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도, 인생은 어른으로 끝나지 않아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손힘찬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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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미흡했던 어린시절, 성인이되면 만능이되어서 무엇이든 해낼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성인이 되어보니 어린시절에 품었던 순수한 마음도 온데간데 없어지고 오히려 많은 사람과 상황에 부딪히며 갈등 속에서 허우적대는 날들이 더 많았어요. 이런 나날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니 나는 너무나 미흡하고 부족한 존재라 여겨져서 자신감이 더욱더 사라지고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성인이라면 꼭 능숙해야 하고 완벽해야 된다는 강박증이 깔려 있었어요. 하지만, 인간은 원래부터 불완전한 존재이고, 불완전함 속에서 늘 배우며 살아가기 때문에, 서툰 그자체를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편하더라고요. 성인으로 서툰 나를 마음편히 합리화하고 싶을 때, 카카오프렌즈 프로도와 감성 글수집가 손힘찬의 에세이 프로도, 인생은 어른으로 끝나지 않아를 읽어봤습니다. 


프로도, 인생은 어른으로 끝나지 않아 내용 및 구성


잡종견이라는 태생적 콤플렉스를 가진 도시개이자 로맨티스트 프로도와, 이성과 감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걸 좋아하고 언어를 수집하는 것이 취미인 감성작가 손힘찬(아가타 마리토)가 만나, 서툰 어른들에게 전하는 위안과 공감의 메세지를 담은 에세입니다. 이 에세이는 1) 평범해서 멋있는 ‘슈퍼노멀’이 되겠어 2) 열심히 해도 미움받을 수 있어 3) 네가 있어 내가 더 특별해, 총 3파트로 구성되어 있어요. 



느낀 점


어린시절이 미흡함은 성인이 되어서도 많이 확인(?)되죠. 사랑에 서툴고, 인간관계에 서툴고, 일에 서툴고. 다방면(?)으로 너무 많이 서툴다보니 이불 속에 파묻히고 싶을 만큼의 쪽팔림도 경험하고, 좌절감과도 악수하는 아주 웃픈 경험들을 성인이 되어서 많이 하게 되잖아요. 무엇보다 이렇게나 서툰 우리자신을 마주하는 것조차 회피하고 싶을 때가 많아서 우리자신에게 위로를 건내는 것조차 인색할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자신은 설 자리가 없어서 방황하게 되고 외롭기만 합니다. 누군가에게 서툰 자신을 드러내고 고민을 털어놓기가 쉽지 않을 때, 위로와 공감을 담은 에세이를 보면서 마음으로 위안을 얻어봅니다.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 중, 잡종견이라는 콤플렉스를 가진 로맨티스트 도시개 프로도 캐릭터 특성을 살려서, 감성 작가 손힘찬의 감성 글귀가 잘 어우러져서 서툰 성인이 우리의 감성을 따뜻하게 자극합니다. 외로운 마음과 눈을 글 위에 살포시 올려두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요. 아무 생각없이 머리와 마음이 복잡할 때 읽으면 좋아요.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서툰 내가 너무 고민이어서 누구에게도 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 그러나 정말로 합리적인 위안을 얻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책글귀


p. 26-27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끝까지 가야 한다는 건 알아. 하지만 때로는 지쳐서 앞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것조차 버거울 때가 있어. 근데 그보다 무서운 건 뭔지 알아? 이 순간을 견디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릴까 봐 두려웠어. 그동안 노력했던 것들이 물거품이 되고,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될까 봐. 그게 무서워서 끙끙대고 포기하지 못했어. (중략) 어차피 인생이라는 코스에는 정해진 목적지가 없고, 내가 갈 길을 정하면 되는 거야. 무언가를 내려놓는 것 또한 하나의 선택이니까 결코 틀린 게 아닌 거지. 정말 맞는 건지 아닌지는 꼭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게 아니야.내가 자신을 돌보면서 그 옳고 그름을 내리는 과정 가운데 정답은 있어.


p. 31 비어 있는 어딘가에서 꿈이 시작될 때, 바로 그 순간에 우린 가장 행복한 걸지도 몰라. 나는 모자란 데가 많은 사람이니까, 그만큼 더 행복해질 가능성도 높은 거겠지?


p. 32 꿈은 거창한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고 있는지, 그 길로 가고 있는지 확인해주는 이정표 같다고. 내가 원하는 꿈이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더라도 지금 그 모습이 되어가고 있는지 엿보는 순간 오늘을 살아가는 나는 반짝하고 빛날 거야.


p. 36 모든 일이 꼬일 대로 꼬여버려서 제자리로 돌려놓는 게 막막하게만 느껴질 때가 있어. 이럴 때 나는 애써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편이야. 주변이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울수록 묵묵하게 제자리를 지키면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게 감정을 컨트롤하기 위한 나의 첫 번째 요령이거든. 길을 잃었을 때 섣불리 이리저리 움직이기보다 일단 제자리에서 위치를 파악하는 게 필요하잖아.


p. 54 심리학에서는 타인이 바라보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의 차이가 적을수록 좋다고 했는데 그것도 쉽지 않아. 그 어떤 모습도 내가 아닌 게 없는 데 말이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끊임없이 되물어야 할 질문이지만 그 안에서 만족스러운 나를 발견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 그럼 다시, 나를 관찰하러 가볼까?


p. 61 정이 많은 탓에 자꾸만 상대방에게 기대하게 되는 습관이 있어 그런 호의를 악용하는 사람 때문에 힘들었던 적도 있지. 내게서 원하는 걸 얻고 나면 뒤도 안 보고 떠나버리는 사람을 보며 회의감이 들기도 했지만, 내가 먼저 마음을 주면 돌아오는 게 있을 거라 생각했어. (중략) 이제는 알겠어. 내 마음을 주었다고 해서 꼭 그만큼 돌려 달라고 강요할 수 없다는 걸.


p. 66-67 결과가 중요한 사회에서 '열심히'란 그다지 의미가 없는 것 같아. 그런데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반박당해야 하지. '열심히'라는 말 자체가 꼭 하나의 함정 같아. 그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나름의 면역력이 필요해. 나의 노력이 부정당할 때, 타인의 기준이 나를 압박할 때, 나는 일단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사실을 떠올려. 설령 좋은 일을 한다고 해도 미움받을 수 있는 것처러 말이야.


p. 72-73 더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전처럼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으려고 한 적이 있어.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모르게 마음이 커지는 걸 막을 도리가 없더라. 자신의 마음이지만 어쩌지 못하는 경우는 다반사야. 다만 위로가 되는 사실은, 예전에 서운함을 느꼈던 일을 지금은 좀 더 덤덤하게 혹은 기쁘게 느낄 수도 있다는 거지.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조금 성숙하기도 하고, 관점이 달라져서언가 봐.


