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봄비.

 

이 비는, 이 물 방울들은 어디에서 오는 건가. 언젯적 물, 에치투오 들인가. 우주의 원자들일까.

 

설화의 패러디는 이탈로 칼비노라고 '소설의 기술 the Art of the Fiction'에서 존 가드더가 정리했다. 이탈로 칼비노는 그 유명한 '고전은 다시 읽는 것'이라는 인용구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 자신이 고전으로 정의될 소설을 썼다. 재미 삼아, 거짓말을, 시침 뚝 떼고, 우주적 뻥과 과학을 양념 삼아.

 

달이 과거엔 너무 가까이 있었다네. 바다로 나가 하늘에 떠 있는 달에 긁히지 않게 고개를 숙이며 배를 저어 나가서 달까지 사다리를 대고 달의 중력에 다가가 폴짝 뛰어오른다고. 거기서 여러 물질이 녹아 달의 비늘 사이에 고여있는 우유를 긁어 온다고. 그런 시절이 있었다고. 생명체가 여러 무기물 사이에 부유했는데 이 물질들이 서로 뭉치고 굳더니 지구가 생기더라나. 그 맑은 구체 였던 지구가 굳어가는데 그 속에 빠진 누이를 1912년에 호주에서 만났다니 다행이지.....아, 뭐야?!!! 이게 문학이라고? 설화나 옛이야기가 이런데요? 그쵸?! 재미있고 엉뚱망충한데 그 안에서 말이 된다고요. 인물들의 갈등과 슬품이 더할 수 없이 절절하다니!  하하하 칼비노는 게다가 과학도 섞고 인물들이 (사람인지 뭔지) 제멋대로 쿨시크하고 이름도 대충 달아놨는데 이걸 각잡고 읽는건 우습잖습니까. 그런데 무시할 수는 없더라고요.

 

봄비, 우주적 망상, 아니 상상력으로 에치와 투와 오의 결합과 분해 혹은 실험실의 비이커들을 상상합니다. 아침은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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