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도 지음 / 새움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정말로 돈과는 전혀 인연이 없는것처럼 살았습니다. 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하지만 돈때문에 삶이 흔들리곤 합니다. 또 돈이 없으면 하고자 하는 일에 방해도 받고, 뜻대로 풀리지도 않습니다. 어떤 때는 의지의 문제라기 보단 주머니사정의 문제라고 단정짓고 싶은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돈"이라는 존재는 양날의 검과도 같습니다. 있으나 없으나 우리 삶을 쥐고 흔듭니다. 그래서 너무 돈 때문에 허덕여서 일확천금이 한꺼번에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생기는 동시에, 두려움이 밀려오더라구요. 돈으로 행복할 수 있지만 또 돈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내 인생이 불행해질 것 같은 두려움이요. 물론, 돈에 대한 생각과 개념이 바로 잡히지 않은 탓에 돈의 이중성을 두고 설레다가 두려워하기를 반복합니다. 돈에 대한 욕구도 무시할 수 없어서 돈에 관한 소설이나 기타 책들을 보며 관심부터 갑니다. 그래서 읽게 됩니다. 이번엔 어리버리 평범함 신입브로커의 아찔한 머니 게임을 다룬 소설 을 읽고, 주식시장에서 돈이 어떤 구조에서 어떤 형태도 돌아가는지 들여다 보고, 신입 브로커가 어떤 계기로 머니게임에 개입되는지, 그의 심리상태는 어떻게 변하는지에 중점을 두고 읽어봤습니다.


■ 돈 내용 


지방에서 상경하여 증권가의 멋진 엘리트를 꿈꾸는 조익현. 증권가에서 살아남기엔 그는 아주 소심하고 어리버리해 보이며, 그렇다할 연줄도 없는, 소위 빽도 없는 평범하디 평범한 신입 주식 브로커입니다. 그러나 그가 몸을 담고 있는 세상에선 돈을 가진 자가 절대 권력을 가진 일명 "갑甲"이라는 걸 적나라게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어리버리한 그이지만, 영원한 "을乙"로만 남기 싫은 그에게 "만약 지금 네 수수료의 1,000배를 벌 수 있다면, 그 대가로 무엇을 바칠 수 있어?(p. 70)" 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악마의 유혹이 빠져듭니다. 평생을 벌어도 절대 벌어들일 수 없는 엄청난 이익금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제안에 그의 귀를 의심하지만, 그는 그 유혹을 허용하며, 아슬아슬한 머니 게임을 시작합니다.


■ 느낀 점 


돈으로 인생역전과 신분세탁을 할 수 있는 요즘, "일확천금에 나에게 주어질 수 있다면? 일확천금에 대한 대가로 나는 무엇을 걸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하는 소설입니다. 저자는 증권가에서 몸을 담은 이력이 있으며, 젊은 나이에 비합법적 사금융업체를 설립하여 1년만에 10억 원을 벌어들여 운용하지만 성공과 실패, 돈과 탐욕의 노예였던 시절을 청산하고 작가의 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금융지식을 동원하여 쓴 소설이라, 주식 시장의 흐름과 생리에 대한 묘사가 아주 사실적입니다. 충격적인건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는 전부 실화라는 점입니다. 영화같은 흐름이 전개되는데, 이 모든 것이 실화라니! 무엇보다 극중 주인공 조익현은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일반적인 우리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일확천금의 유혹으로 인해 변하는 조익현의 모습을 지켜보면 참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순진 무구한 시골 청년이, 위험한 돈놀이에 빠져들어 아찔하게 성과를 거둔 후에 점차적으로 대범해지는, 마치 우리들이 몰랐던 우리 자신의 실체를 바라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익현을 악마의 유혹에 이끌게 하는 대목 중에 "자기 자신을 '어떤 누군가'로 너무 단정 짓지마. '나는 이렇게 살아왔으니까 앞으로 또 이렇게만 살 거야.' 굳이 이런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후후후, 너는 의외로 전혀 다른 사람일 수 있어.(p.90)"라는 대사가 나를 소름 끼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자신을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긴박한 상황에 놓이면 우리도 모르는 우리의 잔인한 대범성을 목격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데요. 특히 일확천금을 갑자기 손에 쥔다면 우리의 탐욕은 우리를 냉정하고 뻔뻔하게 변할 가능성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익현을 머니 게임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끄는 금융계의 숨은 미스테리 '번호표'라는 자가 있습니다. 그 자는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비밀스럽게 머니게임을 진행합니다. 이 부분이 다소 진지하게 웃겨요. 잔잔한 스릴러에 진지한 재치를 추가해서 긴장감이 살짝 이완되었다가 바짝 조이는 스릴을 즐길 수 있으며, 평생 "을乙"것만 같은 조익현의 결말이 너무나 궁금해서 책을 끝까지 붙들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독자들을 위해 주식에 대한 이해도를 돕기 위해 이야기 전개 속에서 자연스럽게 주식 시장의 개념, 생리와 환경 등을 잘 묘사해서 소설을 읽어가는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다만, 그 세상이, 영화같은 세상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놀랍니다. KBS "사랑과 전쟁"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자극적인 소재들이 많았는데, 현실은 더 적나래서 각색한 것이 그 정도라는 점에서 놀라는 것과 똑같아요. 늘 마음으로 갈망하면서 절제해왔던 탐욕을 비로소 실현할 때 잠자고 있거나 눌려있는 우리들의 차디찬 악마적인 본성과 마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소설을 기반으로 영화가 제작되어 올 3월에 개봉예정이래요. 원작과 각색된 영화를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라 기대도 해봅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돈에 갈증을 느끼고, 돈을 갈망하는 누구라도 읽으면 흥미롭게 읽을 소설입니다. 돈의 습성과 돈이 우리 탐욕에 미치는 아찔한 영향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증권가의 "카더라"하는 생리를 간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읽는 내내 "설마, 아니겠지, 에이~ 아닐꺼야"라며 의심도 들지만, 돈으로 인한 어두운 이면을 보면서 우리 자신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책 속 글귀 

p. 31 펀드매니저와 브로커. 일반 사람들이 금융권 체계에 대해 어렵고도 난해하게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금융'이라는 것은 두 가지 직무로 요약된다. 첫째, 개인이나 법인으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불려나간다. 둘째, 첫 번째 행위에 필요한 계좌를 개설하고, 그 거래들이 가능하도록 매매를 중개한다. 전자를 담당하는 곳이 '자산운용사' 및 '은행 자금부'라 불리는 곳이고, 후자를 담당하는 곳이 '증권사'라고 불리는 곳이다. 그래서 운용사 및 은행 자금부에서 일하는 사람을 펀드매니저 혹은 딜러라고 하며, 증권사에서 그들의 매매를 중개하는 사람을 브로커라고 한다.