p. 82-83 내가 나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도, 내가 나를 일으켜야 하는 것도 맞아. 하지만 그게 불가능할 때가 자존감이 낮아졌을 때라고 생각해. 공황장애, 우울증 같은 마음의 병을 앓을 때도 마찬가지야. 사람은 강하지만 쉽게 무너지는 약한 존재이기도 해. 그때마다 서로 잡아주고 일으켜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큰 힘이 돼. 결국 관계로 인해 문제가 생기니까 관계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야.


p. 91 누구보다 신뢰받는 사람이 되는 법은 한결같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야. 거기서 사람들은 안정감을 느끼거든.


p. 110 상대의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라는 식의 조언을 건네는 사람이 있어. 틀린 말은 아니야. 사랑이란 본래의 모습대로 아껴주는 것이 맞으니까. 하지만 나 자신 또한 그런 보살핌을 받아야 할 존재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해. 사랑은 서로 동등해야 하는 거야. 수직적으로 대하면 한쪽은 올려다보고 한쪽은 내려다보게 되지. 연인 사이에 갑과 을이 나뉘어지는 거야. 수평적인 관계, 서로 같은 위치에서 바라봤을 때 비로소 있는 그대로 상대를 바라볼 수 있게 돼.


p. 121 내 마음을 대신 표현해줄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더라. 서툴러도 진심 담긴 말 한마디가 필요한 순간이 있어. 좀 버벅거리거나 머뭇대는 내가 바보 같기도 하지만, 어두웠던 네 얼굴이 환해지는 걸 보면 직접 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p. 134-135 오랫동안 함께한 연인이나 부부가 닮아가는 이유는 상대방의 표정이나 말투, 행동들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해서 그렇대. 사랑하다 보면 좋은 일만 있을 수 없지만 우린 서로를 쉽게 포지하지 않았어. 서로 한 발씩 물러서면서 상대를 이해하고, 배우고, 또 닮아간 것 같아. 싸음의 끝에는 원망과 분노만 남아 있는 것 아니야. 서로 고비를 넘기고 뛰어 넘어왔으니 그 결과로 돈독해진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게 아닐까?

p. 153 3년, 5년, 많게는 10년 동안이나 공들인 탑이 무너지는 건 하루도 안 걸리는 것 같아. 하지만 잘 가다가도 발에 잡힌 물집 탓에 그건 걸어온 길을 되돌아가기도 하는 게 인생인가 봐.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고들 하지만, 분명히 '완벽한 완성'은 없을 거야. 일단 잠깐의 쉼표가 찍히는 것뿐 그게 끝은 아니야.


p. 159 꼭 필요한 것만을 남겨두고 일을 하나씩 처리해나가는 것, 그게 꼭 진짜 최소한의 삶이 아닐까? 공간은 그렇듯 사람의 뇌에도 제한이 있으니까 그 한계를 인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거야. 선택하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거지.

p. 174 사람들은 흔히 '감정적'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중략) 그래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숨기게 되고 나는 드러내는 일을 꺼리게 돼. 이런 세상에서 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요즘 들어서야 실감하고 있어. (중략) 꼭 연인이 아니라도, 내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야.


p. 194-195 "어려운 시절이 있어던 덕분에 바라보지 못하는 곳까지 시야가 닿는 것 같아." 친구는 어린 시절의 자신과 비슷한 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돕고 싶다면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어. 어려움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는 것. 어쩌면 그 과정들이 고난을 극복하게 하는 결정적인 힘이 되어주는 게 아닐까? 아픔이 늘 나쁜 기억만 남기는 건 아닌 것 같아. 그 위에 생긴 딱지가 다른 관점을 갖게 해주는 건지도….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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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 90세 현직 정신과 의사의 인생 상담
나카무라 쓰네코 지음, 오쿠다 히로미 정리, 정미애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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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너무나 불우한 환경에서 살다보니 성인이 되면 불우한 환경에서 벗어날 힘이 생길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바라는 성인이 되었을 때, 마음이 너무 설레였습니다. 미성년일 때 못하는 것을 성인 신분(?)에선 뭐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사회를 경험해보니 세상살이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 미성년일 때 몰랐던 성인사회에 대한 환상이 와장장 깨지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막막함이라고 해야할까요. 무서웠습니다. 뜻하지 않는 난관에 부딪혔을 땐 너무나 아팠고 상처받았습니다. 그럴때마다 삶의 지혜가 있는 진짜 어른이 길라잡이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간절함이 더해지더라고요. 현실에선 깨어있고 지혜가 충만한 어른을 만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내가 의지하고픈 어른들 조차도, 하루살이가 너무나 힘겨워보였으니까요. 그럴때마다 책을 통해서 멘토를 만나고 위안을 얻었는데요. 이번에도 만났습니다. 90세 일본인 정신과 의사 나카무라 쓰네코. 그녀의 책 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를 통해서, 삶의 지혜를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내일을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내용 및 구성


이 책은 에세이 형태이며, 에세이 속 주인공은 현재까지도 정신과 의사로 근무 중인 90세 여성입니다. 담담하게 그려가는 그녀만의 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그녀의 동료인 오쿠타 히로미가 직접 정리한 에세이예요. 에세이는 1) 무엇을 위해 일하나요? 2)기대하지 않아야 인생이 잘 풀린다 3) 인간관계의 오묘함 4)마음의 평정 찾기 5)일과 가정을 양립해가는 비결 6)하루하루 담담하게 살아가기, 총 6챕터로 구성되어, 일의 목적, 인간관계, 마음다스리기, 죽음을 대하는 방법 그리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잡는 방법을 다루는 삶의 지혜가 담겨져 있어요. 그리고 각 챕터별로 에피소드도 담겨져 있는데요. 각 에피소드의 제목은, 1)종전 직전, 히로시마에서 오사카로 홀로 떠난 소녀 2)시대의 격량에 흽쓸려 의사의 길로 택하다 3)정신고 의사가 일생의 과업이 된 이유 4)결혼, 출산, 전업주부 그리고 뜻밖의 복직 5)번민, 고뇌, 그래도 계속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인생 최악의 나날들 6)남편을 떠나보내고 늙어서도 다시 일터로 이며, 나카무라 쓰네코의 일생을 담은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느낀 점


그녀가 쓴 책의 일본 원제는 心に折り合いをつけてうまいことやる習慣 인데, 혼자서 사전을 뒤적거려가면서 의미를 번역해보려고 했으나 실패! 그러나 책장을 다시 훑어보다가, 나카무라 쓰네코의 글을 엮은 오쿠타 히로미가 쓴 "글쓴이의 말"의 "내 마음과 타협하여 인생을 풀어가는 방법"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오는 거예요. 원제의 제목이 아마, 이것이라 짐작을 해봅니다. 에세이 속 글을 읽다보면, 글의 내용이 우리말로 번역된 제목과 연계성이 많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요. 그래서 원제를 찾아봤습니다. 물론, 쓰네코가 조언하는 내용을 전반적으로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하루하루 주어진대로 충실히 살라"는 내용이긴 합니다만, 오히려 삶에 대한 마음가짐과 태도,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거든요.

