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덕목 - 존경받는 리더는 무엇이 다른가, 2018 노틸러스도서상 은메달 리더 시리즈
에드거 샤인.피터 샤인 지음, 노승영 옮김 / 심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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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거와 현대사를 통해서 바라봤던 리더들을 보면 자신들을 아우르는 국민이나 직원/구성원들을 위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명성과 명예를 더욱 빛나게 하는 "영웅적 면모"만 보여주었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그러나 어떤 한계에 부딪히면 개방적익 겸손한 면모보단 힘없는 특정 누군가를 희생시켜서 명성과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으려는 수치스러운 면모를 보여주는 리더들이 많았습니다. 과거엔 힘이 있는 자가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 당연했고 비윤리적이고 비합리적인 것도 통용되다보니 현대사회에 이르러서도 부정적이고 불행한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리더십에 관한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시대는 꾸준히 주시했고, 국민/기업과 사회의 구성원들의 희생만을 강조하는 독점/독재적 리더십이 아닌,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서 국가/사회/기업과 조직에 이바지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현자와 성인다운 《리더의 덕목》이 점차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 에드거 샤인/ 피터 샤인에 대하여



《리더의 덕목》은 '기업 문화의 아버지'로 인정받는 세계적인 조직심리학의 대가 에드거 샤인과, 그의 아들인 실리콘밸리의 전략 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피터샤인과 함께 쓴 책입니다. 책날개에 언급된 저자들의 경력을 보면 기업과 조직의 컨설팅/마케팅/신제품 개발과 관련한 수많은 연구와 경험을 통해서 기업과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리더의 덕목》이전에 《리더의 질문법》을 먼저 출간해서,리더로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결과로 이끌어내는 "겸손하게 질문을 던지는 방법"을 제시해주었습니다.




>> 내용 및 구성




개인의 마음에 관한 심리학에 푹 빠진 경험은 있어도 조직심리학은 아주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책을 들여다보면 "직장생활할 때 읽었으면 좋았을 책"이라며 무릎을 치게 됩니다. 이 책은 사황적 겸손과 관계 맺기/사례로 보는 겸손한 리더십/겸손한 리더십이 만드는 문화와 미래 그리고 관계에 인간미 불어넣기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샤인 부자가 가장 강조하는 하는 것이 <겸손>이라, <겸손>이라는 표현이 목차에서 많이 보입니다.





>> 감상평


《리더의 덕목》에서 '겸손'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오해를 많이 받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이는 성격이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신호를 먼저 표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샤인은 '상황적 겸손' 혹은 '지금 여기에서의 겸손Here-and-Now-Humility'이라는 용어를 종종 사용했다.p. 16



위의 글귀를 보고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라'는 공자의 말이 떠오릅니다. 지성이라면 자신이 어디까지 알고 어디까지 모르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기본 덕목이라 여겨지거든요. 그러나 아는 건 안다고 잘난척 하고 싶고 모른다고 말하면 수치스러워서 이를 감추는게 허다하죠. 그러다가 보통 큰 실수를 초래한다든지, 부정적/불행한 결과로 도출하게 됩니다. 지난 시대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인재와 전쟁은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지 않고 은폐하는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더들은 이를 외면하고 숨으려하고 환경탓과 주변탓만 하느라 바쁘죠. 그러 모습이 더더욱 수치스럽고 똑같은 문제는 제차 반복됩니다. 왜냐면 문제의 근본과 핵심을 들여다보지 않고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리더의 덕목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달려있다.p.7

이 책을 추천하는 글의 제목입니다.


자신이 얼마만큼 알고 어느선까지 모르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문제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하나둘씩 생겨납니다. 관건은 리더는 혼자서 독불장군처럼 혼자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해낼 수 없다는 걸 인지해서 함께 머릴 맞대서 문제를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실험과 사례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이 책에서 글로 풀어주고 있습니다. 읽다보면 조직을 원만하게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아이디어와 기술력과 관련한 해결방안이니 인풋이 있다하더라도,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리더로서 만들어주고 있는지도 들여다봐야합니다. 이왕이면 잘 풀리고 있다는 말을 듣고선 문제점을 주시하지 않고 회피하고, 성장을 위한 도전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건 아닌지 리더로서 객관적이자 합리적으로 인지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지난 시대의 리더들은 주로 이러했죠. 조직원들이 문제점에 관한 이의나 해결방안을 제시해도 듣지 않으려 했습니다. 문제가 터저나면 그 일을 책임하는 조직원을 탓하고 징계를 주기 일쑤였죠. 함께 책임져주지 않는 리더가 대부분이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문제를 일으킨 책임자와 마주하는 하여 문제를 제시하는 리더들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질책과 비난으로 그들에게 접근하는 것이 아닌 호기심을 가지고, 그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와 과정을 하나씩 물어보면서 문제의 원인에 접근합니다. 그렇게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현명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과연 가능한 접근방식인가?를 두고 생각하게 된다면, 접근해봐야지요. 노력도 해보야지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조직적으로 함께하는 분들과 원만하게 소통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면, 원하는 바를 이뤄내는 리더로 성장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희망사항을 현실로 재현하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세상엔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소통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런 사실을 리더가 인지하는 것, 즉 겸손한 리더의 기본 덕목이기도 합니다. 명성과 명예를 얻어서 무게감이 넘치는 리더로 자리잡고자 한다면, "모르는 것을 정확하게 모른다'고 알리고 모르는 것을 아알가는 과정을 구성원들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이는 결단코 기업과 조직에서만 국한된 방법이 아닙니다.


아이를 낳고 갑자기 어른이 된 부모들도 유심히 인지해야 되는 덕목이기도 하거든요.

말 안듣는 아이들을 휘어 잡는다고 해서 바른 교육을 하는게 아니거든요.

아이들의 행동과 말로 일어나는 문제를 지나치게 압박하며 야단치기보다, 아이들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합니다.


그리고 문제를 두고 겁먹지 않고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게 어른들이 아이들의 성장을 리드하는 방식이기도 하거든요!!

