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양장)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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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를 통해서 "번역은 원래 작가 문자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감동을 줍니다(p.6)"라며 원작자가 쓴 서술 구조 그대로 번역해야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번역가 이정서만의 번역에 대한 소신을 처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서야 다시 번역공부를 다시하고, 고전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번역가 이정서의 위대한 개츠비 번역 개정판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번역가 이정서는 지금부터 약 2년 전에 위대한 개츠비 번역서를 출판한 적이 있었지만, 그 당시에 의욕만 앞선 탓에 여러 실수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곤 책을 즉시 절판시키고, 이번에 다시 재번역한 위대한 개츠비입니다. 



■ 위대한 개츠비 내용 


고전문학 위대한 개츠비는 화자 닉 케러웨이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닉의 이웃인 개츠비는 매일 밤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호화롭고 성대한 파티를 엽니다. 사람들 사이에선 개츠비라는 인물은 아주 수수께끼 같은 인물인데, 어느 날, 닉을 그의 파티에 정식으로 초대한다는 초대장을 받고, 개츠비의 파티 현장(?)을 찾아가고, 거기서 비로소, 닉과 개츠비는 만나고 그들은 아주 가까워집니다. 개츠비가 닉을 초대한 이유는 따로 있었으니, 개츠비의 옛 사랑 데이지와 재회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닉은 데이지와 육촌이었거든요. 닉의 도움으로 데이지와 개츠비는 만납니다. 그들은 오랜만에 지난 추억을 상기하며, 환상적인 사랑에 빠져듭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이를 눈치 챈 데이지의 남편 톰 뷰캐넌이, 질투에 눈이 멀어서 개츠비를 경계하며 개츠비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개츠비를 몰아 세우게 됩니다. 이야기의 전개가 극에 달할 때쯤, 데이지가 끔찍한 뺑소니 사고를 내고, 그녀 대신 개츠비가 운전한 것으로 하여, 그의 사랑을 보호하려고 하지만, 개츠비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위대한 개츠비 구성


위대한 개츠비 번역개정판은 "왜 '위대한 개츠비일가?"라는 제목으로 역자의 말을 포함해, 총 9 챕터로 위대한 개츠비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원작자 스콧 피츠제럴드의 필력이 그대로 전달되는 영어 원문과, 번역가 이정서가 우리말로 번역한 내용이 나란히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끝난 다음엔, 역자노트도 있어요. 역자노트에는 위대한 개츠비의 기존에 번역된 문장 중, 번역이 모호해서 이야기가 이상하게 전개되는 부분들을, 비교 분석하고 정정하며, 번역가 이정서만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심지어 기존 역자들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괌감하게 비판하기도 합니다. 제일 마지막엔 원작자 스콧 피츠제럴드에 대한 이해를 돕는 그의 연보도 담겨져 있습니다.





