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양장) 새움 세계문학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를 통해서 "번역은 원래 작가 문자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감동을 줍니다(p.6)"라며 원작자가 쓴 서술 구조 그대로 번역해야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번역가 이정서만의 번역에 대한 소신을 처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서야 다시 번역공부를 다시하고, 고전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번역가 이정서의 위대한 개츠비 번역 개정판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번역가 이정서는 지금부터 약 2년 전에 위대한 개츠비 번역서를 출판한 적이 있었지만, 그 당시에 의욕만 앞선 탓에 여러 실수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곤 책을 즉시 절판시키고, 이번에 다시 재번역한 위대한 개츠비입니다. 



■ 위대한 개츠비 내용 


고전문학 위대한 개츠비는 화자 닉 케러웨이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닉의 이웃인 개츠비는 매일 밤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호화롭고 성대한 파티를 엽니다. 사람들 사이에선 개츠비라는 인물은 아주 수수께끼 같은 인물인데, 어느 날, 닉을 그의 파티에 정식으로 초대한다는 초대장을 받고, 개츠비의 파티 현장(?)을 찾아가고, 거기서 비로소, 닉과 개츠비는 만나고 그들은 아주 가까워집니다. 개츠비가 닉을 초대한 이유는 따로 있었으니, 개츠비의 옛 사랑 데이지와 재회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닉은 데이지와 육촌이었거든요. 닉의 도움으로 데이지와 개츠비는 만납니다. 그들은 오랜만에 지난 추억을 상기하며, 환상적인 사랑에 빠져듭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이를 눈치 챈 데이지의 남편 톰 뷰캐넌이, 질투에 눈이 멀어서 개츠비를 경계하며 개츠비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개츠비를 몰아 세우게 됩니다. 이야기의 전개가 극에 달할 때쯤, 데이지가 끔찍한 뺑소니 사고를 내고, 그녀 대신 개츠비가 운전한 것으로 하여, 그의 사랑을 보호하려고 하지만, 개츠비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위대한 개츠비 구성


위대한 개츠비 번역개정판은 "왜 '위대한 개츠비일가?"라는 제목으로 역자의 말을 포함해, 총 9 챕터로 위대한 개츠비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원작자 스콧 피츠제럴드의 필력이 그대로 전달되는 영어 원문과, 번역가 이정서가 우리말로 번역한 내용이 나란히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끝난 다음엔, 역자노트도 있어요. 역자노트에는 위대한 개츠비의 기존에 번역된 문장 중, 번역이 모호해서 이야기가 이상하게 전개되는 부분들을, 비교 분석하고 정정하며, 번역가 이정서만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심지어 기존 역자들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괌감하게 비판하기도 합니다. 제일 마지막엔 원작자 스콧 피츠제럴드에 대한 이해를 돕는 그의 연보도 담겨져 있습니다.





느낀 점 


번역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입니다. 원문 단어와 문장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원문의 뜻을 크게 다치지 않는 "의역"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조금 부자연스러워도, 원문에 딱딱 맞아 떨어지는 "직역"이 옳다고 주장하는, 번역은 솔직히 종잡을 수 없는 분야이긴 합니다. 하지만, 의역이든 직역이든, 진심으로 원문 내용과 의미를 벗엇나지 않는 선에서 번역한다면, 용서할 만하지만, 지나치게 우리나라 정서에 맞추려다 원문을 편집하여 없는 문장을 창작하거나 삭제하는 번역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봅니다. 독자는 원문 내용을 그대로 접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번역가가 중간에 나서서 지나치게 중재하려다가, 원문을 다치게 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는 점에선 동의합니다. 번역가 이정서를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를 통해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의 소신은 서문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원작자가 서술 구조 그대로의 의미를 찾아가는 고된 여정이 번역"이라는 소신을 내놓고, 원문의 서술 구조대로 어린 왕자를 번역했고, 위대한 개츠비 또한 원작의 서술 구조에 따라 번역했습니다. 서술 구조에 맞춰 번역하면 번역된 내용이 다소 딱딱하거나 부자연스러운 어투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서술 구조에 따른, 즉 직역에 가깝지만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번역, 혹은 번역체에서 번역은 여전히 연구해야 하는 부분인듯 합니다. 그럼에도 번역가는 인물들의 뉘앙스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며 이야기의 맥을 짚어가며 번역했고 위대한 개츠비 속 인물들의, 상황 혹은 심리적인 측면에 따른, 표현과 이야기 전개 등은 다소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다만, 번역가가 언급한바대로, 위대한 개츠비의 속 모든 문장들은 은유적이라, 영문으로 들여다보든, 번역체로 보든 이해하는 건 여전히 도전과제라는 걸 인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대한 개츠비는 왜 위대한가?", "데이지는 진짜 속물적인 여인이었나?"와 같은 의문 섞인 질문에 대해서, 독자로서 해석의 영역이 넓이진 건 사실입니다. 위대한 개츠비를 책으로 읽기도 전에,영화로 접했고, 영화 속 개츠비는 옛 사랑 데이지를 향한 미련해 보일정도로 맹목적인 사랑에 온몸을 던진 인물이라고 인지했습니다. 개츠비의 맹목적인 사랑과 대조적으로, 데이지는 부자가 되어서 돌아온 개츠비에게 (제벌가 남자 톰 뷰캐넌과 결혼 했음에도) 빠져 들다가 그녀 자신에게 위기 상황에 봉착했을 땐, 개츠비를 처다보지도 않고 자기 살 궁리만 하는 모습에 사실 너무나 화가났습니다. 그런데, 번역가 이정서의 번역을 보곤, 그들에 대한 오해가 살짝 가시는 분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앞서 언급한바와 크게 다를바 없으나, 그들에겐 심리적 변화가 이야기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개츠비는 맹목적으로 데이지를 찾겠다는 환상만 가지고 5년의 시간을 들여 성공하여 돌아왔고, 그렇게 원하는 그녀와 재회했으나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녀에 대한 개츠비의 사랑이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적으로 와닿는 대목과 그 현실을 넘어, 사랑을 대한 책임을 지려는,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대목(위대한 개츠비 속 글귀 p. 278-279/역자노트 p. 551 아래 ↓)언급합니다. 그리고 데이지 또한, 자신의 남편이 아주 이기적이며 자신을 두고 다른 여인과 바람을 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내색하지 못하는 외로운 삶을 살다가, 개츠비를 만나, 개츠비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성공한 사실에 감동받은 대목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대부분은 데이직 개츠비의 부에만 꽂혀 있는 속물적인 존재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개츠비에게 감동을 느끼고, 그를 진심으로 그리워했고 사랑했습니다. 다만, 그녀의 남편이 데이지와 개츠비의 묘한 기류를 알아채고, 베일에 쌓인 개츠비를 추궁하는 중에, 개츠비가 불법적이고 위험한 일로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는 오해를 합니다. 질투에 눈이 먼, 데이지 남편 톰은 개츠비를 지속적으로 비방하는데, 개츠비는 톰을 죽이고 싶을 만큼의 분노를 표출합니다. 이때, 데이지가 개츠비를 무섭게 봅니다. 그리고 그녀의 맘이 닫히고, 결정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그녀는 자신만 살려고 개츠비를 뒤로 하고 돌어섭니다. 즉, 개츠비가 위대하고, 데이지가 속물적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는 이유와, 이야기의 맥락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개츠비가 맹목적으로 사랑만 추구했던 답답한 바보가 아니였으며, 데이지 또한 자신을 향한 개츠비의 진심어린 사랑을 인지했으나, 특정 복선으로 인하여 인물들의 심리가 변했다는 것을 이야기 흐름에 따라 알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무엇보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의 시대배경은 1920년대 뉴욕으로, 물질만능주의로 만연하고 도덕적으로 퇴락하던 시대였습니다. 물질 자체의 가치를 아주 높여주고, 도덕적인 가치는 바닥으로 내모는 시대여서, 인간이 가장 위협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도덕적인 건 안중에도 없고 무조건 물질적으로 안전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의 비열한 군상을 보여줍니다. 개츠비의 장례를 치를 때, 호화롭고 성대한 개츠비의 파티에 왔던 사람들은 개츠비의 장례에 절대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개츠비의 장례식은 초라했습니다. 반면, 개츠비에겐 부와 명예는 절대 전부가 아니었고, 그가 원하는 건 사랑이었고 사랑에 대한 책임이었습니다. 이를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는 알았지만, 그 시대는 절대로 사랑만 선택했을 때 아주 비참할 수 있다는, 씁쓸함과 허무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건 그때나, 지금이나, 시대를 초월해서도 도덕적 가치는 물질적 가치를 절대 넘어설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위대한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를 제대로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문학 번역에 관심이 있고, 원문을 번역하고 번역 내용을 해석하는데 시야와 통찰력의 범위를 넓히고자 하는 분들에겐 새로운 참조도서가 될 것입니다. 