분명히 경영서를 몰입하며 읽은 듯하지만

일상에서 부모가 자식에게 적용해볼만 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스타트업 기업을 운영할 계획이고, 기업을 운영하는 중에 풀리지 않는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라면 꼭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 문장수집


p. 15-16 인공지능 시대, 점차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동시에 서로 다른 전문가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지금 '겸손한 리더십'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전인적 관계'를 만드느데 시간과 에너지를 얼마나 투자('20퍼센트'!)하고 있는지 돌아보자. 그 바탕에서 겸손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샤인의 말을 외쳐보자. "문제는 관계야, 바보야!"


p. 50-51 '좋은 관계'를 맺으면 상대방이 어떻게든 반응할지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있다. 게다가 좋은 관계를 맺은 두 사람은 서로 명시적이고 암묵적으로 합의한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는 믿음을 공유한다. 상대방의 행동을 예상할 수 있다는 이 느낌은 개인 간 신뢰의 또 다른 표현이다.


p.61 우리가 '심리적으로 안전한' 관계를 일컬어 인간적personalized('personalized'는 저자가 창안한 개념으로 이 책에서는 맥락에 따라 '인간적' 또는 '인간미가 있다'로 번역했다-옮긴이)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상대방을 전인적으로 받아들일 때 심리적 안전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격화personalization와 전혀 다르다. 인격화는 진짜처럼 느껴지지만 궁극적으로는 진실하지 않기에 심리적 안전감이 오래가지 못한다. 이에 반해 인간적 관계는 당사자들이 서로를 잘 알기에 개방적이고 신뢰하는 협력적인 연결이 구축되어 있다.


p. 79 새 조직을 결성하거나 기존 조직 안에 새 집단을 창설하는 일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전형적인 행위다. 선각자적 개인들은 새 집단에서 더 나은 제품, 서비스, 가치, 아이디어를 만들어 기업의 생존과 번영에 이바지 한다. 조직결성 및 창조 과정에 겸손한 리더십 원칙을 접목하면 독특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바로 리더가 전체 과정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시작하면서 자기 혼자서는 이 일을 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p. 85 겸손한 리더십의 과정에 반영되는 것은 성격같은 개인적 특질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는 집단적 가치다. 소규모 스타트업과 전문 기업은 개방성과 신뢰를 필수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숨 쉬는 것만큼이나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우며 생명을 유지해주는 것으로 느껴져야 한다.


p. 126 크고 성숙한 조직에서 겸손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든 이유는 새롭고 더 나은 것이 애초에 조직에 성공을 가져다준 사회/기술적 관행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특히 조직에 오래 몸담은 구성원들이 기존 체계가 '양호하다'고 늘 생각했다면 변화 시도에 미적거릴 수도 있다. 조직이 이미 시장 변화 같은 외부적 난관을 맞닥뜨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겸손한 리더십을 실천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겸손한 리더십을 '사랑의 매'로 여길 수 있다. 겸손한 리더십은 변화 과정은 힘들지만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면서 새롭고 더 나은 것을 향한 내부 변혁(외부 요인에 의해 강요당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함께 규정하는 변역)이 결국은 성과를 거두고 모두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p. 130 개인, 그리고 집단과정 측면에서 생각하고 관리하는 법을 학습하는 것은 겸손한 리더십의 기초적 요소다.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있어 과정이 필수적인 상황임을 더 잘 이해하려면 조직 바깥으로 눈을 돌려 공연 예술을 살펴보면 된다. 이 새로운 관점은 총체적 체계 성과나 효과적 적응 학습 같은 정성적 기준을 포함하고 '성공' 이나 '승리'의 기준을 넓히는 데에도 유익하다.


p. 144 기술 변화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상황에서 기술 숙련도가 저마다 다른 개인과 집단이 서로에게 점점 더 의존하게 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에 따라 업무 집단 내에서와 각 집단 사이에서 개인간 관계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집단역학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능력은 최적의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이므로 집단은 기술적 합리성에서 사회/기술적 합리성으로 진화해야 한다.


p. 156 집단의 사회문화를 탈바꿈시키는 것은 느린 과정이다. 기술의 극적 영향조차도 사회문화를 바꾸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우리가 유선 전화와 교환수로부터 음성 사서함,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플랫폼, 슬랙 같은 현대판 문자 메시지 시스템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화했는지 생각해보라). 그럼에도 더 폭넓은 거시문화 추세는 사회문화 변화에 일조할 수 있다. '구조의 실천'을 이해하는 열쇠는 거시문화의 변화가 우리의 기술문화와 사회문화 둘 다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기술문화의 변화가 사회적 실천과 어떻게 맞아떨어지거나 맞아떨어지지 않는지 심지어 거시문하 추세와 상충하는지 유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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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격 - 옳은 방식으로 질문해야 답이 보인다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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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질문의 격》을 쌓는 방법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제대로된 질문의 가진 힘이 어떻게 발상을 전환시키고 바르고 옳은 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통찰과 혜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야기로 담아보았습니다.




믿고 읽게 되는 유선경 작가의 또 다른 신작 《질문의 격》. 올 초에 그녀의 스테디 셀러 <어른의 어휘력>을 읽고서 글의 생명력을 비롯한 마법같이 전환되는 발상과 의식의 확장을 경험하고선, 그녀가 쓴 책이다 싶으면 무조건 마음이 끌립니다. 그래서 이번에 어땟냐고요? 질문이라는 것도 우리가 품고 있는 어휘의 양과 생각의 깊이에 따라 한정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는만큼 보인다는 표현이 딱 맞아요! 그래서 (무지한 사실도 모른채) 우리가 아는 것이 전부라 믿고 살아간다고 여겨지니 덜컥 겁부터 나고, 아는 만큼이 세상에 존재하는 답이라 인지될까봐 또 겁나더라구요. 하여 질문이 가진 힘이 얼마나 큰지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유선경 작가에 대하여



오랜시간 방송작가로 활동을 했던 그녀. 방송작가를 한다면 이렇게 글에 대한 조예가 깊을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그녀의 글, 아니 그녀가 선택한 어휘의 조합하나하나가 어찌나 깊이 있는지 빠져들게 됩니다. 그녀의 글 한땀한땀 조합해서 읽다보면 한글, 즉 모국어에 대한 애정도 느껴지고, 특히 어떤 어휘를 쓰느냐에 따라서 생각의 깊이가 다듬어지고 혜안이 넓어지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휘의 뜻을 정확하게 알고 맥락에 따라서 조합을 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어른의 어휘력>에서 배웠다면, 이번에는 그렇게 다듬어진 어휘력으로, 옳은 답을 보이게하는 옳은 방식의 질문법을 이 책 한 권에 담았습니다.



>> 책 내용과 구성



이 책은 1장 왜 '옳은 방식'으로 질문해야 하는가/2장 옳은 방식으로 질문하는 법/3장 내 삶과 세상을 바꾸는 질문법으로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의 제목에 따라 소제목으로 "질문"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으로 담겨져 있어요. 우리가 질문을 잘하지 못하는 이유가 가장 눈에 먼저 들어왔어요. 주로 수동적으로 가만히 듣는 걸로 교육을 받아온 문화권(?)에 살다보니, 질문을 잘 던지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질문"이라는 키워드에 몰입했는지도 모르겠어요.



