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삶에서 잊지 못할 것 같은 책 [사회 다시 만들기 Remaking Society]

 
곰곰 머리를 조아려도 딱히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책들이 다가서지 않네요. 세상이 광우병, 조류독감의 광풍이나 기후양극화로 더 스산한 이유때문일까요. 그래서 조금 오독을 했습니다.

[앞으로 삶에서 잊지 못할 것 같은 책]으로 말입니다. 머리에서 맴도는 지혜가 아니라 가슴이나 몸으로 울려퍼지는 책들이면 좋을텐데.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깔끔했습니다.

리라이팅과 고전 다시보기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여기], 당연한 것을 달리볼 수 있다는 자체가 머무르지 않기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시선으로 지금을 녹여내고 관점을 만든다는 사실 자체가 불온하고 다르게 살 불씨를 두기 때문입니다.

1989년 책인데요. 역자는 우리나라엔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는 머레이 북친이 저자입니다. 1952년에 벌써 [음식에 있어 화학첨가물이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을 발표했고, 관심분야와 동선이 전방위적입니다. 

제가 굳이 추천하는 이유는 저자의 논지에 공감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지금 여기]를 보는 시선에 닫혀있지 않고, 우리 삶의 여러주제에 대해 논쟁점을 풍요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저기]로 가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지금 여기]를 얼마나 달리보고 그 다른 관점을 우리의 쟁점과 삶으로 녹여내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지금여기] 나의 동선은 물론, 역사에 대해서도 딴지를 걸고, 근본적인 생태중심주의에도 딴지를 겁니다.


맑시스트에게도 지구적 변환에 있어 좀더 열린 자세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번 책장을 넘겨보시겠어요.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더욱 좋겠군요. 민음사, [사회생태주의란 무엇인가],1998, 박홍규옮김으로 번역 되어있네요. 원제목이 훨씬 나은 것 같군요. 

 
                                 사회생태주의란 무엇인가

                        Remaking society : pathways to a green future 

                        지은이 : 머레이 북친| 박홍규 역/출판사 : 민음사 1998.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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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컥! 하나. CSI 와 아류드라마나 아침드라마의 친자소송에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유전자 분석, 그 결과를 믿으시죠. 믿을 수 밖에 없죠. DNA.!!! 유전자. 생명공학. 과학수사의 결실.에 대해 제가 아니라고 하면 어떻게 하실거죠. 유전자에 의한 질병이나 치료가 환상이라고 주장하시면 어떻게 하실거죠. 불과 2-3% 정도만 맞는다고 하면 말입니다. 과학수사에 과학수사가 아닐 확율이 크다라고 하면?, 생명공학의 생명이라 이름붙이지 않고 그자리에 유전자 조작이라고 넣으면 어떻게 하실거죠. 

 
덜컥!! 둘. 희귀병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제가 그 희귀병으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하실거죠. 아마 로또보다 더 큰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라구요. 

 
덜컥!!! 셋. 장기를 기증하였는데, 신심을 못믿고 제가 또 다른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하실거죠. 그 장기가 다른 용도로, 다른 사람들의 돈벌이로 유통되고 거래될 수 있다고 하시면 어떻게 하실거죠. 

 
우리가 알고 믿고 있는 것. 만능 DNA. 생명공학이 아니라 유전자조작, 당신 장기의 유통경로의 불순함이 당신 마음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거죠. 제가 불순한 것일까요. 우리가 순진한 것일까요. 당신의 믿음과 신뢰를 깨뜨리는 발언을 한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편협한 사실을 전달한 책임을 져야하는 것일까요. 

 
다음 소개할 책은 이런 불편한 사실들을 잘 드러내어 놓았습니다. 수많은 연구결과의 산물들을 입체적으로 분류해 놓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과학수사대처럼 과학이라는 레떼르를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유전자 만능론에 여러분의 마음을 무차별적으로 주게 되면, 그렇지 않은 연구결과로 인해, 당신이 살펴보지 않고 일면만 믿게된 연유로 가려진 사실들이 더욱 더 많이 불편해질 것입니다. 이렇게 믿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 믿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하실거죠.  

유전자조작이 성공하려면 필연적으로 종의 경계를 넘어야 한답니다. [조류독감]이 왜 문제인지는 아시죠. 왜 닭들을 닥치는대로 몰살시키는지 말입니다.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종간의 경계를 넘어서려고 하기때문이죠. 돼지 고양이만 아니라 사람에게 전염되어, 사람에게 변형된 바이러스가 만들어질지 모르는 위험때문입니다. 그런데 감자-콩-옥수수..면화...버젖이 생태의 고려를 갖지 못하면서 종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작업이 한참이나 진행되었습니다. 상하지 않는 한가지 때문에 얻고 싶은 단 한가지 욕심때문에 다른 아흔아홉가지, 999가지 종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지 모릅니다. 