p. 90 "이봐, 조익현. 자기 자신을 '어떤 누군가'로 너무 단정 짓지마. '나는 이렇게 살아왔으니까 앞으로 또 이렇게만 살 거야.' 굳이 이런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후후후, 너는 의외로 전혀 다른 사람일 수 있어. 네가 생각하지 못했던, 아니 네가 부러워하던 그런 사람 말이야. 바꿔 말하면, 너는 지금의 모습으로 스스로를 애써 포장한 것일 수도 있단 말이지. 마흔 살이나 쉰 살이라면 모를까, 스물일곱이면 아직 늦지 않았어. 네가 전혀 다른 사람임을 깨닫는 건.

p. 97 여의돌에 출근하던 첫날, 익현에게 그것은 마치 앞으로 우뚝 솟을 자신의 미래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저 많은 건물들 중에 내 것 하나 없다는 현실이, 아니 심지어 저 건물의 단 1평조차도 소유하고 있찌 못하다는 사실이 더없이 삶의 의욕을 떨어뜨리게 만들었다.

p. 215 악마는 인간에게 고통만을 주지 않는다. 악마는 인간의 낙이 최고조에 이를 때까지 끊임없이 속삭인다. 달콤하게, 항상 승리에 취해 있게, 그리고 그 행복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지도록······. 그 속삭임을 귀가 마비되고, 시야가 뿌옇게 흐려질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그렇게 한 인간이 기쁨에 취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착각이 든 바로 그때, 악마는 그 승리자에게 근사한 선물을 선사한다. '절망'이라는 결코 피할 수 없는 선물을······.

p. 315 악당들은 너무 똑똑하다. 너무 똑똑해서 그 꼬리를 잡히지 않을 뿐더러 잡히더라도 얼마든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는다. 반면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이곳 철밥통들은 평균 이하의 두뇌를 가진게 아닐까 의심해봐야 될 정도로 너무나 멍청하다. 이들에게 오로지 절차, 규정, 법규, 공문, 그리고 '문서화해야 하는 증거'밖에 없다.

p. 378-379 "(중략) 하하, 한 나라를 살 수 있을 정도의 자금을 거래하는 멋진 직업을 가졌지만, 막상 실생활에서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제대로 누릴 줄도 모르는 것이 바로 저 세일러들의 특징이죠. 최고급 양복을 입고 마호가니 책상 앞에서 대단해 보이는 일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가롭게 술을 즐기는 것조차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불쌍한 자들 말이에요."

p. 389 사람들은 다 똑같다. 눈앞에 위기가 닥치면 선택을 해야 한다. 그것으로부터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맞서 싸울 것인가. 마음 속 깊은 곳의 무의식이 그 결정을 내리는 데까지는 보통 0.5초도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웬만큼 훈련 받지 않은 이상, 그 결정을 한쪽으로 치우치게끔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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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의 편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예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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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반 고흐의 작품을 잘 몰라도 (해바라기 정도는 알지만) 화가 고흐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고흐하면 작품보단 스스로 귀를 자른 사람이라고 각인되어, 스스로에게 얼마나 잔인하면 그런 행동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를 알기를 아주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을 제대로 들여다 볼 노력조차 하지 않았고요. 어린 시절엔 한 쪽면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려고 했고, 단면적인 시야는 세상의 다양한 면을 바라보는데 방해가 되었습니다. 반 고흐도 단면적인 시야로 바라봤죠. 외면하면 외면할수록 고흐는 더 가깝고 친숙하게 느껴져서, 결국엔 책장에 꽂혀 있던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게 되었습니다.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내용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빈센트 고흐가 그의 든든한 평생 후원자인 친동생 테오 반고흐와, 그의 동료 화가들에게 전하는 편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편지내용에는 그 자신의 감정, 작품에 대한 그만의 철학과 예술적인 조예 등이 담겨져 있습니다. 또 다른 문학작품을 들여다 보는 기분이 들정도로, 그의 문체는 복잡하기도 하고, 섬세하기도 하며, 다채롭습니다.