느낀 점 


번역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입니다. 원문 단어와 문장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원문의 뜻을 크게 다치지 않는 "의역"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조금 부자연스러워도, 원문에 딱딱 맞아 떨어지는 "직역"이 옳다고 주장하는, 번역은 솔직히 종잡을 수 없는 분야이긴 합니다. 하지만, 의역이든 직역이든, 진심으로 원문 내용과 의미를 벗엇나지 않는 선에서 번역한다면, 용서할 만하지만, 지나치게 우리나라 정서에 맞추려다 원문을 편집하여 없는 문장을 창작하거나 삭제하는 번역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봅니다. 독자는 원문 내용을 그대로 접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번역가가 중간에 나서서 지나치게 중재하려다가, 원문을 다치게 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는 점에선 동의합니다. 번역가 이정서를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를 통해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의 소신은 서문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원작자가 서술 구조 그대로의 의미를 찾아가는 고된 여정이 번역"이라는 소신을 내놓고, 원문의 서술 구조대로 어린 왕자를 번역했고, 위대한 개츠비 또한 원작의 서술 구조에 따라 번역했습니다. 서술 구조에 맞춰 번역하면 번역된 내용이 다소 딱딱하거나 부자연스러운 어투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서술 구조에 따른, 즉 직역에 가깝지만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번역, 혹은 번역체에서 번역은 여전히 연구해야 하는 부분인듯 합니다. 그럼에도 번역가는 인물들의 뉘앙스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며 이야기의 맥을 짚어가며 번역했고 위대한 개츠비 속 인물들의, 상황 혹은 심리적인 측면에 따른, 표현과 이야기 전개 등은 다소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다만, 번역가가 언급한바대로, 위대한 개츠비의 속 모든 문장들은 은유적이라, 영문으로 들여다보든, 번역체로 보든 이해하는 건 여전히 도전과제라는 걸 인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대한 개츠비는 왜 위대한가?", "데이지는 진짜 속물적인 여인이었나?"와 같은 의문 섞인 질문에 대해서, 독자로서 해석의 영역이 넓이진 건 사실입니다. 위대한 개츠비를 책으로 읽기도 전에,영화로 접했고, 영화 속 개츠비는 옛 사랑 데이지를 향한 미련해 보일정도로 맹목적인 사랑에 온몸을 던진 인물이라고 인지했습니다. 개츠비의 맹목적인 사랑과 대조적으로, 데이지는 부자가 되어서 돌아온 개츠비에게 (제벌가 남자 톰 뷰캐넌과 결혼 했음에도) 빠져 들다가 그녀 자신에게 위기 상황에 봉착했을 땐, 개츠비를 처다보지도 않고 자기 살 궁리만 하는 모습에 사실 너무나 화가났습니다. 그런데, 번역가 이정서의 번역을 보곤, 그들에 대한 오해가 살짝 가시는 분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앞서 언급한바와 크게 다를바 없으나, 그들에겐 심리적 변화가 이야기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개츠비는 맹목적으로 데이지를 찾겠다는 환상만 가지고 5년의 시간을 들여 성공하여 돌아왔고, 그렇게 원하는 그녀와 재회했으나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녀에 대한 개츠비의 사랑이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적으로 와닿는 대목과 그 현실을 넘어, 사랑을 대한 책임을 지려는,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대목(위대한 개츠비 속 글귀 p. 278-279/역자노트 p. 551 아래 ↓)언급합니다. 그리고 데이지 또한, 자신의 남편이 아주 이기적이며 자신을 두고 다른 여인과 바람을 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내색하지 못하는 외로운 삶을 살다가, 개츠비를 만나, 개츠비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성공한 사실에 감동받은 대목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대부분은 데이직 개츠비의 부에만 꽂혀 있는 속물적인 존재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개츠비에게 감동을 느끼고, 그를 진심으로 그리워했고 사랑했습니다. 다만, 그녀의 남편이 데이지와 개츠비의 묘한 기류를 알아채고, 베일에 쌓인 개츠비를 추궁하는 중에, 개츠비가 불법적이고 위험한 일로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는 오해를 합니다. 질투에 눈이 먼, 데이지 남편 톰은 개츠비를 지속적으로 비방하는데, 개츠비는 톰을 죽이고 싶을 만큼의 분노를 표출합니다. 이때, 데이지가 개츠비를 무섭게 봅니다. 그리고 그녀의 맘이 닫히고, 결정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그녀는 자신만 살려고 개츠비를 뒤로 하고 돌어섭니다. 즉, 개츠비가 위대하고, 데이지가 속물적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는 이유와, 이야기의 맥락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개츠비가 맹목적으로 사랑만 추구했던 답답한 바보가 아니였으며, 데이지 또한 자신을 향한 개츠비의 진심어린 사랑을 인지했으나, 특정 복선으로 인하여 인물들의 심리가 변했다는 것을 이야기 흐름에 따라 알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무엇보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의 시대배경은 1920년대 뉴욕으로, 물질만능주의로 만연하고 도덕적으로 퇴락하던 시대였습니다. 물질 자체의 가치를 아주 높여주고, 도덕적인 가치는 바닥으로 내모는 시대여서, 인간이 가장 위협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도덕적인 건 안중에도 없고 무조건 물질적으로 안전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의 비열한 군상을 보여줍니다. 개츠비의 장례를 치를 때, 호화롭고 성대한 개츠비의 파티에 왔던 사람들은 개츠비의 장례에 절대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개츠비의 장례식은 초라했습니다. 반면, 개츠비에겐 부와 명예는 절대 전부가 아니었고, 그가 원하는 건 사랑이었고 사랑에 대한 책임이었습니다. 이를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는 알았지만, 그 시대는 절대로 사랑만 선택했을 때 아주 비참할 수 있다는, 씁쓸함과 허무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건 그때나, 지금이나, 시대를 초월해서도 도덕적 가치는 물질적 가치를 절대 넘어설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위대한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를 제대로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문학 번역에 관심이 있고, 원문을 번역하고 번역 내용을 해석하는데 시야와 통찰력의 범위를 넓히고자 하는 분들에겐 새로운 참조도서가 될 것입니다. 