 
실험실, 연구실이란 상아탑이 얼마나 무서운지? 유전자조작를 생명으로 컨셉을 바꾸어놓는 일이 얼마나 예방을 하지 못하게 하며, 위험을 감수하게 하는지? 생각을 바꿔봐야 되는 것은 아닐까요?
 

이명박정부가 그렇게 좋아하는 선진미국의 생명산업의 현황을 여실히 볼 수 있습니다. 그 실용의 결과가 얼마나 많은 비참을 낳는지 목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현실에 비추어 사회단체가 할 일. 개인이 고민을 늦추지 않아야 될 지점들을 보여줍니다. 함께 봅시다. 한권의 책 [인체시장]과 시간이 되신다면 [나쁜과학] 한권을 더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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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 2008-05-19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의사가 자신이 어떤 병을 제대로 진단할 확률이 기껏해야 10퍼센트밖에 안된다고 양심고백을 했는데 그 얘기를 들은 다른 의사들이 그를 '신의'라고 경탄했다더라는 이야기

가 떠오르네요. 그런데 이거 어디서 읽은거지..

여울 2008-05-20 10:54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이야기 어디서 들은 거지요. ㅎㅎ. 괴담으로 알려질라나요. ㅎㅎ. 사실이 괴담으로 진화하는 세상이니 ㅎㅎ.
 

상식-양심-인권  리콜과 다시 관계맺기


변 화


벌써 아카시아향이 짙게 내리는 계절이 왔군요. 날씨 안부가 부담스럽지 않을 거라고 이렇게 시작하는데요. 어찌하여 날씨이야기도 그렇지 않은 주제가 되어 버렸군요. 자본의 세계화나 경제만의 세계화처럼, 요동치는 날씨가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부담스럽습니다. 봄에 차례차례 피던 개나리 목련 벚꽃 철쭉들도 그 시간의 간격이 짧거나 한꺼번에 만개를 하더군요. 봄이 화사하다고 좋아할까요? 올해는 유독 황사가 적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름이 슬그머니 걱정됩니다. 가뭄이나 이상고온, 아니면 집중호우………….


그래요. 세상이 변했습니다. 더욱 더 예측가능하고 일상에 부담의 적은 일로만 변화가 드러나면 좋을 텐데. 자본만의 세계는 이 작은 나라에 오로지 돈만 생각하거나, 끊임없이 더 벌겠다는 사고만 팽배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속도와 압력, 그로인한 원심의 효과는 우리의 작은 일상마저 낱낱이 가장자리로 뱉어내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5년전, 10년전, 15년전, 20년전으로 한번 돌아가거나 그쯤에서 지금을 돌이켜볼 수 있을까요?


상식-양심-인권


세상은 기준이 바뀐 것이 아니라 엄연히 변했습니다. 상식이라고 여기던 모든 것은 악화된 것은 아닐까요. 양심이라는 것도 시간의 속도를 달리하며 변한 것은 아닐까요. 아파하거나 느끼는 감수성이 혹시 퇴화된 것은 아닐까? 인권이라는 것도 더 이상 약자를 배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식-양심-인권은 그 자리에 머물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상식 따로, 양심 따로, 인권 따로 거나 그것들이 있기나 한 것일까요? 그렇게 한꺼번에 묶어 (상식-양심-인권)은 세상을 지켜내는데 도움이나 되는 것일까요?


자본에 의해 좁아지고 경제만의 지구화로 좁아진 이 땅덩어리는 정치의 세계화나 문화의 세계화, 아픔의 세계화엔 더욱 더 무관심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프랑스 혁명이나 미국혁명, 아니면 더욱 더 깊숙이 종교개혁 하는 시점으로 돌아가 그 원점을 논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돈과 성장에 세뇌된 우리의 인식 저편에 점점 더 불감증이 강해지는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정말 그것에 중독되어 이면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한쪽에 점점 처박히는 것은 아닐까요. 인권이나 양심도, 상식마저도 말입니다.


자 라 기


상식과 인권, 양심을 회복하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우리들 마음에 혹시 세상에 대한 인식이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5년전, 10년전, 15년전, 20년전의 기준으로 지금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자본이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는 일상은 어이가 없어집니다. 유독 이땅, 이 나라는 자본의 마름인 듯 더욱 더 설치는 것은 아닐까요? 그 와중에 우리는 서로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일까요? 아픔 마음을 서로를 향해 내밀거나 품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전혀 다른 생각과 변하지 않는 수사만 전해 만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들의 관점은 안녕한가요? 우리의 기준이나 관점은 20년전-15년전-10년전-5년전으로 풍요로워진 것일까요?