>> 감상평


'우리는 왜 질문하지 못할까?(p.44)' 라는 문구에 시선이 한참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언급한 이유를 따라 눈을 돌렸습니다.


1) '창피해서'이다. 질문을 해서 주목받는 자체가 창피할 수 있고, 자신의 질문 수준이 형편없을까 봐 창피할 수도 있다(p.44)-학창시절, 선생님이 열심히 말씀하실 때 손을 들고 질문하는 친구를 보고 비웃은 적이 있습니다. '저런 질문은 도대체 왜 하는거야?'라는 핀잔이 마음에서 맴돌았거든요. 그래서 내가 질문하면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할까봐 질문자체를 시도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요.


2) '권위적인 풍토에 젖어서'이다. (중략) 기존 질서를 비틀어 균열을 일으키고 틈을 벌려 기존과 다른 것을 집어 넣는 것이라서 주변을 긴장하게 만든다(p. 45)-질문은 곧 반항이라고 잠재적으로 깔려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긴장감에 살떨리기 싫어서,질문 자체를 꺼려했습니다. 물론, 그런 분위기로 흘러가기도 했습니다. 질문은 권위에 맞서는 잘못된 행위로 인지시키기도 했으니까요.


3) '질문의 효능을 경험한 적 없어서'이다. 질문을 해서 더 나은 지식이나 정보를 얻었거나, 관점을 변환시켰거나, 사고력을 일깨웠거나, 유대감을 느꼈거나,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없다면 질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p. 46)- 질문자체가 금기시된 듯한 분위기에서 자라나다보니, 질문 조차 시도할 수 없엇고, 효능은 당연한 경험한 적이 없었습니다.


4) '답을 찾도록 길들여서'이다. 그것도 '정답'을 말이다. 우리는 답하는 사람으로 자랐지 질문하는 사람으로 자라지 않았다. 그렇게 가정이, 학교가, 사회가 길들였다. 답을 맞혀야 똑똑하다는 칭찬을 받았고 출세했다(p. 47)- 우린 '답' 정해져 있는, 결과중심적 사고만 키워졌습니다. 그래서 질문하지 않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머리만 쓸 뿐, 질문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색하기만 합니다.


그외에도 '알아서 하겠거니','생각하고 싶지 않아서','마땅찮아서' 등, 여러가지 이유를 작가는 언급합니다.


우리가 질문을 못하는 이유를, 작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충분히 공감될만한 내용들입니다. 왜냐구요. 마음으론 생각했던 부분이였으니까요. 다만 말로 풀어낼 수 없었던 것 뿐이였던 거예요. 역사적으로 들여다보면, 질문은 권위에 맞서는 행위여서, 개인 안위에도 크게 도움되지 않다고 여겨서 자연스럽게 '질문 무기력증'이 학습된 것인지도 몰라요.


그러나, 삶을 살아가다가보면 선택의 연속이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걸, 지식과 지성을 탐구하고 찾아가는 요즘에야 현대인들이 조금씩 인지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대로 '정답 강박증'이 있다곤 하지만 정작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한 "정답"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삶을 기반으로 한' <질문>을 던지는데는 인색합니다. 그저 잘사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들을 추앙하며, 나의 삶인것 마냥 따라가기 바쁘죠. 거기서 그들을 못따라기 가면 상대적인 박탁감에 실리는 악순환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아이였을 때 진짜 질문이 많았습니다. 주로 "왜"라는 질문을 던져서, 시야를 조금씩 확대해 나갈 수 있었죠.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문화적 분위기에서 추구하는 전반적인 흐름에 따라, 질문이 줄어듭니다. 대신 나의 아이가 질문을 던지면서, 생각하게 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그때서야 알게됩니다. 질문이 고립되고 한정된 생각과 의식의 영역을 확대시켜준다는 것을요. 그만큼 질문을 다양하게, 다각다로 던질 수 있다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저자가 인지하기에, 질문을 올바르게 하는 방법을 이 책에서 알려줍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출세를 한다지만, 말을 잘하기 전에 질문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다각도/다차원적으로 질문을 세팅하여 옳은 답으로 도달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자신있게 항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잘 살아가는 그들은 분명히 자신의 주변으로 비효율적으로 돌아가는 일상에 의문을 품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 수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을 것 입니다. 유레카를 외칠 수 있는 답에 도달하여, 실행에 옮기면서 비로소 나은 삶을 살아가기에, 그들은 우리보다 잘 살아갈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들이 어떻게 질문을 던지는지 잘 들여다 봐야합니다.


그런, 바른/괜찮은/옳은 질문을 하는 방법을 작가가 역사적/사회적/실험적/과학적/예술적/문학적/철학적인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합니다. 작가의 박학다식함에 또 한번 놀라기도 했습니다. SF 영화에서만 보던 AI가 점차적으로 일상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미래의 기술이 이렇게 빨리 발전하고 변화의 흐름이 빠르게 흘러갈 것이라 누구도 체감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기술 발전과 미래로 향하는 흐름이 빠르게 흘러가기에 우리는 앞날을 빠르게 예측할 수 없어서 더 불안합니다. 막연함에 불안으로 채우지 않고자 한다면, 질문하는 방법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에, 유선경의 《질문의 격》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문장수집


p. 6 질문이 잘못될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전에 해본 적이 없었다. 질문이면 다 좋은 줄 알았다. 안 해서 문제지, 해서 문제될 게 뭐 있겠는가, 하고 말이다.그러나 질문한 만큼만 답이 나온다. 지금까지 우리는 질문을 모르는 게 있어서 물음, 정도로만 여겼다. 이것은 질문이라는 우주에서 은하계의 지구의 한반도의, 어느 섬에 머무르고 있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질문은 모르는 게 있어서 하기도 하지만, 더 나은 답을 얻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사고나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더해서 올바른 방식으로 질문하면 새로운 관점이 생기고 이를 통해 사고력의 확장, 발상의 전환,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다. 자기 주도적인 삶의 시작이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동안 주체적인 인간이 된다.

p. 19 인류의 삶을 변화시킨 모든 발명품은 기술의 집약체인 동시에 질문의 집약체이다. 문명은 언제나 '질문'과 그 질문이 쏘아올린 '소통'으로 혁신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예나 지금이나 누구는 질문하고 누구는 질문하지 않는다. 누구는 질문을 이해하고 누구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다. 누구는 옳은 질문을 하고 누구는 틀린 질문을 한다. 당연한 결과로 질문하지 않으면,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면, 틀린 질문을 하면, 틀린 답을 찾는다. 또한 다른 답을 얻고 싶다면 다른 질문을 해야 한다.