■ 위대한 개츠비 속 글귀 


p. 124-125 I had been actually invited. A chauffeur in a uniform of robin's-egg blue crossed my lawn early that Saturday morning with a surprisingly formal note from his employer: the honor would be entirely Gatby's, it said, if I would attend his "little party." that night. He had seen me several times, and had intended to call on me long before, but a peculiar combination of circumstances had prevented it-signed Jay Gatsby, in a majestic hand. 나는 실제로 초대를 받았다. 청록색 제복을 입은 운전사가 토요일 아침 일찍 그의 주인이 전하는 놀랍게 격식을 갖춘 초대장을 가지고 내 잔디밭을 건너왔다. 그것은, 만약 내가 그날 밤 그의 작은 파티에 참석해 준다면 개츠비로서는 전적으로 영광이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는 여러 차례 나를 봐왔고, 오래 전부터 나를 방문하려 했지만, 특수한 상황들이 겹쳐 그러지를 못하겠다고 했다-거기에는 위엄 있는 필체로 제이 개츠비라고 서명되어 있었다.


p. 144-145 He smiled understandingly-much more than understandingly. It was one of those rare smiles with a quality of enternal reassurance in it, that you may come acrosee four or five times in life. It faced-or seemed to face-the whole external world for an instant, and then cocentrated on you with an irresistible prejudice in your favor. 그는 이해심 있게 미소를 지었다-이해심을 가진 그 이상을 담아. 그것은 영원히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의 보기 드문 미소 가운데 하나였다. 당신이 인생에서 네댓 번 접할 수 있을까 말까 할만한. 그것은 일순간 외부 세계 전체를 직시하고는-또는 직시한 듯하고는-그러고 나서 당신의 호의에 저항할 수 없는 편견으로 당신에게 집중하는 미소였다.


p. 266-267 He had been full of the idea so long, dreamed it right through the end, waited with his teeth set, so to speak, at an inconceivable pitch of intensity. Now, in the reaction, he was running down like an overwonded clock. 그는 그렇게 오랫동안 그 생각에 가득차 있었고, 끝까지 정확하게 그것만을 꿈꿔 왔고, 이를 악물고, 말하자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강렬한 강도로 기다려 왔던 것이다. 이제, 그 반작용으로, 그는 태엽을 너무 감은 기계처럼 멈추어 서 있는 중이었다.

p. 278-279 There must have been moments even that afternoon when Daisy tumbled short of his dreams-not through her own fault, but because of the colossal vitality. It had gone beyond her, beyond everything. He had thrown himself into it with a creative passion, adding to it all the time, decking it out with every bright feather that drifeted his way. No amount of fire or freshness can challenge what a man will store up in his ghostly heart. 그날 오후 데이지가 그의 꿈의 일부를 허물어뜨렸던 순간도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다-그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그의 터무니없는 착각의 지속성 때문에. 그것은 그녀를 넘어서는, 모든 것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는 창조적 열정으로 그 자신을 그 속에 내동댕이쳤고, 내내 더해 가면서, 그의 길에 떠 있는 모든 빛나던 깃털로 그것을 때려눕혔던 것이다. 열정이나 신선함의 양만으로 한 남자가 자신의 유령 같은 심장에 묻어 두려던 것에 도전할 수 없는 것이었다.


p. 522-523 Gatby believed in the green light, the orgastic future that year by year recedes before us. It eluded us then, but that's not matter-tomorrow we will run faster, stretch out our arms fathers....and one fine morning-/So we beat on, boats against the current, borne back ceaselessly into the past. 개츠비는 녹색 불빛을, 해가 갈수록 우리 앞에 가치를 잃어 가는 그 절정의 미래를 믿었었다. 그것은 그때 우리를 피해갔지만, 그것은 문제가 아니었다-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릴 것이고, 우리의 팔을 더 멀리 뻗을 것이다…그러고 나서 어느날 아침-/그리하여 우리는 나아갈 것이다.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밀쳐지면서.



■ 역자 노트 속 글귀


p. 530-531 어떤 문장이고 따로 떼어 놓고는 그 의미를 정확히 번역하는 게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저 역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맥 속으로 들어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위아래 문맥에 비추어 보면 그것이 무슨 의미로 쓰였는지가 정확히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단어, 그 문장이 가리키는 의미는 원래 정확히 하나였으므로, 그게 가능해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역으로 원래 의미와 다른 번역을 한 건 어찌 알 수 있을까요? 그건 어떤 문장이든 잘못되면 자연스럽지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문법적이든 의미든 말입니다.

p. 532 (중략) 중요한 것은 저 단어들이 담고 있는 의미의 '해석'이 아닙니다. 그 해석은 독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역자만큼 그 의미를 해석할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생각 그대로를, 즉 작가가 쓴 문장 그대로를 '번역'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연히 번역이 끝나면 그 역시 한 사람의 독자로 돌아가 '해석'할 권리가 주어지는 것일터이지요. 다시 말해 비록 자신이 '번역자'라고 해서 그 해석을 독점해 독자들에게 가르칠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p. 535 『위대한 개츠비』에서의 개츠비에 대한 우리 독자들의 오해는 극단적일 정도입니다. 번역서를 읽은 이들은 대부분 개츠비에 대해 어느정도 거짓말쟁이에, 불법으로 큰도을 벌었지만, 한 여자에 대한 병적으로 집착하다 파멸하는 인간쯤으로 여깁니다. 그러고는 개츠비가 왜 '위대하다는 것이냐?'며 의아해합니다. 왜 이런 인식을 갖게 되었을까요? 바롯 잘못된 번역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번역이 뭐라고 그런 차이까지? 하고 의아스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글이라는 것은 수식어하나만으로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에 그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문제인 것입니다.


p. 547 His bedroom was the simplest room of all-except where the dresser was garnished with a toliet set of pure dull gold. / 이 문장은 어떤 의미로 쓰인 것일까요? 왜 저자는 줄표를 넣어 보충 설명을 하면서까지 강조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짧은 한 문장 속에는 사실 많은 게 담겨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화려한 파티를 열어 주는 개츠비에 대해 허영과 허세로 가득 찬, 화려한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는 데이지를 위한 것만 제외하고는 검소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서술 구조 그대로 직역하면 이런 뜻입니다./ 그의 침실은 모든 방들 중 가장 소박했다 묵직한 순금의 화장용품이 정돈되어 있는 화장대만 제외하고는.(이정석 역)


p. 551 It had gone beyond her, beyond everything. He had thrown himself into it with a creative passion, adding to it all the time, decking it out with every bright feather that drifeted his way. No amount of fire or freshness can challenge what a man will store up in his ghostly heart. 그날 오후 데이지가 그의 꿈의 일부를 허물어뜨렸던 순간도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다-그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그의 터무니없는 착각의 지속성 때문에. 그것은 그녀를 넘어서는, 모든 것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는 창조적 열정으로 그 자신을 그 속에 내동댕이쳤고, 내내 더해 가면서, 그의 길에 떠 있는 모든 빛나던 깃털로 그것을 때려눕혔던 것이다.(이정석 역) /개츠비의 '위대함'은, 한 여자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이 아니라, 사랑이 어찌 변하냐고 믿는 숭고한 몸부림이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빛나는 깃털로 때려눕혔다'라는 표현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엄연히 은유적으로 그렇게 쓴 것입니다.)

