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개봉되었던 때가 2002년이었다. 1999. 2000. 2001. 2002... 헤아려보니 복학해서 3학년을 다니고 있었던 시기였다. 학내 영화 동아리에서 해마다 지하 대강의실이나 잔디밭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서 무료로 영화를 보여주곤 했었는데 그 기회를 통해 봤던 영화가 일본 영화, 'Shall we dance?', 그리고 '뷰티풀 마인드'였다.

 'Shall we dance?'는 휴학 전, 친하게 붙어 다녔던 친구의 제안으로 캄캄한 대강의실에 나란히 앉아 함께 보았던 영화였다. 예나 지금이나 주변 사람 챙기는 데 영 서툴고 무심하다보니 이젠 서로 연락하기도 멋쩍어진 사이가 되었지만, (하나도 틀리지 않고) 내가 조금 더 많이 그녀를 이해하게 되었을 때 내가 그녀보다 많이 어렸다는 자각과 함께 그녀는 내 곁에 없었다. 우리가 공유했던 비밀과 나눠가졌던 추억에 비하면 너무나도 싱겁고 아무렇지도 않게, 별로 길지도 않은 세월은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거리를 만들어 놓았다. 코믹한 부분이 많은 영화였고 홀홀거리던 웃음소리도 여전히 기억하는데, 그새 2008년하고도 1월이란다.

 2002년도. 영화를 거의 중간까지 봤을 때 스크린 화면이 꺼지면서 죄송하지만 돌아가셔야 할 것 같다는 안내가 있었고, 이후로 한참 동안 영화를 보았다고도 보지 않았다고도 말할 수 없는 상태로 지내왔었다. 못다본 뒷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고 한 가지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리얼한 뷰티풀 마인드를 실감하고도 싶어 이 해묵은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사실 한 두 가지 눈에 띌만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내가 혹시 천재는 아닐까, 라는 환상 또는 망상을 갖게 되지 않을까. 물론 좀 크면 대개는 그러다 말곤 한다. 나는 교사가 되고 난 다음보다 유치하고 멋모르던 학생 시절에 훨씬 더 거만하고 폐쇄적이었으니까.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어찌나 게걸스럽고, 둥글둥글하며, 포기도 쉬워졌는지!

 현실 속에서는 지나치리만큼 직설적이고 남들이 잘 모르는 것을 발견했을 때 희열을 느끼는 견고한 영역이 있는 반면, 상상 속에서는 개인적이거나 사소한 일을 넘어서 뭔가 비밀스럽고 중대한 임무를 맡고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를 꿈꾸는 존 내쉬의 모습을 보면서 그가 가진 망상은 'real fantasy to be alive'정도로 여기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생존하기 위해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 생존하기 위해 미래에 집착하는 사람, 뭐든 지나치면 병적이다, 라는 말로 사람 주변에 테두리를 치기도 하지만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일상을 구가하는 사람은 우리 모두가 세대를 건너서 기억해낼만한 대단한 업적을 이루지 못하고 가는 것도 사실이지 않은가.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인생까지 저당 잡힐 정도로 뭔가에 집착하고 있다면, 인간은 스스로 가진 정신력을 초월하여 무언가를 이룰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세월 앞에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초라한 육신을 타고났지만 인간의 정신만큼은 언제나 강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 것 같다.

 너무 느슨하게 살고 있는 것 같고 하루를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시간이 무료하고 갑갑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 시기다. 그 동안 묶어두었던 A4 크기의 서류를 활활 태워버리고 밀집모자를 눌러쓰고 커피가 맛있는 동네에 가서 거짓 웃음 짓지 않으며 거만하고, 자폐적으로, 하지만 화기애애하게 살고 싶다.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8-01-24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1 : 이 영화장면에서 잊혀지지 않는 장면은 대학시절 존 내쉬가 술집에서 미녀를 놓고 데이트에 대한 상관관계를 정의 하면서 기막힌 수학이론을 만드는 장면이였어요..ㅋㅋ
태그2 : 러셀 크로우는 3:10 유투마와 아메리칸 갱스터에서 만나 볼 수 있답니다. 똘끼는 있어도 연기만큼은 뭐 대단하죠..(검색해보니 취미가...정신적으로 불안한 소 보살피기랍니다.)
태그3 : 제니퍼 코넬리는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그녀의 미모가 가장 빛을 발휘한 영화는 "원스어폰어타임인아메리카"라고 생각됩니다. 그나마 최근에 본 그녀의 영화가 "모래와 안개의 집"이였는데 내용은 비극인데 배역은 참 좋았어요.

깐따삐야 2008-01-24 03:04   좋아요 0 | URL
1. ㅋㅋ 맞아요. 러셀 크로우 표정이 떠올라요!
2. 취미가 참 독특하네요. 꽃등심만 찾는 저보다는 휴머니스트네요.
3. Once upon a time in America는 지난번 백문백답에서도 밝혔지만 어리고 아름다운 제니퍼 코넬리를 볼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정말 그 자체로 멋진 영화죠. 시인 기형도가 그 영화를 아주 좋아했단 말을 듣고 되게 반가웠는데 메피님도 기억하시니 더더 반갑구만요. 제니퍼 코넬리는 귀티 나게 예쁘고, 정제된 연기를 해요. 참 좋아요.^^

Mephistopheles 2008-01-24 03:06   좋아요 0 | URL
그녀의 남편도 꽤 분위기 있는 배우랍죠.
"윔블던" 남자 주인공..기사 윌리암에서 사기꾼 시인..

깐따삐야 2008-01-24 03: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 배우가 바로 뷰티풀 마인드에서 존 내쉬의 망상 속 친구로 등장했던 '폴 베타니'잖아요.
아마 이 영화 속에서 서로 눈이 반짝, 맞았나 보아요. 쿡쿡.^^

라로 2008-01-24 04:12   좋아요 0 | URL
다빈치코드에서도 나왔었죠!!!ㅎㅎ
그가 지금 준비중인 차기작이 다 급호감이라죠~.ㅎㅎ
특히 완전 제목때문에,,,ㅎㅎ
암튼
러셀크로에서 제니퍼얘기하다가 남편야그로 급전환~.ㅎㅎ
근데 전 러셀크로 비호감이라서 그의 연기는 인정하지만
암튼 그래요~,,,얼굴 보는거도 굉장히 거북해해서리
영화에 몰입이 첨엔 안된다니까요!!ㅜ

Mephistopheles 2008-01-24 09:23   좋아요 0 | URL
러셀 크로우가 감우성의 10%만 닮았어도...