p. 23 잘못된 질문은 대화하기 싫게 만든다. 할 말 없게 만든다. 심지어 갈등이나 불화를 조장한다. (중략) 옳은 질문은 대화하고 싶게 만든다. 질문하는 당사자의 마음을 열게 하고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태도를 다듬어준다. 이 차이가 질문의 격을 결정한다.


p. 29 질문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수 있다. 모르는 사람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모른다. 알아야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 즉 질문의 수준은 '앎'에 달려 있다.질문은 얼마나 모르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아는지를 드러낸다. 아무런 질문도 할 게 없다면 알아서가 아니라 몰라서, 혹은 알고 싶지 않아서일 수 있다.

p. 44 곰곰히 생각해보자. 당신은 당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무엇에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는지 알고 있는가? 무엇이 인생의 목표이고 당신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고 있는가? 그것과 관련해 질문하고 대답을 경청하면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가? 눈치나 감, 어림짐작 말고 '대화'말이다.

p. 63 옳은 방식으로 질문하면 옳은 답을 찾는다. 잘못된 방식으로 질문하면 잘못된 답을 찾는다. 옳은 방식으로 질문하면 제대로 문제를 찾아 해결할 수 있고 잘못된 방식으로 질문하면 엉뚱한 데서 문제를 찾아 잘못된 답을 하고 잘못된 결정을 한다.


p. 71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질문하고 답변에 귀 기울이기를 습관화하자. 나이나 직급이 높은 이가 낮은 이에게뿐 아니라 역으로도 해보자. 예를 들어 경험이 없는 업무를 맡았을 때 무턱대고 "해본 적 없어서 잘 모르는데 어떻게 해요?"라고 질문하지 말고 충분히 알아보고 고민한 다음에 예의를 갖춰 "이렇게 하려고 하는데 (선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말이다. 흐뭇해하며 도움을 주려고 할 것이다.

p.92 자기판단의 유무를 두고 시비를 가리는 일은 무의미하다. 사람은 누구나 매 순간 자기판단을 근거로 선택하거나 결정하기 때문이다. 판단할 수 없다는 결정 또한 판단이다. 그렇지만 자기판단을 근거로 상대에게 강요하거나 통제하려 하는 것은 폐단이다. 질문을 한 당사자는 강요하거나 통제하려는 의도가 없고 그냥 물어봤을 뿐이라고 얼버부리는 경우가 많지만 상대는 질문 뒤에 생략된 다음과 같은 말을 맥락으로, 행간으로 들었다. (소리 없는 말도 말이다.)내 말이 맞지? 내 말이 맞을 거야. 내 말 안 들을 거야? 맞다고 해줘. 내 말대로 해. 안 그러면 너한테 손해야. 이는 질문을 빙자한 명령이거나 지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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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란히 계절을 쓰고 - 두 자연 생활자의 교환 편지
김미리.귀찮 지음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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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회초년 생일때 체계가 잘 잡힌 관공서나 조직이

저에게 너무나 잘 맞을 것이라 착각하며 시간을 보낸 적 있습니다.


그 착각의 근원은 안정적인 월급이 나온다는 장점 때문이였던 것 같습니다.


허나, 10여년 조직 생활을 하면서 싸움닭처럼 싸우고

지지고 볶으면서 깨달았아요.

조직 생활이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요.


분명히 일을 쳐내는 분별력과 순발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 또한 착각이였습니다. 타협 따위 없는, 그냥 불도저처럼 밀어 붙여대는 성격에 제 밑에서 일하는 동료들도 힘들어 했습니다.


위 아래로 갈등 상황에 몰리니,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어린) 저로선 견딜 힘이 점차 없어지더라구요. 

설상가상으로 공황장애까지 엄습했습니다.


공황장애로 인한 무기력과 우울증 덕분에(?)

합리적으로 치열했던 일과 이별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내 자신에게 시간을 쏟아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 고민했고 이왕이며 내가 좋아하는 일에 시간을 할애하면서 살고픈 욕구가 꿈틀거렸습니다.


"하고 싶은 것에 더 시간을 내어주고 마음 쓰면서 살고 싶다"라는 책 뒷면의 글귀가 시선을 사로잡는 신간 에세이 읽고선 14년 전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합리화할 수 있었습니다.





초록초록 진한 청록의 색감에서 안정감이 전해지는 책표지!

《우리는 나란히 계절을 쓰고》 라는 제목만 봐도 자연친화적이고, 자연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 것이라는 짐작에 이 책에 마음이 닿은 건 사실입니다.




앞서 서문에 언급했던 마음에 닿은 글귀

"하고 싶은 것에 더 시간을 내어주고

마음을 쓰면서 살고 싶다"

지금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너무나 꿈꾸는 삶일 것입니다.

이런 삶을 살아가기 위해선 포기해야할 것들이 많죠.

그중에서 돈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자기답게 살고 싶어서 안정적인 직장과 월급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고

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적성에 맞는 사람이 있고

적성이 맞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결론 지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누가 옳은 삶을 산다고 함부로 단정지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 자유를 누리는게 적성에 맞기는 합디만 자유롭게 개인역량을 부리면서 살아가는 배포가 큰 사람은 아니라는 걸 요즘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저, 자유를 선택했으니

누릴 수 없는건 감수하고

산다는게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자연적인 색감의 책표지와 어울리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담은 책갈피도 눈에 들어옵니다.


책 제목과 같이 각 계절에 다른 운치와 분위기를 쓴 내용이 책갈피에 담겨져 있어요.



>> 작가 김미리 x 귀찮에 대하여



이 책은 공동집필된 책이예요!

<아무튼, 집>과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를 집필한 김미리 작가와, <귀찮지만 매일 씁니다>와 <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을 쓰고 그린 귀찮(김윤수) 이 공동으로 써내려간 에세이입니다.

김미리 작가와 귀찮 작가 각자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만큼은 자유로운 시골살이를 자처한 분들입니다. 진짜 말그대로 자유로운 영혼을 소유한, 공통점이 있는 듯하지만 뭔가 살짝 다른 성향을 지닌 작가분들이예요.



>> 책 내용과 구성​




책의 구성은 아주 간단합니다.

책 제목대로 계절을 담았습니다.

김미리 작가는 시골에 있는 폐가를 덜컥 사들여 고친 후 시골과 도시를 오고가며 컨텐츠 제작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귀찮 작가 또한 퇴사 후 시골로 내려와 시골생활을 누리면서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속도를 무시하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시골생활을 자처한 공통점이 있는 두 작가는

편지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에세이가 전개됩니다.




>> 감상평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시간을 내어주고 마음을 쓰는 삶.

