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오랜만에 괜찮은 책을 만난 듯 싶다. 앙드레 고르의 [사회주의를 넘어서]와 권력의 자장과 반론을 가정한 글쓰기의 척도를 보여주는 존스튜어트 밀의 책 [여성의 종속], 그리고 조금 시기가 늦은 듯 싶지만 명랑좌파를 꿈꾸는 우석훈이 얼마나 글쓰기에 곤혹스러웠는지? 그리고 노무현시대를 다시 보기엔, 그리고 작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현실을 퉁~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는지 다시 보여준다. 역사는 기회를 가끔씩 준다. 되돌아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 당분간은 그리 늦지는 않을 듯 싶다. 앞만 쳐다보고 걷지 않는다면 말이다.

 

 

 

 

 

  

 

 

 

 둘. 요즘 우울하십니까?는 그래도 요기할 만한데,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 아직도 난감하다. 감성들이 들쭉날쭉 여기저기 형채를 볼 수 없듯이 붙어 있는 듯한데...적다보니 묘하게 땡긴다. 나쓰메 소세키 소개서와 이진경님의 책을 골랐다.     

   

 

 

 

 

 

 

 셋. 러셀에 관한 만화책 [로지코믹스]는 자서전에 충실을 기해서 만들었고 평들대로 탄탄하다. 하지만 자서전 만은 못한 것을 각오해야 한다. 촘스키책은 조금 많이 실망이다. 70년 강연을 묶은 것인데 참조만 해야할 듯 싶다.

 

 

 

 

 

 

 

넷. 도서관에서 빌린 그리기 관련 책들. 한권 더 있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천소양의 그림을 보다 놀랐는데, 그는 사실대로 그리는 허구를 깨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느낌을 그리고 추상명사를 그리고, 낙서가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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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식*산 독수리봉을 다녀오다. 마침 운무가 반겨 저 멀리  옥천 산자락이  향수처럼 은은하다. 12k  3:00 

뱀발.  정상부근. 의사분들이 산행을 하다  일행 중 한분이 쓰러져 응급처치를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119구급대와 헬기, 다급한 전화 걱정어린 산행객들.  참나무 사이로 간신히 헬기에 태워 이송시킨다. 무사했으면 좋겠다 싶은데... ..(조바심이 나고 혹시나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아무일없겠지) 산행을 마치고 기념 손수건을 살 겸 들른 가게와 산행객들 사이에 소문이 파다하다. 마취과의사들이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책읽는 가게 할머니는 의사들이 몸챙길 수 있겠어. 돈때문에 몸 챙길 여력이나 있겠어라고 한다. 최승자 시집과 인생수업 그리고 몇권의 책이 눈에 잡힌다. 할머니는 커피한잔을 권하며 10년쯤 된 이곳의 인심을 얘기한다. 75호정도 있는 마을인데 변두리 인심이 살아있어 상가에 다들 발벗고 나서는 훈훔함을 전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세천막걸리 몇병을 사왔다. 이곳에 세금을 내는 술과 세상에 관심을 둬야한다는 말씀들이  남는다.  .........오는 길 허전하여  지역서점에 들러 이책저책 챙기다 녹색의 고간사를 만나 수인사 겸 근황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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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그림자)와 안남(다가갈 수 없는 나라)

해보세요. 둔산좌파.
둔산좌파.
둔산좌파.
둔산좌파.
둔산좌파.
이상하네요.
둔산좌파.
둔산좌파. 라고 말할수록 이 둔산좌파가 그 둔산좌파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렇죠. 둔산좌파.
둔산좌파.
둔산좌파가 말이죠. 라고 나무님이 말했다.
전부 다르게 생겼대요. 언젠가 책에서 봤는데 죄다 다르게 생겼대요.
그렇데요?
그런데도 그걸 전부 둔산좌파, 라고 부르니까. 편리하기는 해도, 둔산좌파의 처지로 보자면 상당한 폭력인거죠.  37-38쪽 

-[책 원문]-

blog.daum.net/tjca/192 [둔산좌파 글원문]

뱀발. 나무와 이야기를 나누다. 문화의 중요성으로 얘기해달라는 부탁과 맥락을 나눠봤다. 모두에 있을 ㅁ ㅅ씨의 발제가 대략 이럴텐데 반론은 위와 같은 요지다. 조국도 그러하며 말을 추상화시켜 만드는 순간 그로 인해 득도 보겠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추락할 위험성이 더 크다 한다. 그런면에서 방향으로 제기하는 순간 이해는 쉽겠지만 이렇게 스러지는 위험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지적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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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끝났다
    from 木筆 2011-11-18 08:32 
    불편들을 감내하고 준비하신, 그 행과 행 사이를 고민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고맙다.늦가을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온다.
 