p. 562 (중략) 이 소설은 이른바 '언어적 유희'가 아주 심합니다. 그 '유희'는 보통 원어민이 보기에도 잘 알아보지 못할 만큼 복잡합니다. 그래서 영미소설 중 최고의 문장 중 하나라고 일컬어지기도 하는 것일 테고, 100년이 지나도록 미국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할 터입니다. 아무튼 이 소설에서 개츠비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는 그의 표준어가 아닌 영어로 인해 발생하는 측면이 큰 것으로 서술됩니다.


p. 584 문학작품 속 문장은 어떤 경우 한 문맥만 떼어 놓고 보면 도저히 번역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듯 압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으로 인해 (더군다나 중의적 의미까지 더해져)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바르게 번역하지 못하면 작품 자체가 엉뚱해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p. 597 아마 번역은 그럴 것입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떼어 놓고 보자면,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이해하기 힘든 게 더 많은 것. 그래서 과연 이 책 한 권을 어찌 정확히 번역할 수 있을까 싶은 것. 그런데 역으로 생각하면 앞의 내용이 있기에 다음 문장 다음 문장이 어떤 식으로든 정확한 하나의 의미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번역에도 하나의 답이 존재한다는 사실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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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빨강머리 앤 - 낭만을 잊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른이 된 앤 셜리가 전하는 말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허씨초코 그림, 신선해 옮김 / 앤의서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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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빨강머리 앤 만화가 시작되지 전에 오프닝으로 흘러나왔던 OST. 아직까지도 빨강머리 앤이 나의 추억 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TV 만화로는 앤이 17~18세쯤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며 앙숙과도 같은 길버트와 썸을 타는 것 까진 기억나는데, 그외 후속으로 성인으로 성장하여 겪는 앤의 일대기를 담은 앤 시리즈가 출간되었다는 건, 스무살, 빨강머리 앤을 읽고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 스물살, 빨강머리 앤 내용 및 구성

 

스무살, 빨강머리 앤은 원작 <그린 게이블즈의 앤 Anne of Green Gables> 후속 편인 <에이버린의 앤 Anne of Avonlea>, <레드먼드의 앤 Anne of Island>,<윈디 윌로우즈의 앤 Anne of Windy Willows>, 그리고 <앤의 꿈의 집 Anne's House Dreams>을 바탕으로, 성장, 꿈, 사랑, 인간관계에 대한 앤의 주옥같은 말들로 구성된 책입니다. 게다가, 앤의 원작자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직접 쓴 원문 내용을 함께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 느낀 점

 

"~ 얼마나 낭만적이예요"라는 표현을 달고 살았던 우리들의 낭만 소녀 빨강머리 앤. TV 만화 속에서 봤던 앤의 어린 시절은 불행했고, 그러다가 마릴라 아주머니와 매튜 아저씨를 만나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고 안정을 찾아갑니다. 물론, 마릴라 아주머니는 사내 아이를 데려오길 원했는데, 여자아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아쉬움을 표현한데서, 앤 셜리가 열폭하는..ㅋㅋ 그들의 첫 만남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앤은 진짜 추억의 만화 그 이상이었습니다. 앤의 이야기 원작이 따로 있다는 건, 내가 성인이 되어서 알았고, 원작자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라는 건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으며, 앤 이야기가 인기가 많아서 독자들의 요청으로 후속작이 출간되었다는 사실도, 이번에 제대로 알았습니다. 앤 이야기 원제는 <그린 게이블즈의 앤 Anne of Green Gables>이며, 이는 앤의 10대 시절을 담았고, 앞서 책 내용에서 설명된 후속 작들은 앤의 10대 후반에서 20대를 아우른 앤의 인생을 담았습니다. 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으며, 말대답을 잘하는(그래서 내가 너무나 존경했던ㅋㅋㅋ) 천진난만한 소녀였죠. 그녀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성장하면서 상상과 현실의 괴리감을 느끼고, 많은 갈등을 겪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낭만 소녀 앤은 거기에서 좌절할 사람이 아니죠. 고통스러운 삶을 아주 희망적으로 재해석하는 앤 셜리만의 주옥같은 말들이 담겨져 있어서, 다시 한번더 앤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어요. 공감과 위로를 넘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혜안을 느낄 수 있어서, 앤의 모든 이야기를 통째로 읽고 싶은 충동이 솟구쳐서 조망간에 꼭 읽으려고요(책읽으면서 하고 싶은거 다하려니 24시간 모자랄 정도예요. 암튼). 그리고, 영어를 좋아하고, 번역에 관심이 많은터라, 앤의 이야기를 원작자의 원문으로 짧막하게 읽어볼 수 있어서, 너무 좋고요. 우리나라 번역문과 원문을 비교해서 읽고, 원문을 기반으로 내 방식으로 번역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다만, 성장, 꿈, 사랑, 인간관계를 각 주제로 삼고, 그에 따른 말모음들이 있는데요. 본문 내용을 읽기 전에, 책 뒷면에 앤 후속작에 대한 간단한 내용이 있으니, 그 내용을 먼저 들여다 본 후에 읽을 것을 권합니다. 후속작의 내용을 잘 모르면, 잘 모르는 인물들도 나오고, 잘 몰랐던 맥락들이 나와서, 살짝 혼동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후속작에 대한 간단 설명을 꼭 먼저 읽어보길 바라요. 물론, 앤의 후속작을 이미 아는 분들은, 무리없이 읽을 수 있어요!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앤을 통해서, 위로와 공감을 얻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특히 앤을 너무나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책 속 글귀 

 

p. 55 "Fancies are like shadow...you can't cage them. they're such wayward, dancing things. But perphas I'll learn the secret some day if I keep on tring." "공상이란 마치 그림자 같이……. 제멋대로 춤을 추는 통에는 도무지 붙잡아 가둘 수가 없다니까. 하지만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 그 비결을 알게 되겠지."

 

p. 60-61 "Well, let's forget oour troubles and think of our mercies," said Anne gaily, "Mrs, Allan says that whenever we think of anything that is a trial to us we should also think of something nice that we can set over against it." "음, 우리, 고민거리는 잊어버리고 고마운 일을 떠올려보자. 앨런 부인이 말씀하시길, 괴로운 생각이 고개 들 때마다 그에 맞설 수 있게 좋은 것을 떠올리라고 하셨어."

 

p. 62-63 "After all," Anne had said to Mallia once, "I believe the nicest and sweetest days are not those on which anything very splendid or wonderful or exciting happens but just those that bring simple little pleausres, following one another softly, like plears slipping off a sting." 언제가 앤이 마릴라 아주머니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결국 가장 즐겁고 기분 좋은 날이란 대단히 인상적이거나 경이롭거나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벌어지는 날이 아니라, 그저 단순하고 소소한 기쁨들이 실에에서 알알이 미끄러져 나오는 진주 알처럼 살며시 연달아 다가오는 그런 날들이라 생각해요."

 

p. 70-71 Those who knew Anne best felt, without realizing that they felt it, that her greatest attraction was the aura of possibility surrounding her...the power of future development that was in her. She seemed to walk in an atmosphere of things about to happen. 앤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그녀가 뿜어내는 희망의 기운…… 그녀가 지닌 장래성과 잠재력이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사실을 무의식중에 느꼈다. 어디든 앤이 있는 곳에선 꼭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p. 84-85 "Stop it, Pris. 'The best is yet to be.' Like the old Roman, we'll find a house or build one. On a day like this there's no such word as fail in my bright lexicon." "그만해, 프리스. '가장 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다'는 말도 있잖아. 정 집을 구하지 못하면 고대 로마인터럼 우리도 집을 짓지 뭐. 오늘 같은 날 내 빛나는 사전에 실패라는 단어는 없단다."

 

p. 86-87 "It has been a prosy day for us," she said thoughtfully, "but to some people it has been a wonderful day. Some one has rapturously happy in it. Perhaps a great ded has been done somewhere today-or a great poem written-or a great man born. And some heart has been broken, Phil" 앤은 생각에 잠긴 채 중얼거렸다. "우리한테는 심심한 날이었지만 어떤 사람들에겐 멋진 날이었겠지. 누군가는 황홀할 정도로 행복했을 테고, 아마 어디선가는 오늘 굉장한 일이 벌어졌을 거야……. 혹은 훌륭한 시가 쓰였거나……위대한 인물이 탄생했거나. 또 누군가는 가슴이 무녀졌을 거야, 필.