모든 현대인이 원하지만 대부분 자신이 진짜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 함정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자신이 어떤 잠재력을 가졌는지, 어떤 장점을 가졌는지도 모릅니다. 모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이 될만한 일에 혈안되어 자신의 가진 잠재력을 파고들고 역량을 키우는데 시간, 에너지 그리고 마음을 쓰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허나, 여기에 돈에 조금 궁해도, 손이 많이 가고 마음을 졸여야되는 환경에 놓여 있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고 마음을 쓰는 두 작가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미리 작가의 시골집 이름은 '수풀집'


번아웃이 와서 숨구멍을 찾고자 시골로 왔습니다.

일주일 중 닷새는 도시에서, 이틀은 시골에서 생활을 합니다.




귀찮 작가의 시골집 이름은 '그리고다'

퇴사를 한 해에 시골로 내려와서 시골에 머물면서

그리고 쓰는 작업을 합니다.

부럽기도 하면서 동경하게 되고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심리 상담사'라는 막연한 꿈만 가지고 상담력에 힘을 키우고자

돈이 필요하지만 돈에 속박되지 않고

유유자적 육아에도 전담하는 육아맘이기도 하거든요.

하고 싶은 일 혹은 좋아하는 하는 일에 힘을 싣고자

돈보단 시간을 선택한 이는 얼마나 될까요?

시간을 선택한 이들이 금전적 풍요를 누리면서 살아갈 확율을 또 얼마나 될까요?

솔직히 돈과 시간의 가치를 환산하는 건 엄청난 통찰력이 필요하거든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원만하게 소화시키기 위해 자유, 시골 그리고 시간을 선택한 두 작가의 삶은 평탄할까요?


사실 현실적으론 감당해야할 고충이 많다는 걸,

두 작가 서로 공감하며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시간과 마음의 자유를 얻게되면서 감수해야하는 불편한 것들이 있긴해요.

아주 번거롭고 신경쓰일 정도로 사람을 좀 예민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어요.

그럼에도, 두 작가는 그 속에서 혜안을 얻고 즐거움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순수한 통찰력을 갖춘 영혼들인건 분명합니다.

자연을 품고 살아간다면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최소한으로 감당해야할 것들에서

우리가 더 멀어져 있는건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면 불편한 건 당연하고

불편해야 인간은 움직이며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특히 맑고 깨끗한 정신으로 유유자적 물흘러가는대로 살아갈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됩니다.

현대 기술의 발전 속도에 따라서 마음과 에너지가 따라 가려니 힘에 부칩니다.

현대인들이 번아웃이 안오는게 이상할 정도지요.

나만 뒤쳐질것 같아서 타인이 긴박한 속도에 맞추느라 정신이 없죠.

번아웃은 잠시 멈추고 쉼이라는 의미인데, 쉼을 자처하는 것도 용기라

여기는 현대인들이 많아져서 너무나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우리는 나란히 계절을 쓰고》를 읽으면

조금 천천히 가도 되는 길이 오히려 멀리 오래토록 걸을 수 있다는 걸 알게해줍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 자연정취를 바라보며

움직이라고 채근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 채근에 못 이겨서 자연에 동화되어야 해요.

그래야 인간은 살거든요.

살기위해, 이왕이며 원하는 일에 몰입하며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녀들의 일상에 매려되고 동화되었으며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작가들처럼 내가 추구하는 프리랜서 삶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지금을 살아가는 용긷 얻게 되었습니다.


​>> 문장수집



p.23 결국 저를 꿇리곤 했던 것은 경제적인 문제, 바로 '돈'이었어요.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은 세상 어떤 일보다 중요한 일이니까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은 지난 13년간 매달 통장에 들어오던 월급이 사라진다는 뜻이지요. 그게 무서웠어요.세상에는 돈보다 중요한 게 아주 많은데,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돈이 없으면 진짜 중요한 것보다 돈 생각을 더 많이, 더 자주 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요. 시간의 주인이 될 것인가, 든든한 통장을 가질 것인바. 지난한 고민 끝에 저는 시간을 선택했습니다.

p. 54 조금 야만적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솔직히 이렇게 바쁠 땐 살아남은 작물조차 부담스러워요. 모든 작물은 보삼핌이 필요하고 지금처럼 일이 바쁠 땐 그 보살핌이 버겁거든요. 아무리 방임형 텃밭이라고 해도 한없이 늘어지는 줄기들을 지주대에 묶어주어야 하고, 누렇게 시들어버린 죽은 잎사귀를 정리해야 하고, 과실이 너무 익기 전에 따주어야 하잖아요. (중략) 텃밭을 보고 있노라면 여름방학 내내 일기를 한 장도 쓰지 않았는데 내일 개학인 초등학생의 마음처럼 무겁고 막막했죠.

p.70 모든 게 얼마 남지 않은 듯한 체념으로 가득찬 와중에 작가님의 "그래도 그 해 여름 지나고부터 점점 좋아졌지. 다늘 너무 늦었다고 그랬는데, 아주 조금씩이라도 매년 나아졌어"라는 말에 기운이 나버렸어요. 이미 슬픈 결말로 정해져 있다해도, 수풀집의 조록조록 물소리와 나무 도마에 탁탁 칼이 부딪치는 소리를 조금 더 오래 듣기 위해 뭐라도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p. 126-127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 누운 상태로 업무 연락을 확인하다가 컴퓨터 앞에 불려 와 앉고, 컴퓨터를 동료 삼아 점심을 먹고, 그 채로 오후를 맞고, 마감 시간에 쫓기며 야근을 하고는 정수리 냄새를 풍기며 다시 침대로 향하는 하루, 최근의 제 일상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런 하루를 언뜻 보면 자유로워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자유롭지 않습니다.

p. 139 제게 있어 일은 여전히 제 존재와 자아에 큰 의미가 되어주거든요. 일을 함으로써 저의 쓸모와 필요, 제 삶의 가치를 느끼니까요. 단순히 돈이 되는 것을 넘어 내 창작물을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귀하게 여겨주는 데서 오는 기쁨이 무척 큽니다.

p. 270 하늘을 향해 치켜든 횃불 같던 연보랏빛 오동나무 꽃, 그 아래서 향기를 맡느라 킁킁거리던 봄날의 한 장면, 큼지막한 오동나무 잎을 들고 달리면서 만화 '개구리 왕눈이'에 나오는 나뭇잎 우산을 상상하던 여름날이 한 장면. 낙엽이 된 오동나무 잎이 담요 같다며, 나무뿌리를 베개 삼고 누워 사그락사그락 몸 위에 잎을 덮던 가을날이 또 한 장면. 바짝 마른 오동 열매 껍데기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엔 괜스레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던 겨울날이 한 장면. '오동나무 맞네!'