에세이를 통해서 만나 본, 90세 여성 정신과 의사 나카무라 쓰네코는 참 멋지고 지혜로우며 개방적인 어른임은 분명합니다. 소위, 꼰대의 느낌이 전혀들지 않고, 세상의 변화와 순리를 잘 따라는 지적인 여성으로 느껴지는 건 사실이예요. "내가 살아보니, 이게 맞아. 저게 맞아"라며 고집과 아집으로 똘똘뭉친 어른이 아니고 아주 유순하면서 내적으로 강한 어른이어서, "쓰네코처럼 늙고 싶다"라는 간절함이 생기더라고요. 그녀가 전하는 삶을 대하는 방법은 우리가 자주 들어왔던 이야기들이예요. 힘을 빼고, 완벽을 추구하지 말되, 주어진대서 충실하라는 것, 그게 전부예요. 하지만, 너무나 당연시 들어왔던 말들이 눈과 마음에 쏙쏙 들어오는 이유가 뭔지 곰곰히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생각해보니, 그녀 스스로 지금껏 그런 본보기를 보여줬던 것이며, 몸과 마음으로 체득한 지혜가 고스란히 글로 담겨졌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혼자서 내려봤어요.


무엇보다 가장 와닿는 부분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부분이었어요. 딸이라는 타이들에서, 결혼하면서 아내와 며느리라는 타이틀이 생겼고 곧 있으면 엄마라는 타이틀이 추가되거든요. 나 또한 나만의 일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라, 일도 잘하고 가정도 잘 지키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요. 이에 관하여 "잘해내는 방법"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그녀의 글을 통해서, 방법을 찾습니다. 그 방법은 "잘 해야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잘"이라는 말에 너무 매여서 살아왔던 것은 아닌지, 때론 힘을 빼고, 그럭저럭 해내고 있다는 것 또한 만족스러운 시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녀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예전에 조교로 처음 일하던 때에, 어느 교수님이 "김선생,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마"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 당시엔 교수님의 충고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을 해보니 온 몸에 바짝 힘이 들어가고 긴장한 내모습을 발견하곤, "내가 너무 잘하려고 애쓰다"보니 스스로를 힘겹게 몰아붙이고 있었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늘 실수가 잦았습니다. 실수하고 나면 자책을 밥먹듯이 했고 자신감을 뚝 떨어졌고요. 잘하려고 긴장하며 살아가는 삶, 오히려 나에게 여유를 주지 않고 몰아붙이는 삶이죠. 힘을 빼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하면서, 주어진데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을 하는 것, 그리고 만족할 줄 아는 것, 그것이 내가 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외에 거리를 두는 인간관계, 외로움과 죽음을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한 내용도 담겨져있습니다. 에세이의 전체적인 느낌은 서문에서도 언급했지만, 담담하고 유순하고 차분해요. 그리고 쓰네코 그녀만의 묵직한 내공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앞으로 살아가는 삶의 여정은 망망대해지만, 삶의 롤모델이자 길라잡이같은 그녀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마음에 각인하며 살아가면, 삶 그자체가 무섭지만 않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삶은 살아갈만하다는 생각도 덤으로 들고요.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막막한 삶을 두고, 어찌할바를 모를 때 지혜로운 멘토를 찾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그 멘토는 삶을 대하는 태도를, 살아가는 방법을, 자혜를 알려줍니다.


■ 책글귀


p. 28 '하지 않는 것보단 낫겠지'라는 마음가짐이 일을 착실히, 꾸준하게 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과도한 기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성가시고 불쾌한 일이 생겨도 '뭐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는 거야'하고 느긋하게 넘길 수 있죠. 그러다가 간혹 생각지도 못한 기쁜 일, 즐거운 일이 생기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p. 32-33 무릇 인간이 어떤 큰 결단을 할 때는 '더 분발하자'라는 긍정적인 마음뿐 아니라 '도망치고 싶다'라는 부정적인 마음도 공존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즉, '도망치고 싶다'라는 마음도 인생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의 일부죠. 중요한 건 어느쪽이든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한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p. 42 젊을 때 욕구 불만을 지렛대 삼아 좀 더 열심히 사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럴 만한 에너지와 잠재력이 있을 시기이니까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제대로 인식해 '더, 더'를 하나씩 버려야 편해집니다. 하루하루가 괴롭다면 무언가를 자꾸 보탤 것이 아니라 '이거면 됐어'하고 수긍하는 길도 있지 않을까요?


p. 48-50 솔직히 타인을 변화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100% 불가능은 아니지만 어지간한 노력으로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을 바꿀 수 없습니다. 갖은 수단을 다 써가며 몇 년, 십 몇 년씩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각오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죠.(중략) 타인의 성격이나 행동을 변화시키는 일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므로 내가 어떻게 하면 될까, 어떻게 행동하면 조금이나마 쾌적해질까, 그러한 관심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는 편이 자신에게 오는 부담을 고려할 때 훨씬 효율적이죠. 


p. 56 나는 결국 혼자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면 타인에게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홀가분해진답니다. 쓸데없는 일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일이 더는 무섭지 않아요. 결과적으로 그렇게 사는 것이 내가 사귀고 싶은 사람과 사귈 수 있어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p. 60 남이 무언가 해주는 걸 당연시하면 고마움을 잊어버립니다. '이 정도야 당연히 해줘야지'라는 사고방식은 인간관계를 망치는 큰 요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상대가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님을 인식하고 살아가면 사소한 일에도 고마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p. 80 저마다 일상에서 겪는 고민들을 즐겁고 유쾌하게 이야기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공감한다는 건 상대방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조언을 하거나 눈이 번쩍 뜨일만한 묘안은 주지 못하더라도, 누군가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사람은 마음이 조금 편안해집니다.


p. 89 나이가 들수록 젊은 사람이나 아랫사람이 표면상으로는 위사람에게 맞춰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고 우쭐대서는 안 됩니다. '내가 당신보다 윗사람'이라는 아집은 되도록 버려야 나는 물론 주변 사람도 편안해집니다. 더구나 그러한 아집이 없으면 거리낌 없이 "이것 좀 가르쳐주시겠어요?" "좀 도와주세요"하고 젊은 사람에게 부탁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답니다.


p. 106 (저자 쓰네코 스승인 가네코 교수의 조언) "정신과 의사는 조언을 통해 환자가 병이 낫는 방향으로 가도록 도울 뿐 치료한다고 생각하지 말 것. 좋아져서 다행이네요, 애 많이 쓰셨어요, 하고 환자 본인을 칭찬 할 것. 병이 나았다고 해서 절대 자신이 고친 거라며 으스대지 말 것."


