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있는 책들과 강연 안내

 

궁금하다.

 

피케티가 쓴 책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이 땅의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떠오른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과연 몇분이나 봤을까? 찾다보니 부동산 개론과 민법과목의 1차 시험을 마치고 2차시험을 본 분이 180만명이 넘었다. 합격자는 2013년 10월기준 33만명이 넘는다. 그래도 관심이 있어 시험준비를 하고 1차시험을 본 분들이 300만명을 넘는다.  한번 다시 생각해본다.  지금 당장 먹고 살 일, 재테크로 집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르르 손주의 삶까지 생각해야 하는 [21세기의 자본]을 읽으려면 시간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 700쪽이니 주말끼고 3일정도 몰아서 읽거나 부동산 개론 공부하는 것처럼 천천히 책장을 넘기다보면 술술 잘 읽히고 어렵지 않을 것 같다.

 

 

공인중개사 응시 합격 현황(콕!)

 

 

펼친 부분 접기 ▲

 

자식, 손주녀석들은 잘 살아야 되는데...

 

읽고 난 뒤,

 

'이렇게 살면 안되지라는 자각과 공감, 내새끼의 새끼까지 먹여살리려면 또 자격증 따야지라는 한숨과 한탄이 아니라 아 생각보다 심각하네. 왜 미쳐 못봤을까? 복권처럼 나만은 될 것이라는 미몽과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까? 경제라는 게 경제만으로 되지 않는 거래. 결국 정치의 문제이고 문화의 문제라고 해. 그 말 맞는 것 같아. 아저씨, 아줌마는 어떻게 생각해.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1억 줄 수 있는 형편은 되는거야'

 

 

착각이야

 

'이렇게 유행의 물꼬를 돌릴 수 있는 계기라는 것은 착각이자 오해이자 미몽이겠지. 책 좀 읽었다는 사람이나 교수라는 사람들은 힘빼기에 여념이 없을테고, 유행쫓는 신문사와 기자들은 우르르, 우르르 몰려다니겠지. 마르크스의 개념도 모르는 피케티라고 비아냥대고, 경제학의 신처럼 떠받들어 제발 한국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라고 인터뷰따려고 아둥바둥하겠지. 괜히 불안한 정권은 이념서적으로 몰려고 하지 않을까 걱정이야. '

 

 

무엇을 본 거야

 

경제가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정작 중요한 결정은 정치의 문제일 경우가 많다는 저자의 말. 문학 소설과 영향의 장면들에서 먹고사는 삶을 지금 현실과 끈질기게 대유하는 모습들. 200년전의 모습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사실들. 200-300년의 역사를 멀리 떨어진 획일화된 틀로 묶는 것이 아니라 각기 나라마다 사정이 있고 달리 발전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는 점.  아담스미스의 도덕감정론, 존롤스의 정의론, 아마티아 센의 경제와 윤리, 자유의 문제를 겹치려는 노력들.  책 마실길 사이사이 생각의 물꼬를 돌리려 애쓰는 모습들. 선입견이나 고정관념들을 데이터들로 부드럽게 설득하려는 장면들.

 

 

이런 것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거야. 한번 짚어봐야지. 하나라도 틀리면 끝인 거야. 여기가 어딘데 끝까지 짓눌려도 살아남는 독식의 사회인데. 신주단지 모시듯 모신 사대주의의 인이 이렇게 한꺼번에 빠져버리겠어.  '북유럽도, 서유럽도, 사회주의와 사회민주주의의 나라들은 희석되고 버무려져 너무 선명하지 못해. 이념과 이론에 대비해 볼 때 형편이 없다' 라는 강론까지 나돌아다니겠지. 보고싶은 것만 보려고, 보이는 것만 보려는 우리의 신조가 행여 바뀔 수 있다는 것이 더 착각이겠지.

 

 

볕뉘.

