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사로 가는길 범우문고 219
이상보 지음 / 범우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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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 먼 먼 시절, 중학교 1학년이었을 적, 부모가 읽던 잡지쯤에 이상보의 수필 <갑사로 가는 길>이 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멀리 대전인가 공주에서 한 밤에 택시를 타고 부모와 함께 동학사인지 갑사인지 비포장길을 달리던 기억도 있다. 그때 동학사에서 갑사로 넘어갔던가, 갑사에서 동학사로 넘었는가도 가물가물하다. 당간지주와 남매탑 앞에서 어린 내가 차려 자세를 하고 부모와 함께 찍은 사진이 앨범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흑백이었었나, 색 바랜 초기 컬러 사진이었나 그것도 정확하지 않다. 가을이었고, 산을 넘어 숙소에 도착해 우연히 만난 두 젊은 등산객이 굵직한 살모사를 잡아 껍질을 벗기고 휘발유 버너에 푹푹 끓여 기름이 뽀얗게 뜨는 곰국을 끓였던 건 확실하다. 계룡산 남매탑 앞에서 탑에 관한 전설을 이야기해주던 이는 국문과 나와 여고에서 교사를 하던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였다. 아마 그래서 중학교 올라가 우연히 잡지에서 찾아 읽은 <갑사로 가는 길>이 그토록 오래 기억에 남았었던 건 아닌지. 수필의 내용은 다 잊고 오직 제목일지언정.
  이상보의 수필집 《갑사로 가는 길》을 본 순간 망설이지 않고 샀다. 조금쯤 설레는 마음으로. 내가 여태 재미있게 읽은 수필집은 사실 몇 권 되지 않는다. 문일평이 찬란한 산문으로 만든 《화하만필》, 이어령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양주동의 《문주반생기》, 변영로의 《명정 사십년》 정도. 김소운의 《목근통신》과 이상의 《권태》,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는 이 목록에 들지 않는다. 《먼 북소리》는 읽다가 버렸다는 걸 굳이 밝힐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한 마디로 수필이란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갑사로 가는 길》의 기억이 워낙 추억으로 저며, 사서, 이제 읽었고, 실망했다. 그냥 기억만 하고 있을 것을.
  이상보는 1927년생이다. <갑사로 가는 길>를 발표한 해가 1972년. 나는 이 수필집에서 1970년대 이전의 수필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수필이 1990년대와 2000년대, 주로 김영삼 집권 시기에 몰려있다.
  그리고 <갑사로 가는 길>. 내가 여태 가슴을 저며 하고는 했던 갑사로 가는 길은 이상보의 글 속, 동학사에서 남매탑을 거쳐 갑사로 넘어가는 길이 아니라, 야심한 밤에 택시를 대절해 거의 완전한 어둠을 뚫고 달리던 기억 속의 비포장도로였던 거다. 아마 이상보와 같이 부모와 나도 동학사에서 출발해 갑사로 넘어갔을 것이다. 그럼에도.

 

  차라리 읽지 말 것을. 그냥 마음속에 갑사 가는 길, 이라는 하나, 가상의 글을 담고 있는 편이 더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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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12-17 09: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갑사라는 절이 있군요. 찾아보니 꽤 큰 절 같은데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어머니께서 여고 국어선생님이셨군요. 폴스타프님 독서는 어머니의 영향이 크셨을거 같아요.

근데 마음 속 추억이 변색되서 저도 안타깝습니다😢


Falstaff 2021-12-17 10:05   좋아요 3 | URL
옙. 계룡산에서는 갑사와 동학사가 제일 유명하지요.
저 시절 갑사는 담장도 없던 아주 작은 절이었답니다. 건물도 대웅전하고 그저 작은 요사체, 쇠로 만든 당간지주 정도였습니다. 지금 저도 검색해 찾아보니 많이 커졌군요.
대웅전과 지금이름으로 갑사강당이라는 건물이 흥미롭네요.
지붕의 형식이 맞배지붕입니다. 앞쪽과 뒷쪽의 기와가 서로 등을 맞대고 있다는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주로 고려 시절에 많이 사용하던 방식으로 강건하고 우직한 느낌이 납니다. 조선으로 넘어가면 화려한 팔작지붕 형식으로 바뀌는 게 보통입니다만, 대웅전은 정유재란 이후 16세기에, 강당도 조선 후기에 지었으면서도 맞배지붕 형식을 적용했군요.
하여튼 절이란 절은 다 중수, 불사, 신축으로 화려해지는 것에 반비례해서 정감이 사라져가 아쉽습니다.

ㅎㅎㅎ 제 독서는 어머니 쪽보다 아버지 쪽에 더 영향을.... ^^;;

coolcat329 2021-12-17 10:14   좋아요 3 | URL
아 예전엔 작은 절이었군요. 갑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강건 우직한 절이군요.
맞배지붕! 찾아보니 우리나라 한옥에 지붕이 여러종류가 있네요. 팔작지붕, 모임지붕 등등...
그냥 다 같은 지붕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알고 보니 너무 달라보입니다.

맞배지붕 참 심플하면 우직한 느낌이에요. 지붕공부도 재밌네요 😁

아버지께서 책을 좋아하셨군요.👍

Falstaff 2021-12-17 12:01   좋아요 2 | URL
요샌 잘 안 다니는데, 꽤 쫄쫄거리면서 다녔습니다.
옛 건물 같은 데 가면 안내판 있잖아요. 거기 보면 지붕 양식, 공포, 기둥 등등 여러 건축용어가 나옵니다. 그걸 유심히 관찰하면서 다니니까 따로 배우지 않아도 왠만큼은 알겠더라고요.
제 선친은 책을 많이 읽으셨습죠. 제 서재 타이틀 ˝책일 읽거나 술을 마신다˝ 여기까지가 늘 얘기하시던 모토! 였습니다.
술꾼에, 구라꾼이시기도 했습죠. 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1-12-17 13:20   좋아요 2 | URL
폴스타프님이 아버지를 닮으셨군요! 저는 집안에 책을 읽는 사람이 없어 이렇게 부모나 형제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보면 부러워요.