p. 121 사실 '잘 안 풀리는 시기'에도 자잘한 '잘 풀리는 일'은 많답니다. 이를 테면 큰 재난 없이 잘 살고 있다거나 가족이 건강하다, 맛있는 걸 먹었다, 친한 친구가 있다 ……등 찾아보면 좋은 일도 꽤 있습니다.


p. 130 중요한 건 자신감을 기르는 것보다 자신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입니다. 예컨대 예민한 사람은 대담한 행동은 잘 못해도 세세한 부분에 눈길이 미칩니다. 반대로 유들유들한 사람은 세심함은 부족하지만 개방적이고 유쾌하죠. 이처럼 자신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해서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솔직하게 인식하는 겁니다.


p. 146-147 체면이나 남보다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이우로 자신을 희생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에요. 내가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이토록 풍요롭고 평화로운 시대에 수면 부족이나 극단적인 편식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너무도 많습니다. 푹 자고, 건강한 식사를 하고, 몸과 마음의 기반을 다지는 것. 그것이 모든 것의 근본입니다.


p. 157 완벽함을 추구하다 좌절하기보다는 어설프게나마 계속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는 절대 넘어가선 안 돼! 하는 마지노선을 일단 그어두고 그 선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자. 그 선을 밑돌지만 않는다면 어중간해도 괜찮아.' 이렇게 생각하고 나면 그다음은 '될 대로 돼라'입니다. 


p. 160 그렇다 해도 육아는 여간 고단한 일이 아닙니다. 특히 아이가 어릴 때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가 쉽지 않을테지요. 환자들이나 직장의 젊은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그렇습니다. '난 이렇게 아등바등 하는데 왜 이모양일까?'하고 가정이 성가신 짐이 될 때도 있는데, 그럴 대는 포기할 수 있는 건 과감히 포기하세요. 육아도 가정도 적당한 정도면 그만입니다. '그럭저럭' 해내면 충분해요.

p. 170 아이들은 어른의 행동과 본심을 전부 꿰뚫어 봅니다. 그러니 아이들을 달라지게 하려면 스스로 달라져야 합니다. 이처럼 사람을 키움으로써 자신이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깨닫게 됩니다.


p. 223 인간은 근본적으로 홀로 살아가야 합니다. 나를 100% 도와주는 사람도 없거니와 나에게 온종일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도 없죠. 이를 염두해 두는 것이 인생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건 내 인생이라고 주체적으로 생각하세요.


p. 226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라서 '이렇게 살아야 한다' '저렇게 살아야 하면 안 된다'라는 식으로 단정 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훌륭하다거나 꿈을 이뤄야 가치가 있다고들 하죠. 이 말들에 그다지 수긍이 가지 않는다면 그 느낌을 믿으세요. 인생의 만족감은 다른 누군가가 결정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와 똑같은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규칙도 없습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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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오는 그날까지
김종숙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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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다양한 고민을 껴안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고민은 보편화되어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반면, 주변의 눈치와 반응을 생각해야하는, 고충을 나누기에도 어려운 고민들도 있죠. 후자에 해당하는 고민 중에 하나가 난임에 관한 고민입니다. 꿈에 그리던 결혼식을 올린 후, 적당한 신혼을 즐긴 다음, 부부의 마음 한켠이 적적하면 아이를 가질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과 달리, 아이가 오지 않을 때 밀려드는 불안과 두려움이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을 절대 공감할 수 없어요. 육아 고민에 대한 책들은 많아도 난임으로 인한 고충을 털어놓고 위로를 전하는 책들이 시중엔 거의 없죠. 이번에 접한 책은 소중한 아기를 기다리는 어느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네가 오는 그날까지입니다.


네가 오는 그날까지 내용 및 구성


이 책은 기적같인 아기를 간절히 바라는 어느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에세이는 1)가족이라는 이름으로 2)난임이라서 3)선택하고 책임지는 마음 4)나는 성장하기로 결심했다 5)언젠가 새로운 생명이 온다면 으로 총 5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적정한 시기에 직장생활을 하고 꿈같은 결혼식을 올리린 후, 남들처럼 때가 되면 아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이를 만나기까지 너무나 힘겨운 심적, 육체적 고통을 겪어야 했던 어느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28세에 결혼하여 자그만치 6년의 시간동안 인공수정과 시험관 아기를 시도해야했던 힘겨웠던 시간들. 난임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을 위로하는 책들이 없다는 걸 확인하곤, 그녀가 자신의 입장과 같은 여성분들 혹은 부부에게, 난임 중 격어야 하는 여러가지 고충을 담아 공감하고 위로하고 또 격려합니다.



느낀 점


우리나라는 유달리, 결혼, 임신과 출산 등에 너무나 관심을 많이 가지는 나라입니다. 물론, 인구수가 나라 경쟁력인 건 알지만, 결혼 적령기라는 것이 암묵적으로 정해져있어서, 그 시기가 다가오면 통과의례처럼 질문을 던집니다. "결혼은 언제할꺼니?","그래도 아이는 낳아야지..", "아이 하나로는 외로워. 둘째도 가져야지.." 힘겹게 결혼하면 결혼과 동시에 임신을 종용합니다. 아효- 그러다보니, 결혼을 하지 않으면, 내 인생은 온데간데 없고 괜히 죄짓는 것 같고, 또 결혼 후에 아이가 늦어지면 양가 부모님들의 재촉 시작되고, 본이 아니게 눈치를 보게 되죠. 물론, 모든 사람들이 결혼한 부부들을 위한 것이라며 아이 가지기를 종용합니다. 하지만, 결혼한 부부를 위한다면 부부의 그 자체로 인정해주고, 안정감을 줘야하는데, 꼭 아이가 있어야만 완벽하고 행복한 가정이라 인정합니다. 이왕이면 남들과 비슷한 삶, 평균적이고 보통의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맘에서 등떠미는 건 알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걸, 부부에게 채촉한다고 하늘에서 아이가 뚝~ 하고 떨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솔직히, 우리 부부의 경우엔 36살에 결혼식을 올렸어요. 늦은 나이라고 생각했으며, 피임을 하지 않았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더군요. 우리의 상황과 상관없이, 결혼했으니 통과의례처럼 아이에 대한 기대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옵니다. 아이 갖기에 대한 부담감을 표출했더니, 양가 어머님들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시진 않으셔서 그나마 어른들을 덜 의식할 수 있었지만, 신경쓰이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에겐 "피임을 하지 않았는데, 아기가 생기지 않는거 보면 우리도 조금 어려운 것 같은데.. 난 사실 병원가서 검진 같은거 받지 않으면 좋겠어. 두 사람 중에 누군가의 문제라는 결과가 나오면, 왠지 탓할 것 같고, 우리 결혼생활은 너무 힘들 것 같아. 안생기면 안생기는대로, 살자."라고 말했어요. 남편도 내 생각에 동의했고, 우리는 포기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와 인연이 닿았는지, 기적같은 두줄이를 품을 수 있었어요. 솔직히 맘을 비워야, 아이가 찾아온다는 말을 하고 싶은게 아니예요.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가장 마음이 불안한 사람은 아내쪽이라는 걸 말하고 싶어요. 검사를 하다보면, 요즘엔 정자쪽에서도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는건 여자 탓이라는 고정관념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험관아기와 인공수정의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게 되었어요. 신체적, 정신적으로 괴로운건 아내 쪽이거든요.(괴로워 하는 아내를 지켜보는 남편의 맘도 편친 않을겁니다) 감정이입하면서 저자가 경험했던 모든 과정에 눈을 때지 않고 읽었어요. 나는 아일 가졌다는 맘의 안도를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여자로서 고충을 이해하고 싶어서요. 제발, 난임의 문제를 여자탓으로만 몰아가는 말은 하지 않길. 책에서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난임은 결혼한 부부와 가족이 함께 책임져야 하며 함께 마음을 모아야하니, 남일처럼 보지 말길. 그리고 남일이라도 측은하고 딱하게 볼 것이 아니라, 묵묵히 그들을 위해서 기도해주는 것이 최선임을 인지하면 좋겠습니다.


