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책
로스 게이 지음, 김목인 옮김 / 필로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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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요즘 여러 매체를 통해서 일상을 뒤흔드는 수많은 사건사고를 접하게 됩니다. 불행의 소식을 들으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만약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닥친 불행이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면 너무나 아찔해집니다. 이런 일들을 뒤로하고 나의 일상을 보면 남들보다 못 누리는 것 같고 남들보다 더 불행한것 같다며 불평불만을 할 때가 있습니다. 나의 바운더리 바깥으로 일어나는 위험요인들을 고려해보면, 내가 누리는, 무탈한 지금에서 충분히 사색하고 소소한데서 기쁨을 마주하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일상을 면밀히 자세히 들여다보는데서 누리는 기쁨에 관한 책이 있습니다. 미국의 에세이스트이자 시인인 로스 게이의 《기쁨의 책》입니다.




세상의 흐름에 따라 유유자적 자유롭게 댄서나 발라리나(발레리노)처럼 춤을 추는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표지입니다. 화이트와 블루의 조화를 자랑하는 표지에서 이미 <기쁨>이 전해집니다. 세상의 자유를 온몸으로 즐기는 <기쁨> 말이죠!!



>> 로스 게이 작가에 대하여



요즘엔 문학적 감성을 마음에 담고싶은 마음에 시인이나 에시이스트의 글을 마주하고 그들의 글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마침 미국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로스 게이를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 반갑기도 했습니다. 그는 시와 산문을 비롯하여 음악 작업을 통해서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는(자료출처 책날개) 예술가이기도 합니다. 시 낭송과 음악의 조화를 이룬 앨범을 발매한 적도 있고, 지역 사회와 함께 과일 재배를 하며 나누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인지하고 여린 인간을 품을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 구성 및 내용



이 책은 에세이이며, 일기 형식이지만 일기같지 않은 철학서같은 책입니다. 총 102편에 해다하는 글이 담겨져 있습니다. 제목도 작가의 느낌가는대로 정하고 내용도 그러합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기쁨을 고찰하는 글들이 공통적으로 담겨져 있습니다.




>> 감상평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로스 게이는 이탈리아 움베르티테의 한 카페에서 에소프레소를 두 잔 마신 뒤 성에 있는 숙소로 가는 길에(p. 23), 에세이를 1년간 매일 한 편씩 쓰기로 계획하고 결심합니다. 그의 계획과 결심이 실천으로 옮겨져서, 에세이 한 권이 나왔습니다. 기쁨에 관한 주제로 말이죠. 그는 그 주변의 일상을 기반으로 글을 적어갑니다. 뭔가 평범한듯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일상이 아닌 그가 말이죠.


기쁨을 자극할만한 것들을 누리면서 기쁨을 담지 않습니다. 그는 감성적이며 섬세합니다. 그리고 예술과 문학을 포함하여 정치와 사회경제, 인류애적인 조예도 상당합니다. 그의 글을 들여다보면 평소 대중적으로 접해보지 못했던 문학작품이나 음악 앨범에 대해서 알게 되며, 외면하거나 인지하지 못했던 사회문제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로스 게이는 세상 일에 아주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따뜻해요.


그의 글을 보면 식물과 작물, 혹은 과일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자연 속에서 삶을 들여다보기도 하며 세상을 조화롭게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때로 부조리하게 돌아가는 세상에 일침을 가하기도 합니다. 그럼에서 소소함 속에서 <기쁨>을 찾아내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해냅니다.


그의 글을 보면서 또 느껴씁니다. <기쁨>을 느끼려면 의식하려고 부단히도 노력해야 된다는 것을요. 부정적인 감정엔 본능적으로 쉬이 자극 받으면서, 긍정적인 감정을 인지하는데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편안함이라 자극적이지 않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한때 모닝감사일기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감사일기를 매일매일 쓰는게 그렇게 고충일 수 없더라구요. 왠만한 것들에 감사의 테그를 붙였으나, 매일 새로운 감사를 쥐어 짜내려니 감사하는 마음도 우러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굳이 새로운 "감사거리"가 필요했던 걸까요? 그렇지 않잖아요. 늘 똑같은 패턴의 반복일지라도, 똑같은 패턴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인내도 소소하게 기쁨을 누리게 하는데 한 몫합니다.


그는 여유가 있습니다. 세상을 평화롭게 바라보는 여유 말이죠. 그래서 소소한 기쁨이라도 충족할 줄 알며 연약한 인간을 품을 줄도 압니다. 소소해서 불평불만 많이 했던 태도를 반성합니다. 소소함이 일상의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걸, 로스 게이는 알려줍니다.


그는 오해없이 의미를 전달해주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 보여집니다. 그의 글을에 몰입하다보면 tmi 정보가 흐름을 막긴합니다. 유유자적 흘러가는 글을 선호하는 편인데 글의 맥이 끊기는 느낌이 들어서 이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습니다. 허나, 읽다보니 이 또한 그의 배려라고 여겨지더라구요. 그가 경험하는 모든 일상을 세부적으로 공유하고 싶어하는 마음과 오해없이 뜻을 전달하고 싶어하는 마음, 모두 전달되는 것 같았거든요. 로스 게이는 섬세하고 따뜻하며 배려심이 깊은 시인이자 에세이시트입니다.


>> 문장수집


p. 42-43 수전 손택은 어딘가에서 이런 말을 했다. 글쓰기의 속도를 높여주는 기술보다 늦추어 주는 기술이 우리가 사용해야 하는 기술이라고. 분명 수전 본인도 해당되었을 '손으로 쓰는 사람'이라는 주제에 관한 논문이었던 것 같다. (중략) 나의 경우에누 딱히 어떤 논문은 없지만, 손으로 써 온 것, 특히 이 짧은 에세이들을 손으로 쓴 것이 놀랍고도 완벽한 기쁨이었다는 걸 일러두고 싶다.

p. 78-79 가장 최근에 커피를 잔 받침 없이 받아 드는 즐거운 경험을 한 곳은 한 에스프레소 카페였는데, 그곳을 좋아하는 건 그들이 만드는 질 좋은 커피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바리스타의 호기심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커피를 탐닉하는 동안 내 얼굴을 자세히 관찰한 사람. "잔 받침 없이 맞죠? 여기 있습니다." 한 번 갔을 뿐인데 그는 나의 기호를 바로 알아차렸다. 그 사람은 정말 최고다.


p. 106 보편적 he가-마술처럼 그의 책에서 모든 가상의 독자와 저자를 남성으로 바꾸어놓으며-만들어내는 남성 중심적 사고, 남성 지배적 사고 혹은 남성 이외에는 지워거리는 사고를 인정하기보다는 그 언어의 마술적 측면을 인정하잦 실제로 언어가 어떻게 상상을 부추기고, 상상이 어떻게 언어를 부추기는지를, 사실 그건 마술 축에도 안든다-그냥 언어에 뭔가를 강요하기보다는 언어를 떠밀고, 언어와 춤을 추자. 그래서 언어가 대명사들과 젠더들, 잠재적 세계의 다양성을 표현하게 하자. 더 나아가 저자의 사고에 담긴 어려움과 풍성함, 사랑스러움을 담아내고 표현할 수 있도록 그 언어를 활용하자.


p. 128 단순한 관찰은 기쁨이 될 자격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지만, 가끔은 그저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p.145-146 짜증은 항상 짜증난 상태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면 여러분의 격을 떨어뜨리는 것 같고, 그래서 내가 짜증에 인격을 부여해 내 몸 안에 살 게 한 것이다. 아마 녀석에게 불을 지피는 건 응답받지 못한 감정, 자제력을 잃은 감정안 것이다. 또 가끔 탈수나 허기, 수면 부족일 것이다. 불쌍한 녀석.