깐따삐야 2008-01-24 16:07   좋아요 0 | URL
나비님- 러셀 크로우 얼굴 보는 게 거북하세요? ㅋㅋ 무대뽀처럼 생겨서 그런가. 하긴 나비님 남편분은 말씀 들어보면 되게 섬세하고 점잖으신 것 같아요. 러셀 크로우와는 전혀 상반되는 타입이랄까. :)

메피님- 저는 그래도 조형기 아저씨가 좋아요. 꽃등심 사주실 게 분명한 메피님은 더 좋구요. 홍홍.^^

미미달 2008-01-24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뷰티풀마인드보고 너무 똑똑해서도 안 되겠구나 싶었어요. ㅎㅎ

깐따삐야 2008-01-24 16:08   좋아요 0 | URL
미미달님의 댓글은 항상 저의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아요. ㅋㅋ

순오기 2008-01-24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뷰티블 마인드에서 난, 그 아내에 감동받았는데도 여전히 현모(?)악처!
저렇게 수학을 잘 하는 인간들의 뇌구조는 뭐가 다를까...궁금했던 영화.^^

깐따삐야 2008-01-24 16:19   좋아요 0 | URL
저희 오빠도 이 영화를 보고나서 제니퍼 코넬리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제니퍼 코넬리가 누군지도 모르는 올케랑 결혼했다는. 인생은 참 아이러니해요.^^
저도 수학 잘하는 사람들 보면 신기할 따름이에요.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때려주고 싶어요. ㅋㅋ

프레이야 2008-01-24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적-존내쉬'로 나온 애드 해리스 역할이 뚜둥 ~~

깐따삐야 2008-01-24 16:41   좋아요 0 | URL
오! 애드 해리스의 차분한 칼있쑤마도 역시 대단하지요.^^

다락방 2008-01-2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니퍼 코넬리는 그 얼굴과 몸매 때문에 [로켓티어],[백마타고 휘파람불고] 막 이런 영화에만 나왔었는데(그래도 로켓티어는 무쟈게 재밌었어요) 이제 뭔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 제가 다 뿌듯했어요. 러셀 크로우는 그 뭣이냐, [LA컨피덴셜]에서만 좋았어요, 전.

[뷰티플 마인드]는 보고나서 약간 실망요. 전 그의 망상이 사실이길 바랐거든요.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지 않는것이 사실은 진실이기를 말이죠.

아, 제니퍼 코넬리를 잊을 수 없는 아주 강한 영화가 생각났어요. [페노미나]. 그 영화에서 그녀는 곤충과 교감을 나누죠. 굉장히 아름다운 여자의 굉장히 인상깊은 영화였어요!!

깐따삐야 2008-01-25 09:36   좋아요 0 | URL
저는 러셀 크로우 좋아요. 어디서 막 야유성이 들리는 듯. ㅋㅋ
그래요. 식스센스의 브루스 윌리스마냥 딱하더군요.

페노미나! 다락방님이 상기시켜 주시네요. 오래전에 주말의 명화로 봤었는데 말이죠.^^

 

  이십대 중반까지만 해도 덜 그랬던 것 같은데 요즘은 엄마한테 잔소리를 듣거나 혼나는 일이 썩 언짢다. 부모 눈에 차는 자식이 어디 있으랴마는 나는 특히 더 자주 지청구를 듣는 것 같다. S양이 꼬집은 바에 따르면 “한번 혼나면 다시는 혼날 짓을 안 하면 되는데 언니는 붕어처럼 자꾸 까먹고 또 혼날 짓을 하니까” 구박을 들어도 싸다는데 내가 이 나이에 혼날 짓을 하면 얼마나 한다고 그렇게 뱁새눈을 뜨고 따져대는 것인지 참 알 수가 없다.

 언젠가 이와 비슷한 말로 대꾸를 했더니 엄마가 그러시더라. “넌 귀가 팔랑팔랑 얇다가도 엄마가 말할 땐 왜 두툼하게 닫고 앉았니.” 내가 정말 그런가. 일단 사납게 날이 선 말을 들으면 정신부터 움츠러들어서 잠시 갈팡질팡 하는 것인데 그런 오락가락함이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것처럼 보였나 보다. 앙칼진 잔소리 말미에 엄마는 꼭 “사람이란 게 원래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니깐 뭐 어쩌겠니. 앞으로는 그러지 마라.”라고 하시면서도 고개를 홱 돌리거나, 눈을 아예 딱 감아버림으로써 으스스한 공포심을 조성한다.

 홀로 남겨진 나는 안개 낀 머릿속을 헤집으며 한 차례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엄마가 잘나서가 아니야. 그래도 아빠가 착하니깐 엄마 같은 여자랑 사는 거지.’ 라고 심술궂은 결론을 내려버린다. 실제로 일상생활 속에서 아빠와 나는 엄마 눈치를 많이 보며 지낸다. 엄마는 그런 우리 부녀를 가리켜 “눈치 보는 척만 할 뿐 어차피 자기네들 고집대로 다 하는 사람들 아니냐”며 싸잡아 매도하지만 (그것이 어느만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일지언정) 눈치 보는 척까지 안 하면 더 신랄한 비판의 화살이 돌아올 것을 알기 때문에 그나마 ‘척’이라도 하는 거다. 솔직히 그냥 놓고 보면 비교적 성실한 사람들인데 워낙에 엄마란 사람이 빈틈없는 자세로 가정을 사수하고 있기에, 돈커녕 쥐뿔도 안 생기는 뜬구름에 취미가 있는 아빠와 나로서는 그저 낮은 포즈로 힐끔거리는 게 당연지사인지도.