다 시 보 고


역시 하루에 1년 치의 7-8할이 되는 비가 한 번에 오는 강릉의 집중호우 피해를 경험해도 운하를 파고, 철두철미하게 지키는 나라나 시스템을 만드는 나라도 많은데 광우병 소를 들여오거나 아무런 합의 없이 자본에 항복하여 GMO는 이미 들여왔고, 8시간 노동권을 주장하지만 아이들의 8시간 학습권을 주장하지 않는 이상한 나라의 0교시와 곧 학원자본에 점령될 일상. 인권이라는 것도 민주만 생각 고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압박과 점령되는 선, 점점 작아지는 우리의 반경에서 다시보아야 되는 것은 아닐까요? 그 속도와 압박에 우리의 상식도 양심도 인권도 하찮아지는 것은 아닐까요?

 

다시 관계 맺기


생각해봅니다. 우리의 따듯한 불씨와 열정은 예전과 같은 호흡, 같은 인식으로 관계 맺어야 하는 것일까요? 우리의 아픔의 촉수를 더욱 더 예민하게 해보면 어떨까요? 지구 반대편까지. 우리의 슬픔과 고통을, 세계의 비참에, 목도하는 자본만의 일상에 생각이라도 균열을 내어보는 일. 한번 쯤 옆의 따듯한 모임. 사람들과 마음과 고민을 나눠보는 일. 함께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는 일. 함께 다른 식으로 행동해보는 일. 따로 또 같이 다른 식으로 살아보는 일. 조금 더 든든해지고, 이런 일들이나 관계로 둘러싸이면 우리의 따듯한 불씨와 열정은 온전히 작지만 옆으로 옆으로 전달되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가 놓친 관점들을 연결시키고 살려낼 수는 없는 것일까요?


그 진심들이 동심원처럼 퍼져 불감하거나 중독된 일상을 흔들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머리에 머무는 앎이 아니라 가슴으로 내려오고 몸으로 꽃피는 일상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몸으로 꽃핀 일상들이 가슴으로 머리로 올라가는 일상을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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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앓이


밤의 색이 옥색으로 물들무렵. 생각길은 늘 새롭게 꾸물꾸물한다. 그렇게 길을 떠나고 단단한 길을 용케도 넘는다. 카나리아 한마리.1)  음습한 생각길을 앞서 가고 간다. 아 한참이나 지났다. 생각의 앞 중동이 이어지질 않는다. 아~ 어디에서 시작한 것일까? 어제 새벽녘과 같은 느낌인데, 생각이 어디에서 자랐는지 기억이 맴돈다. 카나리아 한마리는 노란색 생각고름을 토해낸다. 저 아득한 광구 한쪽, 악취를 맡은 것일까?


얇은 생각의 반투막들. 책 한귀퉁이를 베고 자란 생각들이 사라졌다. 생각을 잇지 못해. 그 생각의 로고를 기억해내지 못해 더 들어갈 수 없다. 옥색은 빛의 밝음에 자리를 뒤로 하듯. 여물어 자란 생각들은 여기저기 잔뿌리의 흔적조차 없다.

생각. 아 그 생각이었지 육상트랙. 벗어나지 못하는 삶의 트랙. 2) 내새끼에 갇히 생각의 트랙은 늘 야생이다. 세상이 나-우리식구밖에 없는 것으로 연신 그 트랙을 돈다. 사회나 옆트랙은 어떤지 관심조차 없다. 제도나 구조에 대한 경계는 늘 당연하고 나와 무관하다. 내새끼와 나만 있는 일번 트랙은 그래서 괴롭다. 첫번째 허들. 교육이란 허들을 간신히 넘다. 아~ 내새낀 빼돌렸다.  이어지는 두번째 허들. 경제다. 허걱, 세번째 허들. 정치다. 네번째 허들 복지다. 도대체 이것들이 뭐람. 이어지는 2번 레인3)의 선수는 화려하고 유연하다. 3-4-5-6-7-8....


연약하기 그지없는 사회를 근근히 지탱하는 몇개의 기둥, 희미한 틀과 시스템엔 관심조차 없을까? 세상과 나의 대결로만 가져가는 걸까? 내가 부딪쳐 아니면 아니고, 기면 기고. 요란하게 종에 부딪쳐 죽은 가련한 새들 같다. 아니면 불 속을 뛰어들어 그냥 산화하는 삶들 같다. 카나리아 한마리. 날려보낸다. 2번과 3번트랙에, 저멀리 8번레인에 파릇파릇한 새싹을 물고 올 수 없을까? 아 개안이라도 하게 해주는 한모금 입에 넣고 올 수 없을까? 담론의 씨앗 4) 같은 것은 없을까? 대학교가 학원이 된지 오래고, 강사 5) 는 100명이나 되는 학생들 모셔놓고 객담을 하며 토해내야 한다.

