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시인 - 세상을 바꾸는 바보시인 이승규의 통찰력
이승규 지음 / 좋은땅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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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인 감성에 접근하면서, 문학을 왜 접해야 하는지 이제서야 조금씩 체감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이론서들이 세상의 본질을 알려주는 장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문학을 통해서 세상의 본질을 아주 확실히 들여다 볼 수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생긴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영문학을 전공했는데도, 학교에선 문학을 통해 본질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어요. 에휴- 괜한 한숨만.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의 울타리를 벗어난 다음에야 문학의 이점을 배우게 되다니. 세상이 알려주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자연도 알려주는 것이 많습니다. 자연이라하면 풀내움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문학계의 자연은 시라고 생각하는데, 참 좋은 기회로, 이승규 시인의 바보시인을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바보시인 내용 및 구성


시인 이승규는 30대 젊은 시인으로, 2~30대 젊은이들이 사회에 발을 내딛으며 겪는 여러 형태의 성장통인 실패, 좌절, 걱정, 불안 등을 대변하고, 그 과정 속에서 용기를 잃지 않도록 독려하고 세상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시들로 책 한권을 채웠습니다. 이승승규의 시집은 1부 진부하게 봤지만 시인선한 것들 2부 꿈을 이루는 비밀 3부 진다는 것에 관하여 4부 바보시인,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느낀 점


어린시절부터 공부만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는 말만 듣고, 주변 친구들을 가까이하면서도 친구들과 경쟁하면서 자라왔죠. 꼭 1등이 되어야하고, 남들보다 잘해야만 성공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서, 그렇게 주변을 의식하면서 경주마가 앞만보고 달리듯 달려왔습니다. '힘들어도, 허탈해도 언젠가는 좋아지겠지'라는 기약없는 기대 속에서 무조건 달리기만 했던, 그러다가 지쳐서 주저 앉게 되고 주저앉은 나는, "내 인생은 끝났어"라는 말을 내뱉으며 좌절감과 허탈감이 시달리기도 했죠. 이런 힘겨운 감정은, 한창 날고 뛰어야 할 2~30대가 겪는 고충입니다. 어린시절부터 경쟁을 장착하여 한 시도 쉬지 않고 뛰어왔으니, 지칠 수 밖에요. 거기에 희망마저 사라져서 무기력함에 시달립니다. 그래서 위로, 공감 그리고 독려가 절실합니다. 그래서 이승규 시인은 시로 응원하고, 위로하며 공감해주고 절망하지 말자며 독려해줍니다. 읽다보면 치열하게 살아온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힘이되는 시들이 많습니다. 치열하게 살다보니 우리가 잊고 살아가거나, 생각치도 못하거나, 놓치고 간, 아주 소중한 것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줍니다. 이승규 시인이 전하는 메세지가 시의 형태로 되어있지만, 그 속엔 세상 살이에 대한 혜안과 통찰력이 젊은 감각으로 담겨져 있어, 때론 마음에 훅 와닿기도 하고, 안도하게 됩니다. 삶을 살아가는 그 차제는 괴로움일지 모르지만, 세상의 본질을 파악하다보면 그럼에도 살아갈 인생이라는 걸, 다시금 각인 시켜줍니다. 시를 음미하다보면, 시같으면서도 작가만의 명언 모음을 들여다 보는 기분도 듭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좌절감, 무력감, 우울감 그리고 불안감에서 자유롭지 못한, 누구에게나, 무조건 치열하게 달리기만 했던 누구에게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차분한 시어로, 짧은 문구로, 거대한 공감과 위안을 얻을 수 있거든요.



책 속 글귀 


p. 20<꽃> 삶은 허무함이다. /삶은 외로움이다.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꽃피우려 한다. /허무함 속에 순간이 피고/ 외로움 속에 사람이 피고/ 고통 속에서 사랑이 피기 때문이다.


p. 29 <바라본다> 고집이 아집으로 변하는 세상이 되지 않기를/소신이 독선으로 변하는 세상이 되지 않기를/지식이 가식으로 변하는 세상이 되지 않기를/위안이 위선으로 변하는 세상이 되지 않기를(중략)/나 역시 그렇게 변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p. 39<익숙함> 어릴 땐 새로움이/사랑인 줄 알았는데/커 보니 익숙함을/새롭게 바라보는 것이/더 큰 사랑이었네.


p. 40<입>(중략) 당신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입 밖에 들리는 무수한 얘기들보단/입 안, 마음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는/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


p. 77<꿈이 필 때> 꽃이 피려면 땅이 있어야 하듯/꿈이 피려면 반드시 현실이 있어야 한다./그래서 언제나 꿈을 이루기 위해선/ 현실이란 땅을 잊어선 안 된다./모든 꿈이 현실 안에서 피어나기 때문이다.(중략)


p. 93<가까운 사람>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주지 말아라./당신이 괴로움이 늪에서 허덕일 때/당신의 곁에 있어주는/사람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다.(중략)


p. 101<완전함에 관하여> 인간은 모두 불완전하다./그런데 세상은 완전한 척/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불완전한 인간이 완전함에 가까워지는 것은/누군가를 가르침이 아닌/내가 모르는 더 큰/어떤 무지에 대한 겸손이며(중략)/무엇이 진정한 성공인지/함께 답을 찾기 위한 배려와 경청의 자세이다.


p. 104<자아> 세상을 망치는 것은/자기다운 사람이 아니라/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다.

