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날개의 저자 약력
의사 결정 마비 현상 decisin inertia 이라는 것은 잘못될 수 있는 모든 요인들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마비되어 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 P60
다 알면서도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즉 의사 결정 마비 현상에 굴복하는 것이야말로 단연 최악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 P69
1년 후, 박사과정 연구를 시작하기로 되어 있던 날, 나는 가브리엘라를 출산했다. 롭 교수는 본격적인 연구 작업을 시작하는 것을 몇 주 미루고 대신 심리학과 신경과학 관계 문헌들을 읽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첫 몇 달 동안 나는 그 논문들을 가브리엘라가 잠들기 전에 이야기 책처럼 읽어줬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읽기 위해서였다. 나는 아기가 그냥 내 목소리를 들으며 안정을 찾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장거리고 걸어 다닐 무렵 하마를 보고 히포포타무스hippopotamus라고 하지 않고 자구 히포캄퍼스hippocampus(대뇌 측두엽의 해마)라고 한 걸 보면 뭔가가 아이의 머릿속에 들어간 것 같기도 하다. - P115
한번은 선생님이 ‘빅이슈‘를 팔고 있던 나를 봤다. 내가 선생님을 부르자 그는 어색하게 자기 신발을 내려다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옆을 지나쳐서 가버렸다. 나는 그때 15세 였고, GCSE(중등교육이수 자격시험)을 치고 있었다. 나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무도, 정말이지 아무도 내 안위를 걱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어른이 되고 나니 그때 그 선생님도 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모래에 머리를 파묻는 타조가 세상에 보여주는 건 자기 엉덩이뿐이다. - P235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예상치 못한 증상 중 하나가 손발이 차가워지는 현상이다. 이 장애를 겪는 사람은 과도하게 분비되는 투쟁-도피fight-or-flight 호르몬에 반응해서 몸이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한다. 뇌는 자신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고 혈액을 생명 유지에 필요한 중요 기관으로 더 많이 보낸다. 따라서 손과 발로 가는 혈액이 감소하고, 더운 날에도 춥게 느껴진다. [...]근육이 많이 없어지고 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것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반갑지 않은 증상 중의 하나다. 코르티솔(주요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치가 높아져서 근육 세포에 들어가는 단백질의 양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근육을 만들거나, 이미 있는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또한 코르티솔은 지방이 저장되는 과정에 개입해서 배 주변에 지방이 축적되도록 한다. - P285
마인드의 연구 결과 소수 인종 출신의 구급 대원들 사이에 이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들이 도움을 요청할 확률이 더 낮다는 이야기다. 인종, 젠더, 성적 지향 등 ‘다르‘다는 꼬리표가 일단 붙고 나면 ‘다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경우가 많다. 소방관으로 일하면서 지낸 대부분의 시간을 차별에 맞서 싸워야 했던 나도 이 문제를 체감하고 있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내 능력 때문이 아니라 상상 속의 ‘여성 고용률‘을 채우기 위해서라는 암시는 정말이지 싫다. 과거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두 배로 열심히 일을 해야 다른 사람의 절반 정도 인정을 받는 느낌이 들었었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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