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닷가 마을에서 자랐다. 분명히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2학년까지 그곳에서 자랐으므로 나는 바닷가에서 놀기도 많이 놀았다. 하지만 나는 정말이지 수영을 못한다. 내가 수영을 못한다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 정말 바닷가에서 자란거 맞아? 어떻게 수영을 못하냐?’라고 한다. 분명히 우리 엄마는 수영을 진짜 잘하신다. 그런데 왜 난 수영을 못하는가? 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물에 대한 ‘공포’다. 뜬금없이 왠 공포냐고?
내가 물에 빠져 죽을뻔한게 내 인생 통틀어 두 번인가, 세 번인가 있다. 아주 어릴적, 기억도 나지 않을정도로 어린 시절에 나는 물에 빠져서 죽을뻔한 적이 있단다. 당시, 시골 마을엔 ‘방죽’이라고 해서 논이나 밭옆에 저수지와는 다르게 커다란 웅덩이(?)들이 있었는데 하필 그 방죽이 옆집 담벼락을 따라 길게 생성되어 있고 그 옆에 길이 있었는데 거기에 어쩌다가 빠져서 죽을뻔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에 내 동생 마저도 한 번 빠져서 죽을뻔한 이후 - 이건 기억이 난다. 내 동생이 나를 따라 오다가 물에 빠졌었다.- 그 방죽은 메워졌다.) 그 이후로도 나는 한번인가 더 물에 빠져 죽을뻔 했는데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고 외할머니를 따라(그때 외할머니가 딸 집에 방문하고 계셨었다.) 저수지에 갔다가 빠져서 허우적 대었던 기억이 있다.
한번은 기억도 나지 않고 또 한번은 어렴풋이 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그 익사할뻔한 경험으로 인해서 아마도 나는 물이 싫은 것 같다.
수영을 배워야 겠다는 생각같은 것은 꿈에도 해본적이 없었던 것은 갯벌에서 놀면서 자란 아이에게 조금 의아스러운가? 난 그닥 아무 생각도 없었는데 꼭 주위사람들이 괴롭힌다. ‘넌 왜 수영을 못하니?’라고.
그리고 보니 나 물에 빠져 죽을뻔한 적이 또 있다.
교회사람들이랑 같이 강원도에 놀러 갔다가 튜브에 4~5명이 매달려 있다가 간신히 구출된 사건. 그때 나는 아무 생각도 못하고 튜브만 꼭 잡고 있었는데 제일 나이 많은 언니가 침착하게(언니도 수영은 하지 못했다.) ‘살려주세요!’, ‘OO씨, 도와줘요.’라고 소리질렀었다. 너무나도 침착하게. 대단하지 않는가!
난 그렇게 못하는데. 못할 것 같은데. 못했는데.
으음, 어쨌든 난 지금 멀쩡히 살아있지만. 동해바다 가기가 무섭고 (서해는 싫고) 수영도 배우기 싫다. 어쨌든, 난 내 발이 닿는 곳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