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지 20년이 되지 않은 절인 것 같다. 대웅전과 삼성각, 입구에 탑과 약사여래불이 있다. 포대화상에겐 정작 중요한 포대 布袋도 보이질 않는다. 형식이 굳이 중요하겠는가 오고가는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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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망자가 이승을 떠난지 100일. 명부전의 시왕들은 7일에 한번씩 7번 49재를 지내고 100일이 되는 날 ( 5번째 염라대왕을 지나) 8번째 평등대왕에게 심판을 받는 날이라고 합니다. 1년, 3년 포함 10번을 거치면 새로운 생을 받아 또 다른 길로 나서게 된다고 합니다. 불자는 아니지만 약사여래불 옆 관음보살과 그리고 지장보살에게 특히 잘 보이고 싶습니다. 지장보살은 시왕들에게 죄를 감해 줄 것을 간청하며 하나도 남김없이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라고 합니다. 이승과 저승이 분간이 가지않는 지금 이승에 와서 백재百齋에 평등대왕의 칼날같은 바람의 심판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승이 아니라 이승이 더 지옥은 아닌지ᆞᆞᆞ

 

 

 

 

2.

 

밥도 묵자라는 묵자선생은 '동이同異'라는 말씀을 하셨다 합니다. '같은 건 취하고 다른 건 남겨두어 품을 시간을 둔다'는 거라고 해석해봅니다. 신동아 최근호는 상장사 사외이사를 전수조사하여 관피아 1500명 이상 명단을 확보하여 발표하였습니다. 비정상화의 정상이라는 자충수는 오히려 할일이 많습니다. 김영란법을 원안대로, 관피아는 관피아대로, 해병대캠프ㅡ안전재해ㅡ 할 건 하라고 정치인이 있는 건 아닌가요. 연구하고 원칙세우고 분석하고 예비정치인도 아니고 덧셈 뺄셈 분간 못하는 것이 지도부의 할일이 아니잖겠습니다.

 

정치인에겐 내일이 없습니다. 지금 당장만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그런 기득권을 준게죠. 정치인이 드물다 못해 없는 현실은 아닐까? 감자 상품내놓는 사람에게 특 상 중, 하품도 하하품은 없습니다. 뺏지달고 있는 분들이 지금 나는 하하하품이다 자랑하고 있다는 걸 ᆞᆞᆞ왕특, 왕왕특 모두 기억할겁니다. 아마도 ᆞᆞ교육감도 지치단체장도 현직에 있는 위정자들도 '동이'란 묵자 말씀을 다시 새겨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을 견뎌내고 있는지 각성은 있는 것인지. 어떡하다 정치인들이 눈치까지 없는 지경인지 ᆞᆞᆞ

 

 

 

(박원순시장님도 안희정도지사님도 발언없이 묵묵부답할 일이 아니죠. 대승적 정치를 하셔야해요. 하려구만 하면 세월호의 슬픔덕에 당선된 모두에게 해당될지도ᆞᆞ 똑같은 지금은 두번 다시 오지 않는거죠 ᆞᆞ곁들여 말합니다. 은수미 외 국회의원 동조단식을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면책특권이 있다는 것 조차 잊은 건 아닐까? 말을 해주세요 못할 말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이 바라는 건 그것일겁니다. 열정과 억눌린 말과 느낌을 풀어주는 일 ᆞᆞ 벙어리를 자청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직업으로서의 정치인! )

 

 