p. 281-282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새로운 우주와 만난다는 것과 비슷하단 생각을 자주 하는데요, 이렇게 일 년간 편지를 주고 받고 수풀집까지 다녀오면서 근사한 우주를 만나게 된 것 같아 기뻐요. 물론 이번 만남으로 제가 예상보다 싱겁고 별거 아닌 우주였음이 탄로 난 게 아쉽긴 하지만요. 바깥으로 보이는 면이 더 많은 직업이라서 그럴까요? 저는 누굴 만나도 돌아오는 길에 '나에게 실망했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p. 291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덩굴을 정리하기로 했어요. 머리카락을 잘라내듯 줄기만 조금 잘라낸 후 어떻게 버텨볼까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중략) 무더운 날씨였지만 긴팔 티셔츠 위에 셔츠를 겹쳐 입고 두께감 있는 긴바지도 꺼내 입었어요. 소매단을 장갑 속에, 바짓단은 목이 긴 양말 속에 야무지게 넣어 입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매서운 가시와 털에 더는 긁히지 않겠다는 결의가 느껴지는 작업 복장이었어요. 작업 목표는 낫으로 덩굴의 줄기를 조각내 당기되, 지면의 시작점을 반드시 찾아내 뿌리까지 뽑아내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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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엄마들
조지은 지음 / 달고나(DALGONA)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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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한국의 지나친 교육열은

드라마나 영화 등 각종 매체에서

단골 소재가 되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 하늘을 치솟던 교육열은 사그라들줄 았았으나, 그건 그저 바람이었을 뿐, 여전히 그 열기는 우주까지 치솟았습니다.

내 아일 1등 그 이상으로 오르게 하려는 부모의 집착과 수단방법은 기상천외하게 변해서, '실제로 저런다고? 말이 돼?' 라고 의문을 품지만, 우리가 아는 교육열의 매카, 서울의 강남구 혹은 교육의 인프라가 조성된 서울/경기 신도시에선 당연히 존재한다는 사실.

이런 적나란 사실을 저자 조지의의 소설 《서울 엄마들》에서 더더욱 흥미롭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의 특징을 잘 살린 겉표지 문구들.

사실 소설의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이 증폭됩니다.

왜냐, '서울 엄마들' 하면 자연스럽게 '아이들 교육에 극성인 엄마들'이라는 편견부터 떠오르거든요. 내용은 뻔하겠지만 그래도 소설 속 현실을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배우 차인표가 극찬하는 소설.

이 소설을 읽고, 그가 남긴 찬사를 읽어봤습니다.

"어떻게 소설의 내용을 농도깊은 몇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거지?"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물론, '서울 엄마들'에 대한 자의적 편견과 배우 차인표의 찬사를 읽고 보면, 소설의 재미가 더해지는 건 사실입니다.





>> 작가 조지은에 대하여




<서울 엄마들> 소설의 저자, 조지은은 옥스퍼드 대학교 한국언어학 정교수로 현직에 있으며, 심지의 옥스퍼드 사전의 한국어 컨설턴트를 맡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의 전공과 역할만 봐도 한국어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픈 의지가 상당해보입니다.

게다가 이번 <서울 엄마들>은 그녀의 첫 소설로, 소설을 내기 이전엔 영어공부를 포함한 학습과 관련한 책들을 출판한 다수의 경험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그녀의 경력과 경험의 밑바탕엔 한국 교육 현실에 대한 조예와 통찰력이 깊은 것으로 보이며, 이를 소설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 간단 줄거리



당연히 금묘아파트는 학군도 대한민국 최고다. 아파트 단지 주변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나가는 학원이 다수 포진해 있고, 입주민 자녀들의 명문대 진학 비율도 넘사벽이다. 그만큼 입주 조건을 맞추기도 보통 어려운게 아니다. 금묘아파트에 입주하려면 재증명서를 입주민 대표회의에 먼저 제출해서 동의를 받아야 한다. 돈만 많다고 되는 게 아니다. 부모의 대학 성적표도 제출해야 한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건 학점이 아니다. 그 성적표를 발급한 학교가 어디냐가 진짜 포인트다. p.12


금묘아파트는 육아 인프라가 훌륭하다. 금묘조리원과 금묘영유(영어유치원), 금묘인스티튜트까지 아파트 상가 건물에 한데 모여있다. p. 12


뱃속에서부터 명문대로 이어지는 교육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자리잡은 8학군지 금묘아파트. 금묘라는 아파트 이름이 참 요상합니다. 금묘란, 아파트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황금 고양이상입니다. 즉 금으로된 고양이라는 뜻이예요. 금묘아파트 사람들은 금묘가 아파트를 수호하는 영엄한 힘이 있다고 믿었어요(p.9) 특히 금묘아파트에서 자고 나란 사람들은 대부분 명문대로 진학해서 사회적으로 자리잡는 사람으로 입지를 다지기에, 전국에서 교육에 관심있는 부모들이라면 금묘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동경하기도 했습니다.


부모들의 스펙도 대단하고 교육열도 치열한 금묘아파트에 사는 105동 203호 안미아, 105동 303호 봉선아 그리고 105동 403호 김진아, 세 엄마를 중심으로 소설은 전개됩니다. 그들 각자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보유하고 있는 스펙은 다르지만, 자녀를 명문대 의대로 보겠다는 의지만큼은 똑같은 세 엄마들. 거기에 엄마의 재력과 역량에 따라 울트라 슈퍼맘, 슈퍼맘 그리고 돼지맘으로 카데고리가 나눠진다는 점. 엄마들의 노력을 재력과 역량으로 또 세분화해서 나눈다니, 너무나 어이가 없지만, 이또한 현실이라는 점을 소설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 감상평


명문대를 꼭 입학해야만 성공의 척도라고 믿는 한국의 부모들. 교육열은 시간이 흘러서 사람들의 생각이 깨이면 충분히 사그러들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매체를 통해서 들여다본 현대의 교육열은 진화되었지 열기는 사그러지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명문대라는 목적만 보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과정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어느 드라마에서 학생들의 학습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 몇시간 동안 강의실에 가둬두고 자물쇠로 잠그는 일명 자물쇠반 에피소드를 보곤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드라마가 사실을 기반하여 각색한 드라마였기에 자물쇠반이 진짜 존재할 가능성이 높았죠. 꼭 그렇게까지 명문대에 집착해야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등살에 떠밀려서 아침일찍 일언 학교를 시작으로 학원 뺑뺑이를 돌아야합니다. 한창 잠을 많이 자고 많이 먹어야 할 아이들은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고, 끼니는 건강에 나쁜 편의점이나 바깥 음식을 먹으며 간신히 때웁니다. 이런 현상은 마치 1760년대 영국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산업혁명 시대에 노동착취를 당하는 아이들의 모습과도 비슷해보입니다. 그 시기의 아이들이 현대의 아이들보다 더 처참하게 살았던 건 사실입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위험한 상황에 놓이면서 부품으로 이용만 당했던 거잖아요. 그러나 현대의 아이들도 1등 혹은 명문대만 바라보고, 어른들의 강요에 못이겨서 사교육 세계에 휘말려들어서 원치 않는 경쟁을 하며 밤낮을 지세고 있습니다. 이런 사교육을 기점으로 부동산 시장을 비롯하여 전반적 사회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니, 아이들이 어른들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을 당하고 있습니다.