 

p. 94-95 There are so many Bugles in the world...not many quite so far gone in Buglism as Cousin Ernestine, perhaps, but so many kill-joys, afraid to enjoy to day because of what tomorrow will bring. 세상에는 불안쟁이가 너무 많아……. 어니스틴만큼 정도가 심한 사람은 아마도 그리 많지 않겠지만,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이유로 오늘을 만끽하길 겁내며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은 정말 너무나 많아.

 

p. 100-101 I shall never forget the thrill that went over me the day you told me you loved me. I had had such a lonely, starved heart all through my childhood. I'm just beginning to realize how starved and lonely it really was. Nobody cared anything for me or wanted to be bothered with me. I should have been miserable if it hadn't been for that strange little dream-life of mine, wherei I imagined al the friends and love I craved. 네가 날 사랑한다고 말했던 날 느꼈던 전율을 결코 잊지 못할 거야. 어릴 적에 난 내내 너무나 외로웠고 애정 결핍 상태였어. 그 시절 진정으로 내가 얼마나 정에 굶주리고 외로웠는지 이제야 막 깨닫는 중이야. 날 신경 쓰거나 나서서 보살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신기하고 유치한 공상의 세계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우정과 사랑을 그리지 않았다면 난 정말 비참했을 거야.

 

p. 124-125 Anne was always glad in the happiness of her friends; but it is sometimes a little lonely to be surrounded everywhere by a happiness that is not your own. 앤은 친구들의 행복이 언제나 기뻤다. 그러나 주위에 온통 자기 것이 아닌 행복뿐이면 누구나 조금은 쓸쓸해지는 법니다.

 

p. 144-145 "It won't seem to so hard by-and-by, dear," said Anne, who always felt the pain of her friends so kneely that she could not speak easy, fluent words of comforting. Besides, she remembered how well-meant speeches had hurt her in her own sorrow and was afraid. "얼마 후면 괴로운 마음이 덜할 거예요. 레슬리." 앤은 언제나 친구의 고통을 자기 일처럼 통렬히 느끼기 때문에 위로의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이라도 당사자에겐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직접 경험하고 기억하는 터라, 뭐라 위로하기조차 조심스러웠다.

 

p. 152-153 "I'd like to add some beauty to life," said Anne dreamingly. "I don't exactly want to make people know more...though I know that is the noblest ambition...but I'd love to make them have a pleasanter time because of me...to have some little joy or happyy thought that would never have existed if I hadn't been born." 앤은 꿈꾸듯 말했다. "나는 삶에 아름다움을 더하고 싶어. 사람들에게 지식을 더 심어주는 게 아니라……물론 그것도 가장 숭고한 포부인 걸 알지만……나로 인해 사람들이 더 즐겁게 살아간다면……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절대로 존재하지 못했을, 소소하지만 기쁘거나 행복한 생각을 떠올리며 살아간다면 너무나 좋을 것 같아."

 

p. 164-165 "All life lessons are not learned at college," she thought. "Life teaches them everywhere." 앤은 생각했다. '삶의 모든 것을 대학에서 배우는 건 아니야. 어디에서든 삶이 교훈을 주는 걸.'

 

 

p. 168-169 "Of course. Everybody has. It wouldn't do for us to have all our dreams fulfilled. We would be as good as dead if we had nothing letf to dream about." "당연하지. 다들 그렇잖아. 꿈이 전부 다 이뤄지면 오히려 좋지 않을걸? 이루고 싶은 꿈이 없는 사람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일 테니까."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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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교포로 오해받은 김아란의 영어 정복기 - 영어를 배우는 당신이 꼭 봐야 할 아란잉글리쉬
김아란 지음 / 시대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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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어전공자이며 호주 유학 유경험자라는 사실을 나의 포스팅 군대군대 언급한 바 있는데요.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엔 나름) 화려한 스펙임에도 불구하고, 실력발휘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영어공부를 접었다 폈다를 (종이접기도 아닌데) 여러번 반복했어요. 그 덕분에 아주 애매한 영어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영어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영어를 잘하는 분들을 마주하면, 내속에 영어본능이 꿈틀거리는 걸 느낄 때가 있어서, 포기도 못하고, 꾸준히 공부도 하지 못하는 딜레마의 굴레 속에서 늘 허우적 대고 있었죠. 그러다가 요즘 중요한 정보는 유튜브를 통해서 습득하는데, 앞서 언급한대로 영어를 재미있게 잘하는 분들을 유튜브를 통해서 자주 만날 수 있었고, 그래서 영어관련 컨텐츠를 접속하고 또 접속하면서 나의 취향과 관심사에 부합되는 영어 강사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유튜브 세계에선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에듀테이너 김아란입니다. 그녀의 컨텐츠로도 아주 흥미로운데, 그녀가 1년 만에 교포로 오해받은 김아란의 영어 정복기라는 그녀만의 영어공붑법을 담은 책을 출간했기에, 바로 읽어봤죠.

 

 

■ 1년 만에 교포로 오해받은 김아란의 영어 정복기 내용 및 구성

 

저자 김아란은 현재 에듀터에터(education+entertainer=edutainer)로 "교육을 더 즐겁게, 교육을 더 널리"라는 모토를 기반으로 유튜브를 통해 그녀만의 예능감을 더해 영어학습 컨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녀의 컨텐츠를 접하면 영어를 자유자재로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녀를 만날 수 있는데요. 그녀만의 영어비법을 PART 1 평범한 대학생에서 37만 명이 따르는 영어멘토가 되기까지, PART 2 1년 만에 영어가 확 터진 아란한 공부법, PART 3 No! 외국어 공부, 이렇게는 하지마라! PART 4 37만 구독자와의 Q&A 아란쌤, 궁금한게 있어요! 총 4 파트, 그리고 머리말, 번외로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느낀 점

 

영어는 좋아하나, 영어를 잘하고 싶은 생각만 굴뚝같았으나, 그만큼의 노력을 안한 건 사실입니다. 실력이 어중간하다고 여기고, 영어공부를 했다 안했다를 반복했고, 늘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었죠. 나 정도의 실력이면 돈벌이도 안될 것이라 생각하며 내 실력에 대한 어떤 기대도 하지 않았고 실력을 키우는데 시간과 정성을 들이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늘 방황하고 돌아오면 영어공부와 마주할 때가 많았고, 그럴때마다 외면하고 싶어했어요. 그러다가, "내가 정말로 영어를 계속 공부해야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유튜브를 통해서 영어학습 컨텐츠를 접하고 접하는 과정에서 아란TV를 알게 되었어요. 유학생활이라곤 미국에서 딱 1년이 전부였던 그녀가, 교포보다 더 영어를 잘하는 모습에 깜놀! 무엇보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컨텐츠로 영어의 기본 발음, 영어권식 표현, 영어권 문화 등을 담아서 공유하는데, 재미있더라고요. 계속 그녀의 컨텐츠를 접하다가, 그녀가 어떻게 영어실력을 키워왔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진짜 1년 유학 다녀온게 다야?"라며 늘 의심의 눈초리를 쏘아댔죠. 그런데 나와 같이 그녀의 영어공부법이 궁금해하는 구독자들이 많았고, 그들의 성원에 힘을 얻어 그녀만의 영어학습법을 담은 책을 출간한 그녀. 책을 그냥 훑어봤을 땐, "유튜브로 봤던 영상을 책으로 옮긴거 아냐?"라며 또 의심을 담고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영어학습법만 다루지 않았더라고요. 그녀는 영어전공자가 아님에도 영어공부를 해야하는 이유 또는 사명감 등으로 찾으려 노력했고, 그녀가 영어멘토로 거듭나서 자신만의 비전을 제시하는 내용을 책의 초반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만의 아주 디테일한 그녀만의 영어공부법을 다루고 있는데요. 참 인상적인 것은, 영어학습법을 제시하기 전에 영어공부를 해야하는 이유와, 내·외적 동기를 얻는 방법 등을 먼저 알려줍니다. 그 다음엔 영어가 삶을 바꿔 줄 5가지 이유를 언급하면서 영어학습법을 구체적으로 아주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우리는 영어를 처음 접할 때 단순히 시험점수를 잘 받아야 하는 필수과목 정도로 생각했지(그래서 영어를 잘해야한다는 부담감만 가중 그리고 포기), 동기와 영어 습득으로 얻는 이점에 대해선 명확하게 교육받지 못했잖아요. 그런데, 에듀테이너 김아란은 알려줍니다.