저자는 아이를 가지기 위해 희망을 가지고 노력 중입니다.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을 자신을 사랑하는 시간으로 발상을 전환했고, 남편과 지내는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매순간 소소하게라도 행복을 만끽하려고 합니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난임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기란 쉽지 않고, 무엇보다 그들을 대하는 타인의 태도와 생각을 보고 맘이 편하지 않을 거예요. 다들 위로라고 하는 말들이 희망고문이거나 상처가 될 때가 있잖아요. 타인을 탓할 순 없지만, 그래도 타인을 멀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며 마음의 문도 닫힐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런 고충을 6년간 경험하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시작으로 생각을 달리하고, 기적같은 아기가 찾아올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었습니다.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천사같이 사랑스럽고 건강한 아기가 마음 착한 저자와 그녀의 남편에 닿아, 지금보다 백배 천배 더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리 두줄이를 처음 확인하는 날, 멍때리며 당황스러워했습니다. 남편도 놀랐어요. 그러다가 천천히 현실을 직시하며 아이의 존재를 받아들였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의 삶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지만, 자연임신이 어렵고 인공수정과 시험관아이를 위한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이 책을 읽은 후 남편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리는 큰 고충없이 기적을 품지 않았냐며, 아이가 태어나면서 겪는 여러가지 노고들 조차도 감사하게 여기자고 약속했습니다.


이 책을 시작으로, 난임, 불임 그리고 임신과 출산은 절대 여성이 혼자서 감당해야 할, 당연한 일이 아닌 부부와 주변 가족들이 함께 머릴 맞대고 마음을 써야 하는 중대한 일이라 인지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저자가, 시험관아기와 인공수정의 과정을 거치면서 심적, 신체적으로 고통스러울 때 책을 통해서 위로를 얻고 싶어서 서점을 갔는데 난임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없더래요. 대부분 육아서적. 그래서 자신과 같이 난임을 겪는 아내, 혹은 부부들에게 공감을 전하고 위로가 되고자 이 책을 용기내서 썼습니다. 저자와 같이 아이에 대한 간절함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그리고,임신과 출산 등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분들도 있을거예요. 새로운 생명을 품는 건 쉽지 않지만, 이 과정이 얼마나 고귀하고 소중한지, 기적을 품는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며, 스스로 인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책글귀


p. 37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사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이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난임의 시간을 보내면서 저를 진심으로 위하는 사람들의 사랑에 감동했습니다. 한동안 사람을 만나기 두려워 피하기도 했지만 진정 저를 위하는 사람들을 통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p. 46 아이를 갖고 낳는 과정은 부부가 함께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난임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큰일로 다가옵니다. 매달 생리를 반복하면서 호르몬과 전쟁도 해야 하죠. 남자는 문제가 없고 여자에게 문제가 있어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도 많습니다. 특히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그런 편견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런 시선 속에서 상처를 입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이 저만의 문제가 아닌데 시댁에 가면 괜히 죄인이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남편은 친정 엄마를 만나도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왜 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저 자신이 미워지기도 했습니다.


p. 52 난임을 겪으면서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주기적으로 병원에 다니다 보니 오래 근무하지 못할 수도 있고, 혹시라도 아기가 생기면 조심하기 위해 그만두어야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아이를 갖는 것과 일을 열심히 하는 것, 어느 하나에도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보니 저는 직장도 없고 아기도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p. 62 불임의 사전적인 뜻은 임신하지 못하는 일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난임의 사전적 정의는 임신하기 어려운 일 또는 그런 상태입니다. 못 하는 것과 어려운 상태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난임은 임신이 늦어지는 것입니다. 잘 모르는 누군가에게 불임이라는 말을 들으면 붙잡고 있던 희망의 끈이 사라지는 것 같아 힘이 빠집니다. 제가 받은 상처 때문에 저는 오늘도 다른 사람의 아픔에 대해 말할 때 조심하고 또 조심합니다. 작은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고 좌절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p. 98-99 세상에는 아기를 기다리는 엄마들이 참 많습니다. 내 주변에는 나 혼자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혼자가 아닙니다. 지난 시간을 통해 혼자 생각하고 판단했던 것들이 저를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혹시 스스로를 자신이 만든 감옥에 가두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상처가 있다면 치유해야 합니다.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나를 위하고 아껴야 합니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세요.