 

1. 아마 이 책을 본 뒤에도 자산 포트폴리오 짜기와 굴리기, 자산 업 시키기에 경도되는 분이 십중팔구 많을 것 같다. 중국의 역할과 시각이 돋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아프리카는 식민지 시대의 노예처럼 논의에 빠져있는 느낌이 든다. 21세기, 한세기를 전망하는 힘을 갖게하는 저자들의 공력이 놀랍다. 만약 그 시선에 얹힌다면 무엇을 어떻게 상상해볼 수 있을까? 2008-2009년 세습자본주의의 위기를 겪어내고 있는 와중, 대공황이 아니라 대침체기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불평등을 수습해나가는 과정이나 국가부채, 평등의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이었다고 말한다. 일각에서 말하는 극우파의 우려는 무지에서 나오는 듯하다. 북한과 중국, 동아시아의 변수나 향후 전략은 새롭게 밑그림이 나와야 되는 것은 아닐까? 다르면 뱉어내고 달면 삼키기만 하는 지금여기의 문화적습속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부르디외, 울리히 벡, 지젝, 바디우 하물며  교황이 다녀가도 몸의 습속은 요동도 치지 않는 것 같다. 현실보다 이론과 이념의 끈에 사로잡혀있는 듯한 진보연하는 그룹도 혹시나, 행여 라는 손가락을 자신에게 돌리려 하지 않는다.

 

2. 같이 보면 좋을 책들

 

 

 

 

 

 

 

 

 

3. 21세기 자본-경제만을 발라내지 않고 정치, 사회, 문화,역사에 접붙이려는 노력이 시종 관심을 끌고 있다. 자본 소유의 불평등보다 노동소득의 불평등은 상대적으로 적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한다. 아래표와 같이 노동자, 사무원, 상인, 귀족, 부르주아, 상류층, 계급, 계층으로 집단으로 구분하는 것보다 사회의 실상(형평을 보이게하는)을 담을 수 있는 3.2분위(상위10-중위40-하위50 그리고 상위는 1%와 9%) 사회표같은 제안을 시도하고 있다.

 

유명세와 관계없이 따듯하고 세심하고 문학을 가까이하는 저자의 배려와 선행연구자들의 땀과 결실이 담겨있다. 어느덧 제3부를 건너가고 있다. 1, 2부보다 더 매력적이다.

 

퉁치고 싶은 분들 아무래도 읽지 않고는 안될 듯 싶다. 간명하면서도 설득시키는 기술과 옆의 삶들을 살피려면 ᆞᆞ...ᆞ아 ᆞᆞ침이구나 ᆞ벌써ᆞᆞᆞᆞ

 

 

 

4. 극장국가 북한, 리얼 노스코리아를 보고 있다.

 

피케티의 여운이 걸리는 것은 그의 책 [ 21세기 자본]에는 아프리카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대안에너지나 중국을 긍정적으로 본다면 자본의 원시적 축적으로 상황을 개선시키거나, 정치경제적으로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측면에서 보고 글로벌 연동과 자본의 확충지점으로 타진을 해보지 않는다. 영 글러먹은 곳이다. 1세기동안은.소수국이나 경제력이 미약한 나라는 논외인 것 같다. 노예로 버틴 그리스나, 미국남부를 보더라도 차별이 아니라 잠재력, 현실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발휘할 수는 없는 것인가.

 

언급했듯이 기술에 인간이 끌려다녔다면 인간이 기술을 끌고가는 것도 한가지 방법은 아닌가 대체에너지+자본+인구증가 성장의 범퍼, r과 g 뭐가 문제인가 경제, 정치 다 문제는 아닐까 동시대에 살면서 한달에 1달러 목숨의 경각에 있는 이들의 목숨을 다루지 않는 것은 심각하지 않은가. 상위 10%의 국가의 중산층 이상을 시민이라고 규정짓고 프랑스스타일에서만 보려하는 건 아닌가. 피케티가 북한과 아프리카의 정치경제학자의 당사자 입장이라면 ᆞᆞᆞ그의 21세기자본은 다시 쓰여져야 하는 건 아닐까. 논조에 동의를 전제로 ᆞᆞ삶도 죽음도 똑같이 한표 아닌가. 아픔도 등급이 없는 것이라면 ᆞ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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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다