앞으로는 어디 가면 안내판 좀 봐야겠네요. 어딜 가도 어디를 갔다왔는지도 모를 때도 있어요 ㅠ

그레이스 2021-12-17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학때 갔던적 있어요
계단때문에 힘들었던...
생각보다 갑사에서 받는 느낌이 없어서 실망했던...
어려서 그랬나봐요 ㅎ

Falstaff 2021-12-17 11:59   좋아요 2 | URL
<갑사로 가는 길>을 1972년에 발표했는데요, 이 작품에서도 산길에 계단이 많다고, 허벅지에 알 밴다고 툴툴거리는 장면이 있답니다. 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12-17 14: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지두 제목으로만 아는 책인데요. 유명했잖아요. 폴스타프님이 실망했다니, 지는 잊겠습니다^^;; 그나저나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자냥님과 더불어 리뷰 달인이세용. 제가 엄청 샘 나하는 거 혹 아세요??? ㅋㅋ

Falstaff 2021-12-17 14:49   좋아요 2 | URL
옙. 그냥 옛날 이야기 한 편이더라고요. 이거 중고도 아니고 새 책 산 건데 말입니다. ㅋㅋㅋ
아휴, 저를 샘내시다니요. 아무 것도 아닌데요. 요즘 부쩍 비행기 많이 타고 있어서 겁납니다. ^^;;;
 
태평양을 막는 제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7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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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을 조금 넘긴, 당시 기준으로 보면 중년의 과부. 프랑스 농부의 딸로 태어났다. 가난했으나 공부를 잘 해 초등학교 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상급과정 학교에 진학한다고 했을 때도 부모가 반대하지 않았다. 졸업 후 2년 동안 북부 프랑스에서 교직 생활을 하다가, 1899년의 한 일요일, 면사무소 유리창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만다.

 

  “식민지 군대에 지원합시다.”
  “젊은이들이여, 식민지로 오십시오. 기회가 기다립니다.”

 

  포스터에는 로브그리예의 <질투>에서나 볼 수 있을 번성하는 바나나 농장에서 나무 그늘 아래 백인 부부가 편한 모습으로 흔들의자에 앉아 있고, 사진을 찍을 때 미소를 지으라고 명령을 받은 것이 분명한 원주민들이 즐거운 얼굴색을 하고 분주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 식민지 행에 관심이 생긴 선생 앞에 역시 초등학교 교사이며 이국취향에 흠뻑 빠져 프랑스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남자가 나타나자 즉각 결혼했다. 당시엔 십대 후반, 늦어도 이십대 초반이 결혼 적령기이기도 했으니 망설일 필요도 없었다. 부부는 식민지 교사직에 지원했고,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넓은 영토에 교사로 임용된다.
  식민지, 식민(植民)이 무슨 뜻인가. 심을 식, 백성 민. 이것만큼 노골적인 말도 없다. 대항해 시대 이후에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신대륙의 넘쳐나는 재화를 효과적으로 가져오는 것과 과밀한 자국 내 빈곤층을 효율적으로 구제하는 일을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하여 힘 센 나라의 백성(民)을 신대륙에 심는(植) 일이었다. 이를 위하여 절대로 자기네 백성이 아닌 식민지 원주민들은 간신히 굶어죽지 않을 노예상태로 삶을 유지시켜주고, 그들이 생산하는 모든 물자, 땅에 묻혀있는 모든 자원을 모국으로 이전하는 행위가 식민통치다. 이 젊은 부부 역시 면사무소의 유리창에서 식민지로 오라는 포스터를 보고, 식민지로 가기만 하면 많은 원주민을 노예나 노예 비슷한 상태로 지배하면서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기대했을 것이다.

 

  어쨌든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한 부분인 코친차이나로 갔다. 정착한지 2년 만에 아들 조제프와 딸 쉬잔을 낳았다. 아내는 쉬잔이 생기자 교사직을 포기하고 프랑스어 개인교습을 하면서 육아에 전념한다. 때마침 젊은 아빠가 원주민학교의 교장으로 재직해 몇 년간 엄마의 기억 속에서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가장 좋았던 행복의 시기를 누렸다고 말한다. 그러나 불과 몇 년 후, 불행이 가족을 덮치기 시작한다. 불행은 너무 이른 시기에 아빠를 잃은 것부터 시작한다.
  가장의 무책임한 죽음. 자연사라도 처자식을 남긴 죽음은 너무 무거운 죄다.
  멀고도 먼 타국에서 아이 둘이 달린 과부가 된 어머니는 일단 살아남아야 했다. 하고 있던 프랑스어 개인교습에 이어 피아노 교습까지 시작했고, 이것도 모자라 당시 무성영화를 상영하며 사이사이에 피아노 연주를 하는 에덴 시네마에 피아니스트로 취직을 했다.
  어머니는 울었다. 꼬맹이들 교습은 어떻게라도 시키겠는데 대중을 상대로 연주를 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서. 다행히 극장주가 괜찮은 사람이라 시간을 충분히 주고, 게다가 거의 비슷한 곡만 연주하면 됐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무난히 연주를 할 수 있었다. 그래도 불안한 어머니는 극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녔다. 아이들만 집에 둘 수 없다는 건 핑계였고, 이 아이들을 부양하기 위하여 피아노 노동을 하고 있으니 잘 봐달라는 뜻이었다. 관객은 호의적이었다. 원수 같은 남편. 원수 같은 남편. 원수 같은 남편.
  이렇게 십 년 동안 악착같이 돈을 모아 식민지 토지국에 토지 불하신청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었다. 신청을 하고 또 2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작품의 배경이 되는 람 평야, 수도 사이공에서 8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 매년 7월이면 남중국해, 라는 촌스런 이름보다는 태평양이라고 부르고 싶은 바다에서 바닷물이 범람해 평야에 심은 모든 작물을 쓸어버리는 불모지 백 헥타르와, 백 헥타르의 불모지를 마치 옥토로 착각하게 만들기 위해 달려 있는 듯한 5 헥타르의 평지로 이루어진 땅.
  태평양은 7월이 되자 어머니가 심은 논에도 공평하게 범람해 농사를 완전히 망쳐놓았다. 이때 어머니는 희망을 본다. 방조제를 지으면 된다는 것. 마침 통나무도 도로공사를 마치고 그때 쓰던 것이 그대로 있으니 완전히 헐값에 구할 수 있고, 방조제가 완성되면 무려 5백 헥타르의 평야를 얻는다는 계산으로 지역 원주민 수백 명을 동원할 수도 있었다. 어머니는 5헥타르의 좋은 땅 위에 지은 방갈로와 기타 등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빌려 기꺼이 엔지니어의 검토 없이 일을 벌이고, 수개월 동안 제방을 쌓아간다. 그러다 다시 7월. 태평양 바닷물이 범람할 시기가 오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단 하룻밤 만에 태평양은 제방을 모두 쓸어 가버렸다. 이제 원주민도 다 떠나고, 조제프와 쉬잔도 아무 의욕 없이 절망과 권태와 의욕상실에 지쳐갈 때, 어머니는 제방 건설의 꿈을 결코 놓지 않는다. 조금씩 정신이 빠지기 시작한 것일까. 그럴 수도 있고, 어떻게 해서든지 작은 희망을 놓고 싶지 않은 본능일 수도 있다.