 그러고 보니 학생 신분이었을 동안에는 오히려 잔소리를 안 들었던 것 같은데 웬일인지 사회에 나오고부터 귀에 딱지 얹히도록 숱한 지청구를 들었던 것 같다. 사람들과의 사교에 있어서, 연애 문제에 있어서, 직업적인 고민에 있어서, 당최 서툴기 짝이 없었던 나는 끊임없이 어떤 말인가를 들어야 했고, 실제로 엄마의 지혜로운 충고들은 곤란할 때마다 큰 힘이 되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다고, 이따금 마음을 쓰윽 할퀴고 지나가는 적나라한 비판을 굳이 피하지 않았다. 그런데 엊그제 엄마로부터 “맨 그냥 실수만 해대고. 넌 깨어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게 낫겠다. 잠을 더 많이 자라.”는 말까지 들었을 땐, 비록 우스갯소리였고 나도 같이 웃어버렸지만 내심으론 내 나이 스물아홉이 차마 아득해지더라는.

 엄마가 아니면 누가 또 너한테 그런 쓴 소리를 해주겠냐는 엄마의 주장은 단연 일리가 있다. 그래도 추리닝 바람에 목도리 둘둘 말고 나온 길거리 한가운데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볼 정도로 따북따북 지청구를 해대는 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엄마 곁에 서서 맨 얼굴에 눈만 껌벅대고 있는 나는, 나이에 비해 정신연령이 좀 떨어지는, 모자란 여자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엄마는 덜 떨어진 자식새끼 산책시키러 나온 씩씩한 초원이 엄마냐요? 엄마의 기준에 합당한 나잇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나도 딱할 때가 많지만 허구언날 나 때문에 속 터져 하는 엄마도 참 딱하시다. 이모들이나 주변 분들이 딸내미 착하게 잘 키웠다, 는 말이라도 할라치면 남들은 본래 저런 거라고, 겉만 보고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거라고, 차갑게 외면하신다. 앞뒤 정황을 살펴볼 때, 친구들이 “너는 엄마 때문에 시집가기 힘들겠다.”는 말을 하는 게 그냥 하는 말은 아닌 것도 같다. 그만큼 내가 모자라고 멍청해서 엄마가 그 연세 드시도록 안심을 못하고 계시는 거라면 당최 할 말 없고.

 그래도 머리 굵어지고 나이 먹었다고 지청구는 또 귀에 걸리나 보다. 예전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어른 구실을 야무지게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젠 부담으로 다가온다. 비록 듣기 싫긴 해도 지금은 엄마가 나서서 견제한다지만 나중엔 어떻게 할 것인가. 학교로 돌아가면 당장 아이들 앞에 서야 하고 언젠가는 부모 노릇도 해야 하련만. 나를 향한 S양의 환호는 반갑고 흐뭇하지만 거기엔 커다란 맹점이 있다. “호홋. 언니는 진짜 만만해!” S양에게야 얼마든지 만만해도 상관없지만 엄마 말씀대로 안하무인격 만만함이 문제시 되는 것이다. 밥 먹고 배는 채우고, 책 읽고 머리는 채우는데, 대체 속은 언제 차는 거냐는 엄마의 말씀에 팔랑팔랑 나부끼던 귀가 쫑긋.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유전이고 타고난 본성은 잘 안 바뀌더라는. 나는 아빠를 닮았다. 그것도 아주 빼다 박았다. 고로, 아빠와 결혼해서 나를 낳은 엄마는 할 말 없어야 맞다? 이런 말을 하면 나를 향한 지청구와 아빠를 향한 그것이 기하급수적 또는 동시다발적으로 날아오겠군. 글줄이나 읽더니 변명만 는다는 도돌이표 잔소리도 지겹다. 자아비판과 더불어 조용히 지내는 게 상책이다.


댓글(38) 먼댓글(3)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설마 나만 할려구...
    from perfect stranger 2008-01-23 22:04 
    태어남과 동시에 잠시 정신적인 성숙을 거치면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은 직계가족 특히 부모에게 듣는 소리가 잔소리라 생각된다. 각 집안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주관적 객관적으로 우리 집안 아버지의 잔소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왜 객관적이라는 단서를 붙였냐 하면 작은 에피소드가 있기 때문. 대학교 방학 때 널널한 시간을 틈타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이 나온 친한 친구 녀석이 우리 집에 놀러온 적이 있었다. 워낙에 방바닥에 배 깔고 누워 비디오(빨
  2. 아니, 요것들이 대가리(?) 커졌다고!!
    from 파피루스 2008-01-24 00:51 
    깐따님과 메피님의 글에 이어, 한때 태그쓰기에 동참했고 또한 야양청스교의 다섯번째 신도인 순5기인지라 한소리 지껄여야 할 분위기다. ㅎㅎ 깐따님은 츄리닝 바람에 목도리 둘둘 감고 산책나가 지청구 먹었다는데, 나는 따끈한 아랫목에 누워있던 아들녀석을 갈궈댔다. 바로 어제 밤에... 성장기에 그렇게도 듣기 싫어했던 엄마의 잔소리를 이제는 맘껏 쏟아내는 '잔소리쟁이 엄마'가 된 것이다. 잔소리 듣기 싫어 나도 일찌기 독립하려 했건만, 결혼 외엔 절
  3. 마법의 횡단보도
    from 지극히 개인적인 2008-01-24 01:44 
    숟가락 친구 C는 우리 집에서 2년 정도를 함께 살았었다. 그래서 우리 엄마, 우리 아빠와 우리집, 나, 모두를 잘 아는 친구다. 그녀가 내게 하는 말이 있다. 너는 횡단보도를 기점으로 애가 바뀌는 것 같더라. 그러니까 지하철 역을 가기 위해 집 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집밖 모드로 애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표정부터 말투까지. 마법의 횡단보도다. C의 말에 의하면 나의 '눈풀린 모드'가 있는데, 이는 주로 집안에서 늦은 밤에 나타나는
 
 
Mephistopheles 2008-01-23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퍼에는 "엄마 미워!"의 느낌보다는 귀엽게(?) 투덜거리는 깐따삐야님이 연상될 뿐입니다. ( 술 먹고 댓글 남기는 메피스토.)