새롭다 새것만을 탐한다. 문득 망각에 가까운 것은 아닌가. 역사학의 아버지 이븐할둔은 14세기 책에서 놀랍게도 뇌의 기능에 대해 말한다. 뇌의 앞부분이 받아들이는 것에 관여하고, 기억력은 뇌의 뒷부분, 가운데는 사고나 숙고의 과정에 개입한다고 말이다. 새것을 찾고 있다는 착각은 아마 중독된 것으로 목을 길게 늘이려는 것은 아닌가 싶다. 찰나 찰라 뇌의 앞부분만 있는 군상이 아닌가 싶다. 어느 사이에 사유나 숙고,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좀비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찾는 것만 보이고,  보이는 것만 찾으려하는 것이 나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욕망하다


욕망이나마 자신을 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자신너머를 되게하는 것 말이다. 심리적인 저지선을 뚫는 것에는 예의나 예정, 자신에 대한 존중, 존경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불쑥 솟는다. 되기라는 것도 예의상, 미안하니까, 의무감에서 하는 일들은 결코 문턱을 넘지 못한다. 욕망에 편승해서 잘잘못을 떠나 부지불식간에 너머 버려야 그 되기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배려하고 순서를 생각하고 이것저것 이유를 대는 일들이 그 자리에 머물겠다는 구실을 대는 것일 뿐이다.

 

 

 

하나씩만


생각은 여러 번, 여러 곳을 동시에 뛰어다니지만 몸은 한번에 한번씩만 움직일 수 있다. 두리번 두리번하면 할수록 몸은 그 자리에서 어지러움에 뱅글뱅글 돌 뿐이다. 뭔가 하고자 한다면 생각을 몸에 집중시켜보자. 몸이 어지럽지 않도록 한번 생각하고 몸에 맘주고 두번 생각해도 몸에 마음주자.

 

 

 

뱀발.  쓸 글이 몇 편이 있고, 쓰고 싶은 논문? 몇 편을 추스려야 한다. 그러기에 앞서 지난꼬리를 살펴서 나눠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짬을 내어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모으고,  추상화시킨 흔적들을 모아서 추린다.  그러다보니 시간의 결에 잡힌 생각, 자주 쓰는 단어들이 실매듭처럼 맺히거나 거미줄처럼 걸린다. 그 생각꼭지점을 잇는 그물안에 있다 싶다. 자주 쓰는 말, 고민들도 한해-두해의 여운의 그물에 걸려있다 싶다.  그렇게 펼쳐진 나를 보니 이어진 너에 대한 흔적도 읽힌다. 그래서 돌이켜본다.  좀더 욕망해서 너머서야겠다는 마음을 앞에 툭 던진다.  지인들에게 만든 PDF 파일을 보낸다. 마음들을 다시 건네본다. 가을바람 속에 겨울 느낌을 콕콕 쏘는 녀석들이 있다. 사금파리처럼 반짝인다. 왠지 싫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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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사서설을 강의 겸 듣고 있다. 새벽 일찍 관심있는 곳들을 보고 잠을 청하다. 14세기에 쓴 역사학의 분기점이 되는 책으로 지금 아프리카 북부를 다루지만, E.H 카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도시와 농촌의 특징, 왕조와 문명의 흥함과 쇠락의 원인, 학문과 기술의 시원, 이윤은 노동에 기반해있다는 통찰들은 이후 여러 분과학문의 기반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목차와 대목들, 주요 관심꼭지를 살펴보다.

 

 

 

  2. 강연 포스터를 다시 인쇄하였다 한다. 해설본을 볼까하다가 아직 심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직접 강독하려 한다. 곁들여 강연을 들으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듯하다. 귀동냥만 하는 수밖에... ...