p. 131 난임은 어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느 한쪽에게 의학적 문제가 있더라도 그것이 꼭 한 사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부부가 되겠다고 약속한 순간 이는 서로의 문제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대방의 입장을, 좀 더 배려하고 좀 더 신경 써야 합니다. 가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p. 142-143 난임의 시간에 서서 저는 인생을 되돌아봅니다. 그동안의 삶과 앞으로 삶을 보게 했습니다. 그동안 저는 살아지는 대로 그냥 살았습니다. 눈앞에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해결하며 그냥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어쩌면 아이를 기다리는 이 긴 시간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계획해 보라고 주어진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 161 글쓰기를 통해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아기를 기다리며 우는 날보다 웃는 날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차곡차곡 하루를 쌓아 가다 보면 아기를 만나는 날도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p. 164-165 (중략)난임 기간 내내 저를 괴롭힌 것은 타인과의 비교였습니다. 친구나 직장 동료부터 가족은 물론 비슷한 또래의 누구를 만나도 저 사람과 나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고 남들이 가진 장점을 부러워하며 살았습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지나가는 길거리에서 아장아장 걷는 아이의 손을 붙잡고 발 맞추는 엄마들을 보면 부러웠습니다. (중략) 어느 순간부터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저를 보며 비교가 아니라 제가 잘하는 게 무엇인지를 보며 살아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중략) 제 장점을 찾고,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이 훠씬 이로웠습니다. 그것과 함께 마음이 더 이상 지치지 않도록 단련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p. 176 저는 다짐했습니다. 더 이상 투정 부리지 않기로요. 나 그리고 우리의 시간을 충분히 갖기로 했습니다. 그 시간이 무척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아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6년 전과 다른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대하는 우리 부부의 마음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올해가 아니면 안 된다고 보채지 않고 신이 허락하시는 그날이 될 때까지 기다리자고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였습니다. 마음이 흔들리는 날도 많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 또 다짐했습니다.

p. 181 시간의 힘을 통해 많은 것에 감사하게 되었고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에 대해 공감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어렵게 아이를 낳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이전과 달리 그 누구보다 깊은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습니다.


p. 203 매일 하나의 행복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동료나 상급자에게 칭찬을 받으면 그것이 행복이고,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타면 그것 또한 행복이며, 야채나 과일을 싸게 사도 행복이었습니다. 행복을 찾기 시작하니 주변에는 참 많은 행복이 있었습니다. 그동안의 지친 마음을 긍정의 힘으로 조금씩 치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회복한 마음으로 건강한 아이를 만날 그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난임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대신 꿈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열심히 적고 행동할 것입니다.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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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 박혜란의 세 아들 이야기
박혜란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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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 아이들을 참 좋아해서 아이들의 성장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아기를 낳으면 유달리 육아에 관심을 가지던 나였죠. 솔직히 지극히 남일처럼 보였던 육아. 남일처럼 책으로 본대로 매체에서 말한대로 친구들에게 훈수를 두는 일도 많았는데요. 내가 간접적으로 훈수두던 육아를 직접해야하는 입장이되었습니다. 임신을 했고, 아기가 태어날 순간을 기다리지만 태어난 이후부터 부모와 아이의 유대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며, 부모로서 아이가 자기만의 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어떻게 이끌어야할지 고민이 안될 수 없거든요. 주변에 육아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많은 부모들이 나에겐 인생선배이자 스승이라, 육아의 많은 부분을 많이 배우면서, 보완점들도 파악하고 있어요. 이미 경험해본 경험자들을 통해서 지혜를 터특하고 싶은 간절함이 가득해서, 여성학자인 박혜란의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이라는 책도 들여다봅니다.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내용 및 구성


이런 표현을 자주 써도 되는지 저자에겐 조금 조심스럽지만, 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잘 알려진 여성학자 박혜란. "취업주부 4년, 전업주부 10년, 파트타임 주부 30년, 명랑할머니 7년 경력의 여성학자"라고 책날개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녀는 결혼, 육아 그리고 남녀문제를 다룬 다양한 책들을 집필했는데, 그중에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책이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입니다. 이 책의 육아서에 일종으로, 그녀의 세 아들을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육아를 했는지, 에세이 형태로 아주 눈에 잘 들어오는 문체로 구성된 책입니다.


느낀 점 


무엇보다 제목이 가장 와닿더라고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믿음"이거든요. 그나마도 어린시절에 부모님의 "믿음"을 먹고 자랐고, 부모가 자녀에게 표현하는 그 믿음이 성장에 엄청난 자양분이 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녀 부모로서 자녀들에게 어떤 믿음을 보여줬는지, 삼 형제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하더라고요.


먼저, 그녀의 육아서가 주목받은 이유는, 그녀의 세 아들이 모두 서울대에 입학하여 현재는 각자가 원하는 위치에서 사회적으로 자릴잡고 있다보니, 그녀만의 육아방식에 비법이 있는지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라면, 내 아이가 나무랄것없이 잘 성장하여 좋은 학교를 졸업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가져 자기인생을 잘 살길 바라잖아요. 그래서 저자는 가수 이적의 어머니, 삼형제를 서울대로 보낸 어머니로 잘 알려져있죠. 나 또한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두고, 그녀의 육아방식에 특별한 뭔가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싶었고요.


막상 읽어보면, 아이들을 명문대학교로 보내는 비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삼형제가 알아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만 보일 뿐, 그녀는 딱히 삼형제를 위해서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언급합니다. 그리고, 삼형제가 성장하는 모습을 볼때마다 부모로서 몰랐던 아이들의 잠재성을 보고 놀라고, 부모라고 해서 아이들의 인생을 설계해줘야 한다는 강박증을 가지면 아이들의 인생을 빼앗는 것이라 표현합니다.


가장 큰 반전이라고 한다면, 저자는 엄마로서 아내로서 알뜰살뜰 살림을 야무지게 하는 여성은 아니라는 점. 우리 사회가 여성들에게 여성이 지혜로워야 집안이 잘 굴러간다는 강박증을 심어줍니다. 그런데 그녀는 사회가 심어주는 강박증을 거부하는 아주 털털하면서 자칭 둔한 엄마이자 아내라고 표현합니다. 맛있는 밥을 차려주거나, 집을 알뜰살뜰 예쁘게 꾸민다거나, 살가운 아내이자 엄마는 아니라는거죠. 즉, 집도 잘 안치고, 삼형제와 몸으로 놀아주고, 엄마 공부한다고 아이들만 두고 중국으로 유학을 감행하는 털털하면서 자기주도적인 엄마이자 아내입니다. 그럼에도 삼형제들이 나름대로 군소리 없이(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잘 자라 준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되 강요하지 않고, 아이들 일에 크게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이예요. 물론 다른 집안 아이들과 비교해서 불안 초조했던 경험도 있지만, 최대한 삼형제 각각의 결에 따라서 아이들을 지켜봤더니, 아이들 스스로 자기의 방향성을 찾아가더랍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전업주부로 엄마로 살아가면서 엄자신이 좋아서 책을 읽었더니 아이들도 따라서 책을 읽기도 하고, 아이 혼자서 고민하다가 엄마에게 질문을 던지면 엄마는 답변을 해주려고 노력하거나, 같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관심을 줄 때와 주지 않을 때가 명확했다는거예요.


