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212 저녁시간이 난다. 마침 유달산이 가고싶었는데 버스편으로 항구도 구경할 겸, 책한권과 지도를 들고 나선다. 이제 버스편도 공간도 제법 익숙해진다. 목포역을 지나 쌍교촌으로 향하는 듯 옛날 시장통과 길이 제법 좁고 곡선길로 접어든다. 항구 한 정거장 앞서 내려 신호등에 관계없이 질주하는 차량들 사이로 여객선들과 일렬로 정렬되어 있는 곳을 돌아본다.

유*산으로 가는 길을 확인하고 어*동산 입구 길로 오르는데 길이 아담하고 좋다. 노*봉까지 2.5k 표시. 왼편으로 이어진 쌍교촌의 길들이 인상적이다. 아직 석면슬레이트 지붕이 다닥다닥붙어있는 모습이 여전히 박화성의 초가집이 있던 소설 한꼭지를 연상시킨다. 그 골목골목이 눈에 낯설지 않다. 대숲 소리도 바다를 향해 휘돌아가는 길엔 어김없이 바람이 몸에 찰싹 달라붙는다. 그렇게 곡선을 완보하니 길이 참 아담하고 운치있고 도시의 반짝이는 불빛이 알맞다. 군데군데 보이는 화실들이 유난히 많다.  





노*봉, 일본 영사관 건물인 목포문화원은 개보수 중인데 올려다보이고 반듯하게 내려다보이는 위치가 대전의 잔흔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신의주까지 939km인 국도 1호선의 기점으로 흔적들을 훑다. 이제서야 중동나지 않은 채 어슴프레 이곳이 이어지는 것 같다. 싼 화분하나. 또 다른 생활용품을 하나 챙기고 버스편으로 돌아온다. 6k 시간반. 인도가 좁은 것이 흠이지만 남산보다 호젓함은 더 즐길 수 있는 듯하다.  

뱀발. 

우석훈 시리즈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한밭 일터 란이 꽃대를 올렸는데 궁금하다. 이곳 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꽃대 출발점에 맺힌 물방울과 꽃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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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07 물음을 공유하는 우리?!!

하나. 

 

 

 

 

 

 

 

 

 

     
 

24-5만의 작은도시. 한때 6번째 대도시였던 목포는 복제품처럼 근대도시들이 갖고 있는 원도심과 구도심 외에 일도심을 하나 더 갖고 있다. 1897년 개항, 조차지로 시작한 도시는 이로 백년이 지난 1997년, 상징하는 바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여기저기 상징조형을 심어두었다. 뻘의 2/3를 매립하여 만들고 있는 도시. 유달산의 아름다움에는 일본 진언종의 홍법대사의 88순례지가 버젓이 모식된 상흔이 있는 도시이다. 

하나같이 도시들은 아파트를 끊임없이 심고, 올리고, 이벤트로 얼룩져 있다. 근대의 상흔을 이렇게 온전히 남기고 있는 도시가 있을까? 전통의 공간은 왜구를 막는 진으로만 있고, 나머지는 온갖 일제의 흔적과 무턱대고 모방과 복제만하는 지금의 흔적만 분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둘 

 

 

 

 

 

 

 

 

셋 

 

 

 

 

      

 

     
  스토리: 좌측통행게임(어느 것을 선택해도 엇비슷하다. 대학입시제도), 상륙게임(한쪽이 승리하면 한쪽이 패배한다. 성과급분배),장미전쟁게임(남녀의데이트, 양보를 해야 데이트를 할 수 있다) 가위바위보게임(몇번을 해도 새로운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1. 캐비아 자본주의: (캐비아논쟁)캐비아의 변화(쌀-과외와 부동산-조기유학과 영어연수와 더 넓은 아파트,승용차), 조정자만 남기고 생산유통을 외부화하는 방식은 창조력의 약화로 문제가 생긴다.
2. 귀공자 자본주의: 이십대와 일하는 법 - 더 군대의 신참자 천명의 한목소리. 자유도 1인 조직. 보통사람 10만명이 귀공자 한명을 먹여살리는 현실. 그들의 용돈내역서. 책한권이 없다.
3. 주지육림 자본주의: 여성과 일하는 법; 해방 이후의 신여성을 완전히 때려잡다. 주2일제-전문연구직(정규직화) 마초지수. 다른 방식으로 똑똑한 학생. 임금의 1/3로 줄이기. 폭탄주와 단란주점만 남는다.
4. 짝패자본주의:지역과 친하게 지내는 법 - 토호노릇. 변덕스럽거나 변화하는 소비자.
5. 조폭 자본주의: 중소기업과 일하는 법 - 유럽은 사회전체의 상식으로 볼 때 어렵고 미국(공정거래위원회의 힘)과 일본 모델의 절충이 필요. 도요타와 같은 일본 기업 모델에 유럽식 사회적 합의를 접목시키는 것이 또하나의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넷.  시집 몇권 