 

그리고 영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시행착오 조차도 환영하며 이 또한 학습방법의 하나라고 언급하는데요. 그녀의 제안은 외운 영어단어를 자주 까먹으라고 합니다. 여덟번 까먹으면 아홉번 외우면 된데요. 그리고 영어 단어 하나로 예문도 자유롭게 만들어 보라고 권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틀리는 것을 두려워 하는데 그녀는 틀리는 것보다 틀리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걸 더욱 경계합니다. 우리는 잘해야만 한다는 주입식 교육에 젖어있는데, 그녀는 틀리는데서 배우는 것이라 이야기 해주며서 즐겁게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그러나 아주 면밀한 그녀만의 방법들을 제시하는데, 장점이자 단점은 엄청난 몰입감을 필요로합니다. 아무래도 그녀만의 몰입감 덕분에 그녀는 1년만에 영어의 기본을 마스터링하고 지금의 에듀테이너 김아란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몰입의 힘은 결국엔 사명감과 동기더라고요. 이들이 기본으로 자리잡아야만 힘들어도 즐기면서 영어공부에 집중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요.

 

 

 

효율적인 영어학습방법과는 반대로 피해야할 공부법도 알려주고요. 영어권 문화도 조금더 세밀하게 알려주는 등, 영어학습에 있어서 다양한 통찰력을 제시해줘서, 읽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책의 중간중간 문맥에 따라 제시된 영어 명언을 읽는 재미와, 그녀 유튜브 영상 및 기타 영어관련 컨텐츠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QR코드도 있어서, 그녀의 책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어요.

 

무엇보다 그녀가 영어를 공부하는 진짜 목적은 배워서 남주기 위해서입니다. 즉 나눔이죠. 영어를 잘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독보적으로 잘보이는 것이 아닌, 함께 잘되어서 서로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인생의 든든한 길라잡이가 되어주길 바라는, 그녀의 인간적인 넓은 마음이 느껴져서, 거기에 더욱더 감동을 느꼈고, 모두와 함께 나누고자 하는 그녀의 마음을 본받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영어에 관심은 많으나, 영어학습에 진전이 없는 등 딜레마에 빠져서 헤어나오는 것이 힘들어 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덤으로, 영어공부를 너무나 하고 싶은데, 동기를 얻지 못해 영어공부를 시작도 못하고 방황하는 분들에게도 추천드려요.

 

■ 책 속 글귀

 

p. 74 그래서 저는 제 자신의 롤모델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현재의 저는 과거의 제가 상상도 못했던 삶을 살고 있으니, 미래의 저도 현재의 제가 상상도 못하는 삶을 이끌어 갈 수 있지 않을까요? 한계를 뛰어넘고 잠재력을 모두 펼친 미래의 제 자신만큼 저를 가슴 뛰게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제게 있어 이만큼 훌륭한 롤모델이 또 어디 있을까요?

 

p. 82-83 그래서 저는 꿈을 설정할 때 단순히 무엇을 할지 생각하거나 직업을 떠올리지 않고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 싶은지를 생각합니다. 이루고 싶은 사건이나 갖고 싶은 직업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그 사건을 이룬 날이나 그 직업을 관두는 날부터는 이룰 꿈이 없어지는 거니까요. 그리하여 저는 특정 날짜에 이룰 수 있는 꿈이라면, 그것을 꿈이라 부르지 않고 목표라 부릅니다. 대신 가치 중심의 꿈을 품습니다. 사랑이라는 가치, 평등이라는 가치, 정의라는 가치 등 가치를 좇는 꿈이 있는 사람은 죽는 날까지도 이룰 꿈이 있을 테니까요. 저는 꿈이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p. 91 그래서 저는 제가 더 어린 나이에 미국에 갔다고 하더라도 그때 명확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제대로 못 배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Why', 즉 '명학한 목표 의식' 없이는 그에 따르는 'How'와 'What'이 잘 실천되기 힘드니까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느냐는 우리의 의식을 깊이 지배합니다.

 

p. 92 내적 동기는 외부 조건이 아무리 바뀐다 해도 흔들리는 일이 거의 없고, 남들과 비교하며 재는 일도 생기지 않기 때문에 외적 동기보다 훨씬 더 오래, 훨씬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를 적절히 혼합하여 활용하는 것, 즉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내부에서 찾되 그 과정이 효율을 높일 때엔 상이나 벌과 같은 외부 요소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p. 100-101 많은 양의 정보를 접할수록 양질의 정보를 찾을 확률은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문학이든, 사회학이든, 화학이든, 신학이든, 그 어떤 분야와 학문에서든 영어를 알면 양질의 정보를 더욱 원활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이든 더 잘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정보가 곧 힘이자 자원인 시대에서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p. 121 그 후로 저는 영어 단어는 '어원'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어 단어를 어원으로 공부하면 두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로는 '단어는 무조건 일일이 암기해야 한다'라는 명제에서 탈출할 수 있어 마음에 부담이 없어지고, 둘째로는 처음 보는 단어들도 어느 정도 그 뜻을 예측할 수 있어 단어를 매우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p. 133 자꾸 까먹어요. 빨리빨리 까먹고 빨리빨리 다시 외울수록 이득입니다. 모든 단어를 단번에 외워서 평생토록 기억할 수 있다면 꿈만 같겠지만, 그건 정말 꿈만 같은 소리입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딱 한 번 입력하면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기계가 아닙니다. 따라서 까먹고 다시 외우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일곱 번 까먹으면 여덟 번 외우면 됩니다. 여덟 번 까먹으면 아홉 번 외우면 되고요.

 

p. 141 누군가는 이렇게 묻습니다. "혼잣말을 하다가 틀리면 아무도 고쳐주지 않을 텐데, 그럼 혼잣말이 무슨 소용인가요?", "일기를 틀린 문장으로 쓰면 어떡해요?" 그럼 저는 답답합니다. "100% 정확하게 쓰기 위해 배운 단어를 써 보는 게 아닙니다. 써 보기 위해 써 보는 거죠. 맞게 쓴 건지 아닌지를 고민하기 위해 써 보는 겆. 배운 단어를 잘 기억하기 위해 써 보는 거죠. 일단 써 보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지만, 안 써 보면 100% 틀린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p. 152-153 "혼자 예문을 만들다가 틀리면 어떡하나요?"라고 걱정하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예문을 만들어 보는 이유는 바로 '질문하기 위해서'라고 말이죠.(중략) 질문은 재산입니다. 항상 질문을 모아 머릿속에 지니고 다니세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질문은 우리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 중에 어떤 정보가 더 중요하고 어떤 정보를 더 우선적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구별하고 선택하게 해줍니다.

 

p. 153 가라앉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헤엄쳐야 합니다. 특히 언어는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닌, 운동이나 악기 연주처럼 몸으로 하는 '연습'까지 따라 줘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이를 그저 머리로만 배우고 손으로, 입으로 내뱉는 연습을 안 하면 실력이 녹슬게 됩니다.

 

p. 154-155 '틀린 예문을 만들면 어떻하지?"라며 그걸 왜 두려워하시나요? 틀린 예문을 만들었단느 것은 어차피 이미 틀린 지식이 머릿속에 있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예문을 만들다가 틀린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던 틀린 지식이 예문을 통해 드러나는 것뿐입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건 틀리는 것이 아니라 틀린 걸 알아채지 못하는 것입니다. 틀렸다는 것은 모르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니까요.

 

p. 189 틀리는 게 많을수록 배우는 게 많아집니다. 그래서 받아쓰기가 매력적입니다. 많이 틀리게, 아니, 많이 틀리는 걸 '발견하게'해 주니까요. 받아쓰기는 남들과 소통하거나 시험 문제를 맞추는 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아 틀린 줄도 모르고 있던 것들까지도 다 잡아내게 해주는데, 이때 발견하는 모든 것들은 오답 노트로 정리하여 보강한다면 듣기 실력이 1,000% 성장하는 것은 물론 영어 문법 실력도 2,000%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p. 235 뜻만 통하면 되니까 발음이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니라, 뜻이 통해야 하니까 발음이 중요한 겁니다. '언어는 약속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발음도 일종의 '약속'입니다. 발음은 어떤 글자를 어떤 소리로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약속이며, 결국 '소통하기 위해'하는 약속입니다.