■ 느낀점


우선 빈센트 반 고희의 일대기를 들여다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자료참조 : 네이버 백과사전). 그는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입니다. 빈센트는 원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따라 목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했으나 신학대학교 낙방을 하고, 전도사 양성학교에서도 그의 자질 부족하다고 여겨 평신도로 전도활동을 허가 받았지만, 그의 성향 자체가 광신도적이고, 격정적이어서 교회로부터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실의에 빠지는 그는 그동안 그려온 습작들을 바탕으로 그림만이 구원의 길이라 믿고 화가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드로잉에 기본 지식을 배우던 중, 그는 종교에 대한 반감심으로 아버지와 깊은 갈등을 겪게 되고, 특유의 과격한 성격 때문에 타인이 전하는 비판과 충고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쉽게 상처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사랑이 필요했던 그는 매춘부 출신의 여성과 함께 동거를 하지만 가족과 동생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 심적 갈등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예술촌 건설을 꿈꾸던 빈센트는 고갱과 베르나르를 끊임없이 설득한 끝에, 마침내 고갱과 함께 공동생활을 시작하지만 성격차이로 인하여 그들의 공동생활에 균열이 일어나고 정신발작을 일으킨 그는 면도칼로 그의 귀를 잘리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지고 발작을 빈번히 일으키는 그는 스스로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작품활동을 힘겹게 이어가다 결국엔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행한 삶을 살다간 비운의 화가입니다. 그는 작품에 대한 천재적인 자질을 갖춘 사람은 아니었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하며 그림을 꾸준히 그려갑니다. 지금은 그와 그의 작품이 높이 평가받지만, 그가 살았던 시대는 그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완전히 다른 세상 사람이었죠. 그의 그림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동생 테오로부터 지원을 받으면서 작품활동을 합니다. 편지 내용을 보면, 형으로서 동생을 생각하는 따뜻한 배려도 보이지만, 자신의 성향을 절대 바꾸지 않고, 오로지 그림만 그리며 동생 테오에게 그림을 그릴 재료와 생활비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니 답답함이 밀려왔습니다. 세상과 타협하기를 포기한 사람으로만 보였거든요. 고구마를 한 입 머금은 듯한 기분으로 그의 편지를 읽어가면, 그에게 은근 설득 당하듯 그의 이야기에 빨려 들어갑니다. 빈센트는 독서광이었다는 사실에 한번 더 놀랍니다. 편지 내용에 그가 접한 다양한 고전이 등장하고 문학, 철학, 예술적 견해가 아주 깊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는데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죠. 그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 사람은 아니었는지,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아주 충실한 빈센트를 보면 그 시대 사람들이 이질감을 느껴서 그를 외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가 살았던 세상은 그를 감당하기에 그토록 힘겨웠을까? 그=그 시대엔 그가 그렇게 버거운 존재였을까?왜 그를 그토록 외롭게 했을까"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그에겐 자신을 끝까지 지원해주고, 눈을 감는 순간까지 그를 지켜준 동생 테오가 있었습니다. 테오 반고흐는 그를 유일하게 받아준 사람이었고, 그 덕분에 그의 작품이 현대엔 위대한 작품 중에 하나로 손꼽히며, 빈센트는 시대가 외면한 정신이상자가 아닌 시대의 예술가로서 위대한 업적을 선보이며 지금까지도 찬사를 받을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해바라기>라는 훌륭한 작품을 보고, 빈센트 반고흐를 자신의 귀를 화김에 자른 잔인한 사람으로 인지하여 그를 제대로 알기를 꺼려하고 외면했던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도, 그를 들여다보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마치 상처가 많고 열등감으로 가득찬, 단적인 면이 많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두려운 것처럼 여겨지더라구요. 어쩌면 나와 성향이 너무 비슷해서 그를 마주하기 싫었던 것도 있었을 겁니다. 나도 감정적이고 다혈질적인 성향이고, 마음은 깊으나,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면 불같은 사람으로 돌변합니다. 그런 그를, 결국엔 책을 통해 마주했고 따뜻하고 평온하며 자연 그대로의 세상을 갈구하던 빈센트였다는 것을 알곤, 동질감이 느껴졌습니다. 타협을 하지 않는 고집쟁이로만 봤는데, 그는 타협을 원했고 또 원했지만 뜬구름 잡는 소리로만 치부되어 그의 목소리는 늘 외면당했죠. 사랑에 갈증을 느꼈던 빈센트. 매춘분 여성과 그녀의 아이를 버리고 나왔다는 것에 죄의식을 느낄정도로 그는 여린 사람이었습니다. 여린 사람들은 죄의식을 한번 느끼고 나면 평생갑니다. 그 무게를 벗어내지 못해 스스로를 죄인처럼 여기고 살아가죠. 그런 그를 보면서 다독여 주고 싶고, 그와 비슷한 나도 다독여줍니다. 자신의 단점과 열등감을 적나라게 잘 알고 있는 분들, 빈센트와 마주해보세요. 동질감도 느끼고, 또, 나와 비슷한 그가 적어도 자신처럼 고지식하겐 살지 말라고 말해주는 것 같거든요.

 좋은글귀


p. 12- 13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알게 되고, 자신이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사랑을 느낄 때인 것 같다. 





p. 16 나는 정열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가끔은 좀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로 지나친 행동을 하기도 했지. 너무 성급하게 행동하는 바람에 조금 더 참았더라면 하고 후회하는 일도 이따금 있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가끔 무모한 행동을 하잖아. 그렇다고 어떻게 하겠니.나 자신을 어떤 일에도 어울리지 않는사람으로 봐야 할까.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열정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겠지.


p. 20 제발 내가 포기했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라. 나는 꽤 성실한 편이고, 변했다 해도 여전히 같은 사람이니까. 내 마음을 괴롭히는 것은, 내가 무엇에 어울릴까, 내가 어떤 식으로든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는 없을까, 어떻게 지식을 더 쌓고 이런저런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뿐이다. 


p. 24 이 감옥을 없애는 게 뭔지 아니? 깊고 참된 사랑이다. 친구가 되고 형제가 되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최상의 가치이며, 그 마술적 힘이 감옥 문을 열어준다. 그것이 없다면 우리는 죽은 것과 같다. 사랑이 다시 살아나는 곳에서 인생도 다시 태어난다. 이 감옥이란 편견, 오해, 치명적인 무지, 의심, 거짓, 겸손 등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p. 35 이유도 없이 불평만 일삼는 행운아들! 그들은 나를 우울한 놈이라고 한다. 그러니 내가 '절대 안 된다'는 대답을 들은 것을 축하해달라고 너에게 부탁하고 싶다. 사람들은 바다로 나가면 익사할 위험이 크다고 말하지만, 나는 부인한다. 그 말이 전적으로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위험의 한 가운데에 안전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잊고 있는 것 같다.


p. 39 (중략)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p. 62 화가의 의무는자연에 몰두하고 온 힘을 다해서 자신의 감정을 작품 속에 쏟아붓는 것이다. 그래야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이 된다. 만일 팔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면 그런 목적에 도달할 수 없다. 그건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행위일 뿐이다. 진정한 예술가는 결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진지하게 작업을 해나가면 언젠가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게 된다.


p. 82 노력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고, 절망에서 출발하지 않고도 성공에 이를 수 있다. 실패를 거듭한다 해도, 퇴보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해도, 일이 애초에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돌아간다 해도, 다시 기운을 내고 용기를 내야 한다.


p. 83 위대한 일이란 그저충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속되는 작은 일들이 하나로 연결되어서 이루어진다. 


p. 90 나는 이 세상에 빚과 의무를 지고 있다. 나는 30년간이나이 땅 위를 걸어오지 않았나! 여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그림의 형식을 빌어 어떤 기억을 남기고 싶다. 이런저런 유파에 속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진정으로 표현하는 그림을 남기고 싶다. 그것이 나의 목표다. 이런 생각에 집중하면 해야 할 일이 분명해져서, 더이상 혼란스러울 게 없다. 요즘은 작업이 아주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니, 더욱더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하겠다.


p. 118 나는 내가 한 일을 후회하지 않을 테다. 더 적극적인 사람이 더 나아진다. 게으르게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느니 실패하는 쪽을 택하겠다. 


p. 141 종교나 정의나 예술이 그렇게 신성할까? 자신의 사랑과 감정을 어떤 이념을 위해 희생시키는 사람보다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 더 거룩한데. 그건 그렇다 치고, 글을 쓰고 싶다면 행동을 해라. 인생에 대해 무언가를 담고 있는 그림을 그리든지.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살아 있어야 한다. 그러니 네 스스로 퇴보하길 바라지 않는 이상 공부는 필요하지 않다. 많이 즐기고 많은 재미를 느껴라. 그리고 오늘날 사람들이 예술에서 요구하는 것은 강렬한 색체와 강한 힘을 가진 살아 있는 어떤 것임을 명심해라. 네 건강을 돌보고 힘을 기르고 강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최고의 공부다. 