 

  없는 살림에 2백 프랑으로 말과 마차와 마구를 샀으나 말이 너무 늙었다. 마차가 있으면 조제프가 람에서 운송업으로 약간의 돈을 벌 수 있으리라 기대했으나 말이 사람 나이로 치면 백 살은 넘어버려 풀조차 먹으려 하지 않았다. 낡은 시트로앵 B.12로 비포장도로를 한 시간 달려야 하는 람까지 그런 말을 끌고 갔다 왔고, 말은 벼의 모종 위에 주둥이를 박고 있어도 너무 지쳐 뜯어먹지 못했다. 그러다가 죽었다. 불행은 계속 오는 것이니까.
  양철통 수준의 시트로앵 B.12를 타고 람의 군 회관에 도착하자 먼지 하나 없이 세차가 된 5만 프랑짜리 레옹 볼레가 서 있고, 회관 안에는 큼직한 다이아몬드가 박힌 인장반지를 낀 조 씨 성의 화교가 앉았는데, 참 못 생긴 얼굴에다가 어깨도 좁고 팔도 짧고, 키도 중국인 평균이 안 되는 것 같은 인간이 최고의 여름 비단인 작잠견 옷을 입었다. 레옹 볼레의 주인. 고무농장으로 큰돈을 벌었다고 하지만 알고 보면 부동산을 사고 판 차익으로 거금을 모은 화교 부동산 투기꾼 백만장자의 아들이다.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재주도 없고, 파리에 유학을 했지만 머리가 따라주지 않아 다시 인도차이나에 와 아버지 사업을 거드는 무능한 한량이다. 있는 건 돈밖에 없다. 이 조의 눈에 열일곱 살짜리 쉬잔이 들어온 것.
  어머니는 조를 통해 자기 희망을 이룰 기회를 엿본다. 쉬잔으로 하여금 조의 애가 타게 만들라고 하고, 조에게는 쉬잔과 자고 싶으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못을 박는다. 쉬잔은 결코 조를 사랑하지도 않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래도 어머니의 뜻을 좇아 조에게 샤워하는 자신의 알몸을 보여주고 비싼 축음기를 선물 받는다. 조의 어머니 것이라고 하는 2만 프랑짜리 다이아몬드도 받는다. 어머니의 머릿속에는 큰 그림이 그려진 상태. 2만 프랑으로 은행 빚을 갚고, 다시 5만 프랑쯤 대출을 얻어 마지막으로 제방을 완성한다는. 누구나 알고 있다. 결코 태평양의 범람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그러면 결국 남을 것은 완벽한 절망. 식민지 람 평야에 결국 남을 것은 원주민 밖에 더 있겠나.

 

  뒤라스는 프랑스인으로 <태평양을 막는 제방>에서 당연히 프랑스인의 시각으로 작품을 썼다. 식민지 토지국 공무원들이 식민지의 프랑스인들을 어떻게 착취하는지도 잘 보여주고, 결국 그들에게 죄를 묻는 일은 착취당한 프랑스인들과 뜻을 함께 했던 현지인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도 꽤 의미가 있다.
  이런 정치, 식민주의도 정치의 하나니까, 정치적인 논의는 그만하자. 나는 책을 덮으면서 가슴 속에 태평양의 썰물이 좌악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아는 자기만의 문장이 아니라, 늘 읽을 수 있는 보통의 문장으로도 뒤라스는 독자를 이렇게 쓸쓸하게 만들 수 있었구나. 절망에 대한 약한, 가없는 희망을 유지하며 늙어가는 여자의 모습에 집중해서 읽었다. 역시 “희망을 가진 사람은 불행하고, 희망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더 불행”한 건가.
  8년 후 뒤라스는 역시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를 배경으로 하는 <부영사>를 쓴다. 십대 소녀가 출연한다. 무대는 바닷가가 아니라 호숫가다. 그 책도 인상 깊게 읽었는데 너무 오래 전이라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한 번 들춰봐야겠다.

 


 

앗차!
제목으로 썼으며 본문에도 있는 문장은 정호승의 시에서 따온 건데, 어느 시인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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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2-16 08: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퐐님 별다섯! 그렇다 그렇다! 제가 먼저 읽은 책 퐐님 리뷰로 보는 거 처음인데 엄청 생생해요. 저는 아니땐 굴뚝의 희망보단 정직한 절망이 더 낫지않는가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이 포기하고 너무 열심히 살면 정직하게 절망하기가 얼마나 어렵나… 그런 생각을 하게되더라구요.

Falstaff 2021-12-16 09:10   좋아요 4 | URL
앗, 이게 처음입니까? ㅎㅎㅎ

하여튼 결론은, ˝절망엔 약이 읎다!˝ 였습니다.
독자의 가장 큰 시선은 조제프와 쉬잔을 향할 겁니다. 그건 독자 나름대로 품고 있는 게 좋지 않을까, 라는 뜻에서 엄마 시각으로 썼는데요, 엄마는 사실 희망을 가장한 절망에 절절하고 절절하게 빠져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절망의 시작은 웬수 같은 남편의 죽음일 겁니다.
쉬잔, 어린 뒤라스로서 충분히 실감하지 못했을 고통과 고독의 시발점. 그게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라니, 참 나.

- 2021-12-16 12:02   좋아요 3 | URL
절망의 시작이 남편의 죽음이지 않았을까. 그렇게도 읽는 구나~ ^^ 역시 소설 같이 읽는거 너무 재미지다요.~~~

Falstaff 2021-12-16 12:2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이 세 식구가 내리는 행복의 정의는 중국인 조와 달리 거의 전적으로 돈에 달려 있습지요. 조제프가 조한테 행복에 대한 정의를 제대로 얘기하잖아요.
그러니 안정적 수입이 갑자기 끊긴 아빠의 죽음이 절망의 시작이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거기다가 꼬박꼬박 저축해 둔 돈까지 병치레로 다 날렸다면 아이고....

잠자냥 2021-12-16 11: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암튼 전 뒤라스 작품 중 이 작품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요!

