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통해서 위안을 얻고 간접적인 경험도 하고 다양한 사람도 만나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것을 인생이 가장 고달플 때 느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심리적인 한계가 가장 클 때였을 거예요. 그때 용기있게 할 수 있었던 실천은 책을 옆에 두고 친해지는 것 뿐이었습니다. 기고만장하게 살 땐, 책이 뭐라고, 책이 인생을 바꿔주냐며 책 따위 거들떠 보지 않았죠. 그런데, 책이 나를 위로해주고, 칭찬도 해주고, 때론 나무라기도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겸손도 알게 되고, 세상에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깨닫고,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가보지 못한 곳도 여행하게 되고, 꿈도 꿔봅니다. 사람의 마음에 동기를 부여하고, 실천에 옮기고, 삶을 재미있고 흥미롭게 살아가는 이유도 제시해줍니다. 책을 무시했던 건, 제가 그만큼 무지했기 때문이죠. 내가 아는 것이 전부라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고민을 안고 끙끙대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힌트도 줍니다. 책이 가진 이점은 너무나 많습니다. 말로 어찌 다 표현하겠어요. 이렇게 책의 매력에 빠지다보니, 독서법도 알고 싶고, 책으로 인해 삶의 전환점을 경험한 사람들을 보게 되면, 그들의 이야기를 들여봅니다. 독서에 관한 책 중엔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와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고 독서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방법을 알게되고, 책을 좋아해서, 동네책방을 연 전 MBC 아나운서 김소영시의 에세이를 읽고 책과 더욱 친해지는 계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 진작 할 걸 그랬어 내용


이 책은  MBC 아나운서 출신인 김소영이 써내려 간 에세이입니다. 그녀는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하는 등 남들이 부러워할 법한 탄탄대로의 삶을 살다가, 어느 순간 그녀에게도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아나운서로 입바른 말로 서평을 썼다고 진행하고 있던 프로그램을 하차하게 되고, 방송국에 출근하면 하는 일 없이 시간만 보냈는데, 그 시간동안 늘 책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그녀는 퇴사를 결심합니다. 어떠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뚜렷한 목적없이 퇴사를 한 것입니다. 착하고 바르게 살아왔던 그녀만의 엄청난 일탈인 듯 합니다. 그리고, 일본자유여행을 떠나는데요. 그냥 떠나는 여행이 아닌 일본책방여행을 떠납니다. 물론 혼자선 아니구요. 남편 오상진씨와 함께 떠납니다. 그렇게 떠난 일본책방여행 위주로, 그녀자신, 책에 대한 그녀만의 생각, 결혼관 등 살짝 비추면서 에세이는 전개됩니다. 일본여행을 간접적으로 떠나는 재미가 느껴질 정도로, 일본책방을 탐방할 때 분위기를 글로 잘 표현합니다. 책을 다양하게 섭렵했다고 느껴지는 것이 이야기 중간중간에 상황과 분위기에 맞는 책들을 언급합니다. 그 책들에 대한 관심이 저절로 들게 합니다. 그리고 당인리에 책방을 여는 여러가지 시행착오와 과정들을 보여주는데 이 또한 흥미롭습니다. 그녀가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책에 푹 빠져있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겠금 글을 적어갑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남편 오상진씨와의 결혼생활에 대해서 표현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고, 결혼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추천한 도서목록이 있어요. 그 속에는 제가 읽었던 책도 있고 꺼려했던 책도 보입니다. 꺼려했던 책에 대한 호기심을 발동하게 합니다.