p. 173 내가 무언가에 한눈을 팔다가 찾아낸 기쁨, 여전히 그런 식으로 찾고 있는 기쁨(티셔츠 문구 아이디어:기쁨과의 외도)의 특징 중에는 발견하는 느낌이 있다. 한 사람이 무언가, 아마 물질적으로, 영적으로, 혹은 초자연적으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것을 찾아냈다는 느낌, 드러냈다는 느낌 말이다. 기쁨은 어쩌면 무언가를 가리키는 우주의 거대한 손가락 같은 것일지 모른다. 아니, 기쁘믄 우주의 거대한 손가락이 무언가를 가리킨 뒤, 그 무언가(중략)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오호! 아니면 우아, 저거야!


p. 184 좋은 날이다. 우리가 목격하는 유쾌한 것들이 마치 영적인 낭송처럼 들리고, 적어도 좋은 소설의 제목처럼 들리는 날. 혹시 모르지, 나쁜 소설의 제목일지도.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지금이 졸업 시즌이라 내가 일하는 대학교 캠퍼스에 학사모와 가운 차림으로 분주히 걸어 다니는 이들, 분수와 시계탑, 교정의 숲에서 포즈를 취학 있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학교를 상징하는 색의 튤립이 하늘거리는 곳 옆에도 그들이 있다. 정말 농담이 아니다.


p.224 숲이지만 어딘가 교회 복도 같은 느낌도 드는 포포 숲에서의 기쁨은 열매 찾는 법을 배우는 데에 있다. 열매들은 오밀조밀 모인 형태로, 주로 약간 높은 나무 위에 있다. 그래서 가리키는 행위, 특히 혼자가 아닐 때에는 더더욱, 최소한 작은 축복이라고 할 만한 우리 인간의 능력을 쓰게 만든다. 개가 있는 방향으로 포도를 던지고 가리켰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 며칠 뒤 아기에게 보라며 새 한 마리를 가리켰는데 여전히 같은 결과일 때 깨닫게 되는 능력 말이다.

p. 232 이 모든 사례가 뚜렷이 알려준다. 별종이라는 건 종종 원기 왕성하거나 열정적이라는 뜻도 된다는 건. 이 두 가지 특징 모두 위축되어 있거나 상처받기 쉬운 상태일 때 우리 안에 창피함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다시 한 번 자기 안에 숨에 있는 별종으로서의 모습에 대해 스스로가 느끼는 두려움에 주목하게 한다는 것을.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그 아이의 끝내주는 문워크를 보았을 때 어떤 감정이 들었는데, 그때는 그걸 창피함으로 여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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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이영주 지음 / 꿈꾸는인생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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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성취를 좋아하는 성향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계속 뭔가 하려고 일을 벌려요. 심하게는 오지랖도 부려서 이도저도 뭐도 안되게 하기도 해요. 그중에 뭐라도 얻어 걸리면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인데요. 하지만 지나치게 '성취'에만 몰입하다보면 평범하고 일반적인 것들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면도 있어요. 솔직히 그러면 안되는거잖아요. 세상엔 당연하게 존재하는 건 없거든요. 지루하고 무료해도 무탈하게 하루를 넘기고 그런 하루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 감사한 요즘! 그래서 지금에 마음을 더 머무르게 하는 에세이를 만났습니다! 제목은 <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입니다.





책표지는 생명력이 넘치는 푸르른 여름의 색감을 띄고 있습니다. 모든 계절을 살아가는 생명은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지만 개인적으론 여름날엔 최선의 게이지를 높이게 됩니다. 덥긴 하지만 활력이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살아 숨쉬는, 살아있는, 생명력이 전해지는 표지는 시원함까지 선사합니다. 매순간 받아들이기 힘들고 인정하기 힘들고 이해하기 힘든 상황, 순간 그리고 사람들이 있지만 이또한 다른 관점으로 보면 살아있기에, 존재하기에 마주할 수 있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불평과 불만, 불안 그로 인한 고통도 많긴 하지만 이 또한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때가 있거든요. 좋고 나쁘다는 이분법적 관점이 아닌 조화로움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영주 작가의 에세이에 삶의 조와와 다채로움이 예쁘고 편안한 낱말과 표현으로 담겨져있습니다.



>> 작가 이영주에 대하여




<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속 낱말 하나하나에 몰입해서 읽다보며 순간과 찰나에도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때 짐작합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가본 사람인걸까, 하고요. 글을 읽다보면 알게되지만, 책날개에 적힌 작가 소개에서도 명확하게 알게됩니다. 작가가 암을 경험한 사람이라는 걸요. 물론 암은 깔끔하게 제거되었지만 언제 재발할지 모를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럼에도 최대한 안정된 텐션을 유지하면서 지금을 살아내고 지금에서 경험하는 소소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고 귀하다는 걸 알게됩니다. 당연한 것들이 존재한다고 우리가 인지하까지 견뎌낸 시간을 생각하면 '당연하다'는 표현이 얼마나 고귀한지 깨닫게 됩니다.


>> 구성 및 내용



에세이는 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라는 제목으로 크게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금더 디테일하게 해당부에 소제목에 맞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제목드 하나하나 보면 일기의 제목 같아요. 내 자신과 전혀 다른 개인의 생각과 마음, 그리고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편안한 쾌감을 주는 것이 에세이의 장점이지요!




>> 감상평


평소에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둔 이론서나 자기계발서를 읽기만 해서 가족과 지인, 아이들과 마주할 때 결론에 도달하고 해결책만 제시하는 식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제 자신을 발견하곤 감성적인 낱말과 표현이 가득한 문학이나 에세이를 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에세이를 접할때마다 이질감이 들긴 했습니다. 내가 직접 경험 것도, 내가 직접 깨닫고 느낀바가 아닌, 타인의 경험, 느낌, 생각 그리고 감정이라서 내 것이 아닌듯하거든요. 우겨서 겨우겨우 공감대와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 같아서 예전엔 에세이를 참 힘들게 접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에세이가 주는 편안한 감성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마음이 어름장처럼 딱딱할 땐 에세이를 찾습니다. 차가운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걸 알겠거든요.


이영주 작가의 <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에세이가 그러합니다. 암에 걸려보진 않았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낀 삶을 간접적으로 겪으면서 성장했거든요. 첫번째로 아버지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셨고 아버지 이후로 가족과 친척들이 하나둘 아프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아픈 분들을 자주 간호했습니다. 아픈 순간 마음을 내려놓고 생을 포기하기로 마음 먹은 분들도 많았죠. 거기서 배운건 절망이였어요. 일단 아프면 나아지려는 노력보단 포기였고 포기는 생의 마감을 이어졌거든요. 병으로 인한 무기력과 우울감, 알죠. 몸이 건강해도 마음의 병만 앓아도 생을 마감하고픈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그런 간접 경험은 저를 정신차리게 했습니다. 그래도 살아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된다고 말이죠. 나에게 주어진 삶과 시간이 귀하다고 여기는 순간부터 숨결하나하나가 소중해집니다. 나를 둘러싼 일들도 귀하게 여겨지며 지금에 최대한 몰입하게 되죠. 이영주 작가는 그보더 더 섬세하게 지금 누리는 당연한 것들을 소중하게 바라보고 지금을 살아갈 수 있는 혜안도 에세이에 담았습니다.