깐따삐야 2008-01-23 21:59   좋아요 0 | URL
앗! 음주댓글이닷! 제가 쫌 귀엽져. =333

Mephistopheles 2008-01-23 22:05   좋아요 0 | URL
뭔 소주 한병이 음주 댓글... 추운 날씨에 적당히 몸만 뎁혔을 뿐인데용..^^

깐따삐야 2008-01-23 22:21   좋아요 0 | URL
헉... 소주 한병이면 저는 지금 코가 비뚫어져서리 수십명의 알라디너들에게 딴지댓글을 달고 다닐지도 몰라염. ㅋㅋ

Mephistopheles 2008-01-23 22:23   좋아요 0 | URL
호호호 어젠가 그젠가 점심시간때 옆자리에서 밥먹던 아저씨 4명이 소주 2병 물컵에 나눠 마시면서 밥 먹는 모습 봤으면 으헉 하시겠구랴..^^

깐따삐야 2008-01-23 22:31   좋아요 0 | URL
으헉~ 아예 소주에 밥을 말아드시지 그러신대요. 근데 소주 이야기 하니깐 갑자기 라면 먹고 싶어지네. 참아야 하느니라. 불끈!

Mephistopheles 2008-01-23 22:48   좋아요 0 | URL
라면 끓일때 마늘 다진 것 작은 스푼으로 하나 넣고 깻잎 두세장 쫑쫑쫑 썰어서 같이 끓이면....호호호...

깐따삐야 2008-01-23 22:50   좋아요 0 | URL
저기... 메피님 마지막 댓글, 삭제해도 될까염? ㅋㅋ

Mephistopheles 2008-01-23 22:54   좋아요 0 | URL
언....언론탄압입니다.!

웽스북스 2008-01-23 23:22   좋아요 0 | URL
오오오 소주한병이 술도 아니라니
그렇군요 메피님 ^_^

마늘빵 2008-01-23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졸업전까지는 아무래도 매여있는게 많았던지라 저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가, 졸업 이후부터는 경제적 독립은 못했어도 - 적어도 내가 쓸 돈은 내가 벌고 있으니깐 - 부당한(?) 잔소리로부터는 해방 중입니다. -_- 졸업 전에 잔소리의 80%를 받아들였다면 졸업 후에는 20%만 받아들이고 있고, 제가 세게 나갈수록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요. 이제는 거의 없어요. 나 외박해, 그러면 속으로는 못마땅해 하시면서도 충돌할걸 아니까, 제가 어떻게 나갈지를 아시니깐, 그냥 받아들이시는 듯 해요. 그밖의 다른 문제들에 있어서도 그렇고. 더불어 경제적 독립을 빨리 이루어야하는데... 흠.

Mephistopheles 2008-01-23 22:49   좋아요 0 | URL
저기..외박은 어떤 연유로...???

깐따삐야 2008-01-23 22:56   좋아요 0 | URL
아프님은 주관도 뚜렷하시고 소신도 있으신데다 일단 침착하시잖아요. 이런저런 문제를 떠나서 아프님만 같다면 저희 엄마도 '의논'을 하려고 하시지 '구박'을 하시진 않을 것 같아요.

곰곰 생각해보면 문제는 저에게 많은 것 같아요. 저는 경제력은 있지만 경제적 독립에 대해선 여태 까막눈이고, 정신력은 원래부터 부족한데다 정신적 독립은 어느 나라 말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엄마가 보시기에 저는 인간이 아직 덜 된 거죠. -_-

Mephistopheles 2008-01-23 22:58   좋아요 0 | URL
자학모드..?

깐따삐야 2008-01-23 23:05   좋아요 0 | URL
아니에욧! 면학모드에염. 저에겐 책상 공부가 아니라 세상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는. -_-

마늘빵 2008-01-23 23:06   좋아요 0 | URL
저기 그러니까 외박은 여러 용도로... 마땅한 때에 마땅한 장소에서. -_-a
가령 예를 들자면, 공연하고나면 뒷풀이하고 자시고 하면 한시 넘고 그러다보면 계속 뒷풀이...

제 주관이 뚜렷하고 굽히지 않는걸 알기 때문에 일찍 그만두신건지도. 경제적 독립은 언제나 꿈꾸지만 경제적 능력은 몇달 단위로 원초적 상태로 회복되고 하다보니 저는 아직까진. 이제 대학원 졸업도 했고 하여 돈을 모아야할텐데. 내년 이맘때는 나만의 공간을.

근데 왜 자꾸 자학을... -_-

깐따삐야 2008-01-23 23:25   좋아요 0 | URL
저도 외골수에 고집도 센 편인데 '외출 후 현실'에 대해 그다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웬만하면 부모님 뜻을 따랐던 것 같아요.
써놓고 보니 무슨 환자 같으다. -_-

뭔가를 성취하는데 이르고, 늦고를 떠나서 저도 아프님처럼 부모님을 향해 난 이렇게 살겠습니다, 하는 소신이라든가, 청사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비록 나중엔 실수가 될지언정 선택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되는데 한 마디로 의지박약인 거죠. 이젠 정말로 환자 같으다. -_- 암튼 저란 사람이 어떤 면에서 굉장히 미성숙하단 점은 틀림없어요.

웽스북스 2008-01-23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엄마의 구속이 때론 참 감사하죠
이건 엄마가 구속 안할 때나 나오는 말입니다 ㅋㅋ

깐따삐야 2008-01-23 23:27   좋아요 0 | URL
ㅋㅋ 빙고~ 허경영을 어머니가 미리 구속했다면 검찰이 구속해갈 필요가 없었는지도 몰라요.