■ 느낀점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을 왜 때리치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녀의 입장이 이해가 되었고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일을 그만 둔 이유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싶은 이유가 비슷했으니까요. 사회가 정해준 기준대로 대학 졸업해서 바로 취업하는 인생, 그 이후는 탄탄대로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취업하고 나면 또 다른 사회를 만나는데, 거기엔 자유라는 것이 없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적절하게 주어지지 않고, 바른말을 하면 되바리진 말이라며 오히려 벌을 주는, 거기에 지쳐있다보면, 일 자체가 하기 싫어집니다. 나도 세상에 뭔가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사라지니까요. 김소영씨 또한 그런 회의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방송국 일이 완전히 싫은 것이 아니라, 표현을 적절하게 할 수 없던 분위기가 싫었던 것이죠. 그리고 가장 힘든 순간에 책을 통해서 위안을 얻었다는 말, 백번 공감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전하는 위로를 가장한 참견과 염려보단 책이 훨씬 편할 때가 있거든요. 스스로 바닥이라 생각이 들때, 책과 마주하면 생각과 태도에 기반이 잡힙니다. 불안감도 안도감으로 변화하며, 불확실도 확실로 변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책을 통해서,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판단도 서고, 책을 좋아하는 나를 믿고 남들이 뭐라하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그 자체가 희열이고 성취더라구요. 그녀가 책방을 열게 되면서, 생각치도 못한 어려움에 접하기도 하지만, 그 어려움을 너무 괴롭게 묘사하지 않는 걸 보면, 그 또한 즐거웠나 봅니다. 그냥 즐거워보였어요. 그래서 책일 읽는 내내, 재미있게  즐겁게 술술술 편안하게 흘러가는 거 보면, 그녀는 진짜 책을 좋아하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신을 파악하고 즐기는 일을 찾은 듯 해서 보기 좋았습니다. 무엇이든, 나로부터 결정된다는 말들이 맞는 말이고, 나를 알아야 좋아하는 일을 찾거나 즐길거리를 찾게 된다는 것을 계속 되뇌이며 생각해봅니다. 


■ 좋은글귀


p. 11 솔직히 말하면 아무리 독서를 좋아한다 해도 대부분은 괴로울 뿐이었다.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 있는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눈길도 한때였다. 불쌍해 보이는 건 질색이었고, 누구에게 하소연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결국 남아도는 시간을 채우는건 내 몫이었다. 

p.37 여행을 앞두고는 딱 한 가지만 다짐했다. 내내 택시만 잡는 여행은 하지 말자. 그도 그럴 것이, 회사를 그만둔 데다 앞으로 뭘 해야겠다는 계획조차 없느니 시간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었다. 새삼 서른에 학교도 회사도 안 가는 처지가 되었다는 게 낯설었다. 이러게 대책 없이 진정한 '자유 여행'을 하게 될 줄이야. 좀 신나는데.

p. 105 남편은 토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토론이 말싸움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파악하고 접점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인전할 건 인정하고, 포기할 땐 포기하고, 바짝 엎드릴 때를 알지만 때로는 논리적으로 반박한다. 솔직히 이런 사람 흔치 않다.

p. 108 거의 매일 밤 우리는 나란히 누워 그늘의 기분에 따라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 가끔 궁금하면 서로의 책에 고개를 내밀기도 하고, 먼저 잠든 사람의 머리를 쓰다듬기도 한다. 잠들기 전에 책 일는 즐거움을 공유하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머리맡은 얼마나 황량했을까. 

p. 132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직업으로 아나운서를 선택하기 전에 내가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았다. 사람들 앞에서 내 생각을 말하는 일? 아니다. 타인의 값진 생각을 다른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더 큰 보람을 느낀다. 

p. 140  아무튼 차가 너무 좋다. 집에서도 식사를 마치며 차 한 잔을 꼭 마시고, 쉬는 날 좋은 찻집에 가는 것을 소중한 취미로 가꾸고 있다. 아름다운 차향, 차를 내릴 때 흐르는 시간의 미학, 차에 어울리는 티푸드를 곁들이며 편안한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것. 혼자 있어도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는, 내가 가자 좋아하는 순간이다. 

p. 206  책장이 있는 곳이 서점이든 서점이 아니든, 책장은 그 책장에 책을 꼿은 사람과 그 책장에서 책을 꺼내 든 사람 간의 끊임없는 대화다. 책장에 꽂힌 책들은 독자에게 말을 건다. 우연히 펼친 한 권의 책과 한 줄의 문장에서 누군가는 꿈을 찾고, 오래 앓던 고민을 털어내며, 혹은 그날 하루를 살아낼 힘찬 기운을 얻을 수도 있다.







■본 포스팅은 선물받은 책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의 카르테 1 - 이상한 의사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채숙향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의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의 잠재성을 알아보고 상대에게 인지를 시켜주는 것입니다.
저에게 없는 좋은점을 상대방이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아주 훌륭해 보여서, 우러러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혹은 무얼 해야할지 모른다는 사람에겐 

아주 적극적으로 그 사람의 장점을 어필합니다.

그러나, 그 또한 지나치면 상대방은 아주 부담스러워하고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고 싶어도 믿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많이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내 맘을 몰라준다고 해서.. 결국 제가 좋자고 방방 뜬것이지 

당사자들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지나친 칭찬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요.