부모는 아이들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이라는 이유로, 삶을 먼저 살아본 사람이라는 이유로, 내가 한 고생보다 덜 고생시키겠다는 사랑을 기반으로 아이를 양육하지만, 때론 그 사랑에 가려 아이들의 잠재성을 재대로 목격하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물며, 나 조차도 내 생각이 맞는 듯 한데, 다만 어른이 하는 말이라 무조건 듣는데서 나의 생각이 무시될 때만큼 기분나쁠 때가 없더라고요. 존중받지 못하는 기분이랄까요. 나도 어려봐서 아는데 어려도 생각이 있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아이를 동등한 존재로 대하려고 노력하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깨닫기까지 본인도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엄마로서 반성하고 삼형제와 조율하면서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려고 노력하더라고요. 부모에게도 지혜가 있고 아이에게도 지혜가 있습니다. 저자가 책 서문에 언급했던 것처럼,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보단, 부모인 자신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육아가 그렇게 즐거울 수 없다는데, 나도 그런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요. 믿음으로 기반한 육아에서 가장 요구되는 것은 인내심이더군요. 스스로 하도록 지켜봐주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느끼면 도와주고, 꾸준히 격려해주는 것. 사실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죠. 그러나, 부모가 아이들의 인생에 지니치게 자신의 삶을 투영하다보면, 아이들이 스스로 살아갈 특권을 부모인 내가 뺴앗을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인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육아를 하면서 혹은 육아를 통해서, 아이는 아이답게 나는 나답게 성장하고 싶은 예비 부모님 혹은 부모님들에게 추천합니다. 앗, 부모님이 아니더라도, 유아나 청소년들을 교육하는 교육자분들도 읽으면 교육하는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 책글귀


p. 19 아이들을 키울 생각을 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커 가는 모습을 그저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아이도 행복하고 부모도 행복하게 되더라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육아처럼 즐거운 일은 이 세상에도 없다.


p. 30 엄마가 하루종일 붙어서 아이를 키운다고 아이들이 모두 문제 없이 크는 건 아니다. 엄마가 취업을 했건 안 했건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먼저 안정되어야 한다.


p. 40 나는 몇 년 동안이다 이런 어리석음을 되풀이한 끝에 드디어 위대한 발견을 해냈다. 즉, '집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사람이 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선언했다. 나는 집을 위해서 살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서 살겠노라고.


p. 48 아이들 키우는 일이 재미가 없었다면 내 인생은 지금과는 꽤 달라졌으리라. 아이들과의 만남은 늘 새로웠고 재미있었다. 갓난아이와도 주저리주저리 잘 떠들고 놀았다. 아이들은 키워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나와 함께 놀아 주는 대상이었다. 나는 아이들과 노는 걸 아주 좋아한다. 지금까지도.


p. 50-51 아이들과 함께 뒹굴고 놀 수 있는 기간은 대단히 짧다. 막내까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면 사실 아이들과의 놀이는 끝나고 만다. 솔직히 대부분의 엄마가 그렇듯이 나도 그 이후에 아이들이 무슨 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지 잘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때 악을 쓰면서 서로 뒹굴고 논 그 경험은 아이들과 나 사이에 모자 관계라는 끈 이외에 친구 같은 느낌을 갖도록 한 것 같다. 아주 자연스럽게 신체 접촉을 하는 습관을 키워주었다.


p. 64 나는 금방 제정신을 차렸다. 아이는 자기가 흥미를 가지면 저절로 배우게 되어 있다. 그걸 엄마의 흥미나 욕심에 맞추어 억지로 가르치려든다면 역효과만 나게 마련이다. 교과서에 그렇게 씌어 있잖은가. 조기 교육을 시키지 않는 게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갑자기 남의 말에 휘둘려서 중심을 잃고는 내 뜻대로 안 된다며 아이를 괴롭힌 게 어리석은 것이다. 문제는 지나친 욕심 때문에 중심을 잃는 것이다.


p. 73-74 세 아이의 적성 찾기 과정을 늘어놓다 보니 부모가 아이 인생을 설계해 주겠다고 나서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 우리는 단지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들보다 조금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인생에 대해서 잘 아는 것 같고, 따라서 그들의 인생을 설계해 주어야 할 책임감 같은 걸 느끼면서 산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이것은 곧 아이에게서 자기가 살아갈 인생을 빼앗는 일이 아닐까.


p. 74 적성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시대를 맞아 젊은 부부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저 아이가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아낼 때까지 아이의 작은 몸짓,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아닐까. '내 뜻대로'가 아니라 '아이 뜻대로'사는 모습을 보려면 무엇보다 부모들의 '참을성'이 필요하다.


p. 78 우리의 삶은 한풀이의 과정 이상이 아닌지도 모른다. 가난하고 억압적인 분위기에서 기 한 번 못 펴고 살아온 자신의 인생이 너무 원통해서 자식을 통해서나마 그 한풀이를 하고 싶어 하는 부모들이 너무 많다. 자식들만은 '기죽지 않고' 살게 하려는 염원이 버릇없는 아이들의 양산으로 이어지고, 나아가서는 공동체 의식이 결여된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남보다 뭐 하나라도 더 가진 사람들의 자식 키우기는 그야말로 원초적 본능의 발현 수전인 것 같다.


p. 108 자신의 어린 시절을 조금만 되돌아보면, 부모가 마음에 안 들 때마다 부모를 선택할 수 없는 운명을 탓하며 얼마나 억울해하고 속상해했던지 떠올릴 수 있으련만, 자신이 부모가 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어찌 된 셈인지 아이들에게 신처럼 군림하면서도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산다. 


p. 135 "그래, 이제 어디서 엉켰는지 알았지? 그렇게 쉬운 걸 갖고 괜히 엄마를 곯려 먹으려 했구나. 엄마 때는 그런 거 배워 본 적도 없어. 교과서도 시대에 따라 자꾸자꾸 바뀌니까 니네들이 엄마 세대보다 어떤 면에선 훨씬 유식할 수도 있는 거야. 네가 아는 걸 엄마가 모른다고 해서 엄마를 무식하다고 생각하면 그거야말로 정말 무식한 짓이야."


p. 136 물론 버릇 들이기는 강제적이 아니라 자발적인 방법을 쓸 때 더 효과적이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집안 분위기 자체가 지적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라면 가장 바람직하다. 너희들이 공부를 잘하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을 반복하는 엄마보다 아무 말 없이 틈만 나면 책을 펼치는 엄마에게서 아이들은 자적 자극을 받는다.


p. 150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늘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이 문제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웬일인지 상당히 생각이 깊은 것 같은 어른들도 부지불식간에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쉽게 내뱉는 것도 그중의 하나이다.