Mephistopheles 2008-01-23 23:46   좋아요 0 | URL
엄마가 과년한 딸을 구속 안한다라는 의미는...내놨다.라는 의미로도 쓰인다죠..-=3=3=3=3

깐따삐야 2008-01-23 23:50   좋아요 0 | URL
감히!! 내놨다고 말하기엔 웬디양님과 저는 넘흐 조신한 것 같아염. ( '')

Mephistopheles 2008-01-24 00:06   좋아요 0 | URL
자칭....은 때론 진실을 왜곡시킬지도 몰라효~~=3=3=3=3
(그런데..사실..뭐 조신하다고 봐도 무방하긴 하겠지만서도.)

웽스북스 2008-01-24 00:45   좋아요 0 | URL
전 엄마에게 가끔 이렇게 말하죠

내가 참 편하게 커주긴 했어, 그치? ㅋㅋㅋㅋㅋ

순오기 2008-01-2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글에도 댓글 달았는데, 깐따님 글 읽고나니 나도 먼댓글 트랙백 연결하고 한소리 지껄여햐 할 듯...^^ 제목은 '요것들이 대가리 커졌다고!!' 로, 푸하하하~~~~

깐따삐야 2008-01-23 23:51   좋아요 0 | URL
-_-a 역시 엄마들은 무셔무셔.

전호인 2008-01-23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의 잔소리(?)를 피하시기 위해 아버지와 혈맹관계를 굳건히 하고 계시는 군요.ㅎㅎ

깐따삐야 2008-01-23 23:53   좋아요 0 | URL
그.. 그게... 별루 그렇지 못하답니다. 제가 뭘 잘못하면 불똥이 아빠한테 튀고, 아빠가 뭘 잘못하면 파편이 제게로 날아와요. 못난이가 거울 보고 화내듯 아빠와 저는 서로 너무 똑같아서 또 투닥거려요. ㅋㅋ

웽스북스 2008-01-24 00:44   좋아요 0 | URL
전 엄마가 아빠같다고 이야기하면
절대 인정 안하죠- ㅋㅋㅋㅋ

원래 비슷한 사람끼리는 또 인정 안하죠 ㅎㅎ

깐따삐야 2008-01-24 00:55   좋아요 0 | URL
난 하체 튼실한 건 또 엄마를 닮았어요.
하여간 안 좋은 것만 골라 닮았다니깐.ㅠㅠ

웽스북스 2008-01-24 00:56   좋아요 0 | URL
난 엄마의 아침잠 ㅠㅠ
엄마의 아담한 체구와 타고난 피부를 닮았어야했는데 말이죠 ;;;

이게다예요 2008-01-24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성격과 환경탓이지 싶어요. 저희 엄마가 워낙 애들을 독립적으로 키워서 그런지 잔소리 하고 듣는 걸 서로 못 견뎌 하거든요. 특히 저는 누가 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걸 잘 못 참아요. 저도 사실 남에게 별 말 안 하는 스타일이고. 아주 순했던 사람들도 나이가 들면 잔소리가 힘들어지죠. 고로, 깐따삐아님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돼요. 엄마껜 감사하지만, 이제 조금만 줄여 주셔도 좋을텐데^^ 그런데 깐따삐아님과 어머니의 그런 관계는 아마 계속 쭈욱 이어질걸요. 그런게 의외로 쉽게 잘 안 고쳐지더라고요. 저랑 저희 엄마가 아직까지 서로 무뚝뚝하고 무관심한 것처럼 말이에요. 그래도 더 나이들면 잔소리가 감사할 때도 많아요. ^^

깐따삐야 2008-01-24 16:33   좋아요 0 | URL
잔소리를 거부하려면 독립심과 책임감이 뒤따라야 하는데 저는 잔소리만 거부한다는 게 문제인 듯 싶어요. ㅠㅠ 그래도 이해해 주시니 고마워요.^^
잔소리가 감사해질 때까지 늙으려면 얼마나 더 있어야 하는지 원. 그냥 이대로 쭈욱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염.

치니 2008-01-24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람된 말씀이지만, 남자가 깐따삐야님 같으시면 잔소리를 듣는 부부관계가 되지만, 여자가 깐따삐야님 같으시면 어머님 같은 성격의 남자분을 만나면 평화로우실걸요. ^-^;; 믿거나 말거나 ~

깐따삐야 2008-01-24 16:36   좋아요 0 | URL
오호! 역시 치니언니는 보는 각도가 남다르시군요. 저희 엄마랑 완전 코드 맞으시겠다. 저한테 늘상 하시는 말씀이 그래요. 넌 나 같은 남자를 만나야 돼! 난 시집 가도 어째 무수리야. ㅠㅠ

네꼬 2008-01-24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태그!!!



엄마는 덜 떨어진 자식새끼 산책시키러 나온 씩씩한 초원이 엄마냐요? 푸하하하 웃고 말았어요. 심각한데 미안해요, 깐따삐야님.

깐따삐야 2008-01-24 17:21   좋아요 0 | URL
역쉬 섬세한 고양이님. 울 네꼬님께서 태그를 놓치지 않으셨군요.
참말로 예쁘세요. :)

앗! 나중 댓글을 보니 별루 안 예쁘신 것 같네요. 네꼬님. ㅋㅋ

레와 2008-01-25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갑자기 본가에 있는 엄마와 여동생이 보고싶어졌어요.

(이런, 요상한 상관관계하고는..ㅋ)

깐따삐야 2008-01-25 21:16   좋아요 0 | URL
설마하니 레와님 어머니가 저희 어머니랑 비슷하거나 여동생이 저와 닮았나염? ㅋㅋ 전화하세요~!
 


참으로 안타까운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보답의 차원에서 마련한 이벤트였는데 아쉽게도 정답자가 한 분도 안 계셨습니다. 앞으로 수일에 걸쳐 짱돌방어시스템 가동 예정이므로 아래 정답을 보신 후, 주먹 쥐고 일어서지 마세용. -_-a

1. 속 깊은 이성친구 (삽화도 많고 얇아서 여러 번 읽었습니다.^^;)

2. 윤대녕 - 알베르 카뮈 (역시 가장 정답률이 높은 문제였어요.)

3. ⑤ 애수 (지난 가을에 본 영화입니다. 07년 11월 22일자 페이퍼 참조)

4. ⑤ 친절한둘리양님 (바로 S옹주 S양이죠. 닉넴 자체가 힌트였는지 의외로 많은 분들이 맞혀주셨어요.)