죽음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겐 무섭고 남아 있는 가족들에겐 불행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이대로 느꼈거든요. 허나 발상을 전환해보면 죽음이 있다는 건 삶에 끝이 있다는 것이고, 삶이 유한하다는 건 매순간은 다시 오지 않을 귀한 시간이라 최대한 지금에 몰입하게 하는 마법과도 같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 그러니 안고 어루만지렴. 무엇이 소중한지 생각하렴. 서로를 안고 만질 수 있는 마지막 날이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몇 번이나 더 제가 그리 할 수 있을까요. 문드러져 나를 잃어 간다 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지금 당장 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p. 96-97


하지만 우린 착각하며 삽니다. 삶은 무한다고 여기며 말이죠. 이 책의 프롤로그 제목 "모든 것이 그대로라 오해"처럼, 모든 것이 그대로 존재할 것이라는 오해 속에서 살아갑니다. 영원히 그대로이고 무한히 존재할 것이라는 착각과 오해 속에서 우린 하루하루를 너무 허투로 쓰거나 세상과 사람에 대한 원망과 불만 가득한 마음으로 불안정하게 살아갑니다. 언젠가 괜찮아지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가지면서 말이죠. 절망보단 기대감으로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현재와 지금에 내가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로, 그리고 어떤 관점을 가지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유한한 삶의 순간을 소중하고 의미있게 채워갈 수 있습니다. 거기에 건강하게!


죽는 것이 별일이지만 실은 사는 것이 참 별일이다. 온몸이 뼈와 살로 이루어져 그 사이를 피가 흐르고, 손을 움직여 글을 쓰고, 입을 열어 먹고 마시고, 어깨를 으쓱여 기분을 표하고, 엉덩이를 붙여 앉아 기다리다가도 발로 뛰어 다가가고, 마음이라는 것이 온몸을 훑고 다니며 요동치는 것이 별일 아니라 할 수 있나. p. 115


살아가는 것, 돈을 기반으로 하는 성공과 성취에만 초점이 맞춰서는 안되는 겁니다. 작가의 표현대로 살로 이루어진 몸 속에 피가 흐르고 몸을 움직이며 입으로 표현하며 몸 속에서 요동치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그 자체가 삶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린 뭔가요? 이런 건강한 몸의 매커니즘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살다가 건강이 조금만 나빠지면 위기의식을 느끼잖아요. 게다가 주변 사람은 한결같이 평생 존재할 것이라는 오해 때문에 그들에게 함부러하거나 돈들지 않는 마음내어주기 조차도 망설이잖아요.

삶은 유한합니다. 시간도 한정적입니다. 한번 흘러간 시간을 다시 오지 않습니다. 보충되지도 않습니다. 흘러간대로 허비하게 됩니다.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절망하고 있나요. 절망해도 됩니다. 다만 시간이 무한할 것처럼 자신을 방치하며 안됩니다. 그 절망마저도 충분히 버텨내는 자신을 귀하게 여겨주세요. 그리고 다시 삶을 살아가면 됩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소중히 들여다봐야하고 관심과 사랑으로 자신을 돌보고 주변도 살펴봐야 합니다.

지금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를 이영주 작가를 통해서 또 배웁니다. 지금에 머물다보면 하찮은 것 같은 내 자신도 참 귀하게 보이고 나에게 주어진 상황과 환경이 감사하게 느껴지거든요!



>> 문장수집


p. 33 시간이 더 흐르면 그리워하는 시간이 달라지겠지. 아빠와 엄마와 오빠가 있는, 연인과 친구들이 있는 또 다른 시간인 지금을 그리워하겠지. 그리워할 시간이 과거에 있지 않고 실은 현재에 있다. 과거는 모두 현재였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서 오늘을 사랑해야지. 후회나 미련 때문에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도록.


p. 63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 깨지고 부서진다. 그리고 사람이 사람을 부축해 일으키고 앉히고 옮겨 낫게 한다. 부축해 일으키고 앉히고 옮기고 낫게 한 사람이 깨지고 부서지기도 하며, 깨지고 부서진 사람이 부축해 일으키고 앉히고 옮기고 낫게 하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모양은 늘 그런가 보다.

p. 69 죽음을 태연히 겪어 내는 마음이 생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그 아름다움이 어떠할지 궁금하다. 머지않은 미래에 나도 그것을 체득하여 알 텐데. 조금 이르게 알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지금의 내가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부러움이나 시기 없이, 후회도 없이. "예쁘다, 참."


p. 75 나 대신 나를 기억해 나를 말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너는 그렇지 않다, 너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변호해 줄 사람. 내가 나를 변호해 내지 못할 때 나를 위해 증언대 위에 올라 나를 증명해줄 사람. 나를 보고 들어 기억하는 사람. 나를 나로부터 지켜줄 사람. 내가 엉뚱한 곳을 향해 무릎 꿇지 않도록, 그 전에 내 팔을 세게 쥐고 나를 돌려 세울 그런 사람 말이다.


p. 91 상실을 통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던 누군가의 말은 틀렸다. 대체 거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으며 무엇을 배워야 한단 말인가. 상실에서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그저 상실할 뿐이다.

p. 104-105 기척없이 갑작스럽다.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일이 순식간에 삶을 뒤흔든다. 모든 것이 그대로일 것이라 은연히 믿지만, 어제의 생활이 오늘 뒤집어지기도 한다. 삶이 영원히 내 것이라 당연시했던 믿음, 아니 그 오해와 착각이 무너지고서야 깨닫는다. 삶이 어쩌면 내것이 전혀 아니었다는 사실을. 잠시만의 흔들림에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p. 127 '나를 혼자이게 하면서 혼자이게 하지 않는 사람' 곁에 있고 싶다. 손끝 정도 닿아 있기만 해도 되는데. 아니, 그랬으면 좋겠는데. 생각나는 이들이 모두 멀리 있어서 슬프다. 가까이에 있는 이들이 생각나지 않아 더 슬프다.

p. 130-131 각자의 표정은 각자의 언어다. 조그마한 얼굴에 지나온 모든 것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당신 얼굴 근육의 움직임과 내 얼굴 그것의 움직임이 미세하게 다른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내가 당신을 위해 나의 언어를 포기하고 당신의 언어를 쓸 수 없듯이, 당신에게 당신의 표정을 지워 버리고 내 표정을 얹으라 할 수 없다. 그러니 품을 열어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고 당신을 아는 일에 성실히 공을 들일 수 밖에.

p. 149 이사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중략) 삶의 부피를 늘리지 않으려고 주의한다고 하지만 한자리에 붙박여 있는 동안 생활은 고스란히 쌓인다. 필요한 것들, 필요하지 않지만 있어야 하는(?) 것들, 필요의 여부와 상관없이 어쩌다 보니 있는 것들, 거기에다 있는지도 몰랐다는데 있었던 것들까지. 나와 함께 새로운 집으로 가야 하는 것들을 추려 내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처분해야 한다.

p. 164 완벽한 계획과 영원히 지속되는 통제는 불가하다. 변화 무쌍한 아이의 지금을 사랑하는 방법은 내가 더 유연해지는 것. '그건 너무 어려워요',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같은 말은 내가 하기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엄마인 내가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아이가 유연한 사랑을 나에게 요구하니 나는 책임을 가지고 응해야겠지. 그것이 아이에 대한 내 사랑이니까.


p. 199 몸으로 삶을 겪어 낸 사람들의 다정함 속에는 아픔을 지나며 얻어 낸 지혜가 있다. 그거시 절대적인 지식이 될 수는 없겠으나 경우에 맞게 적용해 볼 만하다. 무엇보다 보이지 않은 곳의 몸을 이롭게 하려면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으며, 몸은 생각보다 더 정성스럽게 보살펴야 한다는 것을 그들에게서 배운다.

p. 211 불안을 느끼는 마음만큼 불안하지 않기를 바라는 존재가 있을까. 불안한 주체는 불안하지 않으려는 주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불안은 땅을 뒤흔드는 지진처럼 힘이 세고 어지간해서는 그것을 버텨 내기가 어렵다.

p. 213-214 짙어지는 불안의 농도를 옅게 하는 방법은 역시 적당한 일상을 성실하게 사는 것이다. 불안이 치밀어 오르면 팔꿈치로 슬쩍 밀어 둔다. 자기를 보라며 몸부림치면 곁눈질로 살핀 후 모르는 척 한다. 대개는 있지도 않을 일, 거의가 지나간 일들이 불러일으키는 거짓 불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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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란히 계절을 쓰고 - 두 자연 생활자의 교환 편지
김미리.귀찮 지음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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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제가 사회초년 생일때 체계가 잘 잡힌 관공서나 조직이

저에게 너무나 잘 맞을 것이라 착각하며 시간을 보낸 적 있습니다.