p. 142 나는 우울증에 걸리거나 비뚤어지고 적의에 차서 성을 잘 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것을 용서하는 것이다. 우리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면,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p. 234 성공하려면, 그리고 계속되는 행운을 즐기려면, 나와는 다른 기질을 타고 나야 할 것 같다.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 소망하고 이루려고 해야 할 일을 나는 이루지 못했고 결코 이룰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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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센스 -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리드하는
셀레스트 헤들리 지음, 김성환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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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말하기"와 "말"에 관해서는 늘 숙제입니다. 나름대로 말을 잘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 또한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갈등을 겪으면서 알게 되었죠. "나의 말은 들어서 손해볼 건 없어"라는 자만이라고 할까요? 내 말에 관한 확신을 가지고 이야길 하지만, 맞다손 치더라고 결국 내 생각일 뿐 객관적인 시선에서 무조건 옳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걸 부끄럽지만 요즘에 알게 되었습니다. 말에 관련한 책들이 나오면 항상 관심을 가지고 읽어왔는데, 그나마도 그 덕분에 기만한 태도가 나아졌다고 믿고 싶습니다만, 기만 섞인 말들이 불쑥불쑥 튀어 나올 때면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집니다. 말을 하더라도, 진심이 전해지는 말을 하고 싶은데 생각처럼 쉽지 않고 늘 딜레마에 시달리는 듯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말에 관한 책 한권을 만났습니다. 그 책은 방송인이자 대화 전문가인 셀레스트 헤들리의 말센스입니다.



■ 말센스 내용 


이 책은 방송인이자, 저자, 강연가, 대화전문가인 셀레스트 헤들리가 집필한 책입니다. 대화법과 관련한 TED 영상이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다고 해요. 영상을 짬짬히 들여다 봤는데, 말센스를 기르기 위한 필요한 항목들을 열거해줍니다. 이 책에도 말센스를 키우는 16가지 방법이 담겨져 있습니다. 저자게 제세하는 16가지 방법에는, "1)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를 참아낸다 2)선생님이 되려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3)질문을 통해 관심과 사랑을 표현한다 4)대충 아는 것을 잘 아는 척하지 않는다 5)귀가 아닌 마음으로 듣는디 6)상대가 보내는 신호에 안테나를 세운다 7)잡초 밭에 들어가 배회하지 않는다 8)머릿속의 생각은 그대로 흘려보낸다 9)좋은 말도 되풀이하면 나쁜 말이 된다 10)이 얘기에서 저 얘기로 건너뛰지 않는다 11)고독의 시간과 공감력을 높여준다 12)말은 문자보다 진정성이 강하다 13)편리함을 위해 감정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14)말재주와 말센스는 다르다 15)'옮음'보다 '친절함'을 선택한다 16)바로잡지 못할 실수는 없다"가 있습니다.



■ 느낀 점 


말재주와 말센스는 동일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서문에서 언급했듯이 말을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타인과 갈등을 겪으면서 내가 말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엔 나의 마음과 의도를 타인이 몰라주면 섭섭하고 힘들어 했습니다. 오해라 여기면 오히려 원망과 분노가 솟구치기도 했고요. 말로 인해 유발하는 감정의 기복을 통제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말하는 태도와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어요. 문제가 있다고 자각은 했지만, 아니길 바랐죠. 그런데, 나는 고집이 쎄고 내 주장이 강하고, 은연중에 돋보이고 튀기를 원하는 사람이었던 겁니다. 원래는 참 내성적인 성향이고, 튀는 걸 오히려 부담스러워 하는데, 소수로 이야길 할때는 과시욕이 불끈불끈 솟아 오르고, 대화의 주도권을 내가 쥘려고 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화에 임하고, 말하는 태도로 본 나의 모습이 적나라게 들어나더군요. 말로 우쭐대고 싶어했습니다. 뭔가 많이 아는 사람인 것 마냥, 말로 재주로 불리려고 했고 나의 결핍을 과대포장했고요. 말재주는 있으나 센스는 제로였던 나였습니다. 말 재주를 부리느라, 포장하는데만 급급했던, 상대가 전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상대가 자신의 색깔을 내면 낼 수 없도록 설득하며, 내가 옳다고 밀어붙이는 특유의 고집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벌거벗은 채 나를 꽤 뚫어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금껏 말을 할때, 나를 내려놓을 줄도 몰랐고, 대화를 하면서 시시비비를 가릴려고 했고, 누군가를 가르치려 들기도 했습니다. 늘 내가 옳다는 착각 속에 심취했습니다. 나는 말을 잘한다고 철썩같이 믿었으니까요. 추구하는 바는, 진심어린 대화가 오고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만의 규칙과 룰을 정하고 따라오도록 유도했습니다. 상대로부터 뭔가를 배우겠다는 태도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따라오라는 식인거죠. 앞뒤가 맞지 않은 말 같으면 끝까지 듣지도 않고, 잘라버리는 무례함까지. 나의 말센스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덕목은 겸손입니다. 앞뒤 맥락이 맞든 틀리든, 상대를 통해서 배울 점도 있다는 것을 염두해볼 필요가 있는데, 이미 상대를 판단하고 들을 생각부터 하지 않거든요. 거기에 인내심도 필요하고요. 상대와 교감하기 위해 귀를 기울기보다, 내가 말할 타이밍을 엿보느라 바빴으니까요. 내가 말하고 싶고, 튀고 싶고 주도하고 싶은 욕구를 눌러보는, 인내심도 나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배웁니다. 마음으로 대화하고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어요. 열려있고, 유연한 사고 방식과 겸손하게 경청하는 태도를 갖추어야 할 필요성을 이 책이 가르쳐줍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말하는 것,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누구라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입니다. 말을 잘하는 재주도 좋지만, 말센스 또한 중요한데요. 말센스를 기르는 어떤 기교와 기술을 알려주기 보단, 인내, 절제, 겸손 그리고 경청의 힘이 곧 말센스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말재주는 정말로 좋은데, 말을 하고 나서 뒤꼭지가 신경쓰이거나, 뿌듯함보단 찝찝함이 더해지고, 혹은 말로 갈등을 겪고 있는 누구라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 좋은 글귀


p. 10 말센스는 경청하고, 질문하고, 공감하고, 배려함으로써 상대가 하고 싶었던 말, 망설이던 말, 감춰두었던 말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p. 38-39 자기 자신의 편견을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하면서 상대의 편견을 교정하겠다는 태도로 대화에 임하는 것은 얼마나 주제넘는 행동인가? 지적 능력과 교육 수준은 우리를 고정관념으로부터 보호해주지 못한다.