5. 도우너 (가장 낮은 정답률로 제 마음을 아프게 한 문제였습니다. 실은 대학원 동생들 사이에서 제 별명이 예진언니, 예진샘입니당. 어허... 즐찾 그냥 놔두시라니깐요. -_-)


일부러 짬을 내어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더 좋은 주제의 이벤트로 찾아오겠습니다. ^^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늘빵 2008-01-23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 하나 틀렸다.

웽스북스 2008-01-23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 친절한 둘리양 하려고 했었는데!
그래도 나 정답률 가장 낮은 문제 맞혔어요 우와!!!!

밥하는 책, 여러번 펼쳐보지 않았어요? 그렇지 않았어요? 흠흠 ㅋㅋ

조선인 2008-01-23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 나는 달랑 하나.

마노아 2008-01-23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세개 맞췄어요. 유훗!

Mephistopheles 2008-01-23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던지는 짱돌은 호밍이 되는데....

깐따삐야 2008-01-23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다음 기회를 기다려 주시와요.^^
(메피님, 마이 아파요. 흑!)

2008-01-23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3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8-01-24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넘해요!!!
전 저거 다 맞출 수 있는데(나만큼 깐따님께 애정있는 사람이 없구놔~.)
어째 저 없을 때 이벤트를 하는거래요???버럭

깐따삐야 2008-01-24 01:53   좋아요 0 | URL
어므낫! 죄송해요!
나비님도 당근 참여하실 줄 알았는데 하필 요때 안 들어오실 줄이야. -_-
다음에는 꼬옥 나비님께 예고하고 이벤트 열게요. 꼬옥! ^^

turnleft 2008-01-24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속으로만 참여했는데 3개 맞췄네요 ^0^;

깐따삐야 2008-01-24 03:06   좋아요 0 | URL
3개씩이나 맞히셨단 말여요? 우아... 저한테 은근히 관심 많으셨구나. ㅋㅋ
감사합니당. 다음엔 꼬옥 댓글로 참여하셔야 되요.^^

2008-01-24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4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1-24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야~ 난, 수정까지했는데 겨우 하나란 말얏! 역시 아줌마의 한계야~~ OTL

깐따삐야 2008-01-24 16:38   좋아요 0 | URL
그래두 순오기님은 저한테 손예진 닮았다구 하셨으니깐 다음에 이벤트 하면 0순위로 막 밀어드린다구 약~속! 하면 이벤트법위반행위인가염? ㅋㅋ

순오기 2008-01-25 01:11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것도 수정한거잖아요~~~ㅎㅎㅎ 못 먹어도 고라던가? 못 맞혔어도 재미난 이벤트였어요! 우리 위법은 하지 말고 걍~ 정직하게 삽시다!!^^
 

날씨 참 꿀꿀하네요. 조촐한 이벤트 합니다!

저한테 관심 좀 가져주십사 이젠 별짓을 다 합니다.

저조한 참여율을 걱정하는 소심함에 비해 질문들이 너무 대범한 것, 인정하겠습니다.^^;

모두 저에 관련된 5가지 질문이며 트렌드를 반영시켜 5지선다입니다.

 

1. 다음 중, 제가 지금까지 가장 '여러 번' 읽은 책은 무엇일까요?

① 토지              ② 유혹의 기술   ③ 시지프의 신화  

 

 

 

④ 속 깊은 이성친구  ⑤ 모락모락 밥 한그릇

 

 

 

 


2. '좋아하는' 국내-국외 작가로 바르게 연결된 것은 무엇일까요?

① 윤대녕 - 알베르 카뮈         ② 신경숙 - 도리스 레싱      ③ 이윤기 - 그레고리 펙

④ 殺靑 - 메피스토펠레스       ⑤ 이문열 - 알랭 드 보통

 


3. 올해 '겨울'에 보지 않은 영화는 무엇일까요?

① 꿀벌대소동      ② 행복      ③ Once     ④ 황금나침반      ⑤ 애수

 


4. 알라디너들 중에는 저와 피를 나눈 '혈연'이 한 명 있습니다. 저와 오프에서 빈번하게 교류하고 있지요. 과연 누구일까요?

① 노다메님      ② 까칠님      ③ 키티님      ④ 로쟈님      ⑤ 친절한둘리양님

 

5. 다음 중 제 별명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요?

① 가구라      ② 도우너      ③ 여자 노홍철      ④ 처틸다      ⑤ 손예진


그간의 리뷰와 페이퍼, 댓글들로 충분히 참고가 되실 거구요. 단! 함정 있습니다. 확실하다 싶은 건 지우시고 나머지는 감으로 찍으세요.^^;

정답을 맞히시는 분 가운데 선착순 세 분 뽑겠습니다. 본 이벤트는 23일 정오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정답은 비밀 댓글로 남겨주시되 질문은 보이는 댓글로 남겨주셔도 무관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 팡팡! 선물도 5지선다!


① 읽고 싶은 책

② 듣고 싶은 음반

③ 깐따삐야와의 일일데이트 (즐찾 얼마 안 됩니당. 그냥 계세염. ㅋㅋ)

④ L백화점 에스컬레이터 평생 이용권

⑤ 야양청스교 집회 관람권


댓글(5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웽스북스 2008-01-22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어려워요 (또 집착중)

깐따삐야 2008-01-22 17:37   좋아요 0 | URL
객관식이니깐 마구마구 찍어 보아요. 단, 함정 주의 요망.
웬디양님이 어려우면 다른 분들은...-_-

웽스북스 2008-01-22 18:01   좋아요 0 | URL
믿지 말라는 말에 망설이는 중이죵

깐따삐야 2008-01-22 18:07   좋아요 0 | URL
역시 출제자의 큰 뜻을 이해하는 건 웬디양님이로군요! ^^

2008-01-22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2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8-01-22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이벤트라 참여하고 싶지만... 2번 밖에 답을 모르겠어요 흑 흑...

