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체험 을유세계문학전집 22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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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급 환자가 탄 구급차 서스펜션이 이렇게 속절 없이 도로 요철을 그대로 전하고 있는가.긴박함을 가지지 못하고 도시의 배경음에 자신을 헌사한 사이렌소리가 밀폐된 구급차 안을 도무지 떠나지 않았다.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않았다.그저 어디서 본듯이 온기 없는 손을 잡은채.나의 체험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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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6-06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개인적인 체험이네요:-)

초딩 2016-06-07 02:44   좋아요 1 | URL
네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체험이에요
지극히...
ㅜㅜ
 
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지음, 한은경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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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해보았다. 초딩 글씨로.

필사를 해보겠다고 결심할 때, 누군가는 말했다. 낭독이 다시 들을 가능성도 있어 효율적이라고, 필사는 너무 고역이라고.

초딩은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머리로 이해하는데 익숙하다. 눈물은 찔끔찔끔 잘 흘리는 것 같은데, 그 눈물 방울만큼 가슴이 뜨겁거나 격정적이지 않은 것 같다. 아니 더 감성적이고 청승하는 것 같은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리는 것 같다. 싱크가 안 맞는 것이다.

필사를 막상 하려고하니 노트가 없었다. 꼭 이런 식이다. 그러다 갱지로 두껍게 만들어진 TO*사 노트를 발견했다. 줄이 쳐져 있지 않았다. 초딩은 글이 파미레도로 글을 쓰기 때문에 줄이 필요한데. 언젠가 서예를 하시는 분이 글을 쓰고 나면 온몸의 힘이 다 빠진다고 했다. 글자의 균형과 여백, 줄을 맞추는데 신경을 써서 그렇다고. 그래서 호기를 부려 빈노트를 첫번째 필사 노트로 결정했다.

책을 모두 필사하기에는 중세 수도사의 고역을 답습하는 것 같아서 밑줄 친 문장들만 골라 필사했다. 초딩은 효율을 따지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정성스럽게 그리고 줄도 잘 맞춰져서 쓴것 같다. 그리고 겨우 한 페이지를 쓰고는 뿌듯해하며 두번 읽어 보았다.


"외로움. 그것을 전부 받아들일 만한 내장은 없다." p21

그렇다 외로움은 받아들이거나 익숙해지는 것이 아닌가 보다. 외로움은 그저 외로운 것이다. 인간의 몸에 마음과 정신이 둘씩 있지 않는 한. 기원전 어느 신화에서는 원래 사람은 한 몸에 남과 여가 한 몸이라고 했다. 무슨 일로 신이 노여웠는지 아니면 시기해서인지 둘로 나눠났다고 한다. 그래서 반쪽을 찾아 헤매고. 왜 사람은 혼자일까? 정말 인간은 한 몸에 두 영혼이 있었던 것일까?


"모든 것을 뜻하는 단어들을 찾아낼 수도 있을 너." p14

책의 후반에는 모든 것을 뜻하는 단어는 없다고 한다. 원래 두 영혼이 한 몸에 있다 떨어져서 그런지 인간의 욕심은 유한하지 않은 것 같다.

원서를 보고 싶다. '모든 것'이 all일까 everything일까 whole일까. everything 보다 일찍 기원된 all이나 whole일 것 같다. 명사로 스스로 완전한 whole 모다는 모든 것을 뜻하는 all일 것 같기도하다. 하지만 두 영혼이 하나였던 신화와 '사랑의 역사'가 사랑의 역사에 대한 책이니 whole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는 무엇을 쓰고 있는 것일까?

"거기 누구요?" 그가 아는 한 그 노인은 그 말만했다. 한 번은 그 노인이 계단을 올라가다가 느닷없이 천사에게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 "내가 누구요?" 그 말에 천사는 너무나 놀랐다.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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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5-11 1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은 이렇게 글씨를 또박또박 잘 쓰지 않습니다. 글자를 못 알아볼 정도로 심하게 삐뚤어져야 합니다. ㅎㅎㅎ

초딩 2016-05-12 09:44   좋아요 1 | URL
아 진심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비로그인 2016-05-18 0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떤 글은 꼭꼭 씹어서 먹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하기도 합니다.
어떨까요? 꼭꼭 눌러서 필사를 하면, 문장이 담고 있는 그 다채로운 감상을 온전히 씹어서 먹을 수 있을까요?

이런 제가 무섭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ㅋㅋㅋ

초딩 2016-05-18 21:58   좋아요 2 | URL
눈으로 다 씹고 누르지 못한 것을 손으로 꼭꼭 눌러 씹어 보았습니다. 더 애절하게.

징가 2016-06-05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합니다 초딩님 난 초딩때 땅따먹기나 하며 놀았는데 필사라~ 대한민국에도 도스도엡스키 같은 작가가 나올거라 기대하며 사인받아 놔야겠네요

초딩 2016-06-23 18:52   좋아요 0 | URL
아구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엄청 날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좋은 저녁 되세요~

기억의집 2016-06-10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연필로 글 쓴지가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타자 연습 한다고 좋아하는 구절을 타자로 치곤 했지만 필사는 초딩님 말대로 하고 나면 기운 빠질 것 같아요. 글씨 이쁩니다. 바르고...