 

p. 290 힘들다면 정상입니다. 괴로워야 마땅합니다. 편하다면, 자신이 과연 잘하고 있는 건지 의심해야 합니다. 반대로 버겁다면, 어쩌면 이것은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즐거일지도 모릅니다. 계속해서 모국어로 된 책만 읽고, 모국어로만 대화하며 사람을 사귀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당신은 편안한 안전지대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불편한 순간을 즐기세요. 우리는 성장통을 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본 포스팅은 도서관에 희망도서를 신청 후 우선적으로 대출하여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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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이 자기계발서를 쓴다면 - 하버드대 교수들의 진화론적 인생 특강
테리 버넘.제이 펠런 지음, 장원철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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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주로 "성장"과 관련한 블로그에 쓰곤 합니다. 성장일지에 해당하죠. 그런데 이웃블로그님이 성장이라는 표현보단 "진화"라는 표현을 해주셨어요. 성장 말로고 마음을 울리는 표현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진화라는 표현을 조금 더 유심히 들여다 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진화라고 한다면 진화론의 찰스다윈 밖에 떠오르지 않고, 진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건 아니었거든요.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가까이 하기엔, 나의 지적 수준은 낮은 편이라 여기고, 쉽게 접근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다윈이 자기계발서를 쓴다면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자기계발서에 다윈의 진화론을 접목 시켰다?"라고 추론하며 책장을 넘겨봅니다.

 

■ 다윈이 자기계발서를 쓴다면 내용 및 구성

 

프롤로그에서부터 유전자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이어가고, 서론에선 "본능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는 의미심장한 글로 책은 전개됩니다. 1장 행복에도 기획이 필요하다, 2장 친구와는 가깝게 적들과는 더 가깝게, 3장 재테크와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방법, 4장 나의 연애 적합도, 혹은 결혼 적합도, 총 4장으로 그리고 결론과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마다, 우리 삶에 있어서 가장 큰 관심사인, 행복, 인간관계, 다이어트, 재테크, 연애와 결혼 등을 소재로 다루고 있으며, 찰스 다윈의 진화생물학에 기초를 둔 최초의 과학적 자기계발서입니다.

 

 

■ 느낀 점

 

제목에서 자기계발서라는 단어를 확인하고, 지극히 성장 및 가치지향적인 자기계발서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생물진화론적 관점에 입각한 과학적 자기계발서에요. 그래서 우리의 삶에서 마주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유전자, 본능 그리고 원시적인 관점에서 풀어가는데요. 마치 인간의 본능적인 측면을 적나라게 들여다 보는 기분이 들긴해요. 하지만 절대로 감정적인 관점으론 읽지 말아주세요. 인간 또한 세상에 존재하는 동물적인 본능이 있는 건 사실이고, 본능과 유전자 그리고 뇌는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생존하기 위해서 진화되어 왔다는 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인간의 동물적인 본능과 유전자는 시대를 빠르게 따라잡지 못하고 잔재되어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다어어트와 저축을 예를 들자면, 옛날 우리 조상들이 수렵채집을 하며 생존했던 시절, 음식을 오랜시간 저장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음식의 여분이 생기면 썩을 수있었어요. 그래서 우리의 뇌는 썩기 전에 무조건 다 먹어야 한다고 설계된 것이며, 이렇게 설계된 뇌는 여전히 소비하는 하는 쪽으로 작동하며 소비를 하면서 쾌락까지 즐깁니다. 절제력에 문제가 생긴 듯 하여 스스로를 책망하지만, 진화론적 관점에서 봤을 땐 절대 책망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절제력을 잃고 살아라는 뜻이 아니라, 그런 본능이 어디서 왔는지를 인지하면 절제력을 스스로 통제하여 조금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데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갈등과 문제점에 봉착하면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주로 접근을 하고, 이를 해석하고 해결책을 찾았다면, 이 책을 통해서, '인간의 원시적인 본능을 길들이기(p. 10)'라는 주제로 전제를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유전자와 본능을 파악하고 통제하지 못하면 열정, 노력과 의지 등은 아무 의미가 없고 소용도 없다고 전합니다. 접근자체가 과학적, 생물진화론적이라 처음엔 조금 난해하지만 흥미롭다고 할까요? 사람의 마음과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데, 특정 한 분야에서만 집중했다면 다른 접근방법이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습니다. 일반독자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단어로 글을 전개하고 있어서, 길을 잃다가도 다시 집중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본능과 유전자를 설명하고 이해하는 쪽이 대부분이고, 해결책을 제시한 부분에 있어선 우리가 울고 있는 내용들이긴 합니다. 대신, 내가 좋아하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재미는 있습니다. 의문을 제기하고 이야기를 풀어간다면 사고력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보단 확장되거든요.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갈등과 문제에 봉착해서 심리학 분야에서 해결책을 찾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심리학적인 측면과 생물진화론적인 측면을 함께 접목시킨다면 나 자신은 물론 인간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질 것 같아요.

 

 

■ 책 속 글귀

 

p. 13 자아와 뇌는 왜 의견이 맞지 않고, 왜 싸워야 하는 걸까? 그리고 자아가 이 싸움에서 이기기는 왜 이렇게 힘이 든 걸까? 그런데 개와 고양이도 그런 걸까? 개와 고양이도 중독과 싸우고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까? 침팬지도 우리처럼 새해 결심을 할까?

 

p. 16-17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언제나 두 가지 길에 마주선다. 하나는 충동과 욕망대로 살아가라고 유혹하는 길이다. 반려견을 포함해 모든 동물이 이 길을 걷고 있으니 이 길을 '애완동물의 길'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 길의 원칙은 이런 것들이다. 배고프면 먹어라. 음식이 사라지기 전에 먹어라. (중략) 그러나 다른 한 쪽 길은 조금 불분명하다. 이 길을 걸으려면 상당한 저항에 마주친다. 그 끝에 보상이 기다리는지도 알 수가 없다. 열정과 함께 걸어야 하고 의지력이 필요하며 의식적으로 행동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인간이 가진 이 독특한 능력과 함께해야 동물적 본능을 넘어설 수가 있다.

 

p. 30 탐욕과 행복은 묘한 관계다. 더 많이 갖는 것이 더 좋은 것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도 인간은 소유하려는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것은 인간의 도파민 체계가 더 많은 것을 추구하도록 조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후손들도 행복을 추구할 때 일어나는 모순들과 싸워야 할 것이다.

 

p. 37(중략) 우리가 규정하기 힘든 목표를 향해 분투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행복 때문이 아니라 유전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결코 끝을 모른다. 조금만 더 앞으로 나아가면 영원한 행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의 위기가 지나가면 모든 것이 나아지고 문젯거리는 사라질 것이라 믿는다.

 

p. 40 유전자는 우리가 희망이라는 미명 하에 반복적으로 속을지라도 똑같이 행동하기를 바란다. 유전자는 우리가 맹렬한 기세로 달릴 때 가장 번성하기 때문이다. 보장된 행복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 우리 안의 축구공은 다시 움직인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매번 최선을 다해 움직인다. 이러한 생물학적 욕망이 우리가 대재앙을 겪고서도 다시 일어서는 이유를 설명한다. 유전자는 우리가 어떤 특정 상황에 놓이면 두려움을 느끼게 하여 사고를 피할 수 있게 만든다. 또 고통을 사용해 위험한 행동을 반복하지 못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p. 67 우리가 가진 두려움의 일부는 비이성적이다. 하지만 그 두려움이 적어도 조상들에게는 합리적이었다. 그들은 수시로 뱀에 물렸고, 인간을 포함한 다른 동물의 습격을 받았으며, 출산을 하다 죽었다. 우리는 우리 조상들의 세계에서 합당한 두려움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위험을 분별할 때 일어나는 판단 착오의 많은 부분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조상들과 전혀 다른 환경에 살고 있지만, 우리 조상들이 가졌던 두려움의 이유까지 없애지는 못한 것이다.

