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뉘.

 

1. 막내가 이틀째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다. 부모된 마음으로 그 아픔은 고스란히 전해온다. 공간도 거리의 문제도 아니다. 덜컥거리는 마음은 혹시나로 번진다. 아픔을 내장하는 법을 배우라는 듯이, 그래야만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채찍질 같아 뫔을 바로 세운다.  어제는 탱화라는 책을 읽다. 명부전에 염라대왕을 비롯한 십대왕, 구천에 떠도는 아픈 귀신들의 넋이 마치 내 것인냥 숙연해진다. 유가족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질까? 아이들의 마음도 부모들의 마음도 얼마나 더 헤어지고 너덜너덜해진 심경이야 오죽하겠는가? 세상은 늘 제대로 서본 적 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2. 友 우란 글자의 어원은 손이다. 두손을 맞대고 있는 共 자와는 달리 오른 손을 겹치고 있는 형상이다. 벗이란  그냥 좋을 때 만나고 기대는 사이만이 아닌 것 같다. 손에 손을 더해 일을 함께 하는 사이라고 풀어준다.  개인, 주체, 서사적인 나, 나-너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하고싶은 일들을 같이 하는 사이, 프로젝트 나-너도 좋고 뭔가 해나가는 사이로 관계들에 진전이 있으면 좋겠다. 주어진 일에만 신음하기엔 세상은 너무도 짧은 것은 아닐까? 견뎌내기에만 머문다는 것은 너무 아프지 않은가

 

3. '벗'의 어원은 인도어에서 시작했다고 하는군요. 영어의 boss, buddy도 그렇다하구요. 원래말은 시옷받침이 아니라 '벋'이라고 하네요. 벋어나가다. 관계를 이어나가다라는 뜻이 있다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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