 

p. 109<고정관념> 관념이 나쁜것이 아니다./관념이 고정되는 것이 나쁜 것이다.


p. 115<아름다운 사랑>자기 자신을 버려가며 주는/일방적인 사랑은 위험할 수 있다.(중략)/한 사람을 사랑함으로써/이성과 감성이 전보다/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보다 발전적인 삶을 살게 되어/인생 그 자체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것이 진정 아름다운 사랑이다.


p. 126<책> 책 한 권을 목적으로 알고/마음으로 품는 사람이/책 백 권을 수단으로 여겨/이용하려는 사람보다/훌륭하다.


p. 135<외로움>혼자라 외로워 하지 말아라./ 삶은 결국 외로움을 견디며/자기를 온전히 알아가는 일이다./나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인생의 모든 과정이다./스스로를 사랑하게 됨으로써 타인과 자신을 똑같이/사랑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이다.(중략)/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가며 그 안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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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정신병자다 - 정신질환을 극복하는 칼 융의 힐링 마인드 스토리
최금락 지음, 정재훈.이시혁 그림, 유광남 기획 / 스타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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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정신이 혼란스러웠던 시기가 있어서 지금까지도 나름대로 마음과 정신을 챙긴 지금에도 관심사입니다. 마음과 정신에 대한 해석은 이를 분석한 전문가들에 따라 다르고, 시간의 변화에 따라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신분석에 있어선 프로이트, 알프레드 아들러, 빅터 프랑클 등과 같은 대가들이 있습니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칼 구스타프 융도 있습니다. 다른 정신분석학자들은 쉽게 접했는데, 융의 정신분석은 왠지 어려울 것이라는 선급한 판단 때문에 그를 가까이할 엄두를 못 냈습니다. 그런데, 융의 정신질환 분석을 토대로한 심리만화 우리 모두는 정신병자다 라는 책을 접하면서 융을 편안하게 만날 계기를 만났습니다. 


우리 모두는 정신병자다 내용 및 구성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하며 정신분석과 영혼의 지도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본 심리학의 대가(p.4)" 칼 구스타프 융에 대한 표현입니다. 컴플렉스, 페르소나와 같은 표현도 융이 고안한 것으로 지금 아주 일상적으로 활용되고 있죠. 그만큼 융의 정신분석은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은 융 박사를 현대에도 존재하게 하여 마음과 정신이 아픈 다양한 환자들을 관찰하고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담치료를 하는 과정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합니다. 


시작하는 글로, "정신질환을 분석한 융 프로젝트"라는 제목으로 융의 성장배경을 언급하고,이 책에 대한 모티브와 시놉시스, 융과 분석심리학 설명하여, 심리만화 이해를 돕습니다. 그리고 본론에 들어가서, 1)피해망상 2)공황장애 3)신체번형 장애 4)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5)망상장애(편집증) 6)해리성장애 7)우울증 8)세월호 트라우마 로 총 8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신질환에 대한 개념을 매 화의 시작 전에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컴플렉스, 페르소나, 아니무스오 아니마 등과 같은 융의 어록을 담고 있습니다. 융의 정신분석, 영혼의 지도,꿈 해석 등으로 파고 들기 전,개념 파악에 도움될 듯 합니다.






느낀 점 


역사적으로도 손에 꼽는 정신분석학자들을 만나는 건 그렇게 어렵진 않았으나, 칼 구스타프 융은 근접하기 너무나 어려운 존재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책장 선반에 융의 영혼의 지도라는 책도 차분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관심 분야임에도 쉽게 손이 뻗어지질 않았어요. 그런데, 심리만화에서 융을 아주 친근한 박사님으로 묘사해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에 대해서 분석하고 이를 치유하는 과정을 묘사하는데, 융의 정신분석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림체가 다소 암울한 느낌이 들긴하지만, 사람이 경험하는 정신질환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듯 했습니다. 정신질환, 마음의 병을 겪을 때 마음과 정신이 아주 스산한 잿빛의 피폐함을 경험 해본 분들은 아실꺼예요. 어둑한 블랙홀로 빠져는 듯한 그런 기분인데, 만화 자체가 어둡지만 치유과정은 (심리학에 이미 정통한 분들에겐) 일반적일 수도 있으나, 정신질환과 치유의 개념을 파악하는데 도움은 됩니다. 인간의 정신과 마음이 이토록 복잡하고, 주변환경과 사람, 경험에 엄청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마음과 정신이 안 아픈 사람이 없습니다. 적어도 이러한 정신분석에 관한 자료를 들여다 보고, 자신의 마음과 정신을 자각하는데서 치유가 시작됩니다. 개인적으로도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겪으면서 호흡곤란과 무기력증에 시달린 경험이 있거든요. 공황장애와 우울증 자체를 자각하지 못할 땐 세상이 날 버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무너진 정신과 마음 상태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면서 나는 점차적으로 괜찮아졌고, 뜨문뜨문 상황과 환경, 사람에 의해 비슷한 경험을 할땐, 나름 (정신과 마음의 병 경력자라고) 내 상태를 바로 자각하고 정신과 마음을 챙기고 생각을 전환하는 힘이 생겼습니다. 정신질환이 있다고, 자신을 부정하면 안되고, 우리 모두는 마음이 다치고 정신 혼란스러워서 괴로울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자신의 마음과 정신을 바로잡으면 되고요. 무엇이든, 받아들이기 힘든데서, 우리는 괴로워합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인지적으로 분명히 마음과 정신에 문제가 있는 듯 한데, 이를 부정하거나 피하고 싶어하는 분들 혹은, 치유해야 하는 건 알지만 부정하는데서 갈등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마음과 정신이 있는 인간이라면 혼란을 경험하며 신체적인 아픔이 있는 것처럼 마음과 정신에도 아픔이 있습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기지 말고, 자신의 정신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고 치유하는 쪽으로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 책 속 글귀


