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날개의 저자 약력 



키 155센티미터, 몸무게 48킬로그램의 현직 소방관 사브리나 코헨-해턴은 영국에서 직급이 가장 높은 여성 소방관 중 한 명이다. 청소년 시절 2년간 노숙자 생활을 했으며, 열여섯 살에 학교를 그만 두고 열여덟 살에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웨일스 소방 구조대에 들어갔다. 약 20년 동안 소방관으로 일하면서 웨스트민스터 테러 공격, 홀본 지하 터널 화재 등 여러 대형 사건에 참여했다. 런던 소방청 경무관을 거쳐 현재는 웨스트서식스 소방 구조대의 소방대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영국 내 여성 소방관 중 가장 높은 직급을 가지고 있다. 영국 개방 대학교를 졸업하고 카디프 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긴급 상황에서의 의사 결정과 지휘 기술에 관한 연구로 카디프 대학교의 ‘심사위원 우수 연구상Jury Research Prize’, 미국심리학회의 ‘레이먼드 니커슨 우수 논문상Raymond Nickerson Best Paper Award’ 및 ‘신진연구자상New Investigator Award’ 등을 받았다. 또한 그녀가 개발한 의사 결정법과 훈련 시스템은 영국 전역의 소방 구조 시스템에 혁신을 가져왔고, 여러 나라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2018년 카디프 대학교의 명예 연구원으로 위촉되었다. 노숙인을 위한 자활 잡지 『빅이슈Big Issue』의 홍보대사이며, 2019년에는 『마리끌레르Marie Claire』 영국판에서 ‘미래를 이끄는 사람들Future Shapers’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었다.

의사 결정 마비 현상 decisin inertia 이라는 것은 잘못될 수 있는 모든 요인들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마비되어 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 P60

다 알면서도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즉 의사 결정 마비 현상에 굴복하는 것이야말로 단연 최악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 P69

1년 후, 박사과정 연구를 시작하기로 되어 있던 날, 나는 가브리엘라를 출산했다. 롭 교수는 본격적인 연구 작업을 시작하는 것을 몇 주 미루고 대신 심리학과 신경과학 관계 문헌들을 읽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첫 몇 달 동안 나는 그 논문들을 가브리엘라가 잠들기 전에 이야기 책처럼 읽어줬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읽기 위해서였다. 나는 아기가 그냥 내 목소리를 들으며 안정을 찾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장거리고 걸어 다닐 무렵 하마를 보고 히포포타무스hippopotamus라고 하지 않고 자구 히포캄퍼스hippocampus(대뇌 측두엽의 해마)라고 한 걸 보면 뭔가가 아이의 머릿속에 들어간 것 같기도 하다. - P115

한번은 선생님이 ‘빅이슈‘를 팔고 있던 나를 봤다. 내가 선생님을 부르자 그는 어색하게 자기 신발을 내려다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옆을 지나쳐서 가버렸다. 나는 그때 15세 였고, GCSE(중등교육이수 자격시험)을 치고 있었다. 나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무도, 정말이지 아무도 내 안위를 걱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어른이 되고 나니 그때 그 선생님도 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모래에 머리를 파묻는 타조가 세상에 보여주는 건 자기 엉덩이뿐이다. - P235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예상치 못한 증상 중 하나가 손발이 차가워지는 현상이다. 이 장애를 겪는 사람은 과도하게 분비되는 투쟁-도피fight-or-flight 호르몬에 반응해서 몸이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한다. 뇌는 자신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고 혈액을 생명 유지에 필요한 중요 기관으로 더 많이 보낸다. 따라서 손과 발로 가는 혈액이 감소하고, 더운 날에도 춥게 느껴진다.
[...]근육이 많이 없어지고 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것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반갑지 않은 증상 중의 하나다. 코르티솔(주요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치가 높아져서 근육 세포에 들어가는 단백질의 양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근육을 만들거나, 이미 있는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또한 코르티솔은 지방이 저장되는 과정에 개입해서 배 주변에 지방이 축적되도록 한다. - P285

마인드의 연구 결과 소수 인종 출신의 구급 대원들 사이에 이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들이 도움을 요청할 확률이 더 낮다는 이야기다. 인종, 젠더, 성적 지향 등 ‘다르‘다는 꼬리표가 일단 붙고 나면 ‘다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경우가 많다. 소방관으로 일하면서 지낸 대부분의 시간을 차별에 맞서 싸워야 했던 나도 이 문제를 체감하고 있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내 능력 때문이 아니라 상상 속의 ‘여성 고용률‘을 채우기 위해서라는 암시는 정말이지 싫다. 과거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두 배로 열심히 일을 해야 다른 사람의 절반 정도 인정을 받는 느낌이 들었었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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