물론, 제 마음은 그 사람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하는 좋은 의도이긴 하나,
결국엔 저의 욕심이였고 이기심이었다는 거죠.
그리고 제가 그들의 삶을 보고 답답해할 뿐 그들의 삶은 그대로가 좋을 수도 있는데,
제가 거기에 괜한 헛바람을 주입했을지도 모르구요.

저도 세번까지 제의를 해보다가,
당사자가 자신의 상황이 좋고 그렇게 흘러가게 두고 싶다고 하면

 물러나는 것도 미덕이라는 것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더라구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소설 신의 카르테 1 : 이상한 의사 에서도 

제가 아무리 푸시를 해도 미동하지 않을 의사가 출현(?)합니다.
그를 통해서, 사람은 저마다 삶에 대한 기준있다는 것을 세삼 알게되었습니다.
그들의 삶, 그 자체도 인생임을 알게 해주는 소설입니다.





■ 신의 카르테 1 내용 


신의 카르체 1의 부제는 이상한 의사입니다.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작가인 나쓰메 소세키를 너무나 사랑하고 존경하는 괴짜의사 구리하라 이치토의 시점으로 소설은 전개됩니다. 이치토는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을 읽고 자란 덕분에 고풍스러운 말투를 쓰는 괴짜 의사입니다. 그는 신슈라는 지방도시에 위치한 일반병원, 혼조병원에서 5년째 근무중입니다. 1주년 결혼기념일 마저 훌쩍 넘겨 버릴 정도로 아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주변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그가 근무하는 병원에선 덩치가 거구인 동료의사 스나야마 지로, 깜찍한 간호사 미즈나시 요코와 개성이 확실한 상사 왕너구리 선생님과 늙은 여우 선생님, 그의 주거지인 온타케소(한때 여관이었던 곳을 빌려 하숙집으로 운영하고 있는 2층짜리 목조건물)엔 그의 사랑스런 아내 하루나, 주거지 동료(?) 남작과 학사 등 주변인물들과 소소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의 일상은 주로 빡빡하게 돌아가는 병원에 초점이 맞춰서 있습니다. 많은 사연과 아픔을 가진 환자들이 이치토를 마주합니다. 그 중 담낭암을 앓고 있는 72세 환자 아즈미를 통해 삶에 대한 혜안과 확신을 가지게 되는 이치토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 느낀점


이 소설의 작가는 현직 의사입니다. 그래서 병원의 살인적인 스케줄과 병원시스템, 의사로서의 고뇌 등을 사실적으로 잘 표현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분위기가 서정적이면서 차분하게 잘 전달됩니다. 소설의 초반엔 소설의 제목과 이야기 전개의 연계성을 인지하는 것이 조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몰입감이 조금 떨어지긴 했으나, 중반에서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감동과 여운이 밀려왔습니다. 주인공 이치토는 아주 유능한 의사입니다. 그래서 주변에선 대학병원에 가서 최첨단 의학기술을 익혀보라며 바람을 넣습니다. 소설 속 이치토는 현 근무지와 대학병원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의 개인적인 관점에선 그의 마음은 혼조병원에 많이 쏠려있습니다. 저 같아도 이치토는 유능하니까, 이왕 큰 병원에가서 이름을 떨쳐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가 마음을 굳힌 삶의 기준은 따로 있기 때문에 아무리 유능하고 잠재성이 뛰어나도, 그건 전적인 저만의 생각인지 그의 생각은 아닐 수도 있거든요. 그는 늦은 밤 퇴근 길에 사진을 찍고 있는 아내 하루나와 마주하면서 밤길을 걸어가는 것, 허름한 여관식 하숙집에서 아내와 커피를 내려 마시는 아늑함, 그리고 주변인들과 주고 받는 담소, 그에겐 그 생활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그가 담당하는 환자들, 고지식하고 괴짜스럽긴 하지만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지 이치토를 너무나 좋아합니다. 이치토도 그들을 통해서 삶을 알아갑니다. 그에겐 그 삶이 싫을 이유가 없어보입니다. 오히려 매료됩니다. 그런 그에게, 유능하니까 더욱더 실력을 발휘하면서 살라고 부축일 필요가 없겠더라구요.  소소한 삶으로부터 감동과 여운을 느껴보라고 말해보고 싶고, 삶의 기준이 명확한 사람에겐 아무리 타인이 욕심을 낸다고 해도 그들에겐 그 자체가 삶이고 즐거움이라는 것을 소설을 통해서 알게 됩니다. 타인이 잘 되라는 뜻에서 내는 욕심도 결국 저만의 욕심이라는 것과 타인이 행복하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걸 지켜보는 것 또한 그 자체가 삶이라는 것을 이상한 의사를 통해서 배웁니다. 