그 착각의 근원은 안정적인 월급이 나온다는 장점 때문이였던 것 같습니다.


허나, 10여년 조직 생활을 하면서 싸움닭처럼 싸우고

지지고 볶으면서 깨달았아요.

조직 생활이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요.


분명히 일을 쳐내는 분별력과 순발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 또한 착각이였습니다. 타협 따위 없는, 그냥 불도저처럼 밀어 붙여대는 성격에 제 밑에서 일하는 동료들도 힘들어 했습니다.


위 아래로 갈등 상황에 몰리니,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어린) 저로선 견딜 힘이 점차 없어지더라구요. 

설상가상으로 공황장애까지 엄습했습니다.


공황장애로 인한 무기력과 우울증 덕분에(?)

합리적으로 치열했던 일과 이별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내 자신에게 시간을 쏟아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 고민했고 이왕이며 내가 좋아하는 일에 시간을 할애하면서 살고픈 욕구가 꿈틀거렸습니다.


"하고 싶은 것에 더 시간을 내어주고 마음 쓰면서 살고 싶다"라는 책 뒷면의 글귀가 시선을 사로잡는 신간 에세이 읽고선 14년 전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합리화할 수 있었습니다.





초록초록 진한 청록의 색감에서 안정감이 전해지는 책표지!

《우리는 나란히 계절을 쓰고》 라는 제목만 봐도 자연친화적이고, 자연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 것이라는 짐작에 이 책에 마음이 닿은 건 사실입니다.




앞서 서문에 언급했던 마음에 닿은 글귀

"하고 싶은 것에 더 시간을 내어주고

마음을 쓰면서 살고 싶다"

지금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너무나 꿈꾸는 삶일 것입니다.

이런 삶을 살아가기 위해선 포기해야할 것들이 많죠.

그중에서 돈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자기답게 살고 싶어서 안정적인 직장과 월급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고

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적성에 맞는 사람이 있고

적성이 맞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결론 지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누가 옳은 삶을 산다고 함부로 단정지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 자유를 누리는게 적성에 맞기는 합디만 자유롭게 개인역량을 부리면서 살아가는 배포가 큰 사람은 아니라는 걸 요즘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저, 자유를 선택했으니

누릴 수 없는건 감수하고

산다는게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자연적인 색감의 책표지와 어울리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담은 책갈피도 눈에 들어옵니다.


책 제목과 같이 각 계절에 다른 운치와 분위기를 쓴 내용이 책갈피에 담겨져 있어요.



>> 작가 김미리 x 귀찮에 대하여



이 책은 공동집필된 책이예요!

<아무튼, 집>과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를 집필한 김미리 작가와, <귀찮지만 매일 씁니다>와 <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을 쓰고 그린 귀찮(김윤수) 이 공동으로 써내려간 에세이입니다.

김미리 작가와 귀찮 작가 각자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만큼은 자유로운 시골살이를 자처한 분들입니다. 진짜 말그대로 자유로운 영혼을 소유한, 공통점이 있는 듯하지만 뭔가 살짝 다른 성향을 지닌 작가분들이예요.



>> 책 내용과 구성​




책의 구성은 아주 간단합니다.

책 제목대로 계절을 담았습니다.

김미리 작가는 시골에 있는 폐가를 덜컥 사들여 고친 후 시골과 도시를 오고가며 컨텐츠 제작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귀찮 작가 또한 퇴사 후 시골로 내려와 시골생활을 누리면서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속도를 무시하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시골생활을 자처한 공통점이 있는 두 작가는

편지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에세이가 전개됩니다.




>> 감상평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시간을 내어주고 마음을 쓰는 삶.

모든 현대인이 원하지만 대부분 자신이 진짜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 함정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자신이 어떤 잠재력을 가졌는지, 어떤 장점을 가졌는지도 모릅니다. 모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이 될만한 일에 혈안되어 자신의 가진 잠재력을 파고들고 역량을 키우는데 시간, 에너지 그리고 마음을 쓰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허나, 여기에 돈에 조금 궁해도, 손이 많이 가고 마음을 졸여야되는 환경에 놓여 있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고 마음을 쓰는 두 작가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미리 작가의 시골집 이름은 '수풀집'


번아웃이 와서 숨구멍을 찾고자 시골로 왔습니다.

일주일 중 닷새는 도시에서, 이틀은 시골에서 생활을 합니다.




귀찮 작가의 시골집 이름은 '그리고다'

퇴사를 한 해에 시골로 내려와서 시골에 머물면서

그리고 쓰는 작업을 합니다.

부럽기도 하면서 동경하게 되고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심리 상담사'라는 막연한 꿈만 가지고 상담력에 힘을 키우고자

돈이 필요하지만 돈에 속박되지 않고

유유자적 육아에도 전담하는 육아맘이기도 하거든요.

하고 싶은 일 혹은 좋아하는 하는 일에 힘을 싣고자

돈보단 시간을 선택한 이는 얼마나 될까요?

시간을 선택한 이들이 금전적 풍요를 누리면서 살아갈 확율을 또 얼마나 될까요?

솔직히 돈과 시간의 가치를 환산하는 건 엄청난 통찰력이 필요하거든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원만하게 소화시키기 위해 자유, 시골 그리고 시간을 선택한 두 작가의 삶은 평탄할까요?


사실 현실적으론 감당해야할 고충이 많다는 걸,

두 작가 서로 공감하며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시간과 마음의 자유를 얻게되면서 감수해야하는 불편한 것들이 있긴해요.

아주 번거롭고 신경쓰일 정도로 사람을 좀 예민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어요.

그럼에도, 두 작가는 그 속에서 혜안을 얻고 즐거움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순수한 통찰력을 갖춘 영혼들인건 분명합니다.

자연을 품고 살아간다면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최소한으로 감당해야할 것들에서

우리가 더 멀어져 있는건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면 불편한 건 당연하고

불편해야 인간은 움직이며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특히 맑고 깨끗한 정신으로 유유자적 물흘러가는대로 살아갈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됩니다.

현대 기술의 발전 속도에 따라서 마음과 에너지가 따라 가려니 힘에 부칩니다.

현대인들이 번아웃이 안오는게 이상할 정도지요.

나만 뒤쳐질것 같아서 타인이 긴박한 속도에 맞추느라 정신이 없죠.

번아웃은 잠시 멈추고 쉼이라는 의미인데, 쉼을 자처하는 것도 용기라

여기는 현대인들이 많아져서 너무나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우리는 나란히 계절을 쓰고》를 읽으면

조금 천천히 가도 되는 길이 오히려 멀리 오래토록 걸을 수 있다는 걸 알게해줍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 자연정취를 바라보며

움직이라고 채근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 채근에 못 이겨서 자연에 동화되어야 해요.

그래야 인간은 살거든요.

살기위해, 이왕이며 원하는 일에 몰입하며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녀들의 일상에 매려되고 동화되었으며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작가들처럼 내가 추구하는 프리랜서 삶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지금을 살아가는 용긷 얻게 되었습니다.