깐따삐야 2008-01-22 17:39   좋아요 0 | URL
참여하세요! 아직 시간 많습니다. 왜 객관식이겠습니까. 찍으세요.^^;

chika 2008-01-22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물 3번의 데이트 비용은 당첨자부담인가요? ㅋㅋ
- 3번을 받고 싶지만... 정답을 아는게 하나도 없어서 orz

깐따삐야 2008-01-22 17:41   좋아요 0 | URL
어므낫. 치카치카 치카님. 즐찾 삭제만 안 하셔도 감사하지요. ㅋㅋ
과감히 찍어 보시와요. :)

2008-01-22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2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08-01-22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스트레스 받았어염.
아는 답이 없으니 컨닝을 고려중인데 그 대상도 아마 틀린 답일 것 같아 헛웃음만 나옵니다.
ㅎㅎㅎ
찍는 데는 선수인 데 그냥 지켜보는 즐거움만 간직하렵니다.

깐따삐야 2008-01-22 17:57   좋아요 0 | URL
이쿠... 즐거우셔야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시다니요. 한번 잘 찍어 보시와요.
전호인 선수님께서 그리 계시면 다른 선수들 맥빠집니당. 아자아자! ^^

2008-01-22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2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3 0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2 1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깐따삐야 2008-01-22 19:02   좋아요 0 | URL
메피님, 비밀글로 남겨주셔야죠. ㅋㅋ
그나저나 댓글만 열심히 다셨지 페이퍼는 꼼꼼하게 안 읽어보셨죠? 정말 섭섭해욧! (와~ 힌트 드렸다.-_-)

웽스북스 2008-01-22 19:19   좋아요 0 | URL
어 내가 쓰려고 했던 답이랑 비슷한데...콰당 ㅠㅠ

깐따삐야 2008-01-22 20:47   좋아요 0 | URL
흐음... 역시 내는 사람만 쉬웠나 봐요.

Mephistopheles 2008-01-22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핫 그래도 반은 맞춘 것 아닌갑요?

깐따삐야 2008-01-22 20:47   좋아요 0 | URL
푸핫 아닌디요. -_-

2008-01-22 1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2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2 2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2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2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2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2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2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3 0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2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2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titheme 2008-01-22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답이 없는 문제들 아닌가요? 제목이 괜히 색안경을 쓰고 보게 만듭니다.

다락방 2008-01-22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나게 답을 마구 찍었다가 빵점 나올까봐 답을 못적어요. 흑.
빵점은 회계원리 시간에 받았던 것으로도 충분,충분,충분,충분해요!

2008-01-23 0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3 0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3 0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3 0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3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08-01-23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앙..!!
(오늘 아침엔 이상하게 이 말을 자주 쓰게 만드는 일만 생기는 듯..;;)

진짜, 시험문제 같아요! ㅡ.ㅡㅋ

2008-01-23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까칠 2008-01-23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떻게 하나도 모르겠냐 ㅎㅎ
가구라는 뭐고?

웽스북스 2008-01-23 17:45   좋아요 0 | URL
까칠님 제가 까칠님을 찍었다가 틀렸거든요 흑흑 ㅠㅜ
혈연은 아니셨군요 흑흑

깐따삐야 2008-01-23 21:34   좋아요 0 | URL
까칠군- 나한테 관심이 없구만! 가구라는 네이버 이미지를 찾아보면 나온다네.

웬디양님- 함정을 넘흐 깊게 팠나 보아요. ㅠㅠ

까칠 2008-01-23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구라 검색해봤는데, 처음에 이미지 보고나서는 이해가 안갔다.
하지만 그 밑에 캐릭터 설명을 보고 전적으로 동감했다.
'엄청난 식성과 파괴력' ㅎㅎㅎ

깐따삐야 2008-01-23 22:29   좋아요 0 | URL
-_-a 꼭 고따구로 말해야겠어? 엉? 역시 넌 나와 혈연이 아닌 게 틀림없군아. ㅋㅋㅋㅋ

2008-01-24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4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 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7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윤상인 옮김 / 민음사 / 200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의 마음은 다 거기서 거기지만 사람의 성격은 각각 다르다. 사람간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건 마음이 아니라 성품이며, 그 성품은 나아갈 행동의 향방을 결정지운다. 마음과 성품의 차이란 무엇일까. 나에게 심술을 부리거나 해를 끼쳤던 사람이 잘 사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은 건 누구나 비슷하다. 다만, 여리고 무른 사람은 조금 속상해 하기만 할 것이다. 독하거나 오기가 있는 사람은 때를 보았다가 복수의 계기를 만들지도 모르겠다. 누가 더 선한가. 아무도 선하지 않다.

 가까이 지내던 동료 중에 곤란한 궁금증이 생기면 꼭 나를 시켜 질문하는 사람이 있었다. 처음에는 멋 모르고 응해주다가 나중에 사람들의 낯빛을 보고 아차, 싶었더랬다. 나의 착오는 수줍음과 내숭의 차이를 혼동한 데에 있었다. 진정 수줍은 사람은 잇속을 챙기는 데에도 서툴 뿐더러,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타인에게 드러내는 것조차 부끄러워 한다. 교묘한 우회전법으로 입도 벙긋하지 않은 채 조용히 잇속을 챙기는 그를 보며 내가 배운 한 가지는 가만히 있을수록 이익이 가마니로 떨어진다는, 참으로 게을러빠진 교훈이었다. 그를 A로 놓고, 그 가운데 내가 있고, 또 한 사람의 동료인 B가 있었는데 A와 B는 여건상으로나, 연령상으로나 친밀하게 지낼만한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었음에도 융화되지 못했다. 나중에 이유를 깨닫고 보니 간단했다. 두 사람은 서로 닮아 있었기에 말도 섞지 않은 채 미리 알아보고 경계했던 것이었다. 스물넷 이후였던 것 같다. 사심 없는 교제라는 것에 대해 사심 있는 회의를 품게 된 것이.

