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의 여행지의 풍경을 상상하며 첫 페이지를 시작하던 나는 하수였다. 그는 여행의 개별적 경험 보다는 '여행'이라는 보다 보편적인 의미를 고민하고 편안하게 하지만 아주 스마트하게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여행 엣세이가 아니라 인문서였네.

 

떠나서 집이 아닌 곳에서 이방인으로 머물다가 돌아오는 이야기. 어쩌면 집의 이야기. 하지만 여기가 아닌 저곳의 이야기. 방향성의 정의도 생각하고 손님과 주인의 태도에 대해서도 곱씹는다. 오딧세우스를 (제대로, 다시)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맞아, 맞아, 오디세우스는 저렇게 싸가지가 없었지.

 

방송을 타서 아주 유명해진 작가인데다가 그의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꺼렸었다. (그러면서 엣세이는 족족 다 사서 읽었어) 그래도 그의 깔끔한 문장과 똑똑한 내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방송 탄 작가의 책이라고 무지한 대중만 상대하는 건 아니잖아. 너무 잘 나가는 작가의 책을 사서 읽는 게 부끄러운가? 뭐...조금은.

 

책을 읽다가 반가운 '본투런'의 러너들도 만났다.

 

 

아, 본투런, 너무 멋진 책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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