Falstaff 2021-12-16 11:11   좋아요 3 | URL
솔직히 뒤라스한테 거장이니 대가니 하는 호칭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물론 오직 제 생각입니다. 행운의 손이 뒤라스를 쓰다듬어 인플레이션 된 명성을 즐기고 있으니 저승에서나마 기분 좋을 듯합니다. (다시 강조. 오직 제 생각입니다.)
습작하는 지망생들이 (진짜 습작으로) 이이의 작풍을 사용/참작/참고/모방해 단편을 써보는 정도로는 아주 적당할 것 같기는 합니다만.
저도 뒤라스 작품에 별 다섯 개 줄 수 있는 건 이 책 말고는 없습니다.

이런 댓글 잘못 쓰면 코피 터지는데.... 흑흑.....

stella.K 2021-12-16 15: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웅~ 제목 좋네요. 시인은 어느 별에서 왔을까요?ㅠ

Falstaff 2021-12-16 20:02   좋아요 2 | URL
ㅎㅎㅎ 시인은 별자리를 타고 나야 합니다!

stella.K 2021-12-16 20:26   좋아요 1 | URL
아멘! ㅋㅋ

쎄인트 2021-12-16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21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이하라 2021-12-16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thkang1001 2021-12-16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Falstaff님! 2021 서재의 달인!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얄라알라 2021-12-16 17: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엠블렘을 어딘가에 마구 감춰놓으셨음이 분명

폴스타프님 축하드립니다^^

새파랑 2021-12-16 1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폴스타프님 달인 축하드립니다. 실제 생활도 달인 포스가 느껴집니다~!!

Falstaff 2021-12-16 20: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만장하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실 달인, 이게 혜택 가운데 1년 동안 무조건 플래티늄, 죽여주거든요. 요즘 기념품은 별거 없어요. 걍 다이어리 하나, 캘린더 준다는데 모르겠고, 예전에 (전에도 받은 적이 ㅋㅋㅋ 있답니다) 비하면 그저 흉내내는 수준입니다.
근데요, 솔직히 달인...되려면 책 많이 사야 하니까 저절로 플래티늄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하여튼 이런 이벤트 해주는 알라딘이 고맙기는 합니다.

독서괭 2021-12-17 10:49   좋아요 1 | URL
폴님 축하드립니다~ 역시 엠블럼 어디 숨겨놓으신 거죠? 절대 하나뿐일 리 없다..
저도 그 생각 했는데, 플래티넘 서비스 좋다고 해도 어차피 지금도 구매실적으로 플래티넘인데, 의미가 있을까-^^;; 내년엔 좀 덜 사고 많이 읽어볼까? 싶지만 가능할런지 모르겠습니다..

페넬로페 2021-12-16 20: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폴스타프님 리뷰 읽으니 이 소설이 다시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식민이라는 단어가 참 아프고도 질깁니다^^
리뷰의 달인이십니다**

Falstaff 2021-12-16 20:30   좋아요 2 | URL
아휴, 소쿠리 비행기 탔다가 떨어지면 을매나 아픈데 이리 띄워주십니까. ^^;;

그레이스 2021-12-16 2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페터 한트케 지음, 윤시향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읽다가 중도작파한 게 세 작품이다. 셋 다 12월에 나왔다. 연말을 참 아름답게 맞는구나.
폭탄 맞아버렸다. 135쪽에서 항복. 개의 썩은 시체같은 냄새가 나지만 날 것에 소금과 올리브유만 뿌려도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그물우산버섯일 수는 있겠지. 그러나 시식을 하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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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15 16: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글이 뭔데 이렇게 웃기죠. 저 핫도그 먹다 더럽게 흘림 ㅠㅠ 폴스타프님 연말 액땜이라고 생각하시고 로또라도 하나 번호는 1 3 5 골고루 넣어서요 ㅎㅎ ~

Falstaff 2021-12-15 18:56   좋아요 2 | URL
에효, 정말 로또 한 번 사야겠습니다. 이거 영 쫄려서 말입죠. ㅋㅋㅋ

coolcat329 2021-12-15 18: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저도 왜 이리 웃기는지요 🤣

Falstaff 2021-12-15 18:56   좋아요 3 | URL
흑흑... 재미나셨어요? 전 화딱지가 와장창, 속으로 잠자냥님 백자평을 안 읽은 죄다, 이랬는데요. ㅋㅋㅋㅋ

청아 2021-12-15 1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56페이지까진데 제가 다 속상하네요 폴스타프님 대신 한잔 해야겠습니다ㅋㅋㅋㅋ😆

Falstaff 2021-12-15 19:19   좋아요 2 | URL
에효, 제가 벌써 마셨습니다요. 딸꾹!
퇴근이 다섯 시라서리, 동태탕 2인분 포장해 가서 벌써 한 병 꿀꺽, 해잡솼답니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마음이 느므 고맙습니다. ㅋㅋㅋㅋㅋ
 
케이크와 맥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4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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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칭 "최고의 2류" 작가. 이토록 적절하게 어울릴 수 있을까. "최고의 2류"를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셰익스피어는 모르겠고, 하여튼 그 다음엔 나다."
  유감없이 이를 증거하는 통렬한 풍자가 만발한 소설.

 

  감상 포인트를 두 가지로 볼 수 있으니, ① 영국 문단의 허위의식과 스타 작가 만들기, ② 한세상 신나게 살아치운 자유로운 영혼의 여성. 작품 속에서 유일하게 양심적이고, 예측가능하고,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은 화자 ‘나’ 윌리 어셴든 한 명이다. 어셴든은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켄트 주 바닷가 소도시 터켄베리의 외곽 블랙스터블에서 교구목사인 숙부와, 가난하지만 신분이 대단히 높은 집안 출신인 숙모와 생활하고 있다. 터켄베리가 어디냐고? 서머싯 몸이 학창시절을 보낸 켄터베리를 의미하는 가상의 도시다. 즉 어셴든의 상당부분이 서머싯 몸 자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하여 ‘나’ 서머싯 몸은 작품 전편에 걸쳐 가장 우쭐대고 잘난 척하고 끝까지 귀엽게 거들먹거린다. 바지에 연결된 멜빵에 양쪽 엄지손가락만 걸쳐놓고 뒤꿈치를 한 번 올렸다 내리면서 씩 웃을 것만 같은 모습. 눈에 선하다.
  작품에서 제일 먼저 소개하는 인물이 ‘나’ 어셴든의 동료 문인이자 당시에 가장 잘 나가던 소설가 앨로이 키어다. 립 서비스의 대가이며 죽여주는 처세술로, 성공하는 동료를 가장 진심으로 칭송하지만 그가 게으름이나 흥행실패, 타인의 성공 등으로 밀려나게 되면 제일 가차 없이 안면 몰수하는 인간이다. 자신에게 이득이 없다고 판단하면 라면 국물 한 방울 양보하지 않을 것을 자신의 나아갈 지표로 삼았다. 문단에서도 승승장구해 쉰 살의 나이임에도 기적같이  벌써 서른 권의 책을 출간해냈다. 이런 (앨)로이 키어가 외출한 ‘나’의 숙소에 전화를 해 급한 일이 있으니 귀가 즉시 전화해달라고 했다 한다. 이런 전화요구는 거의 대부분 전화를 받은 사람이 아니라 전화를 건 사람이 급한 일이기 십상이라 ‘나’는 문단에서 뜨겁게 떠오른 옛 친구 로이의 요구를 거절해버린다. 시작부터 ‘나’의 포스가 심상치 않다. 아니나 다를까, ‘나’ 윌리 어셴든은 서른 권에 달하는 책을 출간한 로이를 작가로서 품평하기를,