p. 6 융은 정신과 자연이라는 두 가지 영역의 조화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었다. 그는 '정신분열증'이라는 용어를 고안한 정신의학자 오이겐 블로일러(1857~1939) 밑에서 연구와 치료에 전념했다. 융은 정신질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자유연상' 기법을 개선한 '단어 연상'기법을 제안해서 주목을 받았고, 아울러 환자가 지닌 고통의 근본 원인이 되는 '다양한 생각의 집합'을 일컫는 '콤플렉스'라는 단어를 고안했다. 


p. 9 '나의 생애는 무의식의 자기실현의 역사다." 이 유명한 말로 시작되는 자서전의 융의 생애와 이력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신비 체험에 대한 증언을 담고 있다. 신을 믿느냐는 질문에 융은 "나는 그분을 믿는게 아니라, 그분을 압니다"라고 말했다. 융은 묘비명에 이렇게 새겼다. "부르던 부르지 않든, 신은 존재할 것이다."


p. 77-78<2화 공황장애> 원인에 집착하지 마세요. (중략) 해결책보다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중략)신경전달 물질의 시스템 이상으로 측두엽, 전두엽, 등의 뇌구조 이상으로 인한 것이빈다. 자율신경계 중에서 교감신경계가 지나치게 활성화되었기 때문이죠. 교감신경계는 응급상황에 위협에서 벗어나도록 몸과 마음을 전투태세로 만드는 것이죠. 다시 말해 에고가 핵심적 기관을 보호하려는 겁니다.


p. 80-82<2화 공황장애>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지나간 과거는 나를 어찌 못합니다. (중략) 미래의 일은 아직 닥쳐온 현실이 아니므로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집중하십시오. (중략) 모든 것은 왔다가 그냥 지나가는 현상일 뿐입니다.(중략) 안전하다는 믿음이 교감신경계를 부교감 우세로 전환시켜, 시스템을 안정시켜 줍니다. 


p. 277-279<6화 해리성 장애> 겉으로 드러나는 상처는 흉터가 남아도 아물고 더 이상 고통은 느끼지 않지요. 하지만 내면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도 않고 상처로 인한 고통도 아주 오래 갑니다. 모든 환자는 치료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치료약은 용서와 사랑이죠. 우리가 몸의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하고 좋은 음식과 비타민을 복용하듯이 마음도 살펴줘야 합니다. 정신 건강에 좋은 운동은 감사 운동이고 가장 좋은 비타민은 친절이랍니다.

p. 305<7화 우울증> 위로받길 원하지 마세요. 응원과 격려, 희망 상담은 일시적인 진통제일 뿐입니다. 


p. 306<7화 우울증> 발명 원인을 생각해 ㅂ고 마음을 통찰해보세요. 그 시간은 어색하고 불편할 겁니다. 인정하기 싫고, 마주하기 싫은 진실을 마주하는 자리이니까요. 먼저 자신의 나약하고 추하고 무능력하고 무기력함을 체험하는 자리입니다. 우울증을 인정하고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p. 307<7화 우울증>지키고 싶은 것들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 말고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는 연습을 하세요.


p. 347<정신에 관한 의식> 융 심리학에서 인격 전체는 '정신'이라고 불린다. 근대에 와서 '심리학Psychology'이 마음의 과학으로 지칭하게 되면서, 본래 영혼을 뜻하던 라틴어 프시케Psyche는 '마음'을 뜻하게 되었다. 정신은 의식과 무의식을 포함하는 모든 생각과 감정 및 행동을 포함한다. 정신과 개인을 규정하며 그 사회적·물리적 환경에 적응하도록 다음과 같은 지침을 준다. '심리학은 정신에 관한 인식 이외에 문가 다른 과학이 아니다.'


p. 348<페르소나 페르소나> 가면의 인격이라는 뜻으로 진정한 자신과는 달리 다른 사람에게 투사된 성격을 말하는 심리학의 용어로 쓰인다. 이 용어는 융이 에트루리아의 어릿광대들이 쓰던 가면을 뜻하던 라틴어에서 따서 만들었다. 융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덕목, 의무 등에 따라 자신의 본성 위에 덧씌우는 사회적 인격을 페르소나라고 명명했다. 페르소나는 개인이 성장하는 동안 가정과 사회에서의 교육, 인간관계 등을 통해서 형성되며, 사회 안에서 개인은 페르소나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게 된다.


p. 370<태초로부터 물려받은 이미지> 원시의 이미지는 조상 대대로의 과거에서 물려받는 것으로 정신의 최초 발달 단계와 관련이 있다. 과거 조상은 인간 이전의 동물 조상도 포함하고 있다. 물론 이 이미지들이 그대로 유전되거나 개인이 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있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는 원시의 조상들이 경험한 세계가 우리의 무의식 안에 자리하고 있다는 뜻이며, 현재의 세계에 반응하는 소질 및 잠재적 기능성을 말한다.