 

 

 

 

뱀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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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울며보채구투정으로 씨름하다 곤히 떨어진 갓난아이의 잠 그리고 그 아이를 바라 보는 부부의 웃음 
 

   망자앞, 속울음과 속멍으로 가득한 대열. 영정사진과 혼을 달래는 노래 가사 마지막 소절. 납덩이처럼 무겁게 가슴속에 꽃히는 눈물. 마음과 몸에 돈과 살바른이들이 입으로는 낼 수 있으나, 마음으로 낼 수 없는 소리 

愛   어색함이 아직까지 내리지 않을 무렵. 그(녀)의 말에서 번지는 냉이같은 향기 
      
  한밤 두밤 풍경이 마음과 몸에 깃들며 곡선으로 곡선으로 파도의 포말처럼 스며드는 즐거움

 
     

 뱀발.  편하다는 말. 편안하다는 말의 부사. 부사를 사랑할 수 있다면 훨씬 마음이 따듯해지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바닥의 아픔에 대해서도 더 뜨거울 수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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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을 공유하는 우리를 위하여

- 한국인 가운데 진보라며 분칠한 이들조차 국가 민족 가족 성 죽음 등에 대해 통념.고정관념.선입견에 갇혀 있다고 그는 단언한다. "당연하다고 굳게 믿고 있는 전제를 다시 한번 의심하고... 간단히 답을 얻을 수 없는 답답함을 견디며 끊임없이 묻는 것, 이것이야말로 참된 지적태도"라는 게 그의 신념이기 때문이다. 이번 책은 특히 "주어진 답을 공유하는 '우리'가 아니라, 어려운 물음을 공유하는 '우리'로서 되풀이해서 만남을 이어가기 위하여" 펴냈다는 설명이다...한겨레 2009. 2. 6일자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라는 전진식기자의 책소개에서

"블랑쇼, 희망 사라진 곳서 미래 긍정할 준비"

..그 개념들 가운데 '중성적인 것'이라는 개념이 있다. 블랑쇼는 '중성적인 것'에서 모든 이데올로기와 모든 동일성의 신화와 결별하는 문학의 결정적인 힘을 알아본다. "물음을 가져오는 글쓰기, 그것은 네가 세계의 과거 가운데 어느 날 받아들였던 존재(전통-질서-확실성-진리 그리고 모든 유형의 정착으로 이해되는 존재)와의 관계를 더 이상 네게 허락하지 않는다."....바로 희망이 사라진 '절대적' 밑바닥에서 저는 진리와 인간의 미래를 전적으로 긍정할 준비를 합니다. [기다림의 망각] 책소개와 기고문 파리7대학의 크리스토프 비당교수글.

 
   

 뱀발. 

1. 주말 책을 빌리러 아***에 들러 시집몇권 삼국장 우*훈 책을 납치하다. 식사할 겸 간 곳이 목*홍탁집이다. 막걸리에 이야기도 달고, 단 이야기에 꼬들빼기같은 물음을 섞는다. 우리는 혹 멈춰서야할 지점을 빨리빨리 통과해버리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을 해야하는 지점에 서면, 그 고민을 애써 회피하고 싶은 것은 아닌가? 고민을 처리하는 습속이 어느덧 배여버린 것은 아닌가? 한겨레 신문에서 잠시 본 흔적은 내내 둥둥 떠다닌다. 어떻게 할건데는 없고, 누가 해결하겠지? 그리고 누군가 처리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고민은 무엇인가? 진짜 고민은 무엇인가? 우리의 물음은 무엇인가? 우리 모임, 우리 단체...그 물음은 유사한 무늬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닐까? 