후미진 뒤안길. 여전히 멈추지 않는 새벽녘 생각의 잔뿌리. 잔생각들. 부서지는 포말. 애써 모은 기억들은 중동난다. 뿌리없는 일상처럼. 복귀되지 않는 상식이나 인권처럼. 얕은 맛만 음미하는 5.18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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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  꿈이야기를 하다. 새가 손바닥에서 연신 노란색을 토해낸다고.
2) (나)  한 친구는 트랙이야기를 꺼내다. 같은 트랙만 돈다고.
3) (다)  삶의 레인에 가치를 다양하게 두는 것은 되지 않느냐구. 1-8레인이 모두 행복이 아니라 비정,슬픔, 아픔도 여러 다른 가치를 전복시킬 수는 없는 것이냐구.

4) 주 5일제 (할인매장) - 이상한 나라에 온 제도는 이상하게 변질된다. 맥주집도 가게도 8시간 매장을 하도록, 생긴 제도의 기본 취지는 일자리를 나누자는 것이다. 24시간 일을 하여 몰빵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애초에 생긴 취지는 독식이 아니라 공평이다. 저쪽 지역 외곽에 있어 그나마 소외된 곳의 경기를 조금이나 낫게 해주는 일.  24시간 일하여 양식없는 소비자 편익만 아니라 가까이 있는 구멍가게도 재래시장도 같이 살 궁리를 하자는 것이다. 이놈의 형편없는 나라는 그래서 할인매장 뻔질나게 들낙거리며, 년에 얼마나 과소비를 하는지도 눈치채지 못하는 아둔함의 나라다. 자기가 스스로 얼마나 속고사는지도 관심이 없는 일상이다.
5) 교 원 수: 우리나라 대학은 질이 떨어진다. OECD국가들 가운데 학생대비 교수 인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학의 운영시스템도 다기하다. 하지만 다양한 반찬과 레인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철없이 오르는 천만원 등록금이 야금야금 삶을 갉아먹어도 그 등록금만 이야기할 뿐, 일상에서 등록금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뱀발.

1. 표현툴은 누에님으로부터. 이야기는 어제 나눈 김.한.서.신.손으로부터.

2. 인식을 선명하게 하는 하나의 방법은 둘로 나누어서 보는 것이겠지만, 둘로 나누는 습관은 무의식적으로 다른 공간, 제3,4의 지대를 지워버린다. 개인으로 사고 하는 습속도 이 그물에 벗어나지 못한 발버둥이고, 자유만으로 이야기하는 습속도 여기에 머무르고, 근본적이라고 하는 원칙적인 생각도 여기에 머무른다. 어쩌면 나는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두쪽으로 나눠 편한 것만 취하는, 그래서 그것만 취해 점점 무거워지는 갑옷은 무한의 순환고리를 갖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3. 음, 그러면 생각의 습관을 무조건 셋으로 쪼개보는 것은 어떨까?  .....이런 생각 자체가 편의점같은 사고!! ㅎㅎ. 나-너, 호-불호, 선-악의 옆에 작은 공간들 나-너-우리..그러면 불호 옆에 불불호. 선-악 옆엔 선악인가? 그렇게 그것 가지고 조금씩 다른 생각을 키워놓는 일. 무의식중에 너의 일로 뱉어 놓은 것을, 아주 작지만 우리로 돌려 가져오는 일... ...이나 이런 것. 사랑도, 연애의 힘도. 나-너로 귀속시키지 말고. 아주 작은 다른 공간의 자양분으로 키워내는 일. 아주 엷고 작은 반투막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일. 혁명도 혁명의 힘도 아주 자근 다른 공간을 만들어내는 일. 호-불호로 귀속시키지 말고... ...선-악으로 키워내지 말고 만들어내지 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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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를 찾으러 가다. 버스의 뒷자리 하나가 남다. 토지 21권부터 집어들다. 친절한 설명으로 거꾸로 읽어도 상관없을 듯 싶다. 1945년. 해장국 한그릇. 한쌍의 참새들이 쾌속의 동선을 그리며 연신 속삭인다. 햇빛에 마른 철쭉꽃들은 간간이 흔적만 있을 뿐, 연신 철쭉그늘을 넘나들면서 정담을 나눈다.그러길 몇분 나를 사이에 두고 그 녀석들은 날카롭고 부드러운 동선으로 목련그늘에서 철쭉그늘로 아카데미 앞을 맴돈다.

어슬렁어슬렁 어제를 음미하며 오다. 농염한 햇살을 머금은 장미는 소실점까지 아득하게 피다. 좀전 만난 참새녀석들을 여기에 풀어놓고 싶다.  담쟁이넝쿨도 강물처럼 흘러 길반대편으로 진초록으로 솟아오르길 반복한다. 점점 멀리 시선은 난다.  자전거바람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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