 
 

그림자라는 건 일어서기도 하고 드러눕기도 하고, 그렇잖아? 물론 조금 아슬아슬하기는 하지. 아무것도 아니지만 어느 순간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닌 게 되어 버리면 그 때는 끝장이랄까, 끝 간 데 없이 끌려가고 말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1. [백의 그림자] 도심 전자상가의 철거장면을 그렸다. "그림자라는 일어서기도 드러눕기도 하지. 아무것도 아니지만 어느 순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면 끝장이지."  따듯하고 부드럽다. 난쏘공과 달리 화법도 세상을 어루만지는 방법도 평화롭지만 달리보면 날카롭다. 부드러움과 안온함의 가장자리를 다니다보면 현실이 이렇게 비겁하게 서 있음을 느끼게 한다. 백百의 그림자들. 불순한 현실들을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지 않게 백권쯤의 연대는 없을까? 생각_행동을 제조해내는 매체의 드라마들이 이렇게 무심한 듯, 깊이감을 그려낼 수 있다. 그렇다면 원심력을 갖는 생각_행동이 구심력을 가질 수 있을까? 현실에 주어진 그림자에 고민을 들여대고 현실에 불꽃하나 태울 수 있을까? [저지대]의 시같은 소설과는 또 맛이 다른 지금여기를 묘사하는 힘이 강건하다.

2. [annam 다가갈 수 없는 나라] 겹쳐 읽다. 신이든, 선교든, 다가설 수 없는 나라에서 그들의 의도를 건졌다.고 오독했다.  원하는 의도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없다. 의도에 매몰될수록 의도하지 않는 날것들을 별반 건질 수 없다. 확율을 높이기 위해 실뿌리를 여기저기 남기는 수밖에.  다가설 수 있는 나라엔 아마 얻어야하지 하는 그런 비법은 없으리라...그림자...안개...무진... 나는 길이 어디인지 모른다. 그저 손놓지 않고 지금당장을 번지게 하려 애를쓸 뿐.  그 한방울이 안개를 더 짙게...그 그림자가 어둠을 더 짙게...하지만 언젠가 빗방울로...언젠간 환함으로... ...지금당장이 되보일지도 모를 것이다. 비로 씻기고 어둠이 눅눅해져서... ...

뱀발. 문체도 날렵한 활자의 편집도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술술 강렬해지는 두권의 책을 권면받다가 짬독하여 읽다. 건넨 이의 의도보다 다른 잿밥에 관심이 많으니, 책을 권하는 이는 늘 무심해야 한다.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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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11006
    from 木筆 2011-10-20 14:04 
    해보세요. 둔산좌파.둔산좌파.둔산좌파.둔산좌파.둔산좌파.이상하네요.둔산좌파.둔산좌파. 라고 말할수록 이 둔산좌파가 그 둔산좌파가 아닌 것 같은데요.그렇죠. 둔산좌파.둔산좌파.둔산좌파가 말이죠. 라고 나무님이 말했다.전부 다르게 생겼대요. 언젠가 책에서 봤는데 사람마다 다르게 생겼대요.그렇데요?그런데도 그걸 전부 둔산좌파, 라고 부르니까. 편리하기는 해도, 둔산좌파의 처지로 보자면 상당한 폭력인거죠. 37-38쪽-[책 원문]-
 
 
 

탈자본주의, 비자본주의를 지표나 이론으로 삼아보자. 그리고 일상을 천가지쯤으로 나누어 작은 길을 셈해본다. 계급이나 처지가 있다. 입장 처지에서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숨쉬는 것 하나하나 자본주의의 하늘아래 있다. 그렇게 일방으로 모는 것은 많지 않다. 그 간극을 벌리는 것은 자본주의 하늘아래 있음을 가정하고, 하나하나 불편을 가정해보고 고민을 끝까지 셈해보는 것이다.)


고민을 잘게 쪼개고 셈해본다.