 

  “동시대 작가 가운데 로이만큼 보잘것없는 재능으로 확고한 위치를 거머쥔 작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나’는 결코 로이의 이런 처세술과 습관을 미워하지 않는다. 자기가 보기에 로이는 그냥 천성이 그럴 뿐이란다. 오히려 엘로이 키어의 가장 탁월한 특징은 진실함에 있다고 강변한다. 뭐에 대한 진실함? 독자여, ‘나’ 윌리 어셴든, 즉 상당부분이 작가 서머싯 몸일 주인공의 말에 혹해서 그가 쓴 대로 받아들이지 마시라. 로이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처세하는 것, 다방면으로 능숙하게 사람들과 친화하는 수단, 독자가 보기에 틀림없는 이기적 행위와 언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로이를, 진실해서 그렇다고 관용을 담아 품평하는 자의 아량일 수도 있으니. 몸의 다른 작품 <면도날>에서도 비슷한 시니컬한 관찰을 충분히 경험해보시지 않았는가. ‘나’의 시각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빼지 않고 로이보다 한 수 위에 있다.
  하여튼 로이는 자칭 잔챙이인 어셴든에게 밥을 사면서, 물론 ‘나’의 예상대로 칵테일은 권하지 않았지만, 최고급 백포도주를 따르더니, 당대 가장 위대한 소설가 가운데 하나이며 마지막 빅토리아기의 작가이며 걸출한 거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나’의 의견으로는 지루한 작품들을 주로 생산했던 고 에드워드 드리필드의 회고록을 집필해달라는 미망인의 당부를 전달한다. 물론 ‘나’가 거절할 것을 미리 짐작한 일이고, ‘나’가 쓰지 않겠다고 하니 로이가 쓰긴 하겠는데, ‘나’의 소년시절, 드리필드의 무명시절부터 관계를 맺어온 ‘나’에게 그와의 일화를 부탁하기 위함이었다.
  그리하여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드리필드의 첫 번째 아내, ‘나’의 기억으로는 매우 사랑스러운 여자, 황금빛 머리카락에 은빛 색조가 빛나고, 은빛 피부에 금빛 색조가 찬란한 로지 갠, 이었다가 로지 드리필드였으며, 책의 후반부로 가면 로지 이글던이 되는 여인에 대한 기억으로 접어든다. 블랙스터블 출신으로 ‘레일웨이 암스’에서 3년, 후에 하버샴의 ‘페더스’에서 결혼할 때까지 여급으로 일했으며, 마을 사람들로부터 좋지 않은 평판을 듣던 여자.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드리필드의 회고록을 의뢰한 미망인이자 두 번째 아내 에이미 드리필드와, 자신보다 우위에 선 사람의 의견을 진심으로 신뢰하는 기질에 충만한 당대 최고의 작가 로이가 생각하는 로지만 인용해보자.

 

  ─ 소름끼치게 천해 보이는 여자. 극성맞은 인상의 여자. 말하자면 젖 짜는 아낙 타입. 엄청 지저분한 여자. 색정광. 나는 항상 이 여자가 백인 검둥이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잠깐. 백인 검둥이. 넬라 라슨이 쓴 <패싱> 읽은 거 기억하시지? 여기서는 로지의 도톰한 입술과 넓적한 코를 꼬집는 멸칭이지만, 간단하게 멸칭, 이렇게 끝나는 게 아니고 인텔리 입장에서 쓸 수 있는 가장 모멸적인 욕이 아닐까 싶다. 로지에 대한 추억이 깊고, 인생을 이미 달관한 나이에 이른 현명한 ‘나’ 서머싯 몸, 아니, 윌리 어셴든은 이 멸칭 한 방에 팽, 돌아버려 드디어 말문을 연다.

 

  “백인 검둥이는 터무니없는 말입니다. 새벽처럼 순수한 여자였어요. 청춘의 여신인 헤베 같은 여자, 월계화 같은 여자였어요.”

 

  그러니까 사람을 보는 시각도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 앞에서 여지없는 속물의 대명사 (앨)로이 키어의 가장 탁월한 특징은 진실함에 있다고 단언한 바와 같이, 여기서 ‘나’는 이미 십년 전에 죽은 로지 드리필드를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걸 좋아한, 사랑을 사랑한 여인”이었다고 선언한다. 그것도 틀림없이 턱없는 우월감에 차있을 두 번째 아내 앞에서 어쨌거나 경쟁상대일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아내를 언어로 만들 수 있는 최상의 선의로 변호하는 ‘나.’
  “천성일 뿐이죠. 태양이 햇빛을 발산하고 꽃들이 향기를 내뿜듯 자연스럽게 자신을 내어 준 거예요. 그녀 자신에게 기쁜 일이었어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걸 좋아했으니까요. 됨됨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녀는 늘 진실하고 예의 바르고 순박한 여자였어요.”
  맞는 의견일까?
  그렇다. ‘나’ 윌리 어셴든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에게 이로움이 되는 방향으로만 행동하는 로이 키어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그 행동이 진실함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래서 언어가 무섭다. 잘 쓴 글이 겁난다. 아무 생각 없이 글을 따라가다 보면, 다수 또는 보편이 가지고 있는 특정 행위나 생각, 심지어 이데올로기에 대한 평가를 폭파해버리고 정 반대의 생각과 평가에 동조하게 된다. 다른 말로 하면 상식을 살해할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문제는 작품을 제일 재미있게 읽으려면, 작가가 주장하는 대로, 유도하는 곧은길을 따라 똑바로 쪽 따라가야 한다는 것. 특히 서머싯 몸은 지루할 수 있는 곧은길 곳곳에 절묘한 비틀림과 왜곡과 풍자와 비웃음과 생각도 못한 웃음 코드를 심어놓았으니 말을 더 보태 뭐하나. 재미있는 작품이니 꼭 읽어보시기 권한다. 마지막 장까지 모두 읽으시라. 그래야 여태 내가 풀어놓은 독후감이 맨 거짓말투성이란 것을 벼락같이 알고 푸짐하게 욕바가지를 쏟아버리실 수 있을 터이니.