p. 372<융의 리비도> 정신 에너지는 인격이 일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에너지를 말하며, 융에 의하면 이 에너지가 곧 리비도이다. 융은 자연 상태의 리비도를 허기짐, 갈증, 성적 욕구 및 정서와 같은 욕망으로 보았으며 이 욕망이 의식에서 노력과 소망 등으로 표현된다고 생각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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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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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에세이를 읽다가, 동기부여를 위한 자기계발서를 일고, 삶의 본질을 들여다보기 위해 고전을 읽어왔습니다. 그러다가 또 가끔은 심장이 쫄깃쫄깃한, 스릴 넘치는 스릴러 소설을 읽으면서, 약간 무료한 일상에 긴장감을 더해봅니다. 이번에 선택한 스릴러 소설은 B.A 패리스의, "나를 돌려놔줘"를 뜻하는 브링 미 백입니다. B.A 패리스의 소설 브레이크 다운 다음으로 만난 신작 스릴러 물입니다.


브링 미 백 줄거리 및 구성


12년 전, 핀의 연인 레일라가 사라졌습니다. 소설 초반은 핀이 12년 전 레일라가 사라진 상황을 진술하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레일라가 사라진 12년의 시간이 흘러, 핀은 레일라의 언니 엘런과 약혼하여 나름대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핀과 레일라가 세인터메르스에서 살 때 이웃이었던 토머스 영감으로부터 그가 레일라를 봤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갈등과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핀의 현재 약혼자인 엘런이 레일라와 함께 한 세트씩 가졌던 , 인형이 겹겹이 들어 있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를 산책하면서 집 밖 길바닥에서 발견했다고 핀에게 전합니다. 러시아 인형을 보고 긴장하는 핀. 엘런은 인형 세트 속 가장 작은 인형이 갑자기 사라져서, 그 행방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 인형이 발견되고, 엘러은 레일라가 살아있을 것이라는 걱정 반 기대반 하며, 핀의 감정을 요동치게 합니다.


소설은 12년 전 핀의 진술, 레일라가 사라지기 전 과거와 핀의 현재를 담은 1부, 레일라와 핀의 관점을 오고 가는 2~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온전히 남자 주인공 핀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흘러가고,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가중되는 주변 인물들의 심리와, 이야기 전개 속 복선 등이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합니다. 


느낀 점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란 "상황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여 결국 그 사람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자료 참조 : 위키피디어)"라고 합니다. 주로, 친밀한 관계 속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B.A패리스는 가스라이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작가입니다. 개인적으로 몰랐는데, 다른 리뷰어들을 통해서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를 알게 되었어요. B.A 패리스의 소설 브레이크 다운에서도, 가장 가까운 주변인물들이 상황을 조작하여 주인공의 심리를 아주 피폐하게 만들어가는, 누가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브링미백에서도 가스라이팅을 전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전 연인 레일라가 사라지고, 그녀의 언니 엘런과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던 핀. 레일라의 흔적들이 하나씩 하나씩 나타나면서, 죄책감, 자괴감, 불안, 걱정, 분노,원망 등 다양한 감정들이 그를 옥죕니다. 사람은 지켜야할 것이 많거나, 진실이 감추는데 집착하다가 스스로 파국으로 몰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설 초반은, 12년 전 핀의 진술, 1부에선 핀이 레일리와 인연이 되었던 과거와, 사라진 레일라의 흔적이 나타나서 갈등을 겪는 핀의 현재를 오고갑니다. 그리고 2~3부에선 핀의 관점과 레일라의 관점이 교차되면서, "도대체 뭐가 어떻게 잘못된거야? 누가 범인이야? 아니면 엘런이야?? 혹시 핀이 절친한 형 해리?? 엘런과의 관계를 질투하는 핀의 전 여친 루비?" 와 같이 소설 속 인물을 교차하면서 모두를 의심합니다. 즉, 핀의 감정에 완전히 이입하게 됩니다. 이처럼 가스라이팅을 활용한 소설의 전개는 아주 참신하긴 하지만, 뭐랄까, 진실과 거짓을 오고가며, 진실이 드러나기 까지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있어서, 살짝 찜찜하기도 합니다. B.A 패리스는 대부분의 우리들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상처 받을 확율이 높고, 우리 모두는 들춰내기 싫은 진실이 있어 그걸 지키기 위해 가까운 이들에게 얼마나 이기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지를 소설을 통해서 자주 보여줍니다. 결국, 인간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스스로를 망칠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심리를 교묘하게 얽히고 설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 책 속 글귀


p. 157 대신 조심해야 했다. 그가 나를 원하는지 확신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그의 인생으로 걸어 들어갈 수는 없었다. 돌아가더라도 아주 천천히 가야 했고, 잘될 가능성도 너무 기대하지 말아야 했다.


p. 224 게임이란 결국 칼자루를 누가 쥐느냐에 달렸다. 그런데 나는 늘 예상을 빗나갔다. 핀은 내 다음 해보를 알지 못했다.

p. 241 하지만 사랑은 자기 자신답지 않은 행동을 하게 만든다는 걸, 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도 하게 만든다는 걸 나는 그 누구보다 잘 안다. 며칠 전에 해리 형이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으면 좋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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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 에게해에서 만난 인류의 스승 클래식 클라우드 9
조대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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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철학은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고전과 철학을 꼭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이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생기더라고요. 세상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를정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본질적인 것은 그대로이며, 그 본질을 근거로 우리는 변화에 대처하면서 살아가야하는 힘을 필요로합니다. 그럴러면 고전과 철학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어떤 마음과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등 방법과 통찰력을 지닐려면 고전과 철학은 늘 가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와 마주해봅니다. 


