데 그게 더 안 좋은 선택이었어요.
이 책 트라우마로 국내 에세이 당분간 안 읽을 거 같습니다. 요즘 에세이가 너무 많이 나오는데 이런 경향성이 우려도 되고 그렇습니다.
한겨레출판에서 낸 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같은 좋은 에세이 책 생각하면 아쉽고요.

조언과 위로 감사합니다.

가나다라마바사아 2020-05-07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이 책을 안 읽어봤고 <대도시의 사랑법>은 e북으로 구매해서 읽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AgalmA님 평가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다들 왜 저리 난리인지 모르겠네요. 개인 서재에 개인이 감정적으로 단평 쓰면 안됩니까 ㅎ 독서가까진 아니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요즘 가벼운 에세이류 책이 우후죽순 쏟아지는데, 그만큼 책을 펴낸다는 행위의 문턱이 낮아진 것이지만 동시에 사사로운 일상에 단상이나 감정 몇조각 얻어서 책을 너무 쉽게 펴내는 건 아닌지하는 걱정 혹은 우려도 있습니다. 너무 심각하게 볼 것도 아니지만 10000원 넘는 책값을 생각하면 또 쉬이 그러려니 할 것도 아니죠. 제가 제일 싫어하는 책이 단상이나 시 같은 글 찍찍 적어놓고 사진이나 편집으로 때우는 책들인데요. AgalmA님의 편집 지적을 보니 실물 확인을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상영 씨의 한겨레 칼럼 한 5개 정도 봤는데 막 엄청 좋거나 그렇진 않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김영하의 에세이 시리즈인아직 이 책을 안 읽어봤고 <대도시의 사랑법>은 e북으로 구매해서 읽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AgalmA님 평가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다들 왜 저리 난리인지 모르겠네요. 개인 서재에 개인이 감정적으로 단평 쓰면 안됩니까 ㅎ 독서가까진 아니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요즘 가벼운 에세이류 책이 우후죽순 쏟아지는데, 그만큼 책을 펴낸다는 행위의 문턱이 낮아진 것이지만 동시에 사사로운 일상에 단상이나 감정 몇조각 얻어서 책을 너무 쉽게 펴내는 건 아닌지하는 걱정 혹은 우려도 있습니다. 너무 심각하게 볼 것도 아니지만 10000원 넘는 책값을 생각하면 또 쉬이 그러려니 할 것도 아니죠. 제가 제일 싫어하는 책이 단상이나 시 같은 글 몇자씩 찍찍 적어놓고 사진이나 편집으로 때우는 책들인데요. AgalmA님의 편집 지적을 보니 실물 확인을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상영 씨의 한겨레 칼럼 한 5개 정도 봤는데 막 엄청 좋거나 그렇진 않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에세이라면 김영하의 에세이 시리즈인 보다-읽다-말하다 정도는 돼야 고품질 라벨을 붙여줄 수 있을 것 같네요ㅎ 이상!

AgalmA 2020-06-27 20:45   좋아요 0 | URL
각자 생각하는 예의의 기준선이 있겠죠. 이 경우는 팬덤이 있으니 민감해진거죠. 서점이니 책 읽는 교양인의 자세를 갖춰라 제게 요구하기엔 그 말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바로 위에 여럿 있으니;;

말씀하신 것처럼 에세이 붐 시류에 맞춰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요. 그러다보니 함량 미달 책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취향맞는 책 뿐 아니라 좋은 책을 찾는 것도 상당히 품이 많이 들게 됐죠. 그래서 인지도 있는 저자나 관심 주제 같은 걸로 찾게 되고요. 가벼운 읽을거리로 에세이를 찾는 독자도 있고, 진지하고 깊은 통찰의 에세이를 읽고 싶은 독자도 있겠지만 저는 후자 쪽입니다. 박상영 작가 에세이는 소설에 대한 신뢰로 사게 됐는데 제게 여러모로 난처한 상황을 만들어 주셨어요;

김영하 작가 에세이 좋지요. 이번에 개정판으로 나온 『오래 준비해온 대답』도 읽고 싶더군요.

