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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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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더글라스 케네디의 강한 몰입을 유도하는 문체는 어느 순간 독자 자신을 극중 주인공이 되게 만들어 긴박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책을 잡은 손에 땀을 베개 만듭니다. 또한, 사진을 좋아해서 중간 중간 나오는 사진과 사진 세계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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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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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두꺼운 책인데, 역사적 사실보다는 아래 말처럼 생각을 훨씬 많이 담은 책입니다. 그리고 책 페이지를 1/3 정도로 줄여 썼다면 훨씬 읽기도 독후의 감도 좋았을 것 같아요 :)
˝사실을 많이 담기보다는 많은 사람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잘 알려진 사실들에 대한 생각을 말하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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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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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레종데트르 (삶의 존재 증명)를 시도한 하루키의 대작.

하필이면 중간고사 때 새로운 게임이나 책, 음악, 놀이를 발견해서 세상에서 가장 수고스러운 사람으로 자기 체면을 걸어 그것들에 빠진 것처럼 두 권을 읽었다.

천근만근 무거운 인간 존재와 무의식에 대한 사유를 다룬 이 책에서 환타지 소설같아 책장은 잘도 넘어가는데, 나는 무슨 메시지를 얻어야하는지가 걱정되었던 것이다.


먼저, 표면적으로 잘 드러난 결말로 통독하듯이 그 메시지를 찾았다.


주인공은 현실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는 영혼의 죽음을 대단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을 그렇게 만들어버린 박사나 조직에 맞서거나 대항하지 않고, 박사의 손녀딸이 자신을 냉동시켜 해결 방법이 있을 때 까지 기다려보자는 것에도 순순히 응한다. 그리고 자신의 마지막 시간을 삶의 정수 (매일을 특별한 날로, 당연한 것을 멋진 것으로 식의)를 조금 발견하며 보낸다.

이방인의 주인공이자 부조리 철학의 대표주자인 뫼르소가 이 책의 주인공이었다면, 자신이 대항해도 상황이 변치 않으니 이 책의 주인공처럼 무덤덤하게 자신의 운명을 수긍하겠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날카로운 행동을 했을 것 같다. 이방인에서처럼 꼭 누군가를 해변에서 쏘아죽이지 않더라도 주인공처럼 착하게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에 가깝게, 주인공 자신의 무의식에서 만든 "세계의 끝"에서는 지구 정도는 구할 수 있는 주인공으로 헐리우드 영화에 캐스팅 될 만큼 반전의 결단력 있게 적극적으로 선택해서 상황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무의식속 자신의 그림자를 세계의 끝으로 탈출시켜가면서 말이다.


현실과 무의식 세계에서 주인공이 마주한 상황은 대등하지 않지만 유사한 곤경이다. 자신이 인지하는 현실에서는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수긍하고, 무의식에서는 적극적으로 대항하며 이겨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루키는 "인간은 무의식적으로는 두렵고 이겨내기 힘든 것들에 맞서지만, 결국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던 것일까? 소크라테스의 "파이돈" 대화편에 나오는 "철학자" 정도는 되어야 불멸의 영혼을 인식하고 선행과 지혜를 추구할 수 있고, 보통 사람들은 고대 이집트 노예처럼 채찍을 일용할 양식으로 생각하며 끝도 없는 피라미드의 돌들을 만들고 날라야하는 것일까? 하루키가 42킬로 마라톤을 완주할 만큼 체력이 좋아진 1984년 8월부터 이 책을 썼다고하는데, 그는 그 체력의 육체 속에 영혼을 가두어버린 것일까?


방백처럼 질문들을 던졌지만, 연극을 골똘히 보고 있는 관객들은 그저 골똘히 앉아서 보고 있을 뿐이다. 그가 교묘하게 만들어버린 "열린 결말" 속에서 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자신의 책을 고민하면서 더 오래 기억하라고 이런 수법을 쓴 것 같아 얄밉기도 하다. -_-;


나의 의식은 자꾸만 이 책을 열린채 놔두고 책속의 흥미롭고 독립적인 내용들을 레퍼런스로 나중에 써먹고 지금은 메시지 같은 것은 잊어버리라고 종용한다. 심지어 이정도 사유를 했다면 참 잘했어요 스티커를 한장 받을 수도 있다고 갈라진 혀로 재잘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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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의 의식에게 한줄기 희망이 있다. 바로 "이쑤시개" 다.


