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오랜만에 괜찮은 책을 만난 듯 싶다. 앙드레 고르의 [사회주의를 넘어서]와 권력의 자장과 반론을 가정한 글쓰기의 척도를 보여주는 존스튜어트 밀의 책 [여성의 종속], 그리고 조금 시기가 늦은 듯 싶지만 명랑좌파를 꿈꾸는 우석훈이 얼마나 글쓰기에 곤혹스러웠는지? 그리고 노무현시대를 다시 보기엔, 그리고 작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현실을 퉁~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는지 다시 보여준다. 역사는 기회를 가끔씩 준다. 되돌아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 당분간은 그리 늦지는 않을 듯 싶다. 앞만 쳐다보고 걷지 않는다면 말이다.
둘. 요즘 우울하십니까?는 그래도 요기할 만한데,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 아직도 난감하다. 감성들이 들쭉날쭉 여기저기 형채를 볼 수 없듯이 붙어 있는 듯한데...적다보니 묘하게 땡긴다. 나쓰메 소세키 소개서와 이진경님의 책을 골랐다.
셋. 러셀에 관한 만화책 [로지코믹스]는 자서전에 충실을 기해서 만들었고 평들대로 탄탄하다. 하지만 자서전 만은 못한 것을 각오해야 한다. 촘스키책은 조금 많이 실망이다. 70년 강연을 묶은 것인데 참조만 해야할 듯 싶다.
넷. 도서관에서 빌린 그리기 관련 책들. 한권 더 있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천소양의 그림을 보다 놀랐는데, 그는 사실대로 그리는 허구를 깨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느낌을 그리고 추상명사를 그리고, 낙서가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