추풍오장원 2020-06-27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악플러들 때문에 공들여 쓰신 글이 오염되는것 같아 보는 제가 다 불쾌해집니다. 악플도 되게 비열하게 다네요 참.. 폐기물들 보는 느낌입니다..

AgalmA 2020-06-30 10:29   좋아요 1 | URL
아 다르고 어 다르게 느끼는 게 사람이니... 이 상황에 시달리며 제 표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에둘러 쓴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솔직했던 거 같습니다. 절 비난한 분들도 너무 그랬던 거고요. 상처와 모욕을 받았다고 생각한 팬들은 제게 돌려주고 싶었겠죠. 제가 화가 났던 건 그 분들의 감정보다 그 분들의 기준이어서 저도 과잉으로 댓글 대응을 한 거 같습니다. 얻은 것에 비해 굉장히 소모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데 시간 쓰고 맘 상하지 않고 조용히 독서를 하고 싶은 맘만 간절합니다.
위로의 마음 감사합니다.

전영주 2020-10-18 1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댓글을 이렇게 열심히 읽긴 처음인데, 제가 딱 싫어하는 류의 책임을 알게 되어 제겐 아주 유익한 리뷰였네요. 솔직함을 응원하며.. 님의예리한 감각을 믿고 예가체프 구매를 ㅎㅎ)

AgalmA 2020-10-31 17:13   좋아요 0 | URL
여러 사람 보기에 불편할 대화 가득인데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매달 출시되는 알라딘 블랜딩 순회하다보니 예가체프 그리워져서 저도 11월엔 예가체프를 재구매 할 생각입니다^^

qhdtjr0215 2020-12-16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폰트와 자간 키워서 책 한 권 뚝딱‘

이 말 정말공감합니다.
직접 책을 보고 구매의사를 결정했다면 안 샀을겁니다.
한 페이지에 이렇게 적은 문장이 들어있는 책은 처음봅니다.
시도 아니고...


AgalmA 2020-12-18 21:39   좋아요 0 | URL
이 책의 호불호는 참 극단적인데요^^; 저도 님과 같은 생각이어서 100자 평 남겼다가 집중 포화를;
중고로 팔고 싶어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는 재고가 많다고 매입 불가 판정 받아서 팔기도 어려워요ㅜㅜ

아수라 2021-06-13 0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다 보면 책값은 고사하고 책 읽은 시간 아까운 적이 얼마나 많습니까. 저는 일개 북플 눈팅러지만 취향이 맞는 분들 친구로 맺고 정보를 조합하여 책을 고르며 감사함을 느낍니다.
여기 댓글 왜 난리인지, 이 글에 무슨 악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팬분들이 좋은 평들 많이 써주면 될 것을요.





chunsoyong 2022-01-08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살까 했는데 감상평이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기 이 댓글 달아주신거 보고 꼭 책을 안 산다기 보다 좋고 싫음 의 기준이 다른데 이 감상평을 보고 이렇게 비난?조의 글이 많이 달렸다는 거에 놀랐고 , 그 팬분들의 댓글이 더 책 구입여부에 영향을 미치게 되네요. 앞으로도 좋읔 감상평 많이 부탁드립니다.

chunsoyong 2022-01-08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한 댓글 감사합니다. 많이 도움 됐어요. 당연히 감상평이 다를 수 있는데 격한 반응들에 놀라고 갑니다.

chunsoyong 2022-01-08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살까 했는데 감상평이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기 이 댓글 달아주신거 보고 꼭 책을 안 산다기 보다 좋고 싫음 의 기준이 다른데 이 감상평을 보고 이렇게 비난?조의 글이 많이 달렸다는 거에 놀랐고 , 그 팬분들의 댓글이 더 책 구입여부에 영향을 미치게 되네요. 앞으로도 좋읔 감상평 많이 부탁드립니다.