1등과 명문대라는 목표만 바라보다가,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신을 살피고 주변을 돌보면서 경험할 수 있는 무한한 기회 마저 박탈당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치열한 성적 경쟁에서 못 버티겠다고 절규하면 '명문대만 가면 다 편해질꺼야, 그때부터 넌 자유야'라는 말로 아일 구슬립니다. 아인 그 말만 믿고 험난한 경쟁에서 이겨 명문대를 갔으나, 거기서 마주한 건 자유가 아닌, 허망함입니다. 자기 못지 않게 뛰어난 친구와 선후배가 있고, 여기서 또 다른 사회적 경쟁에 돌입하게 됩니다. 부모가 설계해준 노선대로 살아가면 자유롭게 행복할 줄 알았지만, 유년을 포기하고 목숨걸며 달려 합격한 명문대는 자신의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습니다.하여, 요즘 명문대를 나와도 제대로된 사회생활을 못하고 캥거루족으로 사는 젋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부 외엔 할 줄 아는게 없다보니 험난한 모험은 두렵기만 합니다. 여기서 우울증, 무기력증과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소설 <서울 엄마들>에선 잘못된 교육열이 불러 일으키는 가족과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어이없다고 여겨지지만 진짜 존재하는, 명문대를 향한 교육 인프라가 구축된 학군지! 여전히 그 속에서 수많은 갈등과 사투를 벌여야하고 남들에게 표현해서도 안될 고충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소설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두고 웃기고 슬프기도 한, 그래서 블랙 코미디가 반영된, 소설 <서울 엄마들>. 이 소설을 통해서 우리가 명문대만 집착하다가 놓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흐름도 보여줍니다. 너무도 원만한 흐름이려서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는 면도 있습니다. 소설이니까 그런 유토피아적인 요소를 넣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 문장수집


p. 20 금묘인스티튜트 옆에는 제법 큰 놀이터가 있다. 그네도 있고, 미끄럼틀도 있고, 시소와 정글짐까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놀이 기구도 가득하다. 그런데 아이들이 없다. 놀이터를 이용하는 사람은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 나온 어른들 뿐이다.

p. 53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연인」에 나오는 아사코나 백석 시인의 시에 나오는 나타샤가 되고 싶은 꿈도 있었다. 그 꿈을 이루고자 쉬지 않고 달려왔는데… 지금의 나는, 나는 그대도 아니고, 연인도 아닌 대한민국의 가장 평범한 아줌마가 되었다. 아니 딸에게 치이고, 남편에게 외면받는 비참한 아줌마가 되었다.(303호 봉선아 이야기 中)

p. 55 슈퍼맘들은 곳곳에 쌔고 쌨다. 이름만 슈퍼맘이지 쉽게 말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이다. 워킹맘들 듣기 좋으라고 슈퍼맘이라고 불러주는 것 뿐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슈퍼맘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모범적이거나 이상적인 어머니, 가정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자녀를 양육하며 풀타임으로 경력을 쌓는 사람.'(중략) 사실 나는 울트라 슈퍼맘을 꿈꿨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슈퍼맘의 허울을 쓴 아줌마일 뿐이다. 여기저기서 깨지고, 찌그러지고, 부서지며, 무시당하는 아줌마. 슈퍼맘이 되려다 가랑이 찢어진 서울 아줌마.

p. 64-65 한국은 북한과 휴전을 한 지 7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 전투적인 자세로 살아간다. 전쟁을 싫어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고 말은 하지만 입만 열면 어디서나 파이팅, 아자 아자 파이팅! 도대체 뭘 그렇게 맨날 싸우자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그 영향인지 엄마들도 육아 전쟁, 교육 전쟁을 벌이고, 애들은 성적 전쟁을 벌인다.


p. 121 남편과 연애한 거 빼놓고는 대학 다니면서 공부한 기억밖에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암기한 기억밖에 없다. 사시는 사실 스터디고 뭐고 다 필요 없었다. 판례를 죽어라 외우고, 일제 볼펜 제트스트림으로 백강고시체를 죽어라 연습하면 됐다. 나는 수능 2점 차로 서울대 법대를 못갔는데, 재수를 하지 않는 이유도 어차피 사시를 볼 것이기 때문이었다. 사시는 두 가지 길 밖에 없다. 합격 아니면 불합격. 10년을 공부해도 불합격이면 이력서에 아무것도 쓸 수가 없는게 이 바닥이다. (403호 김진아 이야기 中)

p. 140 요즘 나는 엄마 중2가 되었다. 은주가 학교 간 사이에 나 혼자 인강을 들으며 중2 문제집을 풀기 때문이다. 학교 다닐 때 이렇게 공부했으면…나도 서울대 갔을 것 같다.(203호 안미아 이야기 中)

p. 163-164 서울의 밤이 반짝인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자동차들의 헤드라이트와 끝을 모르고 위로 솟은 아파트 조명까지 모든게 반짝인다. 이미 자정이 넘었는데도 이 도시는 멈추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그런 도시에서 또 하루를 살아남은 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조금이라도 틈을 줘선 안 된다. 말 한마디는 물론이거니와 옷매무새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심지어 귀걸이 하나도 잘 어울리는 걸 골라야 한다. 약해 보이면 안 된다. 약하면 지는 거다. 첫인상부터 승자의 임팩트를 줘야 한다. 내가 에르메스를 찾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403호 김진아 이야기 中)

p. 184-187 성공하는 아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3박자가 있다고 들었다. 조부모의 경제력,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과 체력, 우리 집은 3박자가 딱 맞아떨어지는 집이다. 남편 앞으로 된 강남 빌딩은 시아버지가 물려준 것이고, 지금도 애 학원비 보태라며 꼬박꼬박 내 통장으로 돈을 보내주신다. 우리 남편은 진짜 금묘의 모범 아버지다. 와이프 일에 절대 간섭하지 않는다. 모든 결정은 내가 하게 하고 자기는 자리를 피한다. (중략) 마지막으로 성공하는 아이를 위한 조건 하다 더 있다. 바로 착한 아이. 다행히 우리 은주는 내 말을 고분고분 잘도 듣는다. 그러니까 이런 은주를 최소한 서울대 의대에 보내지 못하면 나는 실패한 엄마가 되는것이다. 어깨가 무겁다.(203호 안미아 이야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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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레디 마인드 - 원하는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6가지 법칙
프레데릭 페르트 지음, 이지연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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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급변하는 세상, 미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구요?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엔 불확실한 미래를 자신이 원하는대로 설계해서 실현하는 6가지 원칙을 담은, 프레데릭 페르트의 《퓨처 레디 마인드》를 담았습니다.



