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일 :2005년 2월호
지난 호 네트워크 엔지니어에 대한 소개에 이어 이번 호부터는 본격적으로 네트워크의 기본 기술에 대해 소개할 것이다. 그 첫 번째로 현재와 같은 여러 다양한 네트워크 구성을 가능케 한 이더넷에 대해 알아보자. 여러 기술 중에서도 이더넷은 한두 페이지에 소개될 수 없을 만큼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인기 기술인 다계층 스위치나 보안 같은 기술의 습득도 중요하지만 네트워크 연결의 기본은 이더넷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최성열 | 파이오링크 기술지원팀 팀장
이더넷과 후손들
엄격히 말하자면 이더넷은 10Mbps 속도를 가진 몇 가지 네트워크를 가리킨다. 기술적인 용어로 표현하면 10Base-5, 10Base-2, 10Base-T, 10Base-FL과 같은 네트워크가 이더넷에 속하며,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고속 이더넷, 기가비트 이더넷 등은 이더넷이 발전된 형태이다. 초기의 이더넷부터 최근에 나온 따끈따끈한 이더넷까지 하나씩 알아보자. 주로 속도, 매체(케이블 종류)를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동축케이블을 이용한 10Base-5, 10Base-2
초기의 네트워크는 지금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UTP 케이블이나 광케이블 보다 두꺼운 동축케이블(유선 케이블과 유사하다)을 사용했으며 네트워크 형태는 이더넷의 아버지인 밥이 그린 이더넷처럼 하나의 통신경로에 여러 컴퓨터들이 연결되는 형태로 구성됐다.
10Base-5나 10Base-2는 책에서는 많이 볼 수 있어도,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하지만 가끔 현장에서 재고로 남아있는 것들을 볼 수도 있으니 구성원이 각각 무엇인지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다.
10Base-5, 10Base-2 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PC에 꽂는 LAN 카드의 커넥터 모양이 지금의 RJ-45와 다른 AUI, BNC 타입이다. 또한 케이블과 컴퓨터가 연결되는 부분에 트랜시버나 T 커넥터들이 사용되며 케이블 종단에는 신호를 흡수하는 터미네이터가 설치된다.
10Base-5, 10Base-2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케이블에 모든 컴퓨터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중간이 단절되면 큰 문제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참고로 이 네트워크의 최대 전송거리는 각각 500m, 200m이다(10Base-5, 10Base-2의 5와 2는 각각 거리를 의미한다).
<최대 전송거리를 넘어서면?>
10Base-5, 10Base-2 네트워크가 사용되던 시절에는 요즘 사용하는 허브나 스위치가 없었기 때문에 최대 500m나 200m 이상 떨어진 컴퓨터 간에 연결은 리피터(Repeater)라는 장비를 사용했다. 보통 연결가능한 최대 리퍼터 수는 4개이다. 케이블에서 전기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중간에 리피터를 설치해 신호를 증폭해서 보내는 원리로 동작을 한다.
트위스트 페어 케이블을 사용하는 10Base-T
10Base-T는 내부가 꼬인 트위스트 페어(Twisted Pair) 케이블을 사용하는 네트워크로,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카테고리 3 케이블이 많이 사용됐으며, 요즘은 케이블이 카테고리 5로 업그레이드되면서 100Mbps를 지원하는 100Base-T 형태로 대부분 교체가 됐다.
이전의 10Base-5, 10Base-2와 비교할때 가장 많이 바뀐 것은 네트워크 중간에 각 컴퓨터의 연결을 중계해 주는 허브나 스위치라는 녀석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네트워크 공부를 하다보면 네트워크 형태에 따라 버스형, 링형, 스타형으로 구분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스타형이 10Base-T에 해당된다.
10Base-T 네트워크는 케이블이 바뀜에 따라 커넥터도 현재 많이 사용되는 RJ-45를 사용하게 된다. 10Base-T 네트워크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연결이 허브나 스위치를 통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뢰성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10Base-T는 트위스트 페어 케이블의 특성에 따라 100m 정도의 전송거리를 제공한다.
광케이블을 이용한 10Base-F
일반적으로 동축이나 트위스트 페어 케이블들은 기본 전송 거리의 한계(수백 m)와 옥외로 연결했을 경우에 번개 등에 노출되는 문제를 갖고 있다. 그래서 전송시 전기신호가 아닌 빛을 이용하는 광케이블을 이용하게 된다. 10Base-F에서 F가 의미하는 바는 'Fiber-optic(광섬유)'이다.
혹자는 광케이블은 대역폭이 큰 네트워크 구성에 사용된다고 정의하지만, 10Base-F의 경우 속도는 10Mbps에 불과하다. 사실 필자 역시 광케이블을 사용하면 무조건 1Gbps 이상의 전송 속도가 지원된다고 생각하던 적이 있었다. 일반적인 전송거리로는 수백 m에서 수십km까지도 될 수 있다(실제로 광은 전송 케이블, 방식 등에 따라서 그 지원 거리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10Base-F 네트워크처럼 광케이블을 이용한 네트워크에는 10Base-FL(Fiber Link), 10Base-FB(Fiber Backbone), 10Base-FP(Fiber Passive) 등이 있으며 그중에서 10Base-FL이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네트워크다. 하지만 요즘은 10Base-5, 2는 물론이고 10Base-F 같은 네트워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광케이블을 이용한 네트워크 구성시 양쪽에 연결되는 장비는 기본적으로 모두 광 포트를 제공해야 한다. 가장 큰 단점은 전 구간을 케이블 가격도 비싸고 공사비도 비싼 광케이블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높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10Mbps 네트워크 중에서 많이 거론되는 몇 가지를 소개했다. 아마 앞으로도 실제 사이트에서 이 같은 네트워크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앞서 소개한 몇 가지 특징 정도는 기억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