■ 아리스토텔레스 내용 및 구성


이 책의 내용을 설명하기 전 이 책의 저자에 대한 소개를 먼저 하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조대호 교수로, "고대 그리스 철학과 문학을 강의하며 생물학, 윤리학, 행동 이론, 기억 이론 등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인간과 생명을 주제로 생물학과 영문학 전공 교수들과 함께한 [위대한 유산]이 연대 명강의로 꼽혀서 책으로도 출간된 바(참조 : 책표지)"가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고대 철학에 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아리스토텔레스 삶의 흔적으로 따라, 아리스토텔레스의 삶, 그가 추구하는 철학과 그의 연구분야에 대한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그의 철학과 연구했던 분야들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살펴보는 시간을 담았습니다.


책의 구성은 "서양 학문의 아크로폴리스"라는 제목의 프롤로그(도입부)를 시작으로, 본론은 1)눈에 보이는 세계에도 진리가 있다 2)말에의 의지, 힘에의 의지, 앎에의 의지 3)모든 자연물에는 어떤 놀라운 것이 있다 4)알렉산드로스에게 호메로스를 가르치다 4)인간은 누구나 '알고'싶어 한다. 6) 행복한 삶의 길을 찾다 7)어느 국외자의 죽음이 남긴 것으로 총 7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후 "인간을 전체로서 바라보다'라는 제목의 에필로그(맺음말)와, 아리스토텔레스 생각의 키워드, 아리스토테렐스 생애의 경정적인 장면, 그리고 참고문헌으로 세부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느낀 점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자로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에겐 여러가지 타이틀이 있었습니다. 논리학자, 형이상학자, 윤리학자, 정치학자, [시학]의 저자(p.22) 그리고 관찰자. 웅? 관찰자? 그게 뭐? 라는 생각도 들겠지만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서 그냥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관찰"의 개념을 달리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인간을 둘러싼 자연세계를 관찰하는데 평생을 바쳤(p. 323)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관찰에 대한 맥락에 들어가기 앞서, "현상phainomena"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Phainomena 현상은 '눈에 보이는 것들"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p. 320)입니다. 그의 스승 플라톤은 (우리가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고 하는 것처럼) 눈에 보이는 현상을 거짓으로 여긴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보이는 현상을 진리의 영역이자, 학문의 대상(p. 320)으로 내새웠다고 합니다. 즉, 눈에 보이는 현상들을 관찰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학문의 출발점(p. 320)이라고 여겼다고 합니다. 다양한 물질 문명을 누리는 요즘에도, 현상보단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더욱더 중요하게 여기라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선 보이는 것들, 즉 현상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이에 확신하는 이유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아가던 시기엔 본질을 파악하는 자료와 정보들이 지금처럼 많이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순히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와 자연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현상들을 보고 문제점, 의문점 그리고 그에 대한 본질을 파악했고, 그의 관찰로 얻어낸 결과들이 지금 철학을 비롯하여 여러 분야에 초석이 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이 책 내용을 따라가는 건 사실 쉽진 않았습니다. 느낀 점을 쓰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보이는 것들을 관찰하는 힘이, 정말로 학문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리스토텔레스는 보여주고 있거든요.


보이지 않는 것들과 보이는 것들 중에 무엇이 더욱더 중요하냐고 질문을 던질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은 것들을 이해하려면 보이는 것들을 관찰하여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웁니다. 그냥 생각하기에 좋은게 좋은 거라며, 의문점이 생겨도 그냥 넘겨버리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늘 같은 문제로 고민하게 되고, 같은 고민의 범주 안에서 챗바퀴를 돌리듯 돌아가고 있었거든요. 관찰이 가진 힘은 내가 지금 발을 딛고 숨을 쉬고 살아가는 이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통찰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개인적인 생각을 조금더 덧붙여 본다면, 관찰하는 태도가 앞설수록 오해하는 습관을 잠시 내려놓고 이해하기 위해 의문을 제기하며, 이해하는 쪽으로 생각이 흘러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욱- 하거나 감정이 먼저 앞서는 성향도 고쳐질 수 있겠다는 뜬금포 희망도 생겨납니다.


클래식클라우드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서, 아리스토텔레스 삶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이 힘들었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가 남긴 삶의 흔적 속에 관찰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요즘같이 가짜정보들이 넘쳐나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힘들정도입니다. 본질을 파악하는 힘이 약하다보니 진짜와 가짜,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반박하는 방법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진짜를 가려내는 건 정말로 모험 중에 모험입니다. 진짜를 알아보고 싶고 이들 혹은 옳은 자들을 지켜내기 위해서 타당한 근거자료를 제시하면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주장하는 힘과 능력을 키워내고 싶은데, 나와 같이 진짜를 알아보고 지켜내는 힘과 능력을 키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책 속 글귀


p. 22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리스토텔레스는 논리학자, 형이상학자, 윤리학자, 정치학자, 『시학』의 저자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에 앞서 자연, 특히 동물 세계의 관찰자였다. 이런 모습은 오랫동안 그에 관한 연구의 주변부로 밀려나 있었다. 윤리학이나 정치학에 큰 관심을 기울인 사람들은 그가 동물들의 습성과 행동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그가 인간과 함께 '폴리스적 동물'이라고 부른 개미나 벌에 대해 무엇을 기록했는지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p. 50 아리스토텔레스는 20년 동안 아카데미아에 머무르며 처음 10년은 학생으로서 배우고, 다음 10년은 강의자로서 교육과 연구에 몰두했다. 그를 비방하는 사람들조차 그의 재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를 유산을 탕진하고 낯선 도시로 흘러든 떠돌이 '약장수'로 조롱한 에피쿠스까지 그가 '재능이 없지 않아서' 점차 아카데미아의 청강생 수준을 벗어나 높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말을 남겼다.