p. 39 솔직하고 정중한 대화의 목표는 상대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여는 것이다. 이 과정은 당신 자신에게 몇 가지 기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신 자신의 의견이 얼마나 확고하든 간에, 모든 대화에서 이런 질문을 먼저 던져보기 바란다.


p. 42 상대에게 질문을 하라.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이며, 가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인지, 어떤 영화를 재미있게 봤고, 어떤 가수를 좋아하는지, 제일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며, 가장 하기 싫은 것은 무엇인지. 상대에 대한 호기심의 표출은, 내가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가장 큰 증거다.


p. 53 그래서 소설가인 제임스 스티븐스는 이렇게 썼다. "우리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현명해진다. 그 질문에 대한 답벼이 주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현명해지는 건 마찬가지다. 속이 꽉 찬 질문은, 집을 달고 다니는 달팽이처럼, 답변을 등 뒤에 달고 다니기 때문이다." 질문은 때때로 하나의 영감이 되기도 하고, 더 많은 탐색과 발견을 위한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맺게 되는 훌륭한 관계의 대부분은 간단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p. 58-59 대화에 자신의 의견을 더하고 싶은 욕구를 뿌리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나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 말하는 것을 피하라고 강력히 권한다. 아주 약간의 지식만 가지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p. 65 아는 척하는 태도가 단순히 비생산적인 결과를 낳는 것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잘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것처럼 가장할 경우, 당신은 당신 자신의 잠재력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의 신뢰에서 오는 혜택까지도 잃어버리게 된다.


p. 82 일단은 상대의 얘기가 옳든 그르든, 재미있든 없든, 내 얘기를 하고 싶은 충동을 누르자. 그리고 상대가 말을 하는 동안, 그의 말과 생각에 담긴 의미에 대해 숙고해 보자. 그리고 상대의 표정과 몸짓도 관찰해 보자. 어느 순간 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도 속으로만 생각하자.


p. 126 대화는 계발하기 쉽지 않은 두 가지 기질, 인내와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나쁜 소식이 아니다. 나는 이런 어려움이 대화의 아름다움을 더 증대시켜 준다고 생각한다. 대화가 가치 있는 이유는, 자기 자신의 생각에만 탐닉하는 대신 다른 누군가의 생각과 느낌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공감하면서 인내력과 집중력이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다는 데 있다.


p. 191 논리를 통해 감정적인 문제에 접근하려는 전략은 실패하기 마련인 것이다. 논리는 감정을 무력화시키고자 시도하지만, 감정은 약점이 아니고, 무용한 것도 아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만큼, 우리의 감정은 유용한 동시에 중요하기도 하다. 대화 당사자들이 IQ와 EQ를 모두 사용할 때만, 비로소 훌륭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p. 210 우리는 아무리 짧은 대화라도, 모든 대화에 기대를 가지고 임한다. 말하기 위해 입을 열기 전 당신 머릿속에서 진행되는 것이 그 기대다. 비록 우리 스스로 대화가 진행되는 방식을 항상 통제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자신의 기대를 상대와 공유하고, 대화에 임하기 전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인식함으로써, 개방적이고 진실된 의사소통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p. 218 내 자신의 편견을 없애는 또 다른 방법은, 상대가 말하는 것에 내가 동의하는지 안 하는지 끊임없이 판단하고자 하는 충동에 저항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들에게 동의하는 것과는 다르다. 듣기의 목적은 일차적으로이해하는 것이지, 그 사람의 생각이 나와 같은지 다른지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p. 222 (중략) 항상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라는 것이다. 나는 존중이야말로 모든 의미 있는 의견 교환의 초석이라고 생각한다. 대화를 나눌 때는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것보다, 상대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


p. 225 당신이 상대를 먼저 존중하지 않으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기가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게다가 처음 만난 사람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맞을 가능성보다 틀릴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 또한 기억해야 할 것이다.


p. 226 정말로 할 말이 아무것도 없다면, 그저 듣기만 하라. 당신이 상대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동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인식하라. 모든 대화가 공감이나 포용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대화가 공감이나 포옹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 생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그러니 대화 과정을 그저 즐기려고 노력해 보라.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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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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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영어와 많이 친해지고 싶어서 번역에 관심을 가졌고, 번역을 하면서 영어를 한국어로, 한국어를 영어로 옮기면서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을 참 재미있어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날, 번역서 즉 번역된 여러 책들을 읽을 때 그 말들이 눈과 머리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걸 확인했습니다. 처음엔 독서력과 이해도의 문제라고 단정지었지만 나중엔 번역에도 오역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오역이 존재하는 이유는 번역의 세계에선 각 나라의 문화에 맞도록 번역하기 위해 원문의 내용을 생략하거나 원문을 벗어난 해석을 덧붙인 지나친 친절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이후부턴 번역이 그저 재미있는 분야가 아닌, 책임감이 따르는 분야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번역에 관하여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번역은 원래 작가 문자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감동을 줍니(p. 6)다"라는 서문의 글귀가 와닿았습니다.


■ 어린 왕자 내용 


어린 시절 화가가 되고 싶었던 "나"는 어른들이 그림보다는 지리, 역사, 수학, 문법 등 스펙을 쌓는 쪽으로 권했고, 그로 인해 "나"는 화가가 되는 꿈을 포기하게 됩니다. 다른 직업을 선택해야 해서 비행기 조종사를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어느 날, "나"는 비행을 하다가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하게 되고, 특이한 복장을 한 사내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 사내아이는 B612 소행성에서 온 어린 왕자였습니다. 어린 왕자는 "나"에게 그의 소행성에서 뿌리를 내린 도도한 장미 꽃을 떠나 다른 행성을 여행하며 지구별에 닿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어린 왕자는 첫 번째 별에서 세상 모든 것을 자신의 신하로 보는 왕, 두번째 별에서 교만한 사람, 세번째 별에서 술주정뱅이, 네번째 별에는서 숫자를 세고 있는 사업가, 다섯번째 별에서 가로등지기, 여섯번째 별에서 탐험가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지리학자를 만나는데, 어린 왕자 입장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리학자가 알려 준 일곱번째 별 지구에 다다릅니다. 어린 왕자는 지구별에서 그의 소행성에만 존재하는 줄만 알았던 장미꽃이 정원에 오천송이가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 깜짝 놀랍니다. 그리고 어린 왕자가 이 사실을 두고 그의 장미꽃이 자존심 상할 것을 걱정하고, 그렇게 자존심 강한 장미도 흔한 존재이며, 자신 또한 그렇게 좋은 왕자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몹시 슬퍼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지혜로운 사막 여우를 만나서 가까이에 있는 유일한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곤 그의 행성으로 돌아갈 결심을 합니다.