2022-01-08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08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르마타 2023-06-05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정부분 공감해요. 님의 평이 폭력적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에세이니까 작가가 자기불평 불만 할 수 있지만, 타인에 대한 태도나 마음씨는 좀 불편하더라고요. 상대방의 좋은 의도일 수, 별 의미 없는 말일 수도 있는데 일일이 뒷 말, 딴 소리 한다고 느꼈어요. 제가 다 무안하고요. 그리고 소재가 너무 일관되고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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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사고 전작인 1, 2권부터 천천히 읽었다. 1, 2권이 평이했다면 제로는 가장 완성도 높으면서 자기만의 사유를 펼치는 힘이 강했다. 일원론으로 모이는 이 사유를 끌어내기 위해 전작들이 필요했다는 것도 이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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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03-27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게 채사장이 왜 좋은지 물으셨죠?^^

AgalmA 2020-04-04 18:34   좋아요 1 | URL
신영복 선생님이『강의』에서 이런 말씀하셨죠.
˝유럽 근대사의 구성 원리가 근본에 있어서 ‘존재론’存在論임에 비하여 동양의 사회 구성 원리는 ‘관계론’이라는 것이 요지입니다.˝
그 책을 읽고 채사장『지대넓얕』 시리즈를 다시 생각해보니 일원론으로 모으는 분석에서 동양 사상 분석이 상당 빈약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채사장의 스펙트럼이 관념론의 한계는 아닐까 싶어 별점 하나 빼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북다이제스터님의 채사장 사랑은 인정할 만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20-04-04 19:25   좋아요 1 | URL
전 존재론이나 관계론 모두 관념론이라는 점에서 두 이론 모두 문제 있음과 동시애 나름 한계를 갖고 충분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한 주장과 이론이 없다는 전제 안에서요.
이런 코로나 사태에 별 일 없이 잘 지내시죠?^^ 하루 빨리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블렌드 산수유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원두는 로스팅 직후가 아니라 2~3일 지났을 때 제일 좋은 맛이 난다고 하죠. 3월 11일 로스팅으로 며칠 먹어보니 3일 지났을 때가 가장 흡족한 맛이더군요. 브라질과 에티오피아를 섞으면 이런 맛이군요^^ 에티오피아의 강한 펀치를 누른 듯ㅎ 상품 설명대로 부드러우면서 적당한 신맛과 단맛이라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이번 봄 신상도 맘에 드네요. 이 달 안에 한 번 더 살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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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6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16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 상처 입은 뇌가 세상을 보는 법
엘리에저 J. 스턴버그 지음, 조성숙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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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시각계는 빛의 패턴을 그냥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수십억 개의 신경을 계산한 결과를 바탕으로 해석을 보여준다. 뇌는 과거 우리가 보았던 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보게 될 사물의 형태를 예상한다. 우리의 숱한 판단 착오부터 귀신이나 UFO를 봤다는 착각도 이에 기인한다. 자세한 얘기는 차차하게 될 테지만 뇌는 최선을 다해 이야기를 만든다.

 

「뇌의 무의식계는 인식한 조각을 모두 모아 패턴을 예상하고 필요할 때는 빈틈도 알아서 메운다. 그렇게 해서 하나의 의미 있는 해석을 하게 된다. 무의식계는 나름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의식계도 같은 이야기를 경험하되 곰곰이 되풀이해 생각해보고, 심지어는 맞는지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러나 뇌의 다른 영역은 멀쩡히 작동하지만 이마앞엽겉질만 손상된 환자들이 만들어내는 시나리오에서는 자기숙고라는 이마앞엽겉질의 인지 능력이 발휘되지 못한다. 의식의 감독을 받지 않기 때문에 무의식의 빈틈 메우기 과정은 중간 점검 없이 예측하고, 경험 조각을 모으며, 심하면 말도 안 되는 해석과 기괴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뇌가 손상되었을 때에만 이런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사고, 기억, 두려움, 바람 등에 맞춰 무의식이 이은 조각보가 우리의 정신을 차지하고 은유적인 이야기까지 탄생한다. 우리의 꿈이 대체로 기괴한 이유이다. 또한 고차원적인 의사결정이나 자기숙고에 개입하는 이마앞옆겉질이 밤에 휴먼 상태에 빠지는 것도 그에 일조한다. 케테 콜비츠와 루이스 캐럴의 기록을 보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을 앓았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그들 작품에서 그러한 증상을 감지할 수 있다. 살바도르 달리 같은 초현실주의 작품들에서도 볼 수 있듯 우리가 예술과 문학에서 추앙하는 상상력과 표현력의 큰 근거는 흔히 연결짓는 ‘광기’가 아니라 뇌의 여러 증상이 발현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환각’이라고 하면 정신질환, 신경질환, 불법 약물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시각적 환각 증상이 많이 생기는 찰스보닛증후군 환자에게는 신경학적 문제가 아니라 시각적 문제 때문이다. 안톤증후군 환자는 시각계와 그것을 감독하는 상위 계층의 감각 영역 사이의 연결이 끊어져 있어 시각겉질이 타협하는 순간을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시각에 문제가 없다고 착각한다. 찰스보닛증후군 환자처럼 방출 환각이 생기면 뇌는 진짜 시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머릿속에서 상상으로 만든 이미지를 진짜로 본 것이라고 착각한다. “찰스보닛증후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 대뇌다리환각증의 환각은 의식과 무의식이 서로 겹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리고 이런 겹침 현상은 무의식 회로가 만든 꿈이 잠들지 않은 의식에 침입하는 것을 허락함으로써 생겨난다.”