뱀발. 해가 가라앉아 발길 돌릴 곳이 마땅치 않아 인근 작은 절을 다녀오다. 마음도 가라앉지 않아 이렇게 자맥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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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908년 11월 일본에게 조선에 대한 지배권 인정을 재확인해주고 아울러 만주에서 일본의 특수지위를 인정해주는 협약을 체결한다. 루트-다카히라 협정이다. 당시 미국 국무부장관 엘리후 루트와 주미 일본 대사 다카히라 고코로 사이에 맺어졌다. 이것은 최근에 이르기까지 가쓰라-태프트 밀약에 비해 그간 국내 학계에서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일본에 의한 1905년 을사보호조약의 강제를 예정하는 것이었다면, 루트-다카히라 협정은 1910년 8월 22일 조선 제 3대 통감 테라우치 마사타케와 대한제국 총리 이완용 사이에 비밀리에 조인된 한일병합에 대한 국제사회의 승인을 미국이 사전에 보장하는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462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의 현실적인 적용 대상은 유럽에 한정되었다. 독일과 소련의 중간에 위치한 중동부 유럽지역의 소수민족들이 독립하여 독일과 소련의 팽창을 견제하는 효과를 미국과 영국은 기대했다. 윌리엄 애플먼 윌리엄스가 일찍이 지적한 대로, 우드로 윌슨은 말로는 이상주의를 주창하면서도 라틴 아메리카에 확립해온 억압적 장치들로부터 이 지역 국가들을 해방시킬 어떤 의도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의 시대에 영국과 프랑스가 제국주의적 특권을 포기할 의도가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와 함께 아시아를 공동경영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미국은 결코 민족자결주의의 보편적 적용을 선택하지 않았다. 475

 

 

 뱀발. 1권 제6장 일본과 동아시아 그리고 전쟁,  2권 미일 제국주의 카르텔과 그 변용, 그리고 파국을 읽다. 재워두다가 손길이 가지않아 놓아두었는데, 전향 세미나 뒤 일본통사가 궁금해 살펴보게 된다.

 

일본의 특성을 경계의 위치로 설명하면서 그 특색이 유럽을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독자적이면서도 그렇지 않은 역할에 비해 조선은 일본에 대해 너무도 몰랐고 명나라의 위치에 빠져있어 변화를 눈치채고 있지 못했다고 한다. 이순신에 대해서도 이은상이 영웅으로 과도하게 묘사한 부분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달리 읽어야 할 부분도 있다고 한다.

 

미국 역시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로 각국의 독립을 지원했다고 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미국과 일본의 카르텔 관계는 한일합방 승인, 만주국 수립에 대한 정치적 이유 등 다시 살펴볼 부분이 많다고 한다.  한미관계 전문가였던 이삼성교수가  각고의 노력과 심혈을 기울여 집필하고 있다. 역사인식에 고정관념들이 오히려 지금을 풍부하게 보지 못하게 하고, 더 깊이 달리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이어서 조금씩 본다. 질문꺼리가 많이 늘어난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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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향, 이른 출근 조금 일찍 올라가며 책을 마저 본다.  건망의 속도가 커지는 나날. 읽어도 기억이 또렷하지 못하다. 맥락만 희미하게 스며들 뿐, 사실들은 까만 점처럼 잊혀지거나 썰물에 실려나가는 듯싶다.  더위에 하루가 시들하다. 국가는 공진화하는 것일까? 국민을 동원하고 유행에 맞물려 야심가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일까? 약자들은 지식인과 엘리트들에게 이리저리 떠밀리다가 스스로 접기를 반복하기만 하는 것일까? 서럽고 안타까운 일상과 버거운 삶에 남기는 향기는 늘 세상이 썪지 않게 하는 자정의 역할이란 수동에만 머무른 건 아닐까?


2. 간절함은 사진처럼 박혀있다. 찰라의 아픈 장면은 낙인처럼 부모 마음에 새겨있다. 아프다는 목소리가 떨린다. 마음은 어쩌지도 못하고 병원에 가서 진통제를 맞으라는 채근밖에 할 수 없다. 마음은 내내 아이의 목소리에 걸려서 오고가는 길 내내 흔들려 들썩인다. 체질을 바꾸어주지 않는 이상 약물치료의 한계가 같이 잡혀 버겁다.


3. 좀더 비교를 해본다. 문과 성향과 이과성향,  스토리로 비유를 들고, 사실만으로 말을 건네려하고, 말의 이면을 헤아리려하고, 사실만 잡아내려 한다. 사실만 얘기하면 의도하는 바가 적확하나 무미건조하다. 이야기와 뉘앙스가 과다하면 풍부하나 번잡스럽게 습기가 많기도 하다. 소설 속의 가, 나라는 인물로 비유를 드는 갑과 정확하게 의사표시하지 않는 을에게도 문제가 있다라고 제기하는 병이 나선다.