■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 구성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는 프랑스어 원문을 기반으로 한국어로 번역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직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원문과 번역문을 1:1로 대응하여 직역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보고 싶었다(p. 7)고 언급합니다. 거기에 원작자가 쓴 주어, 서술어, 대명사, 쉽표, 마침표, 접속사 등 작가의 서술 구조와 다르게 역자의 임의로 더하거나 빼고, 의역한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고, 직역된 문장들이 얼마나 감동적인지(p. 7)도 알아볼 수 있음을 언급합니다.


이 책을 쓴 저자의 목적성에 부합되도록, 이 책은 <어린 왕자> 프랑스 원문 내용과 저자가 번역한 번역문장, 그리고 기존에 번역된 <어린 왕자> 의 일부 문장들을 비교하면서 오역을 지적하고 이를 보완하는 내용을 담은 Not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느낀 점


권장 고전 중에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빼놓을 순 없죠. <어린 왕자>의 전반적인 줄거리는 잘 모르고 어린 왕자와 사막 여우가 주고 받은 "길들여진다는 것"이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는 구절이라는 건, 귀동냥으로 알곤 있었습니다. <어린 왕자> 자체적인 줄거리가 궁금했었는데 나의 관심분야인 번역과 연관지어 오랜 고전을 접할 수 있어서 유용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프랑스어 기본을 잘 모르다보니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저자가 주장하는 번역을 이해하는 건 쉽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영어 번역본의 내용을 비교할 땐 조금 보이긴 했고요. 반대로 좋은 점이 있다면, '직역'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예전에 이웃블로그를 통해서 번역에도 오역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인지한 적 있습니다. 그 또한 원문에 충실할 것을 지향하는 쪽이었고, 원문을 벗어난 지나친 친절로 만들어진 문장 혹은 한국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략된 문장 등을 일일이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역자들의 공공의 적이 되어서 늘 비난을 받는 듯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번역의 세계에선 분명히 뜨거운 감자로 많이 달궈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기존에 번역된 문장만 봤을 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긴 힘들어요. 어느정도 문장들을 오고가며 비교하면서 오역을 파악 해야하는데, 그 또한 쉬운 작업은 아니더라구요. 다만, 원문에 충실한 번역도 의미가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어서, 굳이 역자 임의로 과잉 친절로 해석을 더하거나 있어야 할 문장을 빼는, 편집의 기술을 발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런 번역을 추구하려면 아주 고독한 싸움에 돌입해야겠지요. 번역의 세계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런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탁상공론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번역에 관심이 많다보니, 번역에 관해서 참 많은 말을 늘어 놓았네요.


암튼,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를 통해 <어린 왕자> 원문의 저자 생텍쥐 페리가 어른이 된 "나"의 시선에선 이야기를 진행하고, "어린 왕자"의 어린 시선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을 구분지을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기존에 번역된 <어린 왕자>는 어른의 시선이 개입된 어른의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짐작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원문에 충실한 <어린 왕자>를 읽어보는 것이 참 흥미로워요. <어린 왕자> 이야기는 마음에 큰 여운을 남겨주기도 합니다. 솔직히 <어린 왕자>에서 이야기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은유와 비유로 세상 어른들의 모순을 그리고, 나 자신도 그렇게 대단한 존재가 아니며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가장 가까이에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는데, 이를 이해하고 글로 풀어내기가 솔직히 쉽진 않았네요. 그래서 여러번 읽고 또 읽다보니, <어린 왕자> 이야기가 마음에 깊이 세겨지는 듯 합니다. 적어도 "어린 왕자가 여행했던 행성의 어른들처럼, 그런 모순적인 어른은 되지 말고, 세상에 찌든 어른의 시선으로만 세상을 바라보진 말자.."라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 어린 왕자 속 좋은 글귀


p. 69 내 친구가 그의 양과 함께 떠난 지도 벌써 6년이 흘렀네요. 내가 이것을 여기에 묘사하려 애쓰는 것은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예요. 친구를 잊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죠. 모든 사람들이 친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랍니다. 그리고 나 또한 계산하는 것 말고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어른처럼 되어 버린 것인지도 모르죠.


p. 109 "만약 누군가 수백만 개의 별들 가운데 유일하게 존재하는 꽃 한송이를 사랑한다면, 그는 그것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거야. 그는 저신에게 말할 것야. '내 꽃이 저기 어딘가에 있어…'그런데 만약 양이 그 꽃을 먹어 버린다면, 마치 그에게, 한순간에 모든 별들이 존재하지 않게 되는 거야!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p. 159 "너는 그러면 네 자신을 재판하거라." 왕이 대답했다. "그것이 무엇보다가장 힘든 일이다. 남을 재판하는 것보다 자신을 재판하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다. 만약 네가 너 자신을 올바로 재판하는 데 성공한다면, 너는 참으로 현명한 사람이다."


p. 239 "물론이야" 여우가 말했다."너는 아직 내게 수많은 작은 사내아이들처럼 한 작은 사내아이에 불과해. 그리고 나는 네가 필요하지 않아. 너 또한 내가 필요하지 않고. 나는 네게 수많은 여우들처럼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는 거야. 하지만, 만약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서로 필요하게 되는 거지. 너는 내게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되는 거야. 나는 네게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되는 거고 ……."


p. 297 "사람들은 더 이상 뭔가를 알기 위해 시간을 쓰지 않아. 그들은 가게에서 전부 만들어진 것들을 사지. 하지만 친구들을 파는 곳이 없는 것처럼, 사람들은 더 이상 친구를 가질 수 없어. 만약 네가 친구를 원한다면, 나를 길들이렴!"


p. 305 "안녕"여우가 말했다."내 비밀은 말이야. 그건 매우 단순한 거야. 우리는 단지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거야. 절대로 필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p. 341 "그래." 나는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집이건, 별이건, 사막이건 그들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


p. 343 그의 반쯤 열린 입술이 살짝 미소 지을 때까지 나는 여전히 생각했다. '이 잠든 어린 왕자가 이렇듯 강하게 나를 감동시키는 것은 한 송이 꽃에 대한 그의 변함없는 사랑 때문일 거야. 등불의 불꽃처럼 그를 빛나게 하는 것도 한 송이 장미의 형상 때문일 거야, 심지어 그가 잠들었을 때조차…….' 그리고 나는 그것이 여전히 더 부서지기 쉬울 것라고 짐작했다. 등불은 잘 지켜야만 한다. 한 번의 바람에도 꺼질 테니…….