 

  서머싯 몸은 확실하게, 최고의 2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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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12-14 0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 이렇게 맥주 안 나오는 리뷰로 절 낚으셨습니다. 팔스타프 골드문트여, 그대는 최고의 리뷰어이신겁니다. (얄밉고요)

Falstaff 2021-12-14 11:26   좋아요 1 | URL
앗, 낚이셨습니까! 이런.... 근데 너무 올려주시는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

coolcat329 2021-12-14 0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막연히 사야지 했던 책인데...이리 말씀하시면 안 살 수가 없네요.
tip! 작가가 유도한대로 그대로 따라 읽을 것!
알겠습니다 ~🤨

Falstaff 2021-12-14 09:20   좋아요 2 | URL
근데요, 마지막에 제가 말하기를,
독후감이 맨 거짓말투성이라는 거, 욕 한 바가지 먹을 준비도 됐다는 건데요. ㅋㅋ

coolcat329 2021-12-14 09:28   좋아요 2 | URL
네! 거짓말도 기억하겠습니다. 감이 안잡히기는 하는데 거짓말이다 ~😅

blanca 2021-12-14 1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어무 좋았어요. ㅋ 그죠. 잘 쓴 책의 문제 그 사람의 가치관에 세뇌당할 위험이 있다. 몸의 사고 방식 중에 몇몇은 눈살 찌푸려지지만 그가 정말 잘 쓰는 작가라는 사실 자체는 반론 제기가 힘든 것 같아요.

Falstaff 2021-12-14 11:22   좋아요 1 | URL
옙. 저도 몸의 소설들이 재미나다는 거에 조금도 다른 생각이 없습니다!
참, <어센든>은 별로였습니다. 예전 번역으로 읽어서 그랬는지도 모르지요.
근데 몸의 잘난 척은 좀 귀엽지 않나요? ㅋㅋㅋ

stella.K 2021-12-14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폴님 마지막 문단 끝까지 읽고 순간 현깃증이...컥.ㅠ

Falstaff 2021-12-14 16:2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그게 서머싯 몸의 진짜 재민데, 결코 알려드릴 수 없는 결말이라서요.
알려드리기는커녕 힌트도 드리기 싫은 이 충정을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stella.K 2021-12-14 16:40   좋아요 1 | URL
아웅~ 충정이라니...!
이거 완전 쓰러지겠는데요?
쓰러지면 받아주셔야 완전 충정인데...ㅋㅋㅋㅋ
암튼 알겠습니다. 접수 완료! 고맙습니다.^^

Falstaff 2021-12-14 19:36   좋아요 1 | URL
음하하하하.... 무조건 받아드립니다.
제 무릎이 꺾여 시멘트 바닥에 찧는 한이 있더라도 걍 받아드립니다. ㅋㅋㅋㅋ

stella.K 2021-12-14 20:08   좋아요 1 | URL
ㅎㅎㅎ 역시 폴님이십니다.👍😄

그레이스 2021-12-14 16: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 확실히 동의!
제가 달과 6펜스 읽고 느낀점!

Falstaff 2021-12-14 16:28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저도 영문학자 동무한테 자칭 최고의 2류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화들짝, 이게 바로 ˝나 자신을 아는 게 힘이다.˝의 전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암초 대산세계문학총서 57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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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62년 1월, 뉴욕시 23번가 브라운스톤 14번지에서 조지 프리더릭 존스와 루크리셔 스티븐스 라인랜더의 딸로 태어난 이디스 뉴볼드 존스는 가족들로부터 ‘고양이 존스’라는 애칭으로 불렸다고 한다. 4월에 침례교 세례를 받고, 네 살이 되는 해에 가족과 함께 유럽으로 가서 유년시대를 지내고 열 살이 되어 다시 미국으로 온다. 이후에도 별일이 없는 한 가족은 매년 유럽에서 몇 달씩 체류하는 전형적인 미국 부르주아의 소비성향을 과시한다. 스물세 살 때 테디 워튼과 결혼을 해서 이디스 워튼으로 이름을 바꾼 작가는 이후에도 상당한 기간을 구대륙에서 생활하거나 여행하는 데 정열을 바쳤다. 그의 작품 <순수의 시대>에서 보면 구대륙에서 놀러 온 갓끈 떨어진 늙은 남작 나부랭이에게 최고의 대접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이의 여러 작품을 보면 신대륙 부르주아들은 구대륙 상류계급 인간들에게 무슨 열등감이 있는지 한 수 접히는 듯한 인상이 들거나, 열등감을 만회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돈 지랄 하는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한다. 또 한 명의 대표적인 작가가 나중에 정말로 여권까지 바꿔, 대표적인 영국 소설가 네 명 가운데 한 명의 자리를 깔고 앉게 되는 헨리 제임스.
  헨리 제임스와 여러 가지 방면에서 뜻을 같이한 이디스 워튼은 19년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제임스와 돈독한 우정을 나눈 것은 자연스럽다. 그래서 1908년 어느 날, 헨리 제임스는 마흔여섯 살이 된 이디스 워튼에게 모튼 풀러튼이라는 양성애 성향의 극심한 바람둥이 하나를 소개해주고, 이디스는 풀러튼을 통해, 하여튼 역자 손영미의 해설에 의하면, 1년 후, 난생처음으로 낭만적 열정과 육체적 쾌락을 경험했다니, 헨리 제임스, 정말 장한 일 한 번 한 거다. 1989년에 민방위 훈련을 받으러 여성회관 대강당에 간 적이 있는데, 강사가 나와서 하시는 말씀이, 여성의 순결은 성경험의 유무와 관계없이 육체적 쾌락, 알아듣기 쉽게 말해 오르가슴을 체험한 것이 기점이 된다고 아주 그럴듯한, 아직도 머리에 콕 박혀있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말이 진실이라면 이디스 워튼의 순결성, 즉 첫 경험은 남편 테디가 아니라 헨리 제임스의 소개 덕택에 풀러튼과 함께 할 수 있었을 터, 보답의 의미로 선물 하나 사 보냈을까? 이 부분에서 침을 튀는 이유는, 홧김에 핀 바람인지는 모르겠으나, 1912년에 남편 테디 워튼이 확 외도를 저질러버리는데, 이를 알게 된 워튼 여사는 3년 전인 1909년에 자기가 풀러튼에 의하여 난생처음으로 오르가슴을 경험한 기억을 떠올리며 외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고, 눈치를 보아하니, 이 경험이 워튼 여사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암초>를 들먹인 사연이 되지 않았나 싶어서다.
  작품의 뒷이야기, 이거 언제 들어도 재미있지? 특히 허리 아래 이야기라면 더욱.