​>> 문장수집



p.23 결국 저를 꿇리곤 했던 것은 경제적인 문제, 바로 '돈'이었어요.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은 세상 어떤 일보다 중요한 일이니까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은 지난 13년간 매달 통장에 들어오던 월급이 사라진다는 뜻이지요. 그게 무서웠어요.세상에는 돈보다 중요한 게 아주 많은데,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돈이 없으면 진짜 중요한 것보다 돈 생각을 더 많이, 더 자주 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요. 시간의 주인이 될 것인가, 든든한 통장을 가질 것인바. 지난한 고민 끝에 저는 시간을 선택했습니다.

p. 54 조금 야만적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솔직히 이렇게 바쁠 땐 살아남은 작물조차 부담스러워요. 모든 작물은 보삼핌이 필요하고 지금처럼 일이 바쁠 땐 그 보살핌이 버겁거든요. 아무리 방임형 텃밭이라고 해도 한없이 늘어지는 줄기들을 지주대에 묶어주어야 하고, 누렇게 시들어버린 죽은 잎사귀를 정리해야 하고, 과실이 너무 익기 전에 따주어야 하잖아요. (중략) 텃밭을 보고 있노라면 여름방학 내내 일기를 한 장도 쓰지 않았는데 내일 개학인 초등학생의 마음처럼 무겁고 막막했죠.

p.70 모든 게 얼마 남지 않은 듯한 체념으로 가득찬 와중에 작가님의 "그래도 그 해 여름 지나고부터 점점 좋아졌지. 다늘 너무 늦었다고 그랬는데, 아주 조금씩이라도 매년 나아졌어"라는 말에 기운이 나버렸어요. 이미 슬픈 결말로 정해져 있다해도, 수풀집의 조록조록 물소리와 나무 도마에 탁탁 칼이 부딪치는 소리를 조금 더 오래 듣기 위해 뭐라도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p. 126-127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 누운 상태로 업무 연락을 확인하다가 컴퓨터 앞에 불려 와 앉고, 컴퓨터를 동료 삼아 점심을 먹고, 그 채로 오후를 맞고, 마감 시간에 쫓기며 야근을 하고는 정수리 냄새를 풍기며 다시 침대로 향하는 하루, 최근의 제 일상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런 하루를 언뜻 보면 자유로워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자유롭지 않습니다.

p. 139 제게 있어 일은 여전히 제 존재와 자아에 큰 의미가 되어주거든요. 일을 함으로써 저의 쓸모와 필요, 제 삶의 가치를 느끼니까요. 단순히 돈이 되는 것을 넘어 내 창작물을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귀하게 여겨주는 데서 오는 기쁨이 무척 큽니다.

p. 270 하늘을 향해 치켜든 횃불 같던 연보랏빛 오동나무 꽃, 그 아래서 향기를 맡느라 킁킁거리던 봄날의 한 장면, 큼지막한 오동나무 잎을 들고 달리면서 만화 '개구리 왕눈이'에 나오는 나뭇잎 우산을 상상하던 여름날이 한 장면. 낙엽이 된 오동나무 잎이 담요 같다며, 나무뿌리를 베개 삼고 누워 사그락사그락 몸 위에 잎을 덮던 가을날이 또 한 장면. 바짝 마른 오동 열매 껍데기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엔 괜스레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던 겨울날이 한 장면. '오동나무 맞네!'

p. 281-282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새로운 우주와 만난다는 것과 비슷하단 생각을 자주 하는데요, 이렇게 일 년간 편지를 주고 받고 수풀집까지 다녀오면서 근사한 우주를 만나게 된 것 같아 기뻐요. 물론 이번 만남으로 제가 예상보다 싱겁고 별거 아닌 우주였음이 탄로 난 게 아쉽긴 하지만요. 바깥으로 보이는 면이 더 많은 직업이라서 그럴까요? 저는 누굴 만나도 돌아오는 길에 '나에게 실망했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p. 291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덩굴을 정리하기로 했어요. 머리카락을 잘라내듯 줄기만 조금 잘라낸 후 어떻게 버텨볼까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중략) 무더운 날씨였지만 긴팔 티셔츠 위에 셔츠를 겹쳐 입고 두께감 있는 긴바지도 꺼내 입었어요. 소매단을 장갑 속에, 바짓단은 목이 긴 양말 속에 야무지게 넣어 입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매서운 가시와 털에 더는 긁히지 않겠다는 결의가 느껴지는 작업 복장이었어요. 작업 목표는 낫으로 덩굴의 줄기를 조각내 당기되, 지면의 시작점을 반드시 찾아내 뿌리까지 뽑아내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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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 - 청담 사는 소시민의 부자 동네 관찰기
시드니 지음 / 섬타임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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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 성취지향의 성향으로 남다르게 살고픈 욕구가 상당한 육아맘입니다.

그래서 성취하고 남다르게 살아가는 어나더 레벨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곤 해요.

그들의 삶을 공부하면서

공통적인 면모가 포착되었습니다.

어줍잖게 자신을 포장하지도 않고

어줍잖게 스펙과 연봉을 내세우지 않으며

남들에게 보여주기식 소비를 지양하고

필요에 따른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합니다.

오히려 절약과 저축이 몸에 밴 사람들이며

절제력과 인내심이 상당하며

타인을 호구조사하지 않으며

타인 그 자체로 존중할 줄 아는 태도와 매너를 지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소탈하게 살아가는 부자 사람들이 사는 동네가 있다고 해요.

그곳은 청.담.동 입니다.



>> 시드니 그녀는 누구인가?


이 책의 저자 시드니는 이미 브런치에서 유명한 작가입니다. '청담동은 명품을 안 입는다'라는 제목으로 브런치에 글을 연재했는데 이 글로 35만 조회수를 돌파했습니다. 이는 부자에 대한 대중들의 호기심을 저자 시드니가 어느정도 해소해줬다는 결과라고 볼 수 있겠어요. 물론 그녀의 필력이 독자들의 마음을 이끄는 어떤 힘이 있는 건 분명합니다.







>> 책의 구성 및 내용



이 책은, 나는 수상한 이웃과 산다/청담동은 드러내지 않는다/청담동에는 왜 독립서점이 없을까/부자동네에서 잘 숨어사는 법라는 제목으로 크게 총 4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자동네의 부자들의 삶, 일반 소시민의 입장에선 늘 호기심이 무심히 곤두서잖아요? 부자들은, 그러니까 부자들에 비해 (재산기준) 일반 서민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그들은 진짜 특별한 것일까요? 그리고 항상 돈만 밝히고 교만한 사람들이고 일반 사람들을 대놓고 무시할까요?


부자에 관한, 그러니까 편견과 부러움이 섞인 궁금증이 누구에게나 있을꺼예요. 청담동에서 부자이웃들과 살아가는 저자 시드니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그들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정도 해소될꺼예요.








>> 책 읽고 느낀점



저자 시드니는 자신의 브런치에 가볍게 쓴 글 "청담동은 명품을 안 입는다"로 35만 조회수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일반인들이 평소에 부자들의 삶이 그만큼 궁금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며, 그들의 이야기는 늘 뜨거운 감자이자 도파민을 급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청담동에 우연히 살게 된 저자가, 청담동에 살면서 청담동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곳에서 생활하는 분위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보통 "청담동"이라고 한다면

가장 무엇부터 떠오르시나요?

저는 부.자.동.네 라는 표현부터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 이유는 청담동을 거닐 때 명품매장이 가로수길로 쭉~ 이어져있는 한산한 거리가 기억나거든요. 유동인구는 많지 않으나

어쩌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고급 스포츠카를 당당하게 몰며 부를 대놓고 자랑하는 듯한, 소시민 배 아프게 만드는 그런 곳이라는 부러운 편견부터 가지게 되죠.

허나, 저자 시드니가 담은 책 속의 청담동 사람들은 돈이 있다고 자랑하거나 스펙이 화려하다고 대놓고 표현하는, 허세의 농도가 짙은 또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반대로 겸손하고 절제력이 강하며 소소한 옷차림에 아주 편안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아주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저자가 알려줍니다.