>> 이 책의 저자





이 책의 저자, 프레데릭 페르트는 구글 최초의 최고혁신전도사라고 합니다. 혁신지도사가 아닌 전도사라는 표현이 왠지 종교적인 특색을 지니는 듯하나,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혁신의 중요성과 이를 실현시키는 방법을 전해주는 혁신전문가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수 있어요.


그는 구글의 창의적 혁신 문화를 구축하는데 기여한 인물로,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어서 혁신전도사라는 타이틀을 자신에게 붙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책의 구성과 내용





이 책의 구성은 총 6챕터로, 끝내주는 낙천성,거침없는 개방성, 강박적 호기심, 끊임없는 실험, 광활한 공감력, 당신의 X차원, "원하는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6가지 법칙"이 구체적으로 담겨져 있습니다.




>>  감상평




기존의 틀이나 고정관념에서 깨어나 미래지향적인 삶을 위해서 혁신의 중요성과 이를 추진하는 방법에 관한 책을 수없이 읽어본 분들이라면 다소 무료하게 느낄 수 있는, 아는 내용을 집대성한 듯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뻔한 내용의 글을 보며 뻔하다고 습관적으로 생각하는 저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원칙 2번째인 <거침없는 개방성>을 "새로운 배움과 경험에 초점을 맞춰 삶의 모호함과 불확실성을 끌어안는다"라고 개념을 언급해두었습니다.


혁신의 중요성과 이를 실현화 시키는 방법을 조금더 구체적으로 설득력있게 풀어놓은 글이 제가 마음을 열고, 뻔한 글을 새로운 배움과 경험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이끌었기 때문이예요. 이런 이유에서 인지, 책에 줄을 그으며 공부하듯 읽었습니다.


책에서 언급한 뻔한 이야기 외에 조금더 특별하거나 그럴싸한 조언이 있길 바랐으나, 뻔한 이야기가 제차 반복되고, 《퓨처 레디 마인드》에서 집대성했다면 뻔한 이야기는 진리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원하는 미래를 실현시키는 건 그 어떤 요행도 아닌, 결국 자신의 낙천성/개방성/호기심/실험정신과 다차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생의,운명의 주인공은 결국 나다"라는 그런 결론.


내가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의 발현, 그게 불확실한 미래를 능동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퓨처 레디 마인드》에서 언급하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현실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고 있나요?

꿈만 꾸고 운명론자들에게 "나의 미래는 지금 보다 나을까요"라고 묻고 있진 않나요?

운명론자들도, 사람 자신이 자신의 삶의 방향을 잡고 있을 때 운명을 잘 읽어주고 혜안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선, 원하는 미래를 수동적으로 그냥 실현시킬 수 없습니다.


불안한 미래에 확신을 가지고

실현하고 싶다면 《퓨처 레디 마인드》의 6가지 원칙을 숙지하고 <퓨처 레디 액션>을 따라 해보세요. 그러면 원하는 미래를 그리고 실현해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꺼예요





>> 책글귀



p. 38-39 당신이 선택을 더 많이 할수록, 당신 앞에 더 많은 가능성이 나타난다. 당신이 탐구할 가능성이 늘어날수록, 당신이 경험하고 싶은 바로 그 미래를 만들어낼 준비가 잘 갖춰진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의' 미래라고 말하는 것이다. 한 번에 하나씩 당신의 선택으로 만들어지는 미래 말이다.


p. 53 상상은 미래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에도 초점을 맞춘다. 당신은 인간이 만든 온갖 것들(문학, 예술,건축)을 생각하며 역사의 어느 순간을 떠올린다. 당신이 직접 경험한 것들, 여러 기억과 감정이 오감과 합해져서 '현재'가 된다. 미래를 생각할 때는 이런 자원들을 몽땅 끌어와서 이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져야 할지 상상한다.


p. 70 끝내주는 낙천성을 가지면 구체적이면서도 더 높은 기대치를 갖게 된다. 명석한 현실주의자가 된다. 눈앞에 산이 보이지만, 그너머에는 더 나은 게 있다고 확신하게 된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그 잠재적 가능성이 무엇이든 간에 그곳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게 된다.


p. 123 개방성과 마찬가지로 투명성도 늘 쉬운 선택은 아니다. 투명성을 선택한다는 것은 내가 하는 말이나 행동을 싫어할지도 모를 사람들의 비난을 자초한다는 뜻이다. 화형 당할 것을 알면서 왜 나 자신을 광장에 내놓는가? 한 가지 이유는, 그게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할 수 있는 지상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어느 정도 투명하다' 따위는 없다. 완전히 투명하든지, 아니면 불투명한 것이다.


p. 138 의도적으로 마음을 열고 타인과 자상하게 대화를 나누면, 개인적인 인연을 형성할 '점'들이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퓨처 레디 마인드에도 너무나 중요한 창의적 영감의 원천은 또 얼마나 많이 늘어나겠는가. 아무리 짧은 접촉이라고 해도, 당신의 생각이나 감정의 방향을 틀어놓을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파문이 그날 하루 당신의 내적/외적 접점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낼지는 아무도 모른다.


p. 156 호기심은 아이들의 본성이지만, 그 자체가 유치한 것은 아니다. 사실 호기심은 아주 세련된 것이다. 아이들은 내가 뭘 발견하게 될지 미리 가정을 세우지 않는다.  아아이들은 유능한 수사관으로 온갖 감각을 다 동원해서 정보를 수집한다. 아이들은 경이로움을 느끼는게 아무렇지도 않다. 아이들은 답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들은 '언제나' 질문을 한다.


p. 174  우리가 뭔가 대단한 것, 혹은 충격적인 것, 경외를 일으키는 것을 찾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라. 우리는 그저 뭘 발견하든 오감의 참여를 통해 조금만 더 깊이 있고 자세한 내용을 발견하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감각을 딱 하나만 동원해서 주의를 기울인다면 분명히 놀라운 것들과도 마주치게 될 것이다. 창밖에 벌새가 맴도는 것을 발견하고 숨이 멎을 정도로 감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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