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분법

찬반의 이분법이 아니라 찬-반-색깔없는 중립이 아니라 색깔있는 다른 주장의 삼각구도는 어떨까? [사랑과 전쟁]이라는 부부크리닉 프로그램 자막에 실리는 찬반은(요즘도 그런가요? 본 지가 오래되서 ㅎㅎ) 허무하고, 100분토론의 많은 주장들과 토론들이 여전히 찬-반만 가려, 다르게 새로운 생각이나 이야기씨를 원천봉쇄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면 너는 세모(중립)하자는 거냐고 묻겠지만, 이러한 물음 역시 나에게 이거냐 저거냐하는 악의 질문을 은연중에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면 말구?!!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재미있겠다 싶은 것]이 첫째 이유다. 외국에는 그런 토론프로그램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아지고 있지만, 워낙 상식이하에서 못하는 놈들이 많아서인가? 우리식이 일천한 토론프로그램에서  생각길이나 마음길을 한 군데 더 둘 가능성이 가져오는 이익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냥 세모예요가 아니라 찬과 반이 수렴하지 못하는 모순, 문턱에 걸려있는 상황이 오히려 현실에 가깝고 많은 사람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심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토론이라고 하면 제법 논거가 포함되어야 하는데, 이거냐 저거냐의 극단의 앎이 아니라, 내 고민에서 출발하여, 스스로 우회하면서 인식하거나 생각지 않는 주장과 연결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기존의 관행대로 찬-반이란 주장이나 논거에서 출발한 변론은 어쩌면 상식적이고 원칙적인 이야기, 선-악으로 구분하여 구미에 맞는 이야기만 듣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기때문이다.

한편 일단 셋으로 가른다는 것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는 않은 일이다. 그러고보면 기존 사고라는 것이 악마의 질문에서 출발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우리의 일상을 99.9% 점유하고 있는데도 연유한다. 우리는 늘 악마의 질문을 하며 알고 싶어하면, 악마의 답만을 듣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이 공간에서 다른 인식이나 뿌리깊은 사유를 기른다는 것이 요원할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떤 주제가 있을까? [광우병 쇠고기] 아니다. 이 이야기를 발단으로 나온 생각은 아니다. 이것저것 일상의 결정이나 순간 순간의 선택이 그 선택지가 너무도 박약한 것이 촛불 전의 모습이기도 한 것 같다. 그리고 촛불 이후도 그럴 가능성, 사회단체의 일상도 이것의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해, 은연중에 다른 것이 보이지 않고, 그것을 품어나갈 시간자체를 봉쇄하는 아무것도 아닌 일상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삶의 전선은 의외로 다양다기할 것이다. 생각길이 마음길이 앎의길이 깊고 넓지 않고 상식이나 원칙에서만 이야기하고 세련이라고 한톨도 없다면, 나은 생각, 나은 마음, 나은 앎, 이것들의 결합과 재미는 요원할지 모른다. 왜냐하면 세상이 더 각박해질 가능성이 지금보다 더 클 확율이 여전히 높기때문이다.

이것도 밑져야 본전 아닌가? 일상의 사고, 이야기에 다른 마음하나 더 둔다는데, 그것을 말릴 수도 없는 문제이지 않는가? 일상이 늘 같기만한 동선일지라도 그 광장같은 동선에 사랑의 밀실같은 마음길 하나, 생각길 하나 더 둔다고 해서 누가 문제삼겠는가? 100분토론회나 라디오 토론회나, 일상의 주제를 담는 토론회나....거창한 것도 좋겠지만...아주 작은 아이들과 다툼에서도 선택지 하나 더를 고민해보는 습관도 나쁠 것은 없지 않는가? 좀더 나아지면 나아지겠지? 오늘  일요일 아침에도 여전히 잠결에 이렇게 전화들은 많이 오는지? 왜 그 교회는 일요일 아침 아이들에게 꼭 전화를 해서 나오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 늦잠자는 사람들 잠 좀 편하게 잘 권리는 없는 것일까? 다른 나라도 그런가?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나라가 대부분일 것이다.                                                                         [왜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일까?]

[우리의 생각이 둘로 나누는 습관에 갇혀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 맛도 없고 영양도 없는 38선같은 이분의 구도에서 살아야하는 것일까?] 이러면 제3의길을 주장하게 되는 것인가? 그 생각은 전혀 아니었는데..후후. 당신의 생각의 일상을 따라가보시라 순간순간 선택지점에서 찬-반에만 얼마나 익숙해있는지? 오늘 점심은 아니라구요. 그럼 가능성이 있군요. 그래요 음식처럼..반찬처럼.. 내색깔을 현실에 뿌리내릴 풍성한 생각과 논리, 이야기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싫은 것]하고 [다른 것]은 하늘과 땅의 끝의 차이인지도 몰라요. 어찌 잘 나가다보면 세상의 생각길, 생각하늘이 다르게 열릴지 알겠어요. 마음길 마음하늘이 다르게 열리는지 누가 알겠어요?? 하하.



뱀발.  1) 시청촛불집회 시국토론회뒤 대책위 평가 및 준비, 뒤풀이 소회에 참관하면서 든 꼭지. 오는 길 택시기사님도 화답하시네. 고생하신다구. 퍽퍽한 일상 기사님이 힘들텐데 하면서 말을 건네지만...받아들이고 외려 열변주장을 하셔서..상큼한 듯. 들어오니 두시반, 책좀 보다 잠을 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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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함께 고민하는 꿈을 꾸자
    from 木筆 2011-09-21 18:54 
    밤이 늦다. 스타일에 대한 딩가딩가 강의 뒤 옷맵시 이야기로 가을밤이 깊다. 법인사업1팀 영업동선을 한번 따라가본다. 목표와 실적 시간을 팔고, 마음을 팔고, 영혼까지 팔아야하는 동시대인의 버거움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생동감은 지금 여기를 달군다. 가을 바람이 알맞아 아카데미 잡지 영업을 해본다. 어디를 가볼까? 수자원공사, 담배인삼....등등 법인 대상으로 광고영업이 먹히지 않겠느냐는 조언이다.공동이냐 공동 체냐지역의 착한 단체들, 지역화폐 렛츠, 문
 
 
연두부 2008-06-15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거기에서는 일요일 아침마다 전화가 오고 있구만요...ㅎㅎㅎ

여울 2008-06-18 13:30   좋아요 0 | URL
운동해보고 싶네 ㅁ. 일욜 아침 전화하지 말기....정말 피곤해...이러면 코드 뽑는 수가~~~ 그래서 더 싫어진다니까...오 마이 가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