 

  애너 서머스라는 여성의 성의 없는 전보 한 장 때문에 일은 벌어진다. 조지 대로우는 미국 뉴욕주에서 보낸 유년기부터 애너 서머스와 동무로 지냈고, 나이가 차서는 은근히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결혼이 이렇게 단계를 착착 밟아가며 진행되는 일은 세상에 거의 없듯이, 애너는 아들 하나 달린 홀아비 프레이저 리스와 결혼해 딸 에피를 낳았다. 프레이저 리스로 말할 것 같으면 역시 전형적인 미국 부르주아의 일원으로 수채화를 그리는 화가인데, 예술을 위해 유럽에 사는지, 유럽에서 살 핑계를 만들기 위해 예술을 하는지 도무지 판단하기 힘든 미국인의 전형으로 어떤 방면으로든지 전문성을 띠는 경향을 경멸하는 신사다. 즉, 속물이라는 얘기. 돈이 얼마나 많은지 파리 북역에서 기차를 타고 몇 시간을 가야 도착하는 ‘지브레’라는 곳에서 벽돌과 누런 돌담으로 둘러싸인 고가, 즉 샤토, 성에서 살았다. 살았다고? 그렇다. 지금은 죽었으니까. 왜 죽었는지는 책에 나오지 않는다.
  아직 상복을 입고 있던 애너 리스는 책이 시작하기 석 달 전에 런던의 미국대사관에서 아직 장가들지 않고 홀로 사는 조지 대로우를 12년 만에 우연히 만났다. 대로우의 직업이 외교관이고 런던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니까. 그래 그때부터 은근히 군불을 때기 시작해, 둘은 어느덧 결혼을 약속하고, 대로우의 집은 미국에 있으니 다음으로 하고, 프랑스 지브레의 성에 거주하고 있는 로스 부인의 시어머니와 의붓아들, 딸에게 공표하는 것만 남았다.
  애너 로스의 부드럽지만 꼬장꼬장한 성격을 가진 시어머니는 프랑스 샹텔 후작의 청혼을 못이긴 척 받아들여 졸지에 로스 부인에서 샹텔 후작부인이 된 몸으로, 평소에 완강한 겸양의 덕을 발휘해 주위의 모든 사람을 완벽하게 휘어잡는 특기가 있는 양반이다. 남편과 전처 사이에서 난 훌륭한 외모의 아들 오언 리스는 미국에서 하버드를 졸업하고 열렬한 연애에 빠졌다가 걷어차여 사람 꼴이 아니었다가 계모 리스 부인의 권유로 옥스퍼드에서 일 년 동안 공부하기로 했었다. 바로 이 새엄마와 의좋은 의붓아들 오언을 보살피기 위해 한 해에 한두 번 영국을 방문하는데 이때 대로우를 만난 것. 나머지 기간 애너 로스는 프랑스에 있는 딸의 옷과 가정교사를 구하고, 시어머니와 최신유행 상품을 쇼핑하느라 거의 모든 시간을 소비하는 유한마담이다.
  결혼을 선언하려면 대로우가 프랑스로 가야 할 터인데, 애너는 계속 일정을 변경하다가 마치 마지못한 듯 5월의 어느 날을 지정했고, 이에 맞춰 대로우는 약 한 달의 휴가를 얻어 채링 크로스 역에서 도버해협으로 가는 기차에 올라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대사관의 사환 아이가 헐레벌떡 기차를 향해 뛰어오더니 대로우에게 전보가 도착했다고 전해주었다.
  “예기치 못한 장애 발생. 30일 이전에는 오지 말 것. 애너.”
  이 전문이 <암초>의 첫 문장이다.
  대로우 입장으로 생각하면 얼마나 황당했을까. 대사의 결재를 받아 휴가를 얻어, 기차도 이미 탔고, 모르긴 해도 배표도 예매했을 터인데 밑도 끝도 없이 언제까지는 오지 말라니. 거기다가 전에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였음에도 선뜻 초청하지 않은 것도 께름칙한데 이런 전보를 받았으니 정말로 자신을 무시하는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어쨌든 기차는 떠났다. 그리고 비 내리는 도버해협 역에 도착해 내렸다. 날씨까지 대로우 기분에 맞춰주느라고 구질구질 비 내리고 바람까지 분다. 이때 웬 아가씨 하나가 자기를 보더니 대로우 씨, 하고 이름을 대며 아는 척을 하는데 어째 지겹고 불편했던 느낌이 든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요란하고 강압적인 성격으로 악명을 드높인 머릿 부인이 거느린 말 없는 권속 가운데 한 명, 책 읽어주는 여자 겸, 비서 역할을 하는 여성이었다. 소피 바이너.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후견인에 의하여 기숙학교에 다녔으나 후견인이 뇌일혈로 죽는 바람에 동전 한 푼 없이 빈털터리가 된 불행한 아가씨. 친구 가족의 유럽 여행에 묻어 파리에 도착했다가 바로 그 친구가 남자와 야반도주를 감행하는 바람에 파리에 홀로 떨어져, 파리의 가난한 미국 예술가 팔로우 부부에 의하여 구조를 받아 런던의 머릿 부인 집으로 들어갔다. 지옥 같은 머릿 부인 댁에서 무려 5년을 버티다가 바로 어제 여사와 대판 싸우고 한달치 임금도 받지 않은 채 그냥 뛰쳐나와 다시 팔로우 부부를 찾아가는 길이다.
  대로우 입장에서 어쨌든 받아놓은 휴가도 있으니 파리에 가긴 가야 하겠고, 이왕 가는 것, 소피 바이너 양과 함께 해협을 건너고 칼레에서 파리로 가는 열차에 탑승한다. 북역에서 택시를 타고 기사도를 발휘해 팔로우 씨 댁까지 데려다주었지만, 저런, 팔로우 씨 부부는 그동안 파리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단다. 어쩔 수 없이 같은 호텔 옆 방에 방을 얻어주고, 철저하게 대로우 입장에서 보면, 시간도 보내고, 소피와 파리의 특별한 레스토랑에 가서 별식을 먹고, 관광하는 것도 즐겁고, 마치 소피를 위해 자신이 헌신하는 것 같은 착각도 매력적이고, 하여, 소피의 장래 희망이 연극배우인 것을 감안, 특히 연극 극장에 갔다가, 파리에도 자신을 알아볼 많은 사람이 있음에도 젊고 예쁜 아가씨와 동행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말이지, 그만 덜커덕, 애너 리스의 의붓아들이자 계획대로만 된다면 자신의 의붓아들이 될 오언 리스를 극장에서 마주치고 만다. 어떠셔? 이 작은 일이 뒤에 창대하지는 않을지언정 하여튼 뭔가 다른 사건으로 번지게 될 거 같지? 맞다. 하여튼 그건 그렇다 치고.
  소피는 난생처음 누군가 자신을 위해, 자신만을 위해 돈과 시간을 투여하는 기분좋은 경험을 처음 당하고 있는 순간이다. 그러나 세 번째 날부터 하늘도 무심하시지, 벼락을 동반한 비바람이 몰아치고, 외출하지 못한 채 호텔방에 박혀있어야 하는 대로우와 소피. 어떻겠나. 이게 1912년 작품.
  “이때 갑자기 바이너 양이 두 손으로 그의 어깨를 잡았고, 그녀의 얼굴이 여전히 바로 위에 있었다. 그렇다면 대로우도 얼굴을 들어 그녀에게 입을 맞춰야 할 것이다…….
  그는 몸을 앞으로 숙여 뜯지 않은 편지를 난롯불에 던져버렸다.”
  이 정도만 읽고도 독자는 알아서, “얘네들 했네, 했어.” 짐작해야 했던 시기였다.