 

4. 낭만적 유토피아 소비하기: 다 읽어가는 시점에서 소회를 갈무리해보면 로망도 은신처가 없다는 것이다. 제조되듯 몸에 붙어사는 현실의 촉수는 욕망할수록 그 도피를 채워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낭만이 없다'라고 하는 편이 더 낭만에 근접할 수 있다. 저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이겨낼 사랑이 언젠가 왕림해줄 것이다. 나를 데려가 줄 것이다라는 환상에 벗어날 때만 현실에 섞인 사랑을 발견해낼 수 있다. 아프다는 것,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의 감정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과정이 더 근사한 현실이 될 수 있는 로망이다. 도피한 사랑은 없다. 사랑과 낭만은 구하려하지 않을 때 조심씩 현실과 일상에서 발견될 수 있다. 여기 저기 현실을 너머가게 하는 보물찾기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신은 멀리 있지 않다.


 

5. 여운이 남아 단청에서 시작한 궁금증은 탱화, 불상...문양 등등 불교문화재로 번진다. 가려서, 겹쳐서 책과 책사이 명사를 바꿔 문장을 다시 만들어본다. 잊히면 또 다른 곳에서 그 명사를 넣고 문맥을 다시 가다듬어 본다. 명사가 문단에서 겨우 살아남는다. 누가 되물어준다면 몸이 서툴게 말할 것이다. 몇번 더 물어준다면 몸은 자연스럽게 말할지도 모른다.  앎에 옹이도, 응어리도 침전물이 필요한 때인 것 같아 애써서 공부해본다. 더 알고 싶고 더 연습해보고 싶다. 몸의 말, 그 맛을 보고싶기도 하다.

 

6. 이 버겁다. 그러면서도 섬기는 버릇은 줄지 않는다. 어제의 끝자락까지 부풀은 마음은 가라앉지 못한다. 사람이 평생 마실 술의 양이 정해져 있다라고 한다. 사람이 평생 고민할 양도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 사람이 평생 행복할 양도 정해져, 지금까지 불행에 가깝고 힘든 이들도 좀더 행복해지는 나날이 되면 더 좋겠다.

 

뱀발.  불교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건 부정적이냐 긍정적이냐가 아니라 진실이 무어냐는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 도법스님은 말한다.  불교문화재가 국보와 보물에 절반 이상인데도 너무도 등한히 한 일상이다. 여운도 남아 읽다보니 이렇게 서문이 걸린다. 나이 서른의 젊은 친구의 발제를 듣다나니 오히려 반갑고 말미 함께한 친구와 선배와 이야기과 술을 더 기울인다.  주말도 빠른 듯 느릿 움직인다. 오고 가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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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뉘.

 

1. 막내가 이틀째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다. 부모된 마음으로 그 아픔은 고스란히 전해온다. 공간도 거리의 문제도 아니다. 덜컥거리는 마음은 혹시나로 번진다. 아픔을 내장하는 법을 배우라는 듯이, 그래야만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채찍질 같아 뫔을 바로 세운다.  어제는 탱화라는 책을 읽다. 명부전에 염라대왕을 비롯한 십대왕, 구천에 떠도는 아픈 귀신들의 넋이 마치 내 것인냥 숙연해진다. 유가족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질까? 아이들의 마음도 부모들의 마음도 얼마나 더 헤어지고 너덜너덜해진 심경이야 오죽하겠는가? 세상은 늘 제대로 서본 적 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2. 友 우란 글자의 어원은 손이다. 두손을 맞대고 있는 共 자와는 달리 오른 손을 겹치고 있는 형상이다. 벗이란  그냥 좋을 때 만나고 기대는 사이만이 아닌 것 같다. 손에 손을 더해 일을 함께 하는 사이라고 풀어준다.  개인, 주체, 서사적인 나, 나-너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하고싶은 일들을 같이 하는 사이, 프로젝트 나-너도 좋고 뭔가 해나가는 사이로 관계들에 진전이 있으면 좋겠다. 주어진 일에만 신음하기엔 세상은 너무도 짧은 것은 아닐까? 견뎌내기에만 머문다는 것은 너무 아프지 않은가

 

3. '벗'의 어원은 인도어에서 시작했다고 하는군요. 영어의 boss, buddy도 그렇다하구요. 원래말은 시옷받침이 아니라 '벋'이라고 하네요. 벋어나가다. 관계를 이어나가다라는 뜻이 있다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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