더 정확하게는, 이 책에서 소개된 어떤 과학자가 생각해낸 "백과사전 막대"이다. 백과사전의 모든 문장을 숫자로 바꾼다. A는 01, B는 02 식으로.

그리고 그 것을 나란히 배열한 후에 맨 앞에 소수점을 찍는다. 그러면 거의 무한소수에 가까운 숫자가 만들어진다. 0.1732000631... 식으로, 그리고 그 이쑤시개의 길이를 "1"로 잡고, 백과사전이 만든 숫자에 해당하는 부분을 점으로 찍는다. 0.5는 이쑤시개의 한 가운데라는 식으로. 그러면 아무리 두꺼운 백과사전이라도 이쑤시개에 간단히 표현된다. 물론 현대 그리고 꽤 먼 미래의 과학에서도 그렇게 초정밀한 점을 찍을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포인트는, 이쑤시개는 현실 또는 시간에 해당하고 백과사전은 우리의 생각 또는 영혼에 해당한다. 이쑤시개가 1cm 이든 1km이든 상관 없이 아무리 페이지가 많은 백과사전도 담을 수 있는 것처럼, 1초이든 백만년이든 상관 없이 인간의 생각과 영혼은 영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불사). 슈퍼맨 정도는 되어야 현실에서의 1초를 백년처럼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여기서 주인공은 박사님의 실험 덕으로 -_-; 현실에서는 멍하게 의식을 잃고 자신의 무의식 세계에 빠져 그렇게 영원히 살게된다.

글이 슈퍼맨을 넘어 "인셉션"으로 치닫고 있다. 이책의 열린 결말보다 더 열어져쳐질 것 같은 이 글을 닫아봐야겠다.


그러면, 도대체 히어로나 준히어로, 히어로의 친구의 친구도 아닌 우리들은 이쑤시개를 사용할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또는 천운처럼 또는 정말 우연히 2권을 읽을 때,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고 있었다. (나는 공간마다 책을 배정하는 버릇이 있다. 집에서는 이책, 사무실에서는 저책, 밥먹을 때는 요책 식으로) 좀전에 거론한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는 사후 영혼의 불멸에 대해서 긴 대화를 한다. 그의 3단을 넘어 9단 논법을 읽다보면 영혼 불멸을 지구는 둥글다 처럼 믿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고결한 철학자들에게만 가능한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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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하루키의 이 책을 통한 메시지는.


인간의 무의식은 어떠한 역경에도 정의롭고 강인하며 또 영원불멸한 것이고,

그 것은 인간의 구성요소이지만 현실의 제한된 공간과 시간에 지배받지 않는다.


라고 꽤나 그럴싸하게 결론 지을 수 있지 않을까? 문이 덜 닫혀서 어디선가 매서운 바람이 계속 불어 들어오는 것 같지만, 나의 의식은 여기서 갈무리를 하라고 한다. :)


마지막으로 책의 민줄들을 덧불여 본다.

"그림자가 다시 내게 달라붙는다고 해도 다시 떼어내질 뿐이다. 그리고 똑같은 일을 다시 한 번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p62-63

"난 갈피를 못 잡을 때는 늘 새를 보곤 해." p69

"인간의 행위라는 것이 애당초부터 신에 의해 결정되어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하나부터 열까지 자발적인 것일까." p83

"시간이란 이쑤시개의 길이와도 같은 것이네. 그 안에 채워진 정보의 양과 이쑤시개의 길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네." p131

"인간은 시간을 확대해서 불사에 이르는 게 아니라, 시간을 분해해서 불사에 이르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야." p132

"순수한 구덩이" p197

"그러나 그래도 나는 방향타가 흰 보트처럼 반드시 똑같은 자지로 되돌아오고 마는 것이다.
그것이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은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
나 자신은 언제나 거기에 있으며, 내가 되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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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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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


1949년생, 별난 이들이 많다는 와세다대에서 학생 운동을 하며 7년 만에 졸업, 1979년 문단에 데뷔,

1985년 이 책으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두권짜리 소설이다.