초딩 2016-06-23 18:53   좋아요 0 | URL
ㅜㅜ 감사합니다. 글씨 컴플렉스가 있었는데 엄청 힘나요!!!! 우앙 ~
좋은 저녁 되세요~

sb 2016-06-23 1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에게 중요한 책인가 보네요.
대단하십니다!!

초딩 2016-06-23 18:51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제 인생의 책 중 하나에요. 아주 아주 소중한 :-) 행복한 저녁 되세요~
 
지붕 밑의 세계사 창비청소년문고 18
이영숙 지음 / 창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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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서 분절되고 뒤죽박죽 반죽이 된 세계사의 편린들을 좀 추스려 모아 보자고, 곰브리치의 세계사를 샀었다. 사실 그 이전에,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도 책장에서 나를 무섭고 애절하게 노려보고 있다. 서양미술사가 펼쳐보면 너무 재미있지만 두꺼워 세계사를 샀는데, 세계사도 재미있는데, 그 두께에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할 책이 필요했다. 그러다 창비 청소년문고의 "지붕 밑의 세계사"를 발견했다.



식탁, 옷장 위의 세계사에 이어 세번째 지붕 밑의 세계사.



저자 이영숙님은 선생님이고, 엄마가 딸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문체여서 친근감있게 잘 읽혔다. 무엇보다도 역사적 사실들을 어렵지 않게 잘 풀어주셔서 아주 이해가 잘 되었다.



"... 책이 된 나무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독자분들의 소중한 시간이 버려지지 않기를요."

작가님의 이 마음만으로 책을 잘 샀다 생각했다.



책 제목 "지붕 밑..." 처럼 집의 각 장소로 세계사를 분류했다. 대 백과 사전, 백서 이런 스케일은 아니고, 세계사를 제재로한 취미/교양서 정도이다. 하지만, 작가의 역사 사건들의 전후 관계에 대한 통찰력은 전문 서적 다운 면면도 보여 준다.



욕조의 경우는 18세기 프랑스 혁명 때 주세력이었던 급진적인 자코뱅파 핵심인물인 '마라'가 다른 주세력이었지만 자코뱅파의 공포정치로 세력을 잃어가던 지롱드파의 '코르데'라는 젊은 여인에 의해서 살해된 것을 그린 명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 그림은 같은 자코뱅파의 다비드라는 화가가 그렸는데, 정치색이 잔뜩 배어 있다.



같은 그림을 '마라'가 주인공이 아닌 '코르데'를 주인공으로 보드리가 그린 그림도 함께 설명해준다. 그래서 한 사건을 두고 이렇게 그림으로도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듯이, 역사적 사실들이 견해나 가치관 사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각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문학 작품들을 소개해주는 것이다. '방'에서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등 여성 운동과 관련된 작가와 책들이 소개된다.



발코니에서는 교황과 연설가 히틀러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지하실에서는 베트콩의 꾸찌 터널을 이야기하며 베트남 전쟁 때의 국제 정세에 대해서 시원하게 이야기해준다.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은 베를린 장벽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또 어떤 웃지못할 해프닝으로 무너져 버렸는지 이야기해주는 부분이었다. 궁금하신 분들은 빌리나 사서 보십시오 :-)



정원에서는 중국의 '이허위안' 정원과 서 태후를 이야기하며, 중국이 서구 열강에 무릎을 꿇는 것을 이야기 한다. 총면적이 2.9제곱킬로미터의 이허위안이 그 중 3/4가 쿤밍 호라는 호수라고 한다. 그런데 그 호수를 사람 손으로 팠다고 한다. 그리고 그 파낸 흙으로 완서우 산이라는 걸 만들었고. 역시 대륙!



마지막에는 이렇게 작가가 참고한 책들이 소개되어있다. 이제 워밍업으로 지붕 밑의 세계사를 읽었으니, 곰브리치의 세계사와, 서양 미술사를 차례차례 읽어야하는데에...

옷장 속이랑 식탁 위의 세계사를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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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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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승우작가의 `식물들의 사생활`과 제재는 같으나 더 처절한 것같다. ˝문득 이 세상을 살아본 적이 없다는 느낌이 드는 것에 그녀는놀랐다.˝ 태엽감는새의`오카다`나`마미야` 중위가 그랬듯이,우리가 생의 우물 바닥에서 단 일각만 수직으로 비치는 해를 봤을 때.그 때의이야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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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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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완전하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고 있다. 어느 프랑스 작가가 쓴 술술 읽히지만 지나고 나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이야기와는 차원이 다른 단편들을 탐닉하고 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로알드 달의 이 단편집은 어른들은 위한 재미난 동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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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04-07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읽으면 금방 까먹는데, 이 단편중에서 남편을 살해하고 그 증거물을 오븐에 구워 경찰관들을 먹인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에 읽었음에도 잊혀지지 않아요~

초딩 2016-04-07 10:14   좋아요 0 | URL
네 마지막 이야기였는데 이주 강렬하더라구여 :-)
기억의집님 행복하고 복된 하루 되세요~

별이랑 2016-04-07 1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향수에 버금가는 쎈 ! 단편 ᆞ스토리가 있나봐요?
궁금해요.

초딩 2016-04-07 12:05   좋아요 0 | URL
:-) 향수 엄청 읽고 싶어요 :-)
각 단편들이 무시무시 하더라구요 :)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