p. 59-60 아리스토텔레스는 『분석론』에서 세 가지 진술이 타당한 추론을 이루려면 어떤 방식으로 결합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타당한 형식의 추론이 학문적인 앎으로 이어지려면 결합하는 진술들이 어떤 진리값을 가져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연구했다.삼단논법 추론을 다루는 『분석론』은 언제 보아도 놀라움을 자아낸다 그야말로 '아카데미아의 지성'이 무에서 창조한 유의 세계다.


p. 187 아리스토텔레스는 '에피스테메'(인식)만큼 '파이데이아'(교양)를 중요하게 여겼다. 기하학이나 천문학 같은 체계적 지식이 에피스테메인데, 이런 지식은 전문가들의 몫이다. 반면, 파이데이아는 대중이 가질 수 있는 넓은 의미의 교양이다. 에피스테메가 능동적인 지적 활동의 산물이라면, 교양은 그것을 듣고 판단하는 수동적인 지적 활동의 기반이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일반적 교양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전문 지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본성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형이상학』Ⅰ1)는 말이 사실이라면, 그들 모두에게 고양 지식을 갖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을 실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교양을 갖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전문 지식이 살아남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p. 217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생명체에 공통적으로 있으면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발생과 유전 현상에 관한 연구를 『동물발생론』에서 보여준다. 이 책은 서양 최초의 발생학, 유전 연구서다. 성별차이·자웅동체성·무성생식과 유성생식·자연발생·전성설과 후성설·모계 유전과 부계 유전·격세 유전 등 현대 발생학이나 유전학의 핵심 문제들이 이 책에서 다뤄지지만, 가장 큰 관심거리는 역시 유전생식에서 발생과 유전의 매커니즘이다.


p. 315-316 (중략)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양 학문의 역사에서 자연 세계를 관찰과 연구의 대상으로 열어준 최초의 거인이다. 과학적 발견을 위해 아리스토텔레스를 읽을 필요는 없어도, 현재의 과학을 낳은 역사를 발견하려면 아리스토텔레스를 읽어야 할 것이다. 현대 과학이 나아가는 방향을 거리를 두고 성찰하는 데도 아리스토텔레스 읽기는 필수적이다. 자연과학 이외의 분야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형이상학에서 스토리텔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전히 살아 있는 스승이고 새로운 생각의 원천 이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 가 전개한 "인간적인 것에 관한 철학"은 인간의 삶을 다루는 거의 모든 학문 분야에서 지금도 영향력을 발휘한다.


p. 316-318 아리스토텔레스 실천철학의 마르지 않는 생명력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는 그 대답을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을 바라보는 통합적 관점에서 찾고 싶다. 그는 인간을 '자연의 사다리' 위 동물로서, 다른 동물과 달리 로고스를 가진 존재로서 그리고 본성의 실현을 위해 공동체가 필요한 정치적 존재로서 바라보았다. 이렇게 인간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의 안에는 생물학, 인간학, 사회학, 정치학이 모두 들어 있다.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적인 것에 관한 철학"의 힘이 바로 이런 통합적 시선에 있다고 본다.


p. 318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과학은 아크로콜리스 언덕과 그 위 파르테논신전처럼 역사 속에서 무수한 변화를 겪었다. 그의 학문이 겪은 영욕의 역사는 바로 서양 문학의 역사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은 아크로폴리스의 폐허보다 훨씬 더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다. 수많은 공격을 견뎌낼 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학문이 단순한 역사적 유물로서가 아니라 끊임없는 영감과 통찰의 원천으로서살아 있는 것도 이런 힘 때문이다.




본 포스팅은 클래식클라우드 서포터즈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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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
하수연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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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화두라고 한다면 내가 눈을 떠서 몸을 움직이며 숨 쉬고 "지금을 살아가는 태도와 마음가짐"입니다.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삶을 대할지 늘 고민하고 있거든요. 때로는 내가 만족할 수 없는 어떤 것, 혹은 해소되지 않는 불안감 때문에 내가 자연스럽게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고마움을 인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만하기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떠올라서, 그 덕분에 살아가기도 하고요. 이번에 읽은 하수연의 에세이 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이라는 책을 읽고, 내가 살아가는 지금을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 내용 및 구성


18세 겨울 어느 날, 몸에 이상 반응이 와서 병원을 아주 가볍게 찾았는데,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중증 희귀난치병 확진 판정을 받고 6개월 안에 죽는다는 사형선고와도 같은 말을 들은 저자. 생사 자체를 확신할 수 없는 막연하고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외롭게 보내야했던 저자의 난치병 극복기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골수를 빼고 항암치료를 받고 골수이식을 하고 골수가 자리잡기까지, 그리고 그 고통과 맞서면서 마주한 내적갈등과 저자만의 자기성찰이 담겨진 에세이예요. 에세이는, 1)갑작스럽게 환자가 됐는데요 2)힘, 그거 안내면 안될까요? 3) 다시 건강해질거야 4)나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5)투명한 나날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프롤로그도 포함되어 있으며, 저자가 에세이 맥락에 따라 직접 그린 그림과, 투병기에 찍은 사진, 그리고 저자가 겪었던 희귀난치병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재빈(재생불량성 빈혈 줄임말)탐구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삽화와 간단한 설명을 담았습니다.