뇌는 감각 경로의 상호 교차를 허용하고 감각은 상호 연관되어 있다. “저 멀리서 누군가가 말을 걸었을 때 입 모양을 보면 그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하다.” 요즘처럼 코로나19로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할 때 답답함을 느낄 텐데 바로 이 때문이다. “시야를 이루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눈을 통한 시각적 탐지가 아니라 그런 시각적 탐지와 관련된 의식적 경험일지도 모른다.” “행동을 지배하는 것이 습관인지, 의식인지에 따라 선수의 성적이 바뀐다는 사실은 뇌에는 행동을 지배하는 두 개의 평행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개념을 뒷받침한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충분히 많이 연습하면 습관 체계에 통제권이 넘어가 무의식적으로 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의식의 비습관 체계는 그 행동에서 해방되어 다른 일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멀티태스킹 존재지만 이 시스템이 항상 잘 돌아가는 건 아니다.

 

「뇌에 정보를 저장하고 검색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기억을 절차기억(procedural memory)과 사건기억(episodic memory)으로 나누는 것이다. 절차기억은 방법에 대한 기억으로 자전거 타는 방법, 매듭 묶는 방법, 키보드 치는 방법, 운전하는 방법 등이 해당된다. 행동 절차를 많이 연습할수록 절차기억도 강해진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건기억은 과거의 경험, 감정, 장소, 집에 오는 길에 우유를 사오기로 하는 일과 같은 생각 등에 대한 것이다. 다시 말해 평생 일어난 여러 사건을 기억하는 방법이다. 절차기억과 사건기억은 저장하는 정보 유형도 다르지만 일어나는 뇌의 영역도 서로 다르다. 사건기억은 뇌 안쪽 깊숙이 관자엽 옆에 위치한 해마에 저장된다. 사건기억은 습관화되지 않은 행동을 할 때 활성화되고 십자형 미로 속의 생쥐처럼 습관적 행동을 할 때는 잠잠하다. 반대로 절차기억은 바깥줄무늬체에서 일어난다. 이곳이 습관 형성을 책임지는 영역과 일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습관적 행동은 바깥줄무늬체의 담당이고, 해마는 습관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해마를 비활성화시켜도 실험쥐가 무의식적으로 길을 찾아 움직이는 데는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습관 체계를 이용해 행동하면 그 행동에 대한 기억은 사건기억을 이용하는 해마에는 저장되지 않는다. 출근길 운전자가 그날 아침 운전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행동은 사건기억에 저장되지 않으면 그 행동과 관련된 이미지(옥외광고판 등), 소리, 감정도 기억하지 못한다. 이렇게 이루어진 행동은 습관적 절차를 조용히 강화한다. 그것이 전부다. 습관은 사건기억에 정보를 기록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사건기억에서 정보를 가져오지도 못한다. 사건기억에는 접근조차 불가능하다.” 우리가 많은 것들을 깜빡 깜빡 하는 이유다.

