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부커 수상작 Lincoln in the Bardo 를 읽기 시작했다. 티벳 불교에서 죽은이들이 환생과 진짜 죽음 사이에서 머무는 공간이 'Bardo'라고 한다. '연옥'과 비슷한 이 특별한 공간에 오랫동안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적어도 독자에게 자기 소개를 그렇게 하지는 않으면서) 머물러있다. 백 명이 넘는 인물들이 쉴 새 없이 떠들고, 한 편에선 링컨 대통령 시기의 기록들을 배치해서 기록들과 주변 인물들이 엇갈려 쏟아지는 느낌이다.

 

링컨의 아들, 그가 아끼고 사랑한 아이 윌리가 죽었다. 껑충한 키의 어색한 몸짓의 대통령이 모든 관례를 무시하고 장례 후 아이의 무덤에 찾아와 이미 식어버린 아이의 몸을 꺼내서 품에 안는다. 그가 우는 모습을 주위의 '인물들'이 보고 '이런 적은 없는데....이미 상자에 담긴 우리를 이렇게 찾아와서 따뜻하게 안고 슬퍼하는 사람은 없었지'라며 놀란다. 나 역시 그랬다. Bardo의 링컨 쥬니어는 아직 천사를 따라가지 않았다. 선배들이 하는 '이제 갈 길 가야지' 라는 조언을 듣지만 윌리는 아버지를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 '신과 함께'에서 김자홍이 어머니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싶다고 하던 장면이 생각난다. 죽은 사람들은 늘 못 다한 말이 있다. 자, 링컨의 아들 윌리가 아버지를 다시 만나서 말을 할 수 있을까? ... 이제 1/4 읽었을 뿐인데 책이 어려워서 조금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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