 나쓰메 소세키는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을 가지고 인간의 속마음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심리소설의 대가라고 불리우는 슈테판 츠바이크나 아르투어 슈니츨러처럼 적나라하거나 악랄하지 않다. 그의 화자들은 얌전한 글방도련님이자 정갈한 에고이스트이다. 인간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무표정으로 가릴 수 있을 만큼 절제되어 있고, 사사로운 감정과 사회의 윤리 사이에서 균형감각을 잃지 않을 만큼 정제되어 있다. 웃음과 눈물의 자유를 외면하고 있는 소세키의 백수들은 고상하지만 고통스럽다.

 주인공 다이스케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하지 않고 아버지와 형의 경제력에 기댄 채 유유자적하고 있는 고등룸펜이다. 그는 자본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근대 일본에서 빵을 위해 스스로를 더럽히지 않는 고귀한 한량인 동시에, 아버지가 누누히 강조하는 '성실'과 '열의'에 무관심한 사회 부적응자이다. 대학 시절, 진심 어린 소통이 가능했던 친구 히라오카가 사회에 나온 이후 자신으로부터 멀리 떠나간 느낌을 받으며 다이스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실은 히라오카만이 아니었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그런 기분이 들었다. 현대 사회는 고립된 인간의 집합체에 지나지 않았다. 대지는 자연과 연결되어 있지만 그 위에 집을 지으면 금세 토막토막 분리되어 버렸다. 집 안에 있는 인간도 마찬가지였다. 문명은 인간을 고립시킨다고 다이스케는 생각했다. ... 히라오카와 친하게 지내던 시절의 다이스케는 남을 위해서 울기를 좋아했었다. 그런데 점점 울 수가 없게 되었다. ... 서구 문명의 압박을 받아서 그 무거운 짐에 눌려 신음하며 격렬한 생존 경쟁의 무대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 진정으로 남을 위해 울 수 있는 사람을 다이스케는 지금까지 만난 적이 없었다. -p.142 문명에 동화되기엔 너무 데카당하지만, 그 데카당함을 유지하려면 재빨리 시류에 편승하여 자본을 쥐게 된 아버지의 경제력에 의탁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다이스케의 운명이다. 아버지가 요구하는 덕목에 반하는 그의 '나태'와 '무관심'은 스스로의 아이러니한 운명에 맞서는 최후의 자존심일지도.

 이러한 다이스케로 하여금 빵을 구하러 가게 만드는 사람은 다름 아닌 히라오카의 부인 미치요이다. 친구의 여동생인 미치요를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죽은 친구에 대한 무거운 부채감과 결단력 부족으로 다이스케는 미치요를 히라오케에게 미뤄 버린다. 직업사회의 경쟁에서 번번히 실패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던 히라오카는 병든 아내 미치요에게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지 못하게 되고, 내막을 파악한 다이스케는 미치요에 대한 옛 감정이 되살아나며 그녀에 대한 연민으로 갈등한다. 기대했던 집안과의 결혼이 수포로 돌아가고, 다이스케가 미치요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아버지와 형은 경제적 지원을 끊어버린다. 이제 다이스케는 푹푹 찌는 더위 속으로 직업을 구하기 위한 발걸음을 뗀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친구의 아내를 사랑했네, 라는 삼각관계의 통속성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소설의 미덕은 심플한 플롯 안에 정교하고도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는 다이스케의 심경이다. 모자람도, 지나침도 없는 담담한 어조로 자기 자신과 주변 인물들의 마음을 읽어가는 과정은 차분하면서도 기품이 있다. 한편으론 점점 문명화 되어가는 일본 사회에 쉽사리 동화될 수도, 전복할 힘도 없기에 시종일관 어정쩡한 포즈만을 취하고 있던 다이스케가 미치요를 동정하고 그녀에게 스스로를 거는 행위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만큼 그렇게 단순해 보이지가 않는다. 과거의 비겁한 자신을 부정하고, 물신화된 결혼을 종용하는 아버지와 형을 부정하고, 실패에 찌들어 사랑을 망각한 히라오카를 부정하고, 누군가를 위해 자기 자신을 버린 적이 없는 스스로를 부정하고, 경제 사정으로 인해 신앙도, 믿음도 잃어버린 일본사회를 부정하는 반항의 행위는 아닐까. 일자리를 구하러 나와 전차를 탄 다이스케. 그가 새빨갛게 타오르는 더위 속에서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은, 숨막힐 듯 후텁지근한 문명에 대한 구토의 징후처럼 느껴졌다.

 다이스케는 '마음'에서 유서를 남기고 떠났던 선생님의 과거 분신일 듯 싶다. 쉬이 자존심을 버릴 수 없는 자는 고독해지고, 양심을 외면할 수 없는 자는 우유부단해진다. 다이스케는 바깥 사회에 적응하는 대신 내면 세계에 길들여짐으로써 때로 비웃음을 면치 못한다. 들여다보면 대개 거기서 거기인 게 사람의 마음이지만 성정에 따른 선택에 따라 누군가는 하리오카가 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다이스케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다이스케를 비웃는 주변 인물들을 조롱하는 동시에, 주변 인물들을 무시하는 다이스케를 반성하게 함으로써 객관적 거리를 유지한다. 나쓰메 소세키는 거침없지만, 결코 터프하지 않다. 한 가지도 제대로 버릴 줄을 모르지만, 참 양심적인 작가다. 그의 미덕은 격조 높은 이율배반에 있는 듯 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8-01-22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는 시간은 오래 걸렸을텐데 나는 짧게 읽어버릴 때, 쓴 사람에게 미안하지요.
지금도 미안해요,대충 눈으로 훑어버리는것 같아서.

깐따삐야 2008-01-22 09:11   좋아요 0 | URL
승연님의 고마우신 말씀에 길게 써서 죄송하단 생각이 듭니다.^^;

치니 2008-01-22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야님의 리뷰도, 소세키처럼 터프하지는 않지만 세심하고 객관적 거리를 유지한, 일품 리뷰네요 ~ ^-^

깐따삐야 2008-01-22 15:58   좋아요 0 | URL
이궁. 감사합니다.^^ 치니님 뽐뿌질 덕분에 좋은 책을 읽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