상상과 움직임은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 심상 훈련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믿을만한 연습 시뮬레이션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졌다. 단 조건이 있다. 저자는 뇌과학자였던 질 테일러가 뇌질환을 앓고 회복하며 도움된 기법을 담은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에서의 오류도 지적한다. “심상 훈련이 뇌중풍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질 테일러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다. 왜 효과가 없는 것일까? 부상 선수와 뇌중풍 환자 모두 근육이 약해진 것은 똑같은데, 왜 심상 훈련이 선수에게는 효과가 있고 뇌중풍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는가? 이쯤에서 심상 훈련이 운동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심상 훈련이 자극하는 뇌 영역은 신체 동작에 영향을 미치는 뇌 영역과 똑같다. 심상 훈련이 성공하려면 먼저 운동겉질에서 근육까지의 신경 경로가 온전해야 한다.”

뇌가 손상되면 정체성의 여러 부분, 즉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을 알아보는 능력, 자신의 개인사에 대한 기억, 인격의 일관성, 자신과 다른 사람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는 능력, 사고와 행동에 대한 통제감 등이 파괴되는 걸 볼 수 있다. 뇌는 우리가 ‘인간’이자 ‘나’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거울신경은 하품 전염과 관련 있다고 여겨진다. 게다가 사회적 친밀함도 하품의 전염성을 높인다면 사회적 친밀함과 거울신경의 활동에 서로 연관이 있음을 나타낸다. 오늘날 많은 신경과학자는 거울신경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행동을 머릿속으로 흉내내는 것이 그 순간의 경험을 체감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주위 사람을 이해해야 할 때 흔히 하는 말처럼 거울신경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기억은 우리라는 사람을 결정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우리의 개인사는 우리의 자아상을 만들고 저장된 지식을 모은다. 무의식계는 기억을 암호화하면서 우리의 인격도 형성한다. 무의식은 비디오카메라처럼 경험을 있는 그대로 담지 않는다. 대신 무의식은 그 이야기에서 우리 자신이 맡은 역할에,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에 집중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이 오면 우리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그 순간의 감정은 무엇인지, 무엇을 기대하고 두려워하는지, 그 순간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인지에 대한 맥락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 맥락을 바탕으로 뇌는 초고를 쓰기 시작한다.」

                                      

「우리는 감정을 발산한 순간을 기억한다. 9/11 테러 공격 뉴스를 들었을 때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었다는 사실은 전 세계 거의 모든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지만 장본인은 그렇지 않았다. 그가 세계를 격동시킨 뉴스를 들었을 때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그의 인생사에 한 축을 차지했다. 그날 그의 하루에서 스타벅스에 있었던 것은 중요한 요소였던 반면, 세계무역센터가 정확히 몇 시에 공격당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뇌는 개인사를 담은 스냅사진을 배열할 때 자아를 보호하는 방식을 자주 따른다. 뇌의 무의식을 뉴스 채널이라고 한다면 이는 한쪽으로 치우친 뉴스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원이 진보 성향의 텔레비전을 자주 시청하고 공화당원이 보수 성향의 라디오 대담을 청취할 때가 많은 것처럼 뇌의 무의식계는 우리의 자아인식과 세계관에 들어맞는 경험을 합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뇌는 우리의 관점이 유지되게 도와준다. 뇌는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가 중요시하는 것을 담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가끔은 시간 순서를 조금씩 뒤섞거나 우리가 믿고 싶은 이야기와 맞지 않는 사소한 세부 사항을 멋대로 생략한다. 이는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의식적 사고와 결정 능력을 보호하기 위한 매우 건강하고 적응적인 기제다. 기억억제는 뇌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생략 오차를 사용하는지 알려주는 극단적 예라고 할 수 있다.」

                             