대표/장의 자리를 놓을 수 있는가? ***같은 생각과 짓을 하고 있다라고 또 다시 지탄을 받는다면 모임에 다시 나갈 수 없을 것 같다. 식구는 그 고민을 하고 또, 아카데미에 나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설령 그러하다면 흔들릴 수 있는 구석이 적은 종교가 선택하기에 맞는 것은 아닌가하는 얘기를 들었다. 모임에서 제기한 것은 모임이 불화를 조장하는 역할을 해야한다에 연한 것이다.

고민이 있으면 논문과 책에 의존 해본다. 그 논리는 투명하고 정연하다. 그를 통해 나의 문제에 대해 조금씩 진지하게 보는 것 같다. 몇차례 나타난 문제들도 그렇게 자료를 보고 논문을 보면서 해결해 보았다. (혼자, 사람은 혼자일까? 사람은 늘 기대거나 붙어사는 것은 아닌가?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을 가정하는 것이 오히려 판단을 흐리는 것은 아닐까? 이론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한번 옆의 감정에 기대보는 것은 어떨까?) 


수유너머에 있고 수강할 때는 모임의 정체성에 고민하지 않았다. 그 정체성은 따로 꾸려가는 것이라 생각했고 관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여겼다. 오히려 아카데미가 정당처럼 무엇을 하는 곳이다 선명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모임이 무엇일까? 선명해도 좋겠지만 오히려 남부럽게 하는 곳이거나, 즐겁거나, 남다른 고민을 하는 곳이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목표나 목적이 민주주의라고 한다면 어떨까 해본다. 만들거나 시도를 해보는 곳이라면 어떨까 궁금해본다. 저기를 따라하거나 배끼는 것이 아니라 독특하거나 새로 짓거나 출발하는 곳이라면 어떨까?)


모임

모임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성원들도 주어진 것이 아니다. 확장하고 만들 수 있다라고 가정한다면, 모임의 분위기도 생각하고, 색깔도 고려하는 것은 어떨까? 불화를 조장하는 얘기를 받아들일 수도, 받아들일 만한 그릇이 되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이자. 그 불화의 불씨를 품을 수 있는 모임을 시작해볼 수는 없을까? 의도적인 불편을 야기하거나 불문율처럼 끝장 볼 수 있는 작은 모임을 만드는 일. 아니면 그 관계를 시작할 수 있는 작은 기댐 같은 것에서 희망의 싹을 볼 수는 없는 것일까?


모임에 대한 지나친 기대도 현실이 아니고, 성원에 대한 지나친 믿음도 현실은 아니다. 외줄타기같은 불안, 만듦, 기댐....그리고 잡다한 먼지같은 것이 현실이고 모임을 만든다.
 

뱀발.   

1.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텐데 그러지 못했다. 일요일 저녁 장*샘을 만나 여러얘기를 나눈다. 나는 디테일하지도 예민하지도 않은 편이다. 어느 정도 과하지 않다면 넘기는 편이고, 괜찮은 일이면 처음과 끝, 과정을 촘촘히 따지지 않는다.  맥주 한모금에 지난 몇년이 빨리 지나간다. 형편이 여의치 않아 맞는 어려움들은 실감하지 못한다. 하지만 실감하는 것이 앞날을 준비하는 것이기도 하기에 차라리 매를 먼저 맞고 싶기도 하다. 

2. 내 삶, 내 방식, 내 고민이 아니라 찌든 우리의 불편, 일상에 물든 불편을 끄집어내어 다른이의 삶, 다른 고민, 다른 방식이 끝까지 나눠지면 좋겠다. 그리고 푸는 것이 이론이 아니라 어느 순간 깨달음으로 서로에게 다른 파장이 미치면 좋겠다. 책 속의 내가 아니라, 현실을 뛰게 만드는 사회를 뛰게 만드는, 일상을 뛰게 만드는 심장같은 이들로 넘쳐났으면 좋겠다. 사회 속의 나로 다른 일상을 살아갈 준비를 보듬었으면 좋겠다. 나에 침잠하지 않으면서 나를 기대면서, 나를 아무생각없이 물결에 맡겨보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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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끝났다
    from 木筆 2011-11-18 08:33 
    불편들을 감내하고 준비하신, 그 행과 행 사이를 고민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고맙다.늦가을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