■ 위대한 개츠비 속 글귀 


p. 124-125 I had been actually invited. A chauffeur in a uniform of robin's-egg blue crossed my lawn early that Saturday morning with a surprisingly formal note from his employer: the honor would be entirely Gatby's, it said, if I would attend his "little party." that night. He had seen me several times, and had intended to call on me long before, but a peculiar combination of circumstances had prevented it-signed Jay Gatsby, in a majestic hand. 나는 실제로 초대를 받았다. 청록색 제복을 입은 운전사가 토요일 아침 일찍 그의 주인이 전하는 놀랍게 격식을 갖춘 초대장을 가지고 내 잔디밭을 건너왔다. 그것은, 만약 내가 그날 밤 그의 작은 파티에 참석해 준다면 개츠비로서는 전적으로 영광이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는 여러 차례 나를 봐왔고, 오래 전부터 나를 방문하려 했지만, 특수한 상황들이 겹쳐 그러지를 못하겠다고 했다-거기에는 위엄 있는 필체로 제이 개츠비라고 서명되어 있었다.


p. 144-145 He smiled understandingly-much more than understandingly. It was one of those rare smiles with a quality of enternal reassurance in it, that you may come acrosee four or five times in life. It faced-or seemed to face-the whole external world for an instant, and then cocentrated on you with an irresistible prejudice in your favor. 그는 이해심 있게 미소를 지었다-이해심을 가진 그 이상을 담아. 그것은 영원히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의 보기 드문 미소 가운데 하나였다. 당신이 인생에서 네댓 번 접할 수 있을까 말까 할만한. 그것은 일순간 외부 세계 전체를 직시하고는-또는 직시한 듯하고는-그러고 나서 당신의 호의에 저항할 수 없는 편견으로 당신에게 집중하는 미소였다.


p. 266-267 He had been full of the idea so long, dreamed it right through the end, waited with his teeth set, so to speak, at an inconceivable pitch of intensity. Now, in the reaction, he was running down like an overwonded clock. 그는 그렇게 오랫동안 그 생각에 가득차 있었고, 끝까지 정확하게 그것만을 꿈꿔 왔고, 이를 악물고, 말하자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강렬한 강도로 기다려 왔던 것이다. 이제, 그 반작용으로, 그는 태엽을 너무 감은 기계처럼 멈추어 서 있는 중이었다.

p. 278-279 There must have been moments even that afternoon when Daisy tumbled short of his dreams-not through her own fault, but because of the colossal vitality. It had gone beyond her, beyond everything. He had thrown himself into it with a creative passion, adding to it all the time, decking it out with every bright feather that drifeted his way. No amount of fire or freshness can challenge what a man will store up in his ghostly heart. 그날 오후 데이지가 그의 꿈의 일부를 허물어뜨렸던 순간도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다-그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그의 터무니없는 착각의 지속성 때문에. 그것은 그녀를 넘어서는, 모든 것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는 창조적 열정으로 그 자신을 그 속에 내동댕이쳤고, 내내 더해 가면서, 그의 길에 떠 있는 모든 빛나던 깃털로 그것을 때려눕혔던 것이다. 열정이나 신선함의 양만으로 한 남자가 자신의 유령 같은 심장에 묻어 두려던 것에 도전할 수 없는 것이었다.


p. 522-523 Gatby believed in the green light, the orgastic future that year by year recedes before us. It eluded us then, but that's not matter-tomorrow we will run faster, stretch out our arms fathers....and one fine morning-/So we beat on, boats against the current, borne back ceaselessly into the past. 개츠비는 녹색 불빛을, 해가 갈수록 우리 앞에 가치를 잃어 가는 그 절정의 미래를 믿었었다. 그것은 그때 우리를 피해갔지만, 그것은 문제가 아니었다-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릴 것이고, 우리의 팔을 더 멀리 뻗을 것이다…그러고 나서 어느날 아침-/그리하여 우리는 나아갈 것이다.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밀쳐지면서.