「기억억제가 감정적 트라우마에서 자아를 보호하듯이 말짓기증은 기억 손상이나 혼동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신경학적으로도 이치에 맞는 추론이다. 말짓기증은 보통 자기중심 사고를 책임지는 안쪽관자엽의 손상으로 생긴다. 안쪽관자엽은 열혈 대학 농구팬이 경기를 보면서 선수와 자신을 동일시할 때 점화되는 영역이다. 안쪽관자엽이 손상되면 자아의식에 위협을 느낀다. 어쩌면 말짓기증은 뇌가 그런 자아의식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기제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느끼는 신체적 증상들은 곧장 현실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외계인에 납치되어 생체 실험이나 강간을 당했다는 주장이 비슷비슷한 것은 ‘수면마비’ 증상으로 보인다. “수면마비는 종종 환시와 환청도 함께 가져온다. 수면마비가 왔을 때 이상한 소리를 내지만 나중에 그게 무슨 소리였는지 선뜻 알아내지 못한다. 방에서 섬뜩한 존재가 보이거나 낯선 존재가 들어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환각은 으레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고, 심하게는 복잡한 이야기 구조까지 갖는다. 그러면서 수면마비의 환각 경험은 의식이 있는 상태의 악몽으로 변한다.”

‘영적 체험’도 신경학적으로는 다르게 본다. “신경과 의사는 관자엽 뇌전증을 앓는 환자들이 겪는 증상을 “과종교증(hyperreligiosity)”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관자엽 뇌전증 환자 100명 가운데 한 명에서 네 명은 로버트가 본 것 같은 하늘의 존재가 등장하는 종교적 허상이나 각성 상태를 경험한다. 어떤 환자는 발작의 영향이 이마엽까지 미쳐 행동방식이 영원히 변하게 된다. 종교의 가르침을 독실하게 실천하는 신도가 되는 것이다. 심리학자 마이클 가자니가의 설명에 따르면 어떤 사람은 관자엽 뇌전증이 원인이 되어 성령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빈센트 반 고흐도 관자엽 뇌전증 증상을 많이 보였고,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등 여러 번 종교적 환상에 빠졌다. 마이클 가자니가는 모세, 마호메트, 부처 등 종교적 상징 인물도 그들의 행동으로 판단하건대 같은 질병을 앓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밝은 빛을 보았고, 환희를 느꼈으며, 우주의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는 ‘임사 체험’도 심장마비 생존자나 전투기 조종사가 뇌의 산소 결핍에서 겪은 환상이나 뇌와 눈으로 향하는 혈류가 줄어들어서 겪는 렘방해 상태와 유사했다.

‘카프그라증후군’은 주변인 모두가 완전히 똑같은 모습을 한 가짜로 바꿔치기 되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감정적으로 강렬한 기억은 더 확신하며 떠올리고 이야기에 구멍이 있다는 생각은 거부한다.” 외계인이나 신을 만났다거나 사후세계를 봤다는 사람들에게 위와 같은 지적을 했을 때 화내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기이한 경험에는 기이한 해석이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뇌는 외계인 납치 같은 해석을 생각해낸다. 정말로 이상하지만 그것이 딱 맞는 설명이다. 이런 해석에는 감정적 경험을 풀이할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사건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려는 무의식계의 성향이 반영되어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왜 조현병 환자들이 이상한 기술(광선총이나 헬륨 전류)이나 종교적 존재(성령이나 악마)가 자신을 조종하고 있다고 말하는지, 왜 그들이 텔레비전 등장인물(패트릭 더피)이나 가상 인물(존스 씨)과 소통한다고 주장하는지, 왜 자신이 아닌 다른 불가사의한 힘이 머릿속에서 혼란을 조장한다고 주장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뇌는 그 사람의 인격이나 믿고 싶은 것에 알맞은 해석을 만들어낸다. 종교적 믿음이 강한 사람은 머릿속 목소리가 신성한 존재의 목소리라 주장하고, 스릴러 소설 애독자는 FBI나 CIA 요원에게 감시당한다고 걱정한다.” 음모론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간혹 자신의 예측이 맞았을 때 “거 봐라.” 하지만 더 많은 예측 오류는 눈 감는다. 우리는 진정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하지만 다르게 볼 수 있고 이용할 수도 있다. 진정 나를 위해서라도.