p. 377 "그 꽃처럼 말이야. 당신이 내게 마시게 해준 물은 음악 같았어. 그 도르래와 밧줄 때문이지… 기억하지… 그게 얼마나 좋았는지"


■ 번역의 세계 속 유용한 글귀


p. 95 번역이 잘못되면 사실은 원래의 교훈이나 감동은 사라지고 없는 것입니다. 그 흔적만 남게 되는 것일 뿐.


p. 126-127 '모든 어른들은 처음에는 아이였습니다.' 생텍쥐페리가 이 책 서두에 한 말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이 같은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살아갑니다. 문득문득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닌데…' 자책하면서 말입니다. (중략) 어느 날 '어린 왕자' 앞에 화사한 모습으로 나타난 꽃은 사실 처음에는 어린 왕자의 '아이'나 다름없는 존재였습니다. 씨앗이 움틀 때부터 어린 왕자가 가꾸어 온 것이니까요. 우리에게 어린 왕자가 '꼬마'이고 '아이'이듯 꽃은 어린 왕자에게 처음에는 '아이'였던 것입니다. 그 아이는 처음에 자기만의 언어로 세상과 대화하려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러하고, 우리가 아이였을 때 그러했듯이.


p. 162 번역은 원래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것이기에 기본적으로 '의역'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번역은 그 '의역'의 범위를 확대해서 이상할 정도로 '해석'에 집착합니다. 한마디로 있는 그대로 옮기면 단정하고 의미 깊은 문장을 역자 임의로 해석해 어설픈 문장으로 만드는 데 익숙해 있는 것입니다.


p. 238 문학은 보통 인문서와 다릅니다. 한 단어가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실상은 앞뒤 문맥을 살피면 그 단어가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를 거의 정확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틀리는지 맞는지를 검증하는 것도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작가가 의도한 정확한 의미인지를 파악하는 일은 그 앞에서부터 정확히 직역이 되었다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p. 332 제대로 된 번역은 반드시 직역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모든 번역은 기본적으로 '의역'입니다. 한 언어의 의미를 타 언어의 의미로 옮기는 일이니 말입니다. 그조차 부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주장하는 직역의 의미는 곧, 작가의 문체를 '최대한' 살려서 그 뜻을 '가능한' 정확히 새기자는 데 있습니다.


p. 332-333 기본적으로 작가 자신의 의도를 전달할 목적으로, 가장 잘 읽히게 만든 문장이 원래 원문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작가도 자신의 문장이 오해받거나 어렵게 읽히는 걸 원치 않을 것입니다. (중략) 그런데 그렇게 긴 시간 고뇌하고 다듬어 만든 '좋은 문장'을 역자들이 번역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대명사를 바꾸고, 쉼표를 없애고, 행갈이를 하고 어투를 바꾼다면, 그것이 원문보다 더 잘된 문장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p. 344 혹자는 번역에 있어서의 문장구조의 일대일 대응은 불가능하다며, 번역 현장에서 그것은 탁상공론에 불가하다고까지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절대 그렇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어떤 문장이 직역으로 안 되겠다고 느껴 임의로 의역을 하는 순간 그건 곧 '오역'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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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명리 공부 - 내 아이의 진짜 직성과 진로를 찾고 싶은
김학목.최은하 지음 / 판미동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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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사람을 관찰하고, 사람의 심리와 성향을 분석해서 문제를 수수께끼 풀듯 풀어가는 과정을 참 좋아라 합니다. 나름대로 남다른 촉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거의 경험을 통해 다져진 촉이라 의외로 섣불리 판단하고 결론짓는 잘못된 습관이 자리잡더라구요. 아무리 촉이 남다르게 작동할진 몰라도 판단을 내리고 결론을 내리기 이전에 사람마다 가진 성향을 흑백논리가 아닌 자연적인 관점에서 분석해보고 싶어서 명리학에 관심이 쏠리더라구요. 명리학의 기본에 어떻게 접근할지 몰라서 여기저기 삽질을 하고 있던 찰라에 엄마의 명리공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적성과 진로를 파악하기 위한 명리공부이긴 하지만, 책의 삽화를 보니 명리를 아주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무엇보다 자녀의 적성과 진로를 파악하는 것을 시작으로 명리로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는 힘을 다지는데 크게 도움될 것이라는 기대도 해봤습니다.




■ 엄마의 명리공부 내용 


이 책의 전체 제목은 "내 아이의 진짜 적성과 진로를 찾고 싶은 엄마의 명리공부"입니다. 명리공부를 아이들의 적성과 진로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요. 이 책의 전반은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어서 명리의 기초를 포함한 명리로 아이들의 성향, 적성, 진로를 분석하는 방법들을 담고 있습니다. 복잡할 수 있는 명리학을 이해하기 수월하도록 예쁜 삽화로 음양오행, 10천간과 12지지로 표기해두었습니다.



■ 엄마의 명리공부 구성


이 책은 1부 한 시간에 끝내는 명리의 기초, 2부 상식에 도움이 되는 10천간과 12지지, 3부 우리 아이 타고난 재능 놓치지 않기, 4부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걸어간다로 전체적으로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명리의 기초 중 목木 ·화火·토土·금金·수水와 같은 오행을 나무의 삽화를 활용하여 설명하고, 음양의 기반으로 오행의 순환, 상생과 상극에 관하여 삽화로 표현하여 명리학의 기본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음양오행을 통해서 생장과 소멸하니 우리가 태어난 연,월,일,시(사주)를 가지고 우리들의 운명을 추측(p. 29)해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우게됩니다.