 책 속 한 줄


p. 14 그렇게 계속 돌다가 내가 어딜 향해 가는지 알 수 없게 되는 게 지금의 세상이다. 이럴 때 나만 멈추면 세상 사람들에게 괴짜 취급을 당한다. 나야 괴짜 취깁을 당해도 상관 없지만, 아내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일단 같이 돌고 있다. 분명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빙글빙글 돌고 있을 것이다. 여러가지 불만과 불안을 안고 빙글빙글 돌고 있다.

p. 87 정말 터무니없는 소리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논리로는 설명이 안 되는 비애, 어디로 쏟아내야 할지 알 수 없는 분노라는 것이 확실히 존재한다.

p. 95 아내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윤기 있는 흑발이 별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 보였다. 그 광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온기가 가슴을 퍼져갔다. 아무리 바쁜 와중이라도 이 한때의 소중함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p. 170 동이 트지 않는 밤은 없어. 멈추지 않는 비도 없지. 그런 거야, 학사님.

p. 172 이치도 없고, 논리도 없다. 시간만이 있다.

p. 182 바쁜 와중에 버려졌던 작은 기억들이 시간이라는 화학 변화를 거치며 좀 더 선명한 색채를 띠고 떠오르기 시작했다. (중략) 살아 있을 때는 왠지 몽롱하고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던 것이, 세상을 떠나자마자 선명한 윤곽과 함께 가까이 다가오다니, 신도 참 얄궃다.

p. 206-207 이치()’와 ‘토()’라는 글자를 그대로 합치면 ‘정()’이라는 글자가 된다. 아버지가 반쯤 장난으로 지으신 것이다. (중략)'하나(一)에 멈추다(止)를 써서 바르다(正)라는 의미라니, 이 나이 먹도록 몰랐습니다. 하지만 왠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앞으로 가는 데만 급급해서 점점 소중한 것을 버리게 되는 법이지요. 진짜 바르다는 건 맨 처음 장소에 있는지도 몰라요.'


p. 252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특별한 기술이나 재능으로 마법처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사람이 태어난 그 발밑 흙덩이 아래 묻혀 있는 게 아닐까. 나에게 그것은 최첨단 의료를 배우는 게 아니라 아즈미씨 같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고, 나아가 아내와 함께 이 발걸음을 계속하는 것이다. 당연한 일처럼, 이전부터 결론은 줄곧 거기 있었던 것이다.  갈피를 잡지 못할 때일수록 멈춰 서서 발밑을 향해 쇠망치를 휘두르면 된다. 그러면 자연히 거기서부터 소중한 것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p. 253 방황하고 고민할 때야말로 멈춰 서야 한다. 강을 막고 산을 깍아 돌진하는 것만이 인생이 아니다. 여기저기 묻혀 있는 소중한 것들을 정성껏 파내어 쌓는 것 또한 인생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의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의 수용소에서 (양장) - 빅터 프랭클의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빅터프랑클은 많은 심리학자와 정신과전문의가 언급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우울증을 정신병의 일종으로 명명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면

 빅터프랑클은 우울증을 병이라고 언급하지 않고,
내면의 진짜 자아가 욕구를 표현하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를 만나기 전엔,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내 감정을 애써 감추고, 

애써 태연한 척, 괜찮은 척 하느라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소위, 정신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치부당하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그 덕분에, 감정조절을 못하는 제 자신을 많이 미워하고 포용할 줄 몰랐습니다.
그러나, 그를 알고부터 내면에서 일렁이는 감정을 들여다보고 해석하고 이해하면서  

나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 빅터 프랑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내용


빅터 프랑클은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심리학자이자 정신의학자입니다. 그는 인간의 존재 의미와 그 의미를 찾아가는 인간의 의지에 초첨을 두는(p.167~168) 로고테라피logotheraphy를 만들어냅니다. 로고테라피는 프로이트와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이은 제3 정신의학로 불립니다. 로고테라피가 만들어진 배경은 히틀러 정권이 무작위로 홀러코스터(나치 유대인 대학살)를 자행하는 중, 그와 그의 가족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강제적으로 끌려갔던 유대인 수용소입니다. 죽음과 지옥 그 이상의 잔인한 상황 속에서 그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와 의미를 끊임없이 되뇌이며 그 속에서 삶을 견뎌냅니다. 그리고 수용소에서 자신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심리와 정신을 관찰하고 연구해서 로고테라피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설명하고, 책의 후반부에서는 로고테라피에 대한 내용을 추가적으로 담았습니다.