 

 

 

 

 

 

 

 

 

 

 

 

 

 

3. 두번째 섹션 - 동아시아 사상사 흐름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사상과 지점을 되살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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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혹시 공인중개사 시험본 적 있나요? 그렇다면 이 책 한번 읽어보면 어떨까요!
    from 木筆 2014-09-24 15:58 
    궁금하다. 피케티가 쓴 책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이 땅의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떠오른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과연 몇분이나 봤을까? 찾다보니 부동산 개론과 민법과목의 1차 시험을 마치고 2차시험을 본 분이 180만명이 넘었다. 합격자는 2013년 10월기준 33만명이 넘는다. 그래도 관심이 있어 시험준비를 하고 1차시험을 본 분들이 300만명을 넘는다. 한번 다시 생각해본다. 지금 당장 먹고 살 일, 재테크로 집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르르
 
 
 

 

 

점심 잠깐 사진만 담다. 진하해수욕장. 울산 물가도, 임금도 높고 사람구하기도 힘들다는 부산출신 청년의 이야기를 듣다. 앞 작은 섬과 넓은 해변가가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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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위의  배

 

1

 

너의 말이 쓰다
밤새 너의 말을 벼린다
벼리다보니 말의 무기와 앎의 사리가 생긴다

 

 

어느 밤끝도 매서운 날
너를 만나
슬그머니 무기를 들이민다
이견의 창끝에 살점이 뚝뚝 떨어진다

 


이번에는 이긴 것 같다
피 좀 더 흘릴 것이다
헤어지는 길 속으로 통쾌하다
앎의 사리가 더 몸으로 퍼져 기운차다
너의 그림자가 쓸쓸해보이니 기분은 좋다

 

 

2

 

그를 만난다
너 얘기를 한다
그 아픔을 삼키지 못해
그는 칼 끝을 숫돌로 갈고 있다 한다


이전의 이전의 행적까지 꼼꼼이
일상의 궤도를 지도에 그린단다
서늘한 기운이  뒷정수리에 박힌다


그를 만날 것이다

 

아니 언제나 만난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시선은 스친다

어쩌다 너를 다시 만난다
싫은 자리 마지 못해
만나지만, 술이 돌고, 꼭지가 돌아
맺힌 말이 가슴에서 터져 나온다

 

3


그날이 올지 몰랐으나
그의 고름이 뚝 떨어져 상처가 드러난다
이렇게 그의 숨을 꺾으니 맺힌 응어리가 풀린다

그는 내편이어서 아프다

이제 그(녀)의 말은 한마디도 들어오지 않는다

 

4

 

그(녀)는 우리 말 때문에
책장 속으로
플라톤의 동굴로 숨어든다
동굴 밖의 그림자가 싸가지없다면서

이론의 이념의 신주단지를 찾아 떠난지 오래
그는 이론의 이론의 이론의 촛불을 찾아
드디어 불을 밝힐 수 있다 한다

 

 

여기가 아닌 저기의 불을 모셔와
불을 지필 수 있다고 한다.
벌써 산의 중턱에 오른 사람이 태반이다.
마을도 잊고
마을 사람들도 잊고
저자 거리의 장사꾼들도 잊고
면벽의 나날은 외롭기는 하였지만
조금만 더 오르면 올라가면, 이론과 이념과 정파의 적만
나의 무기로 섬멸할 수 있기에 자신이 넘친다.

 

 

5

 

산으로 향하는 곳곳 피고름이 흥건하다
떨어져나간 살점이 여기저기다
썩어 문들어진 핏점을 먹고 싹이 터버렸다
산의 봉우리에는 숨이 가쁘고 저기로 가는 사람의 호흡이 거칠다

 

빛은 찬란하지만
어둠을 밝힌다지만
너무 춥고 시리다. 겨울로 겨울로 향하는 길이 가엾다.

 

앎의 사리들로 몸이 버거워 움직일 수 없다

 

6

 

너의 그늘이 사라지자
나의 지지대는 없다
너는 무기가 너무 많아 움직일 수가 없다
산 위에는 사람들로 요란하다
'때문에'와 '때이기'에가 난무한다

 

 

마을로 내려가는 길도 없다
가는 길은 끊어진지 오래
피고름과 살점의 흔적만 어설프게 남아있다
흙과 뒤덤벅이 되어 자란 잡초로만
거꾸로 된 이정표가 안개 속에 흐릿하다

 

7

 

사공을 자처하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너의 말에 떨어져나간 살점을 챙겼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떨어진 피고름에 피는 꽃들만 보았어도
내려가는 길을 찾았을 것이다

저기만 모시지 않았어도
여기에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사칙연산만 하였어도
산봉우리들은 아직 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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