■ 느낀 점


저자는 18살 겨울에 희귀성난치병 재빈 확진을 받고 그로부터 완치판정을 받기까지 6년의 투병기간을 거처야만 했습니다. 그 기간동안 저자 자신의 모든 감정을 담아 일기를 꾸준히 써왔고, 그 글들을 다듬어서 블로그에 올리고 이렇게 책으로까지 출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긴 투병시간 끝에 그녀는 "저는 세상을 더 선명하고 깨끗하게 바라보게 되었다(p.4)"고 언급하는데, 뭉클하기도 하고, 참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투병기를 읽고, 그녀의 근황을 확인하고 싶어서 인스타를 확인했더니 너무너무 건강해보고 예뻐보여서 저절로 안도하고, 남 부럽지 않게 남의 눈치보지 않고 재미있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나는 조금만 체하면 머리가 띵하고, 예민하게 아파서, 감정기복도 심해집니다. 조금만 체해도 아파 죽겠다고 딩굴딩굴 구릅니다. 하지만 저자는 희귀난치병을 확진을 받고, 완치되기까지 힘겨운 항암치료를 받으며 내 몸이 내 몸 같지도 않은, 생사를 오고가는 고통을 겪었고 고통스러웠던 만큼 꼭 살거라는 어린 그녀의 의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녀의 완치는 부모님을 비롯한 의료진과 골수기증자의 도움을 더해, 그녀가 살아내고자 하는 정신력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병은, 그녀의 정신력을 절대적으로 이기지 못했고, 마침내 그녀가 이겨냈습니다. 물론 완치 후에도 무기력증이 밀려와 이를 극복하는데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오로지 병마와 싸우느라 시간과 정신을 쏟았기 때문에 완치 후 삶에 대해선 준비할 겨를이 없었던겁니다. 그래도 그녀는 말합니다. "내 과거는 현재를 지탱한다(p.288)"고요. 외롭고 어둡고 무섭고 힘겨운 고통 속에서 사투를 벌이면서 세상의 희망을 바라보는 그녀를 보곤, 그저 눈물이 흐르더군요. 지난 시간의 고통이 너무 고통스러웠다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을텐데, 저자는 지난 고통스러웠던 과거로 지금을 현재를 지탱한다고 합니다. 나에게 그냥 주어진 듯한, 그리고 당연하게 누리는 현재 속 소소한 일상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것인지 알게 됩니다. 그렇다고 그녀는 "나는 당신들보다 너무나 많은 고통을 경험해봤으니 행복한 줄 알아요"라는 뉘앙스는 없으니 오해마시길. 지금의 건강한 그녀의 모습을 보면 언제 아팠는지 티도 나지 않을정도입니다. 오히려 아팠던 사람 냐고 되묻는 사람들이 많다네요(이휴.. 그걸 질문이라고ㅜㅡㅜ). 누구든 각자 나름대로 누와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고통과 마주하고, 외적이거나 내적인 갈등에 시달립니다. 누가 덧 낫다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희망과 살아갈 가치가 분명히 존재하며, 희망과 삶의 가치를 우리가 알아보지 못할 뿐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녀의 투병기를 읽는데, 간경화로 힘겹게 투병하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버지를 상실했던 입장에선, 우리만 남기고 우리에게 불행만 주고간 아버지께 "이겨낼 생각이나 의지가 있긴 있었냐"며 원망했던 적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나와 우리가족이 고통스럽다보니, 우리만 남기고 간 아버지가 미웠지, 아버지의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알려고 하지 않

았습니다. 당신의 고통이 끝났으니 편히 쉬셔란 말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주변에 몸이 아파서, 힘겨워하는 누군가가 있으면 "세포 하나 하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힘을 내라는 말은 함부로 전하진 않되, 희망을 잃지 말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꼭 기억하라는 말을 더합니다. 주변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도 우리에겐 고통을 승화시킬 내재적인 잠재성과 강인한 정신력이 있다는 걸,꼭 한번 각인시켜주는 에세이입니다.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느낀 점에서 언급했듯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겨워서,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마음만큼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겨운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그녀의 투병과 나의 고통을 비교하라는 것이 아닌, 우리 자체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고, 그 힘으로 우리가 숨쉬고 움직이고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꼭 알게 되어, 고통을 승화하여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지면 좋겠습니다. 