■ 느낀점


이 책을 읽고 인간을 자유의지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자유자재로 아무런 제약없이 살아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인간은 물리적, 조건적 환경과 상황에 제약을 받거나 한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의지와 마음을 쓰는데는 절대적으로 제약을 받지 않고 한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유의지에 따라 삶의 방향을 선택하고 의미를 찾아가면서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저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을 품지도 않았으며 의지도 없었습니다. 잘 살고 싶다, 행복해지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 돈 많이 벌고 싶다, 건강하고 싶다.. 이런 생각들은 살아가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믿었지요. 눈 앞에 닥친 현실이 너무나 불행해서, 불행자체도 버거워죽겠는데, 내 팔자에 무슨.. 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에 많이 사로 잡혀있었지요. 그러나,생각과 마음 먹는 건 자유인데,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저를 갉아먹는 마음만 먹고 살았는지, 이 책을 읽고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정신적으로 피폐할 때, 피폐함을 제거하려고 몸부림만 쳤지, 그 자체를 이해하는 것인 줄도 몰랐습니다. 감정을 모른다는 것은 자신을 기만하는 행위임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일종에 회피였죠. 빅터프랑클은 인간은 존재하면서 어떻게 존재할 것인지를 생각하며 삶의 의미와 목적이 확실한 사람이 시련을 이겨내는 내적인 힘이 강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계가 많은 조건에서도 이뤄내야 할 확실한 목적과 의미에 초점을 맞춘다면 삶을 살아가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죠. 그의 주장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조건과 환경에 한계가 있다고 해서 생각과 의지에도 한계를 두었습니다.  확고한 목적을 가진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관여할 수 없고, 제지할 수 없는 영역임을 그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확실한 목표와 이루고자 하는 이유와 의미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조금더 밝고 희망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 속을 세부적으로 채워가는 삶을 살아보고 싶은 욕심이 점차적으로 생기게 되었습니다. 물리적 제약이 있더라도, 마음과 생각의 영역엔 한계없이 무궁무진한 자유와 가능성이 있으니까, 자유의지를 존중하며 마음껏 표출하고 싶어졌습니다. 다만, 자유의지로 선택한 삶에 대해선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점, 그건 절대 잊어서는 안되구요. 스스로 이끌어가는 삶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책 속 한 줄


p. 138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해 매일 매시간마다 생각해야할 필요가 있었다. (중략)인생이란 궁극적으로 이런 질문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찾고, 개개인 앞에 놓여진 과제를 수행해 나가기 위한 책임을 떠맡는 것을 의미한다.

p. 140 시련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명백하게 밝혀지면서 우리는 수용소 안에서 자행되는 폭력을 무시하거나 거짓 상상을 하거나 억지로 만들어낸 낙관적인 생각을 즐기는 것으로 그것이 주는 고통을 감소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게 되었다. 시련 속에 무엇인가 성취할 수 있는 기회가 숨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릴케가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련이 그 얼마인고!>라는 시를 쓴 것도 아마 시련 속에 이런 기회가 숨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p. 172 갈등을 겪는다고 해서 다 신경질환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의 갈등은 정상적이고 건강한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의미에서 고통도 역시 모두 다 병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특히 그 고통이 실존적 좌절 때문에 생긴 경우에는 신경질환 증세라기보다는 인간적인 성취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사람이 자기 존재의 의미를 찾거나 아니면 그런 것이 과연 있을까 하고 의심하거나 간에 이런 현상이 병 때문에 생긴다거나 혹은 이것 때문에 결국 병이 생길 것이라고 하는 생각을 나는 단호하게 부정한다. 

p. 181 인간의 실존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추상적인 삶의 의미를 추구해서는 안된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구체적인 과제를 수행할 특정한 일과 사명이 있다. 이 점에 있어서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그의 삶 역시 반복될 수 없다. 따라서 각 개인에게 부과된 임무는 거기에 부가되어 찾아오는 특정한 기회만큼이나 유일한 것이다. (중략) 그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을 짊으로써'만 삶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오로지 책임감을 갖는 것을 통해서만 삶에 응답할 수 있다.