■ 역자 노트 속 글귀


p. 530-531 어떤 문장이고 따로 떼어 놓고는 그 의미를 정확히 번역하는 게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저 역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맥 속으로 들어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위아래 문맥에 비추어 보면 그것이 무슨 의미로 쓰였는지가 정확히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단어, 그 문장이 가리키는 의미는 원래 정확히 하나였으므로, 그게 가능해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역으로 원래 의미와 다른 번역을 한 건 어찌 알 수 있을까요? 그건 어떤 문장이든 잘못되면 자연스럽지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문법적이든 의미든 말입니다.

p. 532 (중략) 중요한 것은 저 단어들이 담고 있는 의미의 '해석'이 아닙니다. 그 해석은 독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역자만큼 그 의미를 해석할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생각 그대로를, 즉 작가가 쓴 문장 그대로를 '번역'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연히 번역이 끝나면 그 역시 한 사람의 독자로 돌아가 '해석'할 권리가 주어지는 것일터이지요. 다시 말해 비록 자신이 '번역자'라고 해서 그 해석을 독점해 독자들에게 가르칠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p. 535 『위대한 개츠비』에서의 개츠비에 대한 우리 독자들의 오해는 극단적일 정도입니다. 번역서를 읽은 이들은 대부분 개츠비에 대해 어느정도 거짓말쟁이에, 불법으로 큰도을 벌었지만, 한 여자에 대한 병적으로 집착하다 파멸하는 인간쯤으로 여깁니다. 그러고는 개츠비가 왜 '위대하다는 것이냐?'며 의아해합니다. 왜 이런 인식을 갖게 되었을까요? 바롯 잘못된 번역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번역이 뭐라고 그런 차이까지? 하고 의아스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글이라는 것은 수식어하나만으로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에 그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문제인 것입니다.


p. 547 His bedroom was the simplest room of all-except where the dresser was garnished with a toliet set of pure dull gold. / 이 문장은 어떤 의미로 쓰인 것일까요? 왜 저자는 줄표를 넣어 보충 설명을 하면서까지 강조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짧은 한 문장 속에는 사실 많은 게 담겨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화려한 파티를 열어 주는 개츠비에 대해 허영과 허세로 가득 찬, 화려한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는 데이지를 위한 것만 제외하고는 검소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서술 구조 그대로 직역하면 이런 뜻입니다./ 그의 침실은 모든 방들 중 가장 소박했다 묵직한 순금의 화장용품이 정돈되어 있는 화장대만 제외하고는.(이정석 역)


p. 551 It had gone beyond her, beyond everything. He had thrown himself into it with a creative passion, adding to it all the time, decking it out with every bright feather that drifeted his way. No amount of fire or freshness can challenge what a man will store up in his ghostly heart. 그날 오후 데이지가 그의 꿈의 일부를 허물어뜨렸던 순간도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다-그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그의 터무니없는 착각의 지속성 때문에. 그것은 그녀를 넘어서는, 모든 것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는 창조적 열정으로 그 자신을 그 속에 내동댕이쳤고, 내내 더해 가면서, 그의 길에 떠 있는 모든 빛나던 깃털로 그것을 때려눕혔던 것이다.(이정석 역) /개츠비의 '위대함'은, 한 여자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이 아니라, 사랑이 어찌 변하냐고 믿는 숭고한 몸부림이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빛나는 깃털로 때려눕혔다'라는 표현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엄연히 은유적으로 그렇게 쓴 것입니다.)

p. 562 (중략) 이 소설은 이른바 '언어적 유희'가 아주 심합니다. 그 '유희'는 보통 원어민이 보기에도 잘 알아보지 못할 만큼 복잡합니다. 그래서 영미소설 중 최고의 문장 중 하나라고 일컬어지기도 하는 것일 테고, 100년이 지나도록 미국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할 터입니다. 아무튼 이 소설에서 개츠비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는 그의 표준어가 아닌 영어로 인해 발생하는 측면이 큰 것으로 서술됩니다.


p. 584 문학작품 속 문장은 어떤 경우 한 문맥만 떼어 놓고 보면 도저히 번역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듯 압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으로 인해 (더군다나 중의적 의미까지 더해져)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바르게 번역하지 못하면 작품 자체가 엉뚱해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p. 597 아마 번역은 그럴 것입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떼어 놓고 보자면,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이해하기 힘든 게 더 많은 것. 그래서 과연 이 책 한 권을 어찌 정확히 번역할 수 있을까 싶은 것. 그런데 역으로 생각하면 앞의 내용이 있기에 다음 문장 다음 문장이 어떤 식으로든 정확한 하나의 의미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번역에도 하나의 답이 존재한다는 사실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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