 

「왜 무의식계는 완전한 서사를 유지하려 하는가? 왜 무의식계는 혼란스럽거나 모순된 경험을 억지로 이어 붙이는 해석을 만들어내는가? 이유는 우리의 자아의식을 지키기 위해서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주변 세상의 질서와 체계를, 그리고 그 세상 안에서 우리가 처한 위치를 이해하려는 욕구가 있다. 욕구와 욕망을 고민하고,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려면 자신의 개인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개인사를 되돌아보면서 스스로를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기억 상실, 인지나 사고의 빈틈, 모순된 경험, 외적 파괴 등은 뇌가 보호하려고 노력하는 우리 개인의 서사에 위협을 가한다. 무의식계는 자아의 통일성과 연속성을 유지해야 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극단적 행동도 일삼는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 뇌는 자아를 유지한다는 목표에 지나치게 충실한 나머지 자아를 분열시키기도 한다.」

                                       

「우리는 의식계 덕분에 뇌가 만드는 이야기를 실행에 옮길 수 있다.

그러면 무의식계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무의식계는 그런 이야기를 만든다. 무의식계는 단편으로 끊어진 경험 조각들을 끌어와 필요하면 빈틈을 메우고 우리의 인생사를 순서대로 배열한다. 무의식계는 우리의 자아의식을 구축한다. 또한 자아의식을 보호하고 유지하며, 심지어는 분열까지 이용해 나쁜 생각과 기억을 몰아낸다.

왜 그러는가? 정체성을 그토록 신성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진화적 관점에서 말하면 자기숙고를 하는 유기체일수록 생존 확률이 높다. 우리는 생존을 중요시하며, 자신과 후손을 보호하는 데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다. 뇌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온전히 유지해주기에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통찰할 수 있다. 뇌의 도움으로 자신의 의도를 이해하고, 곰곰이 추론하고, 결정을 심사숙고하고, 목표와 욕구에 딱 들어맞는 행동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정체성을 파악할 때 자신의 본성을 더 잘 이해하고 세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뇌가 건강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유지하는 일에 특히 중점을 두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우리가 깨어 있는 매 순간마다 뇌의 바탕에 깔린 논리 회로는 쌓아온 경험을 흡수하고 빈틈없이 조사한다. 인간의 정체성을 성숙하게 만들고 개선하기 위해서다. 깨어 있는 시간이 아니라 매일 밤 꿈을 꾸는 동안에도 무의식이 골몰하는 목표는 같을 수 있다. 일부 신경학자들은 꿈에 자아의식 발달을 돕는 기능이 있다는 가설을 말한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꿈이 항상 1인칭 시점인 것일지도 모른다. 꿈은 행동을 하고 직접 관찰을 하고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미리 알아보는 예행연습이다. 꿈은 자아의식 발달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종합해보면 이 책은 뇌를 의식계와 무의식계라는 두 평행 시스템으로 본 개념, 정체성이나 자아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프로이트 이론을 계승 발전시켰고(《워싱턴 포스트》 수석 편집장 메리엔 세게디의 평), 감각 지각부터 습관, 최면, 언어, 학습에 이르기까지 뇌의 작동방식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뇌과학 백과사전(V. S. 라마찬드란,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등의 평)이라 할 수 있으며, 우리 뇌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인간의 판단과 행동이 비논리적인 이유를 또 한 번 밝히며(마이클 셔머의 평), ‘올리버 색스의 발자취를 좇으면서도 그만의 새롭고 참신한 호소력으로 새로운 신경과학 교양서’(예일의학대학 교수 할 블루먼펠드의 평)의 모범을 보여줬다. 내게도 지금껏 읽었던 신경과학 책의 종합이었다. 뇌과학이 궁금하다면 이 책은 분명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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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3-1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무의식>을 읽었었는데 흥미로웠죠. 이 책으로 제가 발견한 건 인간의 어리석음과 비논리적임, 이에요.
뇌와 관련한 것들은 인간을 알게 해 줘서 늘 관심이 갑니다. 소개하신 책을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AgalmA 2020-03-16 16:38   좋아요 0 | URL
어떤 책을 읽든 인간의 어리석음을 발견하게 되지 않습니까^^; 이 책 읽고나니 뇌과학 책은 더 새로운 정보가 나오기 전까지 당분간 안 읽어도 되겠다 싶더군요.
어수선한 날들 평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