 

p. 84 쾌락 시스템을 만들고 보상을 줌으로써 유전자는 행복가을 추구하도록 우리를 조정한다. 유전자를 복제하려고 아기를 가지려는 사람은 없다. 단지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하려다가 유전자의 목적을 무의식적으로 달성할 뿐이다. 유전자가 무엇을 의도하는지 몰라도 인간은 유전자를 위해 충실히 움직인다. 기분이 좋아지는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우리는 유전자의 명령에 복종하는 셈이다.

 

p. 96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은 도전이다. 이것은 마치 음식과 사랑에 대한 갈구를 중단하라고 지시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 뇌는 그와 같은 명령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높은 보상이 주어지는 행동을 중단하라고? 사실 의지력 혼자서는 감당하기가 힘들다. 자제력은 중독에 한 번도 빠져본 적 없는 사람에게나 최선의 전략이다.

 

p. 109-110 왜 진화는 희생하는 엄마를 만들어냈을까? 축구 경기장에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이를 닦도록 지도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유전자는 명석하면서도 동시에 냉혹하다. 유전자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하면서도 성공적인 수단을 마련해 놓았다. 목적은 하나다. "다음 세대의 시장점유율을 높여라" 조건이 좋다면 어미 안에 사는 유전자도 살아남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조건은 풍족하지 않다. 그래서 비록 희생이 크지만 자신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수많은 새끼들이 세대를 이어가는 것으로 어미는 충분히 보상을 받는다.

 

p. 141 사람들 사이의 신뢰와 협동은 선물과 같은 이기적인 토대 위에 구축된다. 인간의 뇌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기관이다. 몸무게의 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의 20퍼센트를 사용한다. 이 값비싼 영역은 내가 준 선물과 내가 받은 선물을 기억하고, 사람들의 얼굴을 분별하며, 시기꾼과 배신자를 탐지하는 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쓴다. 인간관계의 지속성은 누가 자신의 미래에 더 합당한가로 결정한다. 통제하고 또 존경을 얻으려면 적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조차도 우호적인 행동에서 벗어나면 징벌해야 한다.

 

p. 144 "모든 사회에서 선물은 이타심과 자발성으로 포장되지만 속 내용은 이기적이고 의무적이다." 선물을 주는 행위는 공격적인 행위가 될 수도 있다. 북미 원주민 콰키우틀족은 포틀래치라고 알려진 의식을 거행한다. 향연을 주최한 족장은 사회적 우월감을 과시하기 위해 손님들에게 선물을 나누어준다. 명예를 유지하려면 경쟁자의 면전에서 예전에 대접받았던 것보다 훨씬 더 값비싸고 풍요로우며 낭비적인 향연을 주최해야 한다.

 

p. 157 진화와 돈을 절약하는 행동과 생물학적 진화 사이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말이 아닐까? 인류는 1만 년 전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정착하게 되고 처음으로 몸이 아닌 외부 용기에 음식을 저장하는 혁신을 이룩했다. 돈 역시 최근의 발명품으로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BC 6세기경이다. 음식을 외부에서 저장하는 능력과 돈을 절약하는 습관을 비교적 최근의 일로, 자연선택의 원리에 의해 저축이라는 행동이 유전자에 각인될 만큼의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p. 164 인간이 포유동물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을 때는 식량만이 유일한 화폐였다. 그때 유전적 프로그램은, 다람쥐에게는 견과류를 숨겨두게 했고 바다코끼리에게는 옆구리에 지방을 쌓아두게 했다. 그럼 인간은? 닥치는 대로 다 소비해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돈을 저축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이유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탓이다. 사람들은돈을 은행에 넣어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마음껏 소비할 때가 더 훨씬 더 만족스럽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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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돈의 역사 1
홍춘욱 지음 / 로크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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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한 "돈공부"는 필수라는 것을 인지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지금은 "풍차돌리기"정도만 할수 있는 재테크 초보예요. 그러나, 자금을 안정적으로 융퉁하고 내 집마련에 대한 꿈이 있는 나로서는 풍차돌리기 수준에서 한 단계씩 도약해야합니다. 경제관련된 자료는 유튜브 채널이나, 강연 혹은 책 등을 통해서 많이 접하려고 노력하나, 경제분야가 워낙 광범위해서 기본을 잡고 맥락을 잡아가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마음만 너무 앞서서 경제서적들을 사두고 서적들을 탑처럼 쌓아가고 있고, 그리고 경제관련 유튜브를 보는데 정치적인 색채를 띄고 한쪽으로 편중된 경제흐름을 알려줘서 많이 혼란스럽더라고요. 가뜩이나 경제를 몰라서 방황하는데 매체마저 헷갈리게 하니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나마도 한쪽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정도는 감으로 알수 있어서 중립점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돈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설명하며 세계경제의 흐름을 분석하는 홍춘욱의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이 역사을 읽었습니다.

 

 

 

 

■ 돈의 역사 내용 및 구성 

 

이 책은 제목에서 언급하듯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를 담은 책입니다. 책 내용 설명이 참 간단하죠? 그냥 역사라기보다, 유럽, 미국, 아시아 전반에 걸쳐 돈, 즉 경제와 관련한 세계사를 둘러보고, 넓게 세계경제흐름을 분석한 책입니다. 전체적으로 총 7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나폴레옹 전쟁을 중심으로 산업혁명 전후 서양 세계의 발전과정, 2부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양의 역사, 3부에는 산업혁명의 발생과 확산 과정을 4부에서는 1929년 세계대공항을 다루며, 5부에서는 1971년 금본위제 폐지가 세계경제에 끼친 변화를, 6부에서는 1985년 플라자 합의를 전후한 미국과 일본 경제의 동양을 다루고, 7부에서는 우리나라 경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부에는 각 부에서 다른 주제로 분석한 세계사와 경제흐름을 통해 아쉬운 점과 보완점을 다루는 "교훈 섹션(?)"도 있습니다.

 

 

각 부에서 다루는 세계사와 경제흐름을 파악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그래프와 그림 혹은 사진 그리고 참조문헌을 담겨져 있습니다.

 

 

■ 느낀 점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멘트(?)가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라는 멘트가 가장 자주 언급되며, 그 다음엔 "어떻게 무녀졌는지, 어떻게 발생했는지, 왜 그런지 살펴보자"입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세계사의 개념과 경제 흐름 등에 대한 맥락을 짚어가다가, 의문을 제기하고 원인과 결과적인 측면을 찾고 분석하는 형식으로 책의 흐름을 따라갔습니다. 그러니까, 유년시절 학교에서 역사나 경제를 배울 때, 그저 연대순으로 사건을 외우기만 했지, 역사 속에서 그 사건이 발생한 구체적인 배경, 원인과 결과 그리고 영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배우진 못했고다고 생각해요. 암기과목으로만 기억되지, 지난 역사가 현시대에 실질적으로 크게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는 시대적 배경, 원인과 결과, 영향 그리고 그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서 암기했던 역사와 경제의 기본 개념에서 (어렵지만 그래도) 시야가 확대되고 사고가 확장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정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며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그 분야를 깊고 넓게 인지하고 분석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역사 속 사건명과 경제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저자는 사건명과 경제 용어의 개념을 최대한 명시하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읽으면 똑같은 개념들과 흐름 분석이 반복되는 것도 확인될 정도로 친절합니다. 그러다가 간혹, 모르지만 개념이 정의되지 않은 사건명과 용어가 나오면 맥락적으로 처음에 이해해보려고 시도했다가, 사전검색을 해서 의미파악을 해보는 재미로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역사를 다차원적으로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힘도 조금 생긴 듯 합니다. 그러니까, 프랑스가 다른 유럽국가들보다 넓은 영토를 가지고 인구수가 많았다는 건 처음 알았고, 그 많은 자원에 비해 패권 국가로서의 명예를 누리지 못하고 늘 2위에만 머물러야 했던 이유가 프랑스 왕실에서 오랜시간 채무불이행때문이라는 점. 뜬금포지만, 만화 베르샤유의 장미를 좋아해서 만화 속 마리앙뜨와네트를 늘 측은하게 봤는데요. 이 책을 통해서, 마리앙뜨와네트만 사치와 낭비를 했던 것이 아니라, 그 전부터 왕실에서 분수에 안맞는 생활을 누리다가 루이 16세가 집권하던 시절에, 경제적인 한계 때문에 누적되어 있던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가 튀어나와 프랑스 대혁명까지 이어졌다는 걸 대략적으로 추측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현재 수출자체적으론 흑자이지만, 1997년 외환위기 트라우마 때문에 건전한 재정에 집착해, 투자가 적어 내수경기*가 침체되어 일거리가 창출되지 않아 실업율이 상승한다는 점입니다. 수출만 흑자라고 우리나라 경제가 좋다가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것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어요.