p. 183 인간은 책임을 가져야 하며, 잠재되어 있는 삶의 의미를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을 통해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진정한 삶의 의미는 인간의 내면이나 그의 정신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p. 185 사랑으로 인해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특성과 개성을 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 사람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실현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볼 수 있게 된다.

p 186  아무리 절망스런 상황에서도,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운명과 마주쳤을 때에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p. 211 인간은 조건 지워지고 결정지어진 것이 아니라 상황에 굴복하든지 아니면 그것에 맞서 싸우든지 양단간에 스스로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이다. 인간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존재할 것인지 그리고 그 다음 순간에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 항상 판단을 내리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빅터프랑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삶의 의미를 찾다. https://blog.naver.com/freed77/220998697998

▷저자 : 안나S.레드샌드
▷제 3자를 통해서 들여다 본 빅터프랑클의 삶, 그리고 로고테라피 



■ 본 포스팅은 직접 소지하고 있는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 - 존재감 넘치는 그녀들의 생각과 관계의 방식
노구치 마사코 지음, 장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여자로 태어나서 전반적인 여성의 인생은 위태로워 보이는게 더 많았습니다.
 특히, 여자팔자는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쪽박을 차거나 대박을 친다고 하지요?
그래서 여자팔자는 뒤웅박 팔자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박히도록 들었고,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꽤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불편함을 덜 느끼고자 
남자의 능력을 여자의 삶을 빛나게 해줄 조건으로 

따지게 되는 것이 사회적인 현상처럼 자리잡은 것도 사실이구요.

여자가 드세면 팔자가 사나워지니 개성이 강해도 절대 드러내지 못하게 했던 시대적 분위기..

 참 무시할 수 없었죠.
부부가 함께 잘 살아가다가, 집안에 우환이 생기면 여자탓.
여자의 기가 쎄서 그렇다는 둥, 모든 책임 전가는 여자탓으로 돌리는게 

참 거북해하면서도 암묵적으로 시인하기도 하죠.

물론, 예전에 비하면 시대적 분위기가 많이 쇄신되어 여성 또한 자신의 권리를 찾고,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고자는 용기를 내고 있습니다.
즉, 의존적인 성향에서 독립적인 성향으로 점차적으로 변화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지 모릅니다.

여성의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번에 읽었던 노구치 마사코의 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라는 책을 읽고 
여자의 일생에 대한 묵직한 부담감을 들어낼 수 있는 의미있는 계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 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 내용


이 책의 저자 노구치 마사코는 잡지에 글을 기고하는 에세이스트이며, 프랑스인 남편과 함께 프랑스에서 산지 20여년이 되었습니다. 그간 일본과 프랑스를 오고가며 여성의 삶에 대한 주제로 글을 쓰는데요. 프랑스에서 만난 다양한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그녀 스스로 깨달은 바를 에세이 형태로 글을 담았습니다.  노구치의 에세이에는 여러가지 형태 혹은 모양으로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여성들입니다. 그녀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첫째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며 두번째로 그녀들이 격었던 불행에만 메여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불행의 순간을 충분히 느낀다면, 탈털 털어버리고 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불행을 겪었다고 해서 똑같은 상처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움추리지 않고, 더욱더 당당하게 살아갑니다. 자신을 위해서 어떠한 선택을 해야하는지 알고 스스로의 선택에 전적으로 책임지는 법을 알아서 그만큼 당당한 여성들이며, 자신의 인생을 자유롭게 즐기며 살아갈 줄 압니다. 자신을 위해서 꽃 한송이라도 살 수 있는 맘적인 여유가 있는 여성들의 모습이 보여서 마음 한켠이 훈훈해집니다.