이 부분에서 아주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100프로 공감되는 부분이기도 해요.

저도 종로구에 어느 부촌에 밀접하게 붙은 허.름.한 주택가에 살았는데요. 부촌에는 평당 시가가 어마무시한 아파트가 있어요. 아일 낳기 전엔 그곳을 멀리하면서 지나다녔어요.

"외부인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위협적으로 느껴졌고 강남권 부촌 아파트에선 이를 두고 갑을 논박이 많았던 이슈여서, 봉변을 면하고자 멀리했어요.

하지만 아일 낳고 아이의 발걸음대로 움직이다가

금기의 경계를 넘어서 그 아파트로 자연스럽게 입성했어요. 금기표지판 넘어로 발길을 닿는 순간 은근히 긴장했어요. 어떻게든 아일 데리고 그곳을 빠져 나가려는 순간, 오히려 그들은 아이와 저를 환대해주었어요. 그들은 절대 어디에 사는지, 뭐하는 사람인지 등, 부 축적 여부와 스펙 따위 궁금해하지 않았어요. 그냥 사람 그 자체로 보고 아일 둘러싼 이슈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했어요.

그들 또한 고스펙에 고연봉인 걸 대놓고 자랑하듯 내세우며 절 기죽이는 일이 없었습니다. 서로가 불편해질 수 있는 이슈는 내색하지 않았어요.

저자 시드니가 35만 조회수를 달성한 제목의 글처럼, 그들은 명품을 자랑하듯 걸치지도 않습니다. 그들이 필요해서 구매하지 일부러 자랑용도로 걸치지 않아요. 무엇보다 겉치레식에 혈안이 된다기보단 내실을 단련하고 성장시키는데 집중해서, 본보기가 된다는 면도 빼놓을 수 없거든요.

평소에 부자들이 부를 쌓을 수 있었던 그들만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관하여 진짜 관심이 많은데요.

그간 자기계발서적인 저서를 통해서 그들을 접했다면 저와 같은 일반인이 직접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바를 글로 담아서 평범한 시선으로 그들과 만난 듯 하여 재미있게 책 한 권을 뚝닥 읽었어요.

물론 개인적인 경험이 그 세계와 사람들의 전부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부자라고 해서

인간답지 못하고 사치스럽다는 편견 정도는 버릴 수 있을겁니다. 저도 근처서 살아보고 그들을 경험해보니 선하고 겸손한 부자들이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세상이 삭막하다는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고 그들의 안정적인 정서에 기대서 행복한 육아를 즐길 수 있었답니다.






>> 책글귀



p.112 가끔 직업 정도 물어보는 분은 있었는데 내가 하는 대답의 이면까지 파악하려는 분은 없었다. (중략) 어느 누구도 지금 거주하는 곳 위치 외에는 묻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나도 자연스럽게 누군가에게 신상에 대해 거의 묻지 않는다.


p. 116-117 빈부격차 스펙트럼이 대한민국엣 가장 넓은 이곳은 서로 조심하고 돈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괜히 돈 이야기를 했다가 망신을 당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줄 수 있으니까. 누군가에게 부를 자랑하거나 괜한 정보를 오픈하면 좋은 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다들 암묵적으로 알고 있다. 혹여 눈치를 채더라도 말하지 않고 살아가는것, 그게 청담동에서 배운 삶의 지혜다.


p. 125-126 맘카페가 없어도 청담동 어머니들은 평온하게 잘 산다. 맘카페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지만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맘카페는 계륵이라고 본다.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살 수 있는 존재. 아이가 커갈수록 불특정 다수가 제공하는 정보보다는 2~3년 앞서 또는 6~7년 앞서서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는 어머니 한 분이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감사하게도 내 주변에 그런 분들이 계신다.


p. 173 그런데 청담동은 주거 형태는 비슷한데도 개미 발자국 소리 하나 나지 않는다. 물론 고급빌라도 섞여 있지만 대부분은 다세대 주택이다. 여름에서 가을이 넘어가는 무렵 베란다 창문을 열어놓고 가을 야구를 시청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라도 보여야 하는데 다들 방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조용한 일상을 보낸다.


p. 207 금수저든 아니든 간에 항상 긍정적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을 보면 삶의 밀도가 높다. 물질이든 마음이든 나의 그릇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오롯하게 거울만 바라보며 내 인생에 뭘 채울지 고민한다. 크든 작드 어떤 노력으로 삶이 변화를 불러일으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존감이 높고, 인생 자체가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기에 타인에게도 관대하다.


p. 221 나이가 들면 들수록 세상이 예측된다는 느낌이 든다. 세상은 생각보다 유기적이어서 눈앞의 사탕이 없어지면 다른 사탕을 사면 되고, 사탕이 없어지면 새로운 간식을 찾으면 된다 인생을 살아가다가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터지면 주변 사람들이나 전문가를 통해 해결하면 된다. 복잡하고 거미줄처럼 엮인 세상에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다.


p. 233 그나마 청담동 사람들보다 내가 조금 나은게 있다면 그건 어휘력이다. 고급 어휘나 예술 언너는 잘 모르지만 세상에 떠다니는 다양하고 센스있는 어휘를 많이 알고 있어 대화를 할 때 감정이 될 때가 많다. 이는 내가 인문학 서적이나 소설을 많이 읽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청담동 사람들에게 섞여 사는 비결이 겨우 독서라는 게 어이없지만 물려받은 문화자산이 없는 내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후천적 생산재는 다독으로 인한 어휘력 뿐인 것 같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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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생각법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한국 최고의 승부사 조훈현의 삶의 철학 인플루엔셜 대가의 지혜 시리즈
조훈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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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오로지 한 가지만 집중하고 집중하기 위한 그들의 마음가짐은 열려있으며 유연한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끊임없이 예민하게 생각하고 사유하려는 태도가 그들을 고수의 자리로 이끌어갑니다. 고수는 이렇게 남다릅니다. 그들의 생각법에는 내공이 깃들어있으며 철학도 담겨져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바둑황제 조훈현의 《고수의 생각법》은 읽어볼만합니다. 아니, 읽으면 큰 도움이 됩니다.


>> 고수의 생각법 구성


이 책은 <고수의 생각법> 10만부 기념 에디션으로, 1단) 생각 속으로 들어가라 2단)좋은 생각은 좋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3단)이길 수 있다면 반드시 이겨라 4단)판을 읽는 능력을 길러라 5단) 궁극의 그림을 그려라 6단) 승부의 세계에서 복기는 기본이다 7단)나눔으로 생각의 규모를 키워라 8단)무엇보다 사람을 남겨라 9단)세월을 이기려거든 일단 걸어라 10단)생각을 위한 여백을 확보하라, 총 10챕터에 해당하는 10단으로구성되어 있습니다. 세계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바둑계의 전설, 조훈현 국수가 바둑에 기반을 두고 삶의 철학과 혜안을 담은 책입니다.


>> 느낀점


어린시절, 만화를 보려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보면 KBS 1에서 화면을 꽉 채운 바둑판에 흰돌과 검은돌로 정적인 경쟁을 하는 모습을 종종 봤더 기억이납니다. 어린시절엔, 바둑 자체가 그렇게 심심해보였어요. 재미도 없고요. 그런데 성인이 되어 삶의 쓴맛 단맛 다보고, 어느정도 철이 들어서, 바둑에 담긴 의미를 조금씩 접하곤 바둑엔 삶이 있다는 걸 배우게 됩니다. 드라마 <미생>, <응답하라 1988>, 그리고 <더 글로리>에서 상징적으로 등장했던 바둑은, 단순히 흰돌과 검은돌의 땅따먹기식 게임이 아니라는 걸 알게되었지요. 그래서 바둑을 깊이있게 알진 못해도, 바둑을 들여다보면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정도 알게되면서, 바둑이 조금더 친숙해진건 사실입니다.


