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이 이 소설책 저 소설책 들고 다니시는 걸 지켜보다가 말을 걸었다.

'이 책 읽으시네요, 저는 책은 못 읽고 영화 챙겨봤는데 흡입력 장난 아니던데요😁'

그분이 읽고 계셨던 책은, 내가 새해 벽두부터 챙겨봤던 <나를 찾아줘>였다.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듣는 그분의 눈빛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지는 그 특유의 눈빛.

아, 이분 책 좀 읽으시는구나, 좋아하시는구나 싶었다. 그런 눈빛을 본 게 오랜만이어서 나는 신나게 떠들었다.

어떤 작가를 좋아하느냐고 그분이 물었고,

나는 좋아라하는 한국 작가들을 대다가 외국소설로는 최근에 <미비포유>를 인상 깊게 읽었다고 답했다.

그분 역시 <미비포유>를 인상 깊게 읽었다는 답이 돌아와서 우리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도입부는 힘겨웠지만, 빠져들고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는 것에 격하게 공감하며.

이번엔 내가 어떤 작가를 좋아하시냐 물었고, 기욤 뮈소와 더글라스 케네디를 좋아한다고 하셨다.

신기하다고, 어떻게 소설을 그렇게 쓸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해피엔딩을 좋아한다고.

맞다고. 비슷한 것 같은데 일단 시작하면 빠져든다고. 책을 쓰는 그 부지런함도 대단하다며 공감했다.

작가들의 신작 이야기로 끝난 대화. 실컷 이야기하고 나니, 소설이 고파져서 눈여겨뒀던 소설을 급 구매했다.

먼저 읽어보고 재밌으면 추천해드리겠다는 내 말에 눈을 빛내던 그분의 눈빛. 이런 일이 얼마만인지.

소설을 꽤 오래 내려놓고 살았지만, 다시 읽어봐야지 하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일단 늦은 아침을 챙겨 먹고,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부터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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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5-05-18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밀님.. 저 필사노트.. 직접 필사할 수 있는 여백으로 구성된 그런 노트예요..?

해밀 2015-05-19 14:52   좋아요 0 | URL
http://blog.aladin.co.kr/whoj0915/7549929
안 그래도 포스팅하려고 했는데,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서 잽싸게 포스팅했어요 :)

요 URL로 이동하시면 참고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_*
 

 

 

오빠가 쓴 시에 동생의 재치있는 그림을 더해 만들어진 시집 <읽어보시집>.

책 소개 글처럼, 읽으면 기분 좋아지는 시였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세 편을 담아본다.

*

나의 꿈

우리는 현실에 치여 살며
꿈을 잊고 있다가
잠이 들고야 비로소 꿈을 이룬다.

다시 아침이 와
현실에 눈을 뜨면
꿈은 쉽게 사라지지만

마음속에 항상 있는 꿈들이
또 하루를 살게 한다.

(p.31)

*

이렇게

헤어진 다음 날
일부러 약속을 잡고
일부러 사람들을 만났어.

이렇게 잊는 거구나.
네 생각이 하나도 안 났어.

근데 자려고 누워있을 때
네가 한꺼번에 밀려오더라.

(p.136)

*

나의 의미

우리가 우주의 먼지라고 생각하면
끝없이 무의미한 사람이지만

우리가 부모님의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무한한 의미가 있는 사람이 된다.

(p.291) 




작가님의 손글씨로 읽어야 더 제맛이긴 하다


brown_and_cony-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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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5-05-18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헤어진 다음 날
일부러 약속을 잡고
일부러 사람들을 만났어

이렇게 잊는 거구나
네 생각이 하나도 안 났어

근데 자려고 누워있을 때
네가 한꺼번에 밀려오더라....

일이 너무 많아서.. 일단은 사무실에서 나왔습니다.. 카페 창가로 비치는 넘어가는 햇살이 좋네요..

잘 읽었어요❤

해밀 2015-05-19 21:38   좋아요 0 | URL
제가 쓴 시는 아니지만, 잘 읽으셨다니 기분 좋네요^^

요즘은 7시가 넘어도 환해서 저도 그냥 집에 들어가기 아쉽더라구요.
사무실에 있어야하는 건 그거대로 아쉽지만요.

<이렇게>라는 시가 마음에 드셨다면, 다른 시를 읽으셔도 마음에 들어하실 것 같아요~
언제 기회 되면 한 번 읽어보시길 *_*!
 