■ 느낀점


이 책의 시작하는 글을 읽는 순간,  "사랑스럽다"라는 말이 떠올라서 흐뭇했고 마음이 너무나 편안했습니다. 존재자체로도 그저 아름다운 여성의 삶, 그 표현이 너무 편안하고 사랑스럽게만 느껴졌습니다. 여자로 태어난 것이 죄인이라는 잘못 자리잡은 동양적 사상에 무의식으로 억눌려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존재자체'라는 표현이 그저 좋게만 느껴졌습니다. 이 책을 읽을 때, 동양적 열등감이 강하면, 나라 분위기에 따라서 멋지게 살수 있니 없니.. 판단하며 딴지가 걸리기도 합니다. 제도적으로 혼자 독립할 수 있지 않냐..라는 괜한 심보라고 할까요? 그러나, 이 책을 읽을 땐, 비교가 아닌, 스스로 존재 가치를 인지하고 살아가는 여성들의 인생에 집중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배울 점은,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80세 노인이 되어도 늙었다는 이유로 여성성을 내려놓지 않고, 또 다른 희망과 사랑을 기대하면서 자신을 가꾸고 살아가는 여성들입니다.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보면서, 남편을 일찍 잃은 저희 엄마의 인생을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에세이 내용엔 사별을 여러번 경험하는 할머니가 등장합니다. 할머니 입장에선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팔자, 우리나라에선 드세다고 하겠죠? 그러나, 그 할머니는 사랑을 하는데 이별은 당연히 경험하는 것이라고 인지합니다. 이 내용을 읽는데, "우리 엄마, 과부라고 해서 팔자가 드센게 아니라,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이별을 빨리 경험했던 것 뿐이었구나.."라고 깨달아졌습니다. 이렇게 얻은 깨달음으로 적극적인 사랑을 하며 살고 싶어졌습니다. 노구치가 소개한 여성들은 삶의 순리를 이미 파악했던 여성들일지도 모릅니다. 삶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삶이 살아지는 방향과 질이 달라질 것이란 생각도 해봅니다. 적절한 개인주의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개인주의가 없다면 타인의 인생에 끊임없이 의존하려 들고, 의존할 수 없으면 불안해하고 타인을 힐난하기 바쁩니다. 불안하다고 남탓하며 사는게 여자로서 가치를 바닥으로 내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남탓하는 대신,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가치있게 가꿔갈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배우게 됩니다.



■ 책 속 한줄


p. 7 내가 만난 프랑스 여자들은 존재감 자체로 자연스럽게 빛이 난다. 나이 따윈 신경쓰지 않는다. "왜 나이 같은 걸 세는 거야? 그건 잘못한 일, 후회하는 일을 세는 것과 똑같아. 진짜 세어야 할 건 따로 있어. 바로 내년 바캉스까지 남은 날짜야!"

p. 20 나이가 들수록 편안함에 비중을 두는 사람들이 많다. 편안한 것도 좋지만 조금 불편하다 싶어도 긴장감 있게 자신을 꾸미는 것도 나는 좋아 보인다. 조금 불편해도 하이힐을 신고 조금 불편해도 보기에 예쁜 옷을 입는 것, 그럼으로써 더 설레고 두근거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지 않을까?

p. 23 "살다보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요?" 마담 콘시니에서 자주 들었던 말이다. 맞는 말인 건 알지만 이렇게까지 삶의 불확실성을 즐길 수 있을까? 어쩌면 프랑스 사람들 모두가 지금 연극 공연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어이없는 상상까지 하게 된다. '세상은 무대, 사람들은 모두 배우다.'

p. 28 나이로 시작하는 사고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얼마나 매력 있느냐가 중요하다. 심플하게 가자.

p. 32 (중략) 내가 아는 프랑스 여자들은 타인의 생각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최종적으로 염두에 둔다. 그렇게 모든 일과 삶에서 자신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그런 선택에는 전적으로 내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겁이 나는 건 당연하다. 잘 생각하자. 결국 선택을 하는 주체는 나다. 당당하게 책임지겠다는 각오만 있다면 오히려 모든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p. 36 가만히 있기만 해도 품위가 느껴지는 사람, 내면의 풍요로움이 배어나오는 아름다운 사람, 그런 어른으로 살자.

p. 46 매력이란 나만의 개성이다. 그녀는 단점이라 여겼던 부분을 장점으로 새롭게 인식하게 된 후부터 온전히 나로 지내는 것이 훨씬 편안해졌다고 한다. 나보다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 누군가를 따라하지 않아도 되니까.

p. 51 프랑스에서는 낯선 사람은 물론이고 연인 사이나 가족사이에도 "메르시"라는 감사 인사를 잊지 않는다. 사소한 일이나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일에도 감사의 마음을 갖다니 멋진 일이다. 그 마음을 상대에게 고스란히 전한다는 것도.

p. 71 '본심과 다른 말이나 행동은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실례다' 잡지에서 본 프랑스 심리학자의 말이다. 역시 내 본심에 충실해야 한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신간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한병동 병동 시리즈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평소에 소설책을 즐겨 읽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장르는 있습니다. 소설에 대한 개인적인 취향을 말하자면,이야기 흐름 속에 복선이 깔려있고, 뭔가를 생각하고 상상하게 하는 장르를 좋아합니다.물론, 대부분의 소설에는 복선이 깔려있지만, 조금더 긴장감을 유발하는 추리소설을 좋아해요.얼마 전에 읽었던 곰탕도 추리소설에 가까웠고, 이번에 읽은 일본소설 시한병동은 대놓고 추리소설이지요. 책표지만 보면, 뭔가 잔인하고 무서울 것 같은 느낌이 엄습해와서, 책을 펼쳐보기 전부터 긴장을 했어요.