■ 책 속 글귀


p. 22 즉 혈액삼합인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수치가 죄다 낮아서 몸이 이 모양이란 말이었다. 여태 원인불명으로 아팠던 모든 것들이 한 번에 설명되는 순간이었다. 정말이지 드르게 명쾌했다. 잠깐 편의저메 다녀오는 기분으로 나왔다가 어떨결에 환자복을 입고 휠체어에 강제 착석해서 병실로 올라가게 되었다. 부모님과 동생 모두 얼굴이 굳어 있는데 나 혼자만 키득거렸다. 사태 파악을 못한 게 아니라 웃음이 날 만큼 어이가 없어서였다.


p. 89 하루는 길고 시간은 안 가고, 할 일은 없고, 공허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좋을 지도 몰라서 늘 안전부절 못했다. 사실 뭔가를 한다고 한들 손에 잡히지도 않을 게 뻔했지만. 낮이 없었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루자 6시간 정도면 딱 좋을텐데. 왜 힘든 건 무뎌지질 않는지 왜 겪어도 겪어도 처음처럼 힘든지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p. 111 뭐 하나 좋은 일은 쥐뿔도 없고 병원 갈 때마다 낭떠러지 밑을 확인하고 오는 거 같아서 비참해. 세상이 밉고 어디에라도 원망하고 싶어하는 내가 싫어. 그래도 내 인생이잖아. 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인데 살아야지. 버텨야지. 일어나야지. 백 번 다짐하고 한번 무너지고 또 백 번 다짐하고 다시 무너지고 괜찮아, 사람이니까 무너지는 거야. 어쨋든 나는 나을 거잖아.


p. 119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과 살아보겠다고 남의 피를 꾸역꾸역 집어넣고 있는 사람이 한 공간에 있다니. 도대체 사는 게 뭐라고 우리는 이렇게 힘든 걸까. 죽는 것과 사는 것 둘 중에 하나는 쉬워야 하는 거 아닌가.


p. 120 죽음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죽을 용기도 없으면서 단지 내 생각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는다고, 일이 엉켰다고, 조금 힘들다고 죽고 싶다는 말을 쉽게 입에 올렸던 지난 날의 내가 부끄러웠다. 


p. 182 나도 불어오는 바람 좀 맞아보고 싶다. 나도 광합성 하고 싶다. 나도 커피 마시고 싶다. 나도 머리카락 휘날리며 걷고 싶다! 나도 마스크 벗고 친구들이랑 수다 떨고 싶다!


p. 235 가만히 있으면 많은 연인이 머물렀다가 떠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뿐이다. 그 과정에서 '저런 사람도 있구나'하며 사람 공부를 하기도 하고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게 나를 더 잘 알아가는 것이다. 타인을 마주하는 일이 어쩌면 좀 더 성숙한 나를 만드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p. 237 건강을 잃는 건 단순히 몸이 아픈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상실한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평소 건강한 몸에 감사하고 산 것도 아니면서 아프게 되면, 특히 큰 병에 걸리면 나에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라도 한 것처럼 놀라워하고, 힘들어하고, 마음 아파한다. 영원할 거라고 약속했던 건강에게 배신이라도 당한 것 처럼.


p. 254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보통 그게 가까운 미래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내일을 꿈꾸며 살아간다. 어쩌면 인간은 그렇게 사고하도록 만들어졌는지도 모르겠다.


p. 260 툭 쳐도 재수없으면 죽을 수 있는 병. 이 병은 그런 병이다. 그렇지만 눈으로 보이는 질환이 아니다보니 겉으론 멀쩡해 보여서 사람들이 "아프다더니 멀쩡하네?" 라거나 "빈혈이면 수혈 받으면 되잖아"라고 말하기도 한다. 수혈 몇 번 받아서 될 일이면 제가 삼보일배를 하고 다니겠습니다. 내 병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도 싫지만 불쌍하게 보는 사람도 그다지 반갑지 않다. 


p. 263 병원은 내가 가진 부끄러움을 바닥까지 들춰낸다. 누구에게도 낱낱이 보여야 할 필요가 없었던 내 몸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진찰대에 오르고, 혈소판이 낮아 생리가 어떻고 질 출혈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까지 주고받아야 한다. 섭취량과 배출량을 기록하기 위해서 화장실에 갈 때마다 소변컵을 들고 가야하며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땐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기도 한다.


p. 269 나는 너무 급했다. 따지 못한 학점을 아쉬워할 게 아니라 바스러져가는 몸을 보살폈어야 했고 졸업이 늦어졌다는 사실보다 어쩌면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더 걱정했어야 했다. 남들이 취업하고 인턴하고 연수 받을 때 나는 왜 이러고 있는지 한탄하지 않았어야 했다. 바쁘게 살던 관성이 남아서 투병하는 중에도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감정을 너무 많이 소모했다. 


p. 280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마음을 먹고 문제를 똑바로 쳐다본 후 그 일을 다시 해보는 것이다. 직면하지 않고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없다고 했던가. 문제를 바라볼 용기조차 없었던 나는 이제 피해도 상관없는 것들까지 도전해볼 만큼 성장했다.


p. 287 '여길 나가서 일상생활이 가능해지면'이란 전제를 달고 하고 싶은 손꼽던 그 때를 떠올리면 환자복을 입고 바깥을 바라보던 과거의 내가 달려와 냅다 뺨을 후려치며 말한다. 그 정도 삶을 영위하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알면 잘 살라고. 지루할 만큼 무난한 이 일상을 얼마나 갈망했던가. 당연한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되었을 때 얼마나 절망했던가. 과거의 나에게 뺨 한 대 맞고 나면 부스스 정신이 돌아온다. 


p. 288 내 과거는 현재를 지탱한다. 발 밑에서 흉터로 자리잡은 내 아픔은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어주며 어떤 일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단단히 받치고 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의 책짓기 패널로 참여 후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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