지금 경제상식에 있어서, 정치적인 색깔을 입혀서 판단하고, 경제흐름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는 국민들에게 선동하는 분위기가 유튜브를 통해서 많이 흐르고 있습니다. 정치도 어느 편이 좋다 나쁘다라고 이분법적으로 설명할 것이 아니라, 역사를 되집엎보고 교훈을 얻어가며 하나씩 보완하며 나아지도록 교육해야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서 많이 안타까워요. 역사를 되돌아보면, 어떤 정치를 하느냐에 따라 어떻게 경제를 이끌어가야 하는지 그림이 보이는데, 여전히 기득권층에서는 이권만 챙기는데만 급급하고 올바른 경제관념과 상식을 심어주지 않아서 국민들은 항상 혼란스러워요. 그래서 나라를 이끄는 특정 계층들에게만 역사와 경제를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개념을 파악하는데 주력해야하고 교육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처럼 의문을 제기하고 분석하며 통찰력을 가지는 식의 역사와 경제공부를 지향해야한다고 봅니다.

 

………………

*내수경기 : 내수, 즉 국내 수요의 호황이나 불황 따위의 경제 활동 상태. 국내 수요는 민간 ‘최종 소비 지출’ㆍ민간 ‘주택 투자’ㆍ민간 기업 설비 투자ㆍ민간 ‘재고 투자’로 이루어진 민간 수요와 ‘정부 최종 소비 지출’ㆍ공공 투자ㆍ공적 재고 투자로 이루어진 공적 수요의 합계이며, 이것이 활발할 수록 내수 경기가 좋아진다.(자료 참조 : 네이버 국어사전)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세계사와 경제사를 가르치고 관심있는 교육자나 부모,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역사 및 경제 개념이 아닌 전반에 걸친 통찰력을 지니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 책 속 글귀

 

p. 35 콜럼버스를 후원해 신대륙을 발견하고, 16세기 초반 아메리카 대륙에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노다지를 발견한 스페인은 왜 네덜란의 독립을 저지하지 못했을까?

 

p. 57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다양한 통화를 수급에 따라 환전해주고, 자금이 시급하게 필요한 상인들에게 어음을 할인해주는, 신뢰할 수 있는 금융기관이 출현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p. 67 16세기에는 스페인이 패권 국가의 자리를 움켜쥐었고, 17세기에는 네덜란드가 암스테르담 은행과 동인도회사라는 신무기를 내세워 세계의 바다를 호령했으며, 18~19세기에는 영국이 무적 해군을 앞세워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한 반면 프랑스는 항상 2인자에 머물렀다. 왜 프랑스는 2인자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을까?

 

p. 93 중국 역대 왕조 중 청나라를 제외히면 어리석은 황제가 나라를 말아먹는 일이 빈번하지 않았던가? 더욱이 대규모 농민 반란 한 번 겪지 않은 왕조가 있었던가? 그런데 왜 유독 진나라 이후 당나라가 들어설 때까지 한족이 세운 왕조는 내낸 밀리기만 했을까?

 

p. 123 산업혁명이 발생하기 이전, 한 나라의 국력은 인구수에 의해 좌우되었다. 프랑스가 만년 2등 자리에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1인자(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등)에게 도전할 수 있었던 건 거대한 인구 덕분이었다. 아시아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많은 인구 덕분에 각종 혁신을 주도할 수 있었다. 시장이 큰 곳에서 혁신이 일어나기 마련이며, 큰 시장을 가진 나라가 경쟁력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p. 142 영국은 17세기부터 시작된 금융시장의 혁신 덕분에 저금리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고, 나아가 풍부한 인력으로 해군을 건설해 물류 네트워크를 지키며, 외적으로부터 국토를 방어하는 데 성공하니 '산업혁명'의 발판이 놓였다고 말해도 충분할 것이다.

 

p. 185 (금본위제 구조를 설명하는 대목)(중략) 어떤 나라의 소비가 늘어나서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이 급격히 증가하면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이는 결국 금의 유출(통화공급 감소)로 연결된다. 통화공급이 감소하면 금리가 상승하고, 이는 다시 경제 전체의 수요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해외 상품에 대한 수입 수요 감소를 무역수지가 개선되며, 이는 통화공급을 늘리고 시장 금리를 떨어뜨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p. 199 최종 대부자 기능이란, 예금을 돌려 달라고 모여든 사람들 때문에 은행이 파산 위기에 처할 때 중앙은행이 긴급 자금을 은행에게 빌려주는 것이다.

p. 210 (중략) 나치 독일이 1936년부터 본격적으로 군대를 재무장하고, 불과 3년 후인 1939년에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정도로 경제력이 높이진 것은 1932년부터 시작된 적절한 경기 부양정책 때문임이 분명하다. 이는 경제 위기를 경험한 많은 나라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즉,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하더라도 공격적인 금리인하 및 적극적인 재정확대가 시행되면 악순환을 탈출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하나의 실증 사례가 된 셈이다.

 

p. 222 1815년 나폴레옹 군대를 쳐부순 후 영국은 패권 국가의 자리에 올라선 대신, 패권 국가로서 교역로의 안전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했다. (중략) 영국은 나폴레옹 전쟁 이후 비엔나 회의를 주도해 세계 식민지 건설을 추친할 기반을 마련하였고, 이를 통해 교역로 안전 보장에 드는 비용을 건질 수 있었다. 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전혀 다른 태도를 취했다. 자신의 시장을 다른 나라에게 개방하는 한편, 세계 교역로의 보장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떠 앉았다(오타). 떠안았다. 미국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p. 237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해 시중에 통화공급을 늘리며 인플레 기대가 높이지며 소비와 투자가 촉진되고, 반대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해 소비(또는 투자)보다 저축을 유도하면 인플레 기대가 약화되고 불경기가 출현한다.

 

p. 278 1980년대 말, 일본에서 주식가격 폭등보다 더 문제가 된 것은 부동산이었다. 주식시장 호황으로 기업들의 증자 및 신규 상장이 쉬워짐에 따라 은행의 기업 대출이 줄어들었고, 은행이 남아도는 돈을 부동산 담보 대출로 운용하기 시작하면서 안 그래도 비쌌던 일본 주택 가격이 급등했다. (중략) 가계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부동산 투자에 뛰어 들었다.

 

p. 285 나아가 소비자들이 빚을 갚기 위해 소비를 줄인다면, 경기는 침체되고 일자릭 사라지며 이는 다시 소비자들의 부채 부담을 무겁게 만들 것이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경제 전체는 물가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것이다.

 

p. 305 (1960년 이후 우리나라, 일본,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을 나타내는)<도표 7-1>를 보면, 우리나라는 1인당 소득이 1960년에는 100달러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8년 3만 달러까지 상승한 것을 발견할 수있다. 이 속도대로 성장한다면, 수년 내에 일본보다 더 부유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첨언하자면, 1945년 이후 독립한 국가들 중 1인당 소득 '1만 4천 달러의 장벽'을 돌파한 나라는(일부 산유국과 도시 국가를 제외하면)우리나라와 타이와 두 나라에 불과하다.

 

p. 333 우리 정부가 1995년 아니 1996년 하반기부터라도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 정책을 시행하고, 하다못해 1997년 7월에라도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이행했더라면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는 수모는 당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p. 347 1997년 외환위기는 우리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자유변동환율 제도가 도입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영향력이 확대되었고, 기업과 금융기관이 예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건전해졌다. 그러나 기업들의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재정긴축 정책이 시행되며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및 재정흑자가 발생했고, 내수경기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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