■ 시한병동 줄거리


이야기의 전개는 구라타 아즈사가 어두운 방에서 의식을 차리는데서 시작됩니다. 힘겹게 의식을 차리면서 그녀는 자신이 허름한 병원같은 건물에 납치감금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됩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녀외에 다른 사람들도 납치되었습니다. 그녀를 포함해서 총 다섯명의 사람이 납치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의료계 종사자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패쇄된 병원에서 탈출을 해야되는 상황에 놓입니다. 그들이 납치범이라고 추측하는 "클라운"이라는 존재가 탈출을 위한 미션을 하나씩 던져주고, 아비규환 상황에 놓은 다섯명의 사람들은 미션을 풀려고 머릴 써야합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6시8분46초! 그 동안에 미션을 풀어내지 못하면 패쇄병원은 폭발하는 동시에 그들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미션을 하나씩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섯명과 공통적으로 연관된 인물이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이후, 이들은 탈출을 위해 자신의 사연을 하나씩 풀어내며 탈출을 위한 실마리를 찾아갑니다. 그러나, 서로의 눈치를 보거나, 의심을 해야하는 심리전에 돌입하면서 이야기의 전개는 궁금증을 극대화시킵니다.


■ 느낀점


소설의 저자 치넨 미키토는 현직 의사이며 다양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12년 데뷔이후에 스물 한권의 책을 썼다고 합니다. 병동시리즈로 유명하다네요. 시한병동 전에 가면병동이라는 작품을 냈고, 이전 작품을 거의 40여일만에 완성했데요. 그만큼 자신을 극으로 몰아가면서 집필 활동을 하는데, 자신의 성향이 작품에 그대로 묻어나기도 합니다. 소설 초반에 방탈출 게임이라는 요소가 살짝 들어갔을 것이라는 짐작을 했는데, 그 짐작이 맞아 떨어질 때의 쾌감은 극대화 될줄 알았지만 오히려 반감이 되었던 건 사실입니다. 살짝 스포를 하자면, 아즈사가 방탈출 게임의 매니아이며, 극을 이끌어 가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살짝 힘이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즈사를 포함한 다섯 명의 인물들이 특정한 사람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소설에 탄력이 붙었습니다. 특정 인물이 다섯명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혹은 다섯명의 인물이 그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고, 왜 그들이 그 한 사람으로 인해 납치 감금되었는지 이유가 궁금해졌고, 이유들이 하나씩 드러날 때까지 눈을 때지 않고 글을 따라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갔습니다. 즉, 반전에 반전이 있었던 거죠. 하지만, 반전에 반전이 뿜어내는 느낌도 다양했습니다. 허탈하기도 하고, 쌩뚱맞기도 하고, 긴장감을 심어줍니다. 그 재미로 이 소설을 읽었습니다. 


■ 책 속 한 줄


p. 31 일시적인 공황상태에서는 벗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푹신한 솜 위를 걸어가기라도 하는 듯이 발밑이 불안정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현실이라니,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다.

p. 32 정말로 그들을 믿어도 될까? 납치범이 피해자인 척하고 섞여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모두가 짜고서 나를 감금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p. 39 이렇듯 극한 상황에서 의심받으면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른다. 

p. 44 모두가 빨려 들어가듯이 간판 앞으로 다가갔다. 철조망 앞에서 아즈사는 입술을 깨물었다. 수십 개나 되는 물통 한가운데서 거대한 액정 타이머가 불길한 빨간색으로 깜박이고 있었다.

p. 48 "확실히 이건 놀이가 아니야. 실패하면 목숨을 잃는 게임이라니, 미친 짓이지. 하지만 지금 현재 우리한테 이 게임을 하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어. 그러니까 가르쳐줘. 지금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












■본  포스팅은 출판사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신간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