원서가 두권인지 제법 두터운 한권인지 알길은 있지만 별로 알고 싶지는 않은 어쨌든 긴 소설이다.



원래 목적지는 1994년작 "태엽 감는 새"였다.

하루키를 좋아하고 그의 천재성과 위대함을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할 준비는 되어있지만,

태엽 감는 새가 하버드 북 스토어 Top5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는 그가 새롭게 보였다.

그래서 그 책을 읽으려했는데, 하필이면 총 4권중 세번째 책만 중고로 구입한 상태라서

책장에서 뒹굴고 있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1"을 읽기 시작했다.



헤르만 헤세와 이문열에 이어 참 좋아하는 작가고 그들의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하드보일드"와 "원더랜드"가 들어간 이 책은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하드보일드" -_-; 많이 끓었다는 뜻인가? 나의 무지함으로는 해석이 안되어 이곳 저곳을 뒤적거려보았다.


문학에서의 "하드보일드"

1930년대 전후 미국 문학에 나타난 새로운 사실 주의기법으로, 원래 계란을 완숙하면 더 단단해진다는 뜻에서 왔다고 한다.

문학적 용어로는 "비정", "냉혹" 이라는 말로,

극한 폭력적인 것들을 감정을 배제하고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묘사하거나

사회적,윤리적, 도덕적인 것들을 전면 배제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 "하드보일드"가 제목에서는 어떤 역할을 할지를 생각하기 이전에,

하루키 그의 묘사, 서술 방식을 생각해보면 이만큼 적절한 말도 찾기 힘든 것 같다.

"화가나 소설가들이 세상을 다른 관점에서 본다"라고 말한다면,

하루키는 자기가 보고 싶은데로 본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키가 와세다대 영화과이니 "하드보일드"의 영화쪽도 살펴보면,

문학에서의 그것과 거의 같은 의미이고 주로 냉혹한 누아르 장르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하드보일드"의 문학적 영화적 의미는 알겠는데,

"하드보일드"가 제목에 자리 잡고 있으니 머리속이 다시 흐트러진다.

"딱딱하고 가열되고 냉혹한" 정도의 수식어로 생각하고 다음 단어로 넘어가본다.



"원더랜드"

말 그대로 동화의 나라다.

1권을 읽고 2권의 중반을 읽고 있는 시점에서 원더랜드가 "동화의 나라"다라는 뜻을 가진 것이 참 혼란스럽다.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세계와 일각수 (유니콘)가 있는 동화속 같은 세계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런데 일각수가 있는 동화속 같은 세계가 책에서는 "세계의 끝"으로 불리운다.

그래서 자석요를 사듯이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현실의 세계로 생각했는데, 그 뜻이 "딱딱한 동화의 나라"라는 뜻이니

나는 이름도 성도 모른채 누군가를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 같은 미안함과 (그래야할 이유는 없지만) 부끄러움이 든다.



...

...

잠시 내가 왜 이렇게 제목이 연연해할까라고 생각하다,

갑자기, "상실의 시대" 원제가 "노르웨이 숲"이라는 것이 생각났고,

(이 책은 "일각수의 꿈"으로 예전에 번역되었다고 한다. -_-)

지금 내가 작가가 짓지도 않고 한국 출판사에 의해 그럴듯하게 탄생한 제목에 목을 매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에 (일본어는 모르니)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영어 제목이 "Hard-Boiled Wonderland and the End of the World" 이다.

순서가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작가의 것이니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

...


이 책에서 하루키 그가 그려내고 있는

인간의 "마음" "기억" "존재"의 의미를 따라가다보니

2권의 중반을 읽고 있는 이 지점에서 제목에 눈이 많이 간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났을 때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되듯이,

그가 던져주는 메시지를 미리 알아내려고 제목을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다.


 

곧 2권을 마저 읽고 나면

덜 두서 없이 정리해보고 싶다.



하루키 맛이 가득한 그의 "하드보일드"한 문체들을 마지막으로 덧붙여 본다.