게다가, 바둑 국수로는 이세돌과 이창호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고수의 생각법》으로 알게된 조훈현 국수. 이미 바둑계에선 세계적으로도 최다승을 보유한 전설급 프로 국수라는 사실에, 입이 쩍 벌어집니다. 게다가 《고수의 생각법》은 2015년에 처음 출간되고 이후로 총 10만부가 팔렸으니, 조현훈이라는 분이 얼마나 대단한 고수인지를 짐작케 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바둑 경기의 과정이 만화의 한 장면처럼 세밀하게 연상됩니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흰돌 검은돌 옮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양측의 선수들은 단순한 생각으로 흰돌 검은돌을 옮기지 않는다는 것. 각자의 심리를 살피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한 경기라고 인지하면, 바둑은 손에 땀을 쥐게하는, 누구하는 이기고 한쪽은 저야하는 냉정한 제로섬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알고보면 흥미롭고 재미있는 법. 바둑황제 조훈현은 바둑 경기에 흥미를 느끼도록 서술합니다. 그리고 빼놓지 않고 서술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들. 마음에 와 닿는 좋은 글귀들이 많아서 아래와 같이 엄청 옮겨적었어요. 다 옮겨 적지 못한 것이 함정.


바둑의 전설 조훈현은 바둑 신동이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한국에서 자유롭게 바둑을 두다가 일본으로 넘어가 일본 바둑계의 큰 스승, 세고에 선생님 댁에 약 9년간 머무르면서 그를 통해서 바둑을 배우게 됩니다. 세고에 선생님은 많은 말과 훈수로 조훈현에게 바둑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당신 스스로 본보기를 보여주면서 조훈현 스스로 답을 찾도록 여유를 주었고 바둑에 대한 도(道)를 알려주었습니다. 그덕분에 그는 유연한 사고로 세계 최다승과 타이틀 최다 획득 기록을 보유하는 쾌거를 누리게 됩니다. 물론 그의 결과만 보면 정말로 화려하고 삶에는 즐거움만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가 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좌절도 많았고 좌절을 해석하는 힘과 좌절을 딛고 일어나는 유연한 생각 덕분입니다. 그의 가장 큰 좌절은 자신보다 훨씬 어린 제자, 일명 <돌부처> 바둑을 두는 이창호로부터 최고위전 타이틀을 뺏긴 경험입니다. 제자가 스승을 이기다니. 제자가 스승을 이겨도 마음이 썩 편지 않겠지만, 스승이 제자에게 공개적으로 패한 경험은, 명예 회복을 하는데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좌절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조훈현은 제자 이창호로부터 자리를 뺏기는 순간, 마음이 너무나 자로웠다고 합니다. 다 털고 새롭게 시작할 때의 기분을 느낀겁니다. 그만큼 조훈현에겐 최고위전 타이틀을 지키는 것이 큰 부담이였던 것입낟. 정상에서 떨어지는 그림은 받아들이기 참 어색한 상황일진 몰라도, 제대로 바닥을 치니, 나빠질 것이 없다고 느꼈다는 국수 조훈현.


그의 이와같은 유연한 생각법은 재기에 힘을 실어줬고 그 후 3년 뒤에 제자 이창호에게 다시 도전장을 내밀어서, 결국 다시 정상에 우뚝서게 됩니다. 나같으면 어린 후배에게만 져도 자존심이 상하고, 승부의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마음을 약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수는 고수입니다. "이기기 위해서" 무조건 최선을 다하되, 승부 결과를 냉정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태도. 이와 같은 태도는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며 다시 이길 수 있는 싸움을 위해 몰입하게 합니다. 조훈현은 책에서도 언급합니다.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선 많은 도전을 해보고, 수많은 실수를 경험하면서 성취의 기회를 마주하라고 합니다. 자신감은 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많이 경험하고 많이 지고 실패하는 경험을 통해서 자신감도 얻고 이기는 방법도 터득하라는 고수의 생각법.


우리는 지지 않으려고 무수히 머릴써왔습니다. 이런 태도는 실패에 대한 면역력이 축적되어 있지 않고, 늘 실패할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했습니다. 사고력도 고정되어 있으며, 창의적이지 않고 주입과 암기에만 익숙합니다. 실패의 순간엔 좌절부터합니다. 일어나기 힘들어하고 자존감은 바닥을 치게 되는 악순환을 경험하게 되죠. 성취감은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

허나, 《고수의 생각법》에서 알려주는 것처럼, 우린 자신의 능력 탓 환경 탓을 하지 말되, 바로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하는 삶에 집중하면 됩니다. 최선을 다하다가 쓰러지고 실패해도, 그 자리에서 딛고 일어나면 됩니다. 세상살이를 바둑처럼 본다면, 모든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합니다. 문제를 풀어내려는 의지만 있으면 문제들은 반드시 해결된다고요. 다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려는 것이 문제라는 점. 문제를 나아프고 고통스럽게 해도 예민하게 들여다보고 해결하려들면, 문제는 바둑처럼 풀려간다고 합니다.


삶을 살아가는 그 자체가 고통이기에, 우리가 지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삶은 우리가 예상치도 못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우리의 태도와 사고방식은 유연하고 폭이 넓어야하며 자유롭되 시기적으로 적절한 절제력과 인내도 필요합니다. 이를 받아들이면, 우리의 삶은 해석하는 재미로 살아갈만 할지도 모릅니다.


>> 마음에 와닿는 글귀


p. 31 세상사를 바둑판이라고 생각한다면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 문제는 반드시 해결된다. 해결될 때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근성만 있으면 된다. 그 근성이란, 바로 생각이다. 해결할 수 있다는 근정성.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 그리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지식과 상식, 체계적인 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을 나는 '생각'이라고 부르고 싶다.

p. 31-32 만약 세상사가 바둑판과 같다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당장 도무지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건드리면 건드릴수록악화될 것처럼 보이지만, 의지를 갖고 바라본다면 해결책은 반드시 있다. 물론 그 해결책이라는 것이 항상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최상이 아니라면 최선의 노력을 위해 노력하고, 그것도 아니라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혹은 양보와 타협을 하거나 깨끗이 포기하고 다른 목표로 옮겨가는 것 역시 일종의 해결책이다.

p. 34 삶은 그 자체로 시련이다. 오로지 생각하는 힘만이 그 시련을 의미 있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는 그 과정이야말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p. 46 생각의 자유를 주면 아이는 스스로 생각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는 개성이 강해지고 자아가 단단해진다. 인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끌어갈 자신감과 확실한 인성이 형성될 수 있다.

p. 47 사람들은 행복이 돈이나 명예, 성공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진짜 행복은 단단한 자아에서 온다고 믿는다. 자아는 자존감이다. 자아가 단단하면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남들의 시선이나 사회적 잣대에 휘둘리지 않고 신념대로 행동한다.

p. 48-49 (중략) 나는 창의성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끈질긴 탐구심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태어나면서부터 천재적인 두뇌를 부여받았다고 해도 호기심과 탐구심이 없다면 창의성은 발현되지 않는다.(중략) 창의성은 꼭 뭔가를 발명한다거나 새로운 예술품을 만드는 것만은 아니다. 창의성은 도처에 있다. 나는 우리 아내가 나를 위해 해주는 요리에서도 창의성을 느낀다. 똑같은 음식을 해도 뭔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략) 나는 창의성의 넓은 의미가 '남과 다른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p. 50 창의적인 생각의 과정은 어느 분야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핵심은 바로 문제의식과 질문이다. 이 문제를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무엇이 잘못된 걸까?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상식과 지식을 동원하여 추측을 할 후 해결책을 찾아나간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바로 창의성의 과정이다. (중략) 창의성의 기본적인 출발점은 바로 '질문'이다. 질문은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나 문제나 결핍 등에 예민한 사람이 한다.