 

  다른 건 모르겠고, 이래서 이디스 워튼을 미국 소설문학의 대표선수라고 하는구나, 실감할 수 있는 탁월한 심리 묘사가 끝장을 본다. 어쩔 수 없는 태생적 부르주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인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솜씨다. 다섯 번째 읽는 이디스 워튼에서야 이이의 진가를 알아챈 거 같으니 나도 참 어지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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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12-13 08: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별점이 네 개인 건, 일단, 특정 정서에 대한 세대차이라고 해두자.

다락방 2021-12-13 09: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거 뭐죠. 완전 재밌겠는데요. 아 이래서 사람 일은 알 수가 없어요.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이디스 워튼의 이런 책이 번역 되어 있는것도 모르고 살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일전에 친구가 소개팅을 하고 그 남자랑 소개팅한 날 서로 느낌도 좋고 하여 사귀기로 했단 말입니다. 그렇게 두어번 더 만나고나서 주말에 친구는 여행을 갔어요. 원래 자신의 친구들과 계획되어 있던 여행이었던지라 막 사귀기로 한 남자에게 ‘다녀올게‘ 했는데, 그 주말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자 그 남자는 공원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다가 다른 여자를 만났다고 미안하다고 연락을 해옵니다...

그 스토리가 생각나는 책이네요. 저도 읽어볼래요.

Falstaff 2021-12-13 10:20   좋아요 2 | URL
소개팅 얘기도 재미납니다. 누가 단편소설로 쓰면 썩 괜찮을 거 같은 걸요!
<암초>, 저는 심리 묘사를 중점으로 읽었습니다. 스토리는 읽으면서 저절로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굴러가더군요. 요새 독자들이 좀 까져가지고 말입죠. ㅋㅋㅋ

blanca 2021-12-13 09: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이제 더 이상 읽을 에밀 졸라의 드라마가 없어 의기소침해있던 차에(꿈은 추천 안 하신다고 하니) Falstaff님만 믿고 이 책으로 가겠습니다.

Falstaff 2021-12-13 10:21   좋아요 2 | URL
졸라에 비하면 많이 심심합니다. 마음이 변하는 과정의 묘사가 탁월하더군요!

청아 2021-12-13 1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디스 워튼 언젠가 꼭 읽어봐야지 했었는데 저는 폴스타프님 덕분에 바로 핵심으로 들어가면 되겠네요😄

Falstaff 2021-12-13 10:22   좋아요 2 | URL
오, 처음 읽는 워튼으로는 재미 없을 이유가 많은 거 같은데요.
<이선 프롬>이 좋지 않을까 싶은데 아이고... 저도 워튼은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서요. ^^;;;

유부만두 2021-12-13 11: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디스 워튼은 “이선 프롬” 하나만 읽어봤어요. 세월의 무상함이랄까, 사람 속을 후벼파는 듯 아파서 더 읽기가 조심스러웠는데… 에잇, 모르겠다! 입니다.

Falstaff 2021-12-13 12:09   좋아요 3 | URL
ㅎㅎㅎ 어떤 작품은 답답해 속 뒤집어지는 것도 있습니다.
책 읽는 것이 다 복불복이지요. ^^;;

페넬로페 2021-12-13 11: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작품의 뒷이야기, 넘 재미있어요.
제사보다 잿밥에 관심있는 저 입니다. ㅎㅎ
이디스 워튼이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 수상자라고 되어 있는데 어서 작품 하나정도는 읽어야겠어요^^

Falstaff 2021-12-13 12:11   좋아요 3 | URL
ㅎㅎㅎ 저도 워튼이 좀 분방하다는 얘긴 들었는데, 이 책 역자해설에 와우, 상대 이름까지 나오고, 다른 인간도 아니고 헨리 제임스가 소개했다는 것도 나오고, ㅋㅋㅋ 정말 재미나더군요. ^^

잠자냥 2021-12-13 1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야 이디스 워튼 이젠 손 안 갔는데....이거까진 읽어야겠네요. ㅎㅎㅎ

Falstaff 2021-12-13 12:13   좋아요 2 | URL
스토리는 저 위 댓글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읽으면서 저절로 예상 가능한 쪽으로 흘러갑니다.
크게 기대하지 마세요! 저도 전혀 기대하지 않고, 근데도 미쳤다고 새 책 사서 읽은 게 더 만족하게 만들었을지 모릅니다. ㅎㅎㅎㅎ

새파랑 2021-12-13 1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디스 워튼 작품 다 좋았는데 이런 작품도 있었군요 ~ 최근에 을유에서도 책이 나왔던데 이책도 찾아 읽어봐야 겠어요. 폴스타프님이 진가를 알게된 작품이라고 하시니~!

Falstaff 2021-12-13 14:01   좋아요 2 | URL
오, 새파랑님이 워튼 좋아하시는군요. 그럼 틀림없이 매력적일 겁니다!!
망설이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