■ 느낀 점 


이 책의 삽화를 보면 아이가 방향을 잘 잡고 스스로 노를 저어갈 수 있도록 엄마가 힘을 실어주는 그림이 참 따뜻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책장을 넘겨보면 음양오행, 10천간과 12지지를 동화책을 보는 듯한 삽화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대화체를 따라 삽화를 같이보니 음양오행의 이치가 아주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 낮과 밤, 빛과 그림자 등 자연 현상으로 파악하여 분출, 확산, 중계·전환, 수렴 응축 의 순환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조금더 깊이 들어가보면 상생과 상극의 작용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명리학은 지극히 자연에 가깝고, 아주 과학적인 분석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우리네 사회에선 명리학이 미신으로 자리잡거나, 사람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바람에 명리학이 많이 왜곡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인간 자신의 장단점을 잘 파악해서,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단점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면 우리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한층더 편안해질 것이라 짐작도 하게 됩니다. 우리 자신의 성향도 모르고 남들보다 멋진 삶을 살려는데 너무나 집착하다보니, 내뜻대로 살아가는 것도 쉽지 않게 되었죠. 하지만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은 간과해선 안될 일입니다. 이에 명리학이 자신을 파악하고 주변인들을 파악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고요. 하지만, 사람 자체로 인지할 생각은 하지 않고, 뭔가를 성취해낼 사람인지 아닌지, 돈을 잘 벌 수 있는지 없는지에 가치 기준을 두고 사주풀이를 합니다. 그래서, 사주풀이는 흑백논리에 빠져들게 되고요. 특히, 이는 아이들을 훈육하는 부모들이 이런 말도 안되는 논리에 빠져들죠. 우리나라는 자식들이 잘되는 것이 부모의 행복이라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자식에게 거는 기대는 엄청나게 크죠. 그래서 자식들이 자신의 성향대로 산다고 할 때 사회의 가치기준에 맞지 않으면 부모는 무조건 반대합니다. 하지만 이런식의 훈육은 자식을 망치게 되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요즘에 한창인기 있는 드라마 sky캐슬만 봐도 알죠. 자식들에게 모든 재정적 지원을 다하지만 아이들의 성향이 우선이 아닌, 부모의 명예와 직결시키죠. 그래서 아이들은 부모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과 온전히 자신만의 삶 사이에서 힘겹게 방황합니다. 부모는 아이들의 방황을 보면 허무함과 좌절감을 느끼고요. 이런 모습만 봐도 각자의 성향을 존중하지 못하면 부모와 자식 모두 힘들어질 수 있고 불행을 자처할 수도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도 자기 자신을 모르고, 아이도 자기 자신을 모를 때, 성향에 맞지도 않는 욕구에 집착만 하다가 허송세월만 보내게 됩니다. 부모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어보니, 나를 먼저 알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나의 기준에 근거로 나의 촉을 함부로 남발하여 타인을 함부로 판단했던 습관을 고쳐보고 싶어서, 명리학에 접근해보고 싶었는데 엄마의 명리공부로 명리학에 대한 제대로된 관점을 가지게 되어서 너무나 기쁩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아이의 성향을 알수 없어서 아이에게 늘 휘둘리는 부모나, 인간관계에 있어서 이해할 수 없는 사람(그렇다고 지금 당장 쉽게 끊어낼 수 없는 사람)으로 인해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누구나, 거기에 명리학 자체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읽어보면 도움이 될만한 책입니다. 물론, 이 책으로 명리학을 100% 이해할 순 없어요. 여러번 읽어봐도 머리가 잘 안 돌아갈 정도로 뭔가 아주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시로 들여다보면 자연의 순환을 이해할 수 있고 이에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의 성향도요. 다만, 이 책을 읽는 분에게 의지는 있어야 합니다. 사주팔자를 그대로 바라보되, 그 성향에 따른 장단점을 파악하고 보완하려는 의지요. 가치의 기준을 부모 혹은 나 자신의 욕구에 둬서는 안됩니다. 타인으로, 자식으로, 그들이 정말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걸 바라볼 수 있어야합니다.



■ 좋은 글귀


p. 12 선조들의 지혜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음양과 오행은 명리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이미 우리의 삶 속에도 스며들어 있는 통찰이다. 음양오행을 이해하면 명리를 신비한 학문이아니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학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명리는하루의 아침·낮·저녁·밤이나한 해의 봄·여름·가을·겨울처럼 일정하게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것을 다섯 단계로나눠 사람의 운명을 추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 29 태어나 반드시 사라지고 사라지면 또 생기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잖니. 그렇게 우리의 삶도 순환하기 때문에 오행의 상생과 상극을 통해 삶이 앞날을 예견할 수 있는 거란다. 이러한 자연의 법칙을 사람에게 적용시키는 것이 사주명리학이야.


p. 68 목木 ·화火·토土·금金·수水의 오행을 인(仁)·의(義)·예(禮)·지(知)·신(信)의 '다섯 덕목(五德)'과 관련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목木은 인 곧 어짊에, 화火는 예 곧 예의에, 토土는 신 곧 믿음에, 금金은 의 곧 의로움에, 수水는 지 곧 지혜에 해당합니다.


p. 108 천간은 기운의 작용으로 마음과 관계가 있고, 지지는 형질의 작용으로 육체와 관계가 있어. 체력은 마음만 강하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육체가 강해야 하잖아. 그리고 연이나 월의 지지에 있어야 강하다고 하는 이유는 24시간이 하루가 되고, 30일이 한 달이 되며, 12달이 한 해가 되니, 연과 월에 있는 것이 일과 시에 있는 것보다 강할 수밖에 없지.


p. 184 사주명리는 부귀를 취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꾸밀수 있는 공부다. 일기예보로 날씨를 미리 알고 대비하듯이 다가오는 인생의 날씨도 미리 안다면 자식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 자신까지도 행복해질 수 있다.


p. 190-191 그렇기 때문에 명리 공부가 참 중요한 것입니다.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만, 원하지 않는 삶의 방향을 피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니까요. 음양오행을 공부하다 보면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받아들이고 점점 마음을 비울 수 있게 되지요.



p. 216 사람들은 사회적으로나 가족들이 귀하게 보고 천하게 여기는 것 때문에 자신의 타고난 자질을 왜곡하게 돼요. 자신의 타고난 자질과 상관없이 귀하게 여기는 것은 추구하게 되고 천하게 여기는 것은 멀리하려 하지요. 하지만 남의 이목, 사회적 평판, 가족의 기대 같은 게 자기 자신보다 중요한가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자질에 맞는 것을 하면 저절로 열중하며 그 일 자체를 즐기게 돼요.


p. 232-233 현재의 삶에서 노력한 것이 영혼에 자국으로 남는다는 말의 의미를 알아야 해요. 살명서 강하게 집착하는 것은 언제나 영혼에 각인되어 이어지니, 권력의 정점에까지 올라갔으면 그동안 영혼에 각인되 것이 얼마나 많겠어요? 이렇게 되면 그 영혼은 순수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잘 살기 위한 집착으로 얼룩진 것이겠지요. 그런데 권력의 정점에 오르고 나면 삶에서 더 이상 추구할 것은 없게 되지요. 그래서 결국 인생의 허무를 깨닫게 되는데, 이때부터 종교적인 귀의나 영혼의 정화를 위한 수행이 시작된다는 겁니다.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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