"마치 비늘 랩에 싸여 냉장고 안에 던져진 채 문이 닫힌 생선과 같은 서늘한 무력감이 나를 엄습했다." p42

"공기는 벌써 몇 년 동안이나 그곳에 버려져 있었던 것처럼 혼탁했다." p72

"아무도 내게 볼일이 없는 듯했다. 괜찮다. 나 역시 어느 누구에게도 볼일이 없다." p119

"그것도 아무리 오랫동안 들여다 보아도 뒤돌아서면 어떤 얼굴이었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는 그런 타입의 미녀다. 이 세상에는 그런 타입의 아름다움이 존재하다." p231

"`하지만`도, `만약`도, `그러나`도, `그래도`도 없이 파괴는 한순간에 완전히 끝나고 김빠진 침묵이 주위를 뒤덮었다."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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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토벨로의 마녀
파울로 코엘료 지음, 임두빈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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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브람 스토커가 만들어낸 드라큘라로 유명해진 트란실바니아.


그 곳의 어느 집시 여인에게서 태어나

베이루트의 상류층 가정으로 입양되었다가

레바논 내전으로 영국으로 이주해서 살게된

"평범"이라는 수식어는 다소 어색한

한 여자의 이야기다.




"마녀"라는 중세 암흑기의 컴컴함이 책을 선뜻 펼치지 못하게 했지만,

코엘료라는 영혼의 보증수표로 일단 읽고 봤다.


지금 이 후기 비슷한 것을 쓰는 순간에도

책 제목이 프로벨로인지 포르토벨로인지 헷갈린다.



왜 코엘료는 영국의 많은 지명 중에 "포르토벨로"에 주인공 아테나를 살게 설정하고

그 동네를 이야기의 발상지로 선택했을까라는 쓸데 없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나의 무지함을 위로해주는 구글이 첫 검색 페이지에 보여준 것은

저 사진이 있는

1,000개 이상의 가게가 밀집한 세계에서 가장 큰 골동품 시장인 포르토벨로 시장 사이트였다.



"포르토벨로의 마녀"가 그리스의 남신 이전의 여신까지 거슬러 올라가 거론하며,

전통 춤이며 서체, 게다가 접신까지 하는 것을 보면

저 골동품 시장이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다.





3인칭 다 (여러 명) 관찰자 시점은 이 책의 시작을

진흙탕에 빠진 후륜자동차를 빼내야하는 것처럼

귀찮고 짜증나게했다.

그리고 초반부 시간의 순서가 보이지 않는 전개는,

그 흐름을 맞추기 위해서는 각 섹션을 찢어서 다시 조판해야하나라는 두려움이 들 만큼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영혼의 보증수표는

"읽음"에 대한 동기부여를 계속 해주었고 이렇게 (결국?) 마지막 페이지를 읽었다.

머리를 막 감고 아주 푹신한 베개에서 9시간정도 정신 없이 자고 일어난 사람의

(웬만한 드라이나 빗질로는 수습이 안되는, 그래서 결국 다시 감는)

알수 없는 방향으로 굵게  헝클어진 머리처럼

마음과 머릿속이 카오스 상태가 되어버렸다.



새기고 싶은 많은 말들로 인해

꽤 많은 페이지의 위 아래가 두서 없이 접혀졌지만,

책이 이야기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정확하게는 마음에 와닿게) 찾지 못한 불안함은

끝내 떨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와 매일 일어나는 사소한 대화를 하다 갑자기 난,

중세 사악한 주술과 세치혀로 사람들을 현혹해 화형에 처해져야한다는 마녀가 아닌,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 (Liviathan)의 거대한 괴물 같은 정부처럼 무조건 복종하고 따라야하는 남신이 아닌,

무한하고 지혜로운 사랑으로 가득한 여신의 존재를 인지한 것만으로

삶의 복잡한 여러 층 너머의 진리를 보는 통찰력을 가진 마녀처럼


아이와 함께 잠시 명상을 했다.



(다들 그렇듯이)

처음엔 웃기고 이상해하며 (조금 긴장하며) 웃던 아이가

잰다는 것이 의미 없어진 시간이 지난 후

그 조그마한 입에서

깨우침의 진리들을 말하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나는 책장에 아무렇게나 던져져있던

포르토벨로의 마녀가

(위대한 마법사의) 진귀한 스펠북인냥 처다보았다.



시간은 존재하지 않고 공간만 존재하기에 나는 현재형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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