p.215 엄마가 자식들에게 주는 사랑을 일반적으로 '모성'이라고 높여 부르고, 그것은 곧 무조건적인 사랑, 맹목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영원한 모성이 인류를 구할 수 있다는 믿음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지탱해 주는 힘이다. 모성의 참뜻은 결국 모든 생명 있는 것을 싸안는 한없는 사랑일 듯하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주부'라는 이름으로 또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죽여 가며 가족에게 쏟아붓는 사랑이 진정한 의미에서 모성인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재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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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투에고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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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늘 진지한 편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면 심오한 책들을 읽곤 합니다. 그 속에서 세상의 흐름과 삶을 대하는 방식들을 마주할 수 있는데요. 가끔 이에 몰입하다보면,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땐 글자가 적고 감성감성 글귀로 구성된 책자를 편안하게 읽으면서 머릴 식히기도 합니다. 이번엔 우리들에게 아주 친숙한 카카오프렌트 중 무지를 주인공으로 하고, SNS 인기 작가인 투에고가 만난 감성에세이 무지, 나는 나일때 가장 편해라는 책을 편안하게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내용 및 구성


서문에서도 언급했듯, 카카오톡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무지. 국민 캐릭터 중에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무지는 토끼 옷을 입은 단무지라는 사실! 토끼 옷을 입은 무지는 천진난만해 보이지만, 알고보면 아주 부끄러움이 많은 친구라고 책에선 소개합니다.그리고 무지가 등장하면 항상 따라 붙는 초록초록 미스테리 캐릭터 콘. 콘은 아주 자그마한 공룡, 혹은 새끼 용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알고보면 무지를 성장시켜주는 조력자라고. 캐릭터에도 특징과 스토리가 있음을 확인시켜주면서 투에고의 감성글귀를 더해 책 한 권을 채웁니다. 주로, 가면을 벗은 진짜 나 자신에 대한 일상적인 글들로 구성되어 있고, 프롤로그를 포함하여 1)다 잘될 거라고 말하진 않을게 2)불안은 토끼옷에 달린 꼬리 같아 3)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4)나의 외로움까지 사랑할래 5)혼자라서 좋고, 함께라서 더 좋은, 총 5파트와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느낀 점 


무지가 단무지인 진짜 자신의 모습을 감춘채,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은 사회에서 적응하기 위해 우리 본연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정도로 나의 진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고, 적당히 조절할 수 있어야 사회에서 생존하기 수월하거든요. 그러나, 그만큼 나 자신은 온몸에 힘을 줘야하고 긴장을 해야합니다. 집에 돌아와 가면을 벗어던지는 순간 속이 후련하죠. 온몸에 힘을 빼고 진짜 나와 마주할 수 있고요. 하지만, 있는 그대로 나와 마주하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사회에서 바라는 내 모습, 내가 바라는 내 모습이 너무나 다른데, 내가 사회에서 바라는 모습을 지향하는 쪽이라면 내 본연의 모습을 혐오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건 일종에 내 마음 저 깊숙한 곳에 열등감 혹은 피해의식이 자리잡고 있어서 나를 이해하기도 힘들고 용서하기도 힘들고 특히, 받아들이기 조차 힘든 순간이 더 많아요.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인 나라도,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줄 수 있는 여유를 작가 투에고의 글귀를 보면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답니다.


다만, 카카오프렌즈 무지를 기반으로, 글들이 짜여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 살짝 가볍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킬링타임으로 머리도 식힐겸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답니다. 글들이 마음에 확~ 와닿길 바라는 마음보단, 글귀 위에 눈과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좋아요.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일상에서 적응하고,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힘을 바짝주고 살아가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중간에 짬을 내서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거든요.



■ 책글귀


p. 21 행운을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내게 찾아온 우연을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p. 38 실수는 꼭 짓궂은 그림자 같아. 졸졸 따라다니다가 느닷없이 나타나. 미처 준비 업이 마주하기라도 하면 도망치고 싶어지더라. (중략)이미 일어난 일, 자책해봤자 소용없다고들 하잖아. 그림자를 뗄 수 없는 것처럼 말이야. 어두운 밤 가로등 불빛따라 꼬리처럼 매달리는 그림자처럼 실수도 그냥 내 일부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해. 오늘밤도 나는 그림자와 함께 걷고 있어.


p. 59 마음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속삭임, 못 들은 척하려고 했는데 그럴 수가 없어. 자꾸 마음이 표정을 움직여서.


p. 78-79 (중량) 태풍이 온다더니 어김없이 굵은 빗방울이 떨어져. 잿빛 하늘에서 거대한 천둥소리가 나더니, 번개가 내릴치기 시작해. (중략)그런데 이렇게 비가 내릴 때 집 안이 더 아늑하게 느껴져. 빗물에 어깨나 발이 축축하게 젖지 않아도 되니까, 따뜻한 이불 속에서 빗소리를 들어도 되니까, 방 안이 어두워지면 불을 켜면 되니까. 태풍을 막을 수는 없지만 안도감이 드는 건, 이렇게 사소하지만 따뜻한 것들의 존재감 덕분이야.


p. 96-97 내 안에는 두 개의 내가 공존해. 상처투성이로 웅크리고 있는 나와 살기 위해 치유하려는 내가. (중략) 서로 다른 '나'들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아. 가능한 한 마주치고 싶어하지 않거든. 그래도 그 둘이 평화롭게 만날 때가 있어. 바로 내 진심을 꺼내 글로 기록하는 순간이야. 이 시간을 통해서 난 비로소 내가 누군지 발견하는 것 같아. 아픈 나도, 치유하려는 나도 같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유일한 시간이라 그런가 봐.


p. 107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하루라는 영화를 찍기 시작해. 주의사항이 하나 있다면 이미 찍은 장면은 다시 찍을 수 없다는 거야. 롱테이크로 계속 이어져서 NG를 내도 다시 찍을 수 없으니, 실수를 할까 봐 진땀이 날 때도 있어. (중략) 역시 연기는 힘들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봐주는 이들과 함께하거나, 주변을 의식하지 않아도 될 만큼 온전히 혼자 있고 싶어. 나는 나로 있는 게 가장 편하니까.


p. 137 외롭고 힘든 날에는 누구를 찾아야 할지 모르겠어. 전화번호를 뒤져봐도, 그 많은 사람 중에서 누구에게 전화를 해야 좋을지 도무지 생각이 안 나. 저마다 그럴듯하고 멋진 단어로 나와의 관계를 포장하지만, 다 부질없는 짓인 거 같아. 사실 이때 가장 필요한 게 뭔지 알아? 나를 믿어주는 거, 나를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고 토닥여주고 응원해주는 거, 바로 스스로에게 가장 완전한 친구가 되어주는 거야.


p. 188-189 너도 그거 알지?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사람보다는, 완벽한 줄 알았는데 커피를 마시다 흘리는 사람에게 더 호감이 간다는 심리학 법칙 말이야. 뭐, 우리가 겨우 하나만 부족한 건 아니겠지만, 어쨋든 실수가 호감을 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대. 아마 완벽하지도 않고, 실수도 하는, 그렇게 닮은 서로의 모습 때문에 우리 사이가 더 가까워졌나봐. 가끔은 부족함이 관계를 더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거지. (중략)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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