2. 물음에 정지하는 연습은 어떨까? 절망의 바닥을 이야기하는 블랑쇼의 흔적은 무엇일까? 글쓰기 앞에 저렇게 묵직한 납덩어리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 희망을 이야기하지 말고 절망의 바닥을 살피라는 목소리는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3. 현실이라는 바다는 예상한대로 펼쳐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 그 진리는 대행업자가 로고스에 가득한 현인이, 경험많은 자가 풀어주고 이끌어주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현실이 예측가능하다면 그렇게 가는 것이 맞겠지만, 현실의 꼬리를 잡기에도 허둥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차피 현실이 그러하다면 현실이라는 이무기가 움직이는 아래와 위를 가능한 한 넓게 잡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막다른 지점에서 보험업자같은 대행을 바랄 것이 아니라, 될 수 있으면 다른 처지와 위치, 관점을 모으는 것이 현실이라는 괴물의 행동의 반경을 가급적, 그래도 더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4. 그런 이유로 물음에 맞닥뜨려 하여야 할 것은? 다르고 다르게 나누는 것이다. 머리도, 가슴도, 몸도, 마음도 모두모두 필요한 것이다. 갑의 관점과 을의 관점과 비추는 것이 다르면 다를수록 현실이란 괴물의 윤곽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놈이 요동치는 범위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이대로, 대행만 바란다면...저렇게 저렇게 민**총처럼 괴물에게 상납만 하는 자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아닐까? 

5. 취기는 오르고 깊이 물음을 찾지 못하며 흐른다. 몸의 연대에서 마음의 연대로... ...날이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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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90201-10 (ing)
    from 木筆 2009-02-12 09:11 
    하나.                둘                  셋                    넷.  시집 몇권    
 
 
 

 

 뱀발.  

0205 어젯밤 마실 삼아 시립도서관을 찾다. 가는 길 학생에게 물으니 버스를 타고 가란다. 멀다구 말이다. **경기장에 내려 걸어가면 된다고 잔뜩 걱정어린 표정을 짓는다. 격자형 도로를 보니 그다지 멀어보이지 않는데도 말이다. 걷다보니 예상대로 그리 어려운 길이 아니다. 구름다리를 건너고 듣던 중고등학교 앞에 서니 올려다 보이는 곳이 한번에 도서관임을 알겠다. 언덕길을 올라 명함으로 대출카드를 만들고 책구경을 하다 대출을 받다. 이곳 관련책을 다섯권, 한권의 시집은 보고 되돌려 놓았는데, 마음이 묵직하다. 그가 다루는 의자, 발, 바닥...등등 한참 시선을 끈다. 

0205 동백이 없다 싶었는데, 그 도서관 진입길에 활짝 펴있다. 저 내려보이는 반짝이는 불빛들처럼, 100년전 유*산자락을 반짝거렸을 초가집 삶들도 어린다. 그렇게 책을 정신없이 읽다보니 잠을 청하기 어렵다. 몇시간 잔뒤 마저 다른 책을 권하다 잠들다. 

0206 아침 일터회의뒤, 저 멀리 점심겸해서 마실을 가다. 진* 쌍*사. 상록수림의 팽나무 동백나무 굴참나무 아직도 1/3은 진록이다. 산도 동백꽃도 붉고 붉다. 대웅전 앞, 핀 동백반, 바닥에 빛바랜 동백반. 온몸이 환해지고 머무르고 싶은 안온함을 못다하고 돌아선다. 그렇게 중동내고 돌아오니, 운**방의 소치 허련의 그림들도 볼 수 없던 것이 못내 아쉽다. 신안-진도-강진-제주로 이어지는 맥은 아직도 건재한 듯하다. 하지만 늘 서권기가 따라서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들지만... ...  이곳 근대사산책은 따로 정리해야겠다. 마저 강독한 뒤에 말이다. 오늘 대*모임의 말미에 이곳 교회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기와 다른 이면이 한가득이다. 한가득. 이곳은 원도심과 신도심이 아니라 일도심-구도심-신도심의 번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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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2-07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립도서관은 저도 아직 못가봤네요.
동백이 활짝 피었나요?
저는 어제 봉오리 맺힌 것만 보고 사진 찍어왔는데.

2009-02-09 0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