p. 53-54 따라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면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당장 답을 찾기 힘들다고 회피해서도 안 된다. '이 문제는 왜 이런 걸까?','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까?','무엇이 옳은가?',' 어떤 방법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답을 구해야 한다. 나는 이러한 질문과 대답의 사유체계가 바둑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공부, 일, 인간관계, 자기관리 등에 두루 적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 암기하는 지식은 오래가지 않지만 질문과 대답을 통해 이해한 지식은 내 것이 된다. 단지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것만으로 실력과 능률이 향상되며 인격적으로 더 완성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고민하여 얻은 답이 늘 최선의 결과를 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에 후회도 적고 책임질 마음의 자세를 가질 수 있다.

p. 67 생각은 행동이자 선택이다. 어떤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는 그 사람의 선택을 보면 알 수 있다. 백 마디 멋진 말이 무슨 소용인가. 단 하나의 잘못된 선택을 하면 그것으로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다 드러난다.

p. 68-69 정상은 아무나 가지 못한다. 그냥 열심히 한다고 다 가는 것도 아니고 실력이 좋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운도 있어야 하지만 인성과 인품도 따라줘야 한다. 특히 마음이 강해야 한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정상의 무게를 견녀낼 만한 인성이 없으면 잠깐 올라섰다가도 곧 떨어지게 된다.

p. 69-70 인성과 인품을 기른다고 당장 뭐가 잘되는 건 아니다. 성적이나 실력이 불쑥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이를 위해 애를 써야 하나. 차라리 그 시간에 문제집이나 더 들여다 보는 게 낫지 않을까. 당장의 이익만 생각하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인성이 평가를 받는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온다. 평판이 만들어지는 건 순식간이다. 매일매일의 행동, 말투, 표정 등에서 인성이 드러날 수 밖에 없고 그것이 평판이 되어 나에게로 돌아온다.

p. 77-78 인성, 인품, 인격은 그냥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제자가 보고 배우게 하는 것이다. 제자가 내 기준에 어긋나는 듯해도 야단칠 필요가 없다. 스승이 중심을 잡고 있으면 제자가 알아서 잘못을 깨닫고 고친다. 또 고치지 않더라도 괜찮다. 그건 시대가 달라서 그런 것이지 생각이 달라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승의 시대에 지켜야 했던 원칙이 제자의 시대에는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정신만큼은 그대로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와 똑같은 것이 부모와 아이의 관계다. 인성 교육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보여주면 된다.

p. 104-105 나는 세상이 바둑처럼 경쟁만 있고 1등만 살아남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떠한 삶을 살든 자신만의 영토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영토 확장이 꼭 성공과 출세, 승리만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 꿈을 실현하는 것, 그리하여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는 거. 그것이 바로 세상에서의 영토 확장일 것이다. 항상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왕이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 더 행복한 삼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남과의 경쟁을 치러야 하는 것이라면 두려워히지 말고 뛰어들어야 한다.

p. 123 스스로 강한 자는 절대로 변명하지 않는다. 열심히 노력하는 자는 지더라도 당당하다. 내가 승부에 졌다면 그건 내가 덜 강하기 때문이다. 그걸 인정하고 노력하면 된다.

p. 132 일상을 살아갈 때도 매 순간 자신감이 흘러넘치는 태도로 행동해야 한다. 특히 결정적인 승부의 순간이라면 의식적으로 어깨를 펴고 고개를 치켜들고 더 당당하게 걸어야 한다. (중략) 자신감은 든든한 배경, 탄탄한 실력, 멋진 외모에서 나오기만 하지만 일종의 자기애, 최면이기도 하다. 나나도 할 수 있다. 나도 못할 게 없다. 저 사람에 비해 내가 꿀릴 게 없다. 이런 생각을 하며 수없이 자기최면을 걸어야 한다.

p. 132-133 자신감을 가지려면 무엇보다 자신감을 기를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여러 종류의 시험과 테스트에 도전하는 것, 수없이 면접을 보는 것,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것,낯선 일에 도전하는 것, 더 어려운 업무를 수행하는 것 등. 이런 경험을 반복해야만 더 노련해지고 영리해진다. 처음에는 자꾸 실수를 저지르고 야단을 맞아서 스스로 초라해지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느껴지겠지만 그리고 그럴수록 자신감이 추락하겠지만, 이런 경험이 반복되어야만 자신감을 쟁취할 기회, 즉 성취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기기 위해선 먼저 수없이 져야 한다. 따라서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만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p. 141-142 사람들은 현실에 불만을 갖고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깨달은 바로는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이 최고의 환경이다. 불만을 갖고 환경 탓을 하면 아무것보 바꾸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여기가 치선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달라지기 시작한다.

p. 143-144 인생도 그렇다. 사람은 각자 자신의 고난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기에 자기만 불행하다고 여긴다. 다른 사람들은 좋은 부모를 만나 편하게 사는데 왜 나만 혼자 고생인 걸까. 다른 사람들은 얼굴도 잘생기고 몸매도 좋은데 왜 나만 이런 못생긴 모습으로 태어났나. (중략) 하지만 멀리서 당신을 바라보는 사람은 또이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중략) 세상은 그런 것이다. 불공평하게 굴러가는 것 같지만 상대적으로 보면 다 똑같다.

p.163 고수는 내가 가보지 못한 수많은 길을 아미 지나온 사람이다. 나는 이작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급급하지만 고수는 그 일뿐 아니라 다른 일까지도 저 위에서 급어보면 침작하게 대응한다. (중략) 우리는 늘 초보의 마음으로 고수의 지시와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 그런 자세로 계속 임하다보면 어느새 남들이 나를 고수라고 불러주는 날이 올 것이다.

p. 210-211 아파도 뚫어지게 바라봐야 한다. 아니 아플수록 더욱 예민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실수는 우연이 아니다. 실수를 한다는 건 내 안에 그런 어설픔과 미숙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고치지 않는다면 영원히 미숙한 어린아이 상태로 살아가게 된다. 인정하고 바라보자. 날마다 뼈아프게 그날의 바둑을 복기하자. 그것이 나를 일에서 프로로 만들어주면, 내면적으로도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시켜줄 것이다.

p. 213 생각을 많이 해본 사람이라면 어떤 계기에 의해 사고의 틀이 와장창 깨지면서 머리가 뻥 뚫리는 듯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세워온 사고의 질서가 무너지면서 잠시 혼란을 느끼게 되지만, 그것을 잘 소화하고 나면 더 높은 차원으로 사유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의 사고 체계를 받아들이면 이처럼 머릿속에 혁명이 일어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열린 마음이 우선이다. 적을 적으로만 본다면 결코 배울 수 없다. 적이라도 존경심을 가지고 좋은 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경쟁과 미움만 앞세우면 결코 발전할 수 없다.

p. 226 늘 이기기만 한다면 그것도 정말 무료한 삶일 것이다. 실패가 있기 때문에 성공이 더 의미가 있다. 꼭 이겨야 한다는 경직된 사고를 버리고, 이길 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훨씬 편해진다.

p. 311 창의적인 생각은 머릿속이 오만 가지 생각으로 채워져 있을 때 결코 떠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비워내고 멍하게 있는 순간에 번쩍 떠오른다. 날마다 방해받지 않는 생각의 시간을 가지면 예전보다 짜증도 덜 내고 차분해지고 훨씬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 313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고독 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모든 성공한 사람은 고독 속으로 자신을 떨어뜨린다. 이들은 일부러 세상과의 접촉을 차단하고 오랜 시간 홀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다. 모든 위대한 작품, 뛰어난 실력은 고독을 통해 탄생한다. 혼자서 고민하고 사색하고 연습하는 시간없이 어떻게 실력이 쌓일 수 있을까.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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