 

 

읽어야 되는 책을 뒤로하고... 또 한 무더기 빌려옴. 이쯤되면 버릇인가보다...😅

반납할 때 어떤 책이건 대출해오지 않으면 허전한 기분이 들어서 한 두권 빌려오던게 버릇이 된 모양이다.

덕분에 매일 도서관에 발도장 찍는중.

오늘 반납한 한강 작가님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결국 구매하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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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자체 점검을 한다며 얼마나, 어떻게 읽었는지 정리했었는데 알라딘 서재에도

남겨보고 싶어 포스팅합니다 :)

 

실소은 없어도 이렇게 저렇게 많이는 읽는 것 같은데, 정리를 안하고 사니까 마음이 뒤숭숭한게...

이쯤에서 제대로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싶었거든요.

 

되게 거창하게 '자체 점검'이란 말을 전면에 내세운 건...

이런 걸 처음해봐서 이렇습니다.

 

(@_@)

 

분기별로 정리할 생각은 없고,

일단 그냥 제 멋대로 정리해 봤어요.

 

'얼마나, 어떻게' 읽었는지를 관건으로 두고 일단 엑셀로 독서 목록을 정리한 것부터 보여드리자면-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월마다 표지로 정리했던 걸, 해당월로 묶어서 정리했고

제목, 저자, 옮긴이, 출판사, 페이지수, 분류, 비고 순으로 정리.

 

책을 읽은 경로나 책을 읽고나서 어떻게 정리했는지도 정리하고 싶은데, 이건 아직 고민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보니까 정말 한 눈에 보이네요.


1월엔 극단적으로 1권...

1월에 대체 뭐하고 살았지?

 

brown_and_cony-17

2월에 16권, 3월에 15권

그리고 4월은 13일 현재 17권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완독하지 못한 시집들이 있어서 현재진행형이 되었네요.)

 


brown_and_cony-31

 

여전히 에세이의 비중이 높고...ㅠㅠ

독서 계획 중에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계획이라고는 시집 12권 읽기뿐ㅠㅠ

 

 

독서마라톤은 권수보다는 쪽수로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저렇게 읽어도 30프로를 못 넘었네요.

(아직 읽고 있는 책들이 있어서 당연한 일일지도)


 

이쯤 되니 정말 실속없는 독서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좋은 책은 여전히 많았습니다.


아 참 그러고보니 독서목록에 이 책을 안 넣었군요.

 

 

(왜 때문에 이런 사진밖에 없는 것인가T^T)


 

4월에 읽은 책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책으로는

(사실상 3월에 완독하고 글을 썼어야 하나 시간이 흘러 4월이 되었다)

신과 함께 저승편 전 3권과 이 책, 미움받을 용기.

아니, 비단 4월이 아니고 올해 들어 읽은 책 중에서 라고 말하는 게 맞겠네요.

line_characters_in_love-15

선추천 후서평갑니다 *_*

다음 인문학으로는 <내가 공부하는 이유>를 읽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신과 함께 저승편 전3권을 읽은 일은

 

 

 

 

올해 잘한 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작품, 아직 접하지 못하셨다면 강력추천합니다.

 

생각해보니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를 읽다말고 영드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

시즌2까지 정주행한 기억도 새록새록나네요.

여느 날처럼 책을 읽다보면 마매팻 시즌3를 보게 되는 날이 오겠죠*_*


brown_and_cony-76

 

 

남은 4월도 열심히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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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친구랑 오랜만에 카페에서 수다.

그간 끊었던 휘핑크림을 제대로 얹은 아이스 민트초콜릿 블렌디모.

카페 가는 길에 예약해둔 신과 함께 저승편 하권을 찾으러 갔다가 앙꼬의 그림일기를 함께 빌려왔다.

 2013년에 나온 삼십 살을 먼저 읽고 2004년에 나온 앙꼬의 그림일기를 읽게 된 일은, 낯설었지만 재밌었다.

나로 예를 들면 2006년부터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10년간 다이어리를 쓰고 있는데

2015년 다이어리를 쓰다가 2006년에 쓴 다이어리를 읽는 기분이었다.

 

일기라는 게, 내가 썼어도 내가 읽기 부끄러울 때가 많은 글(혹은 그림)인데 그걸 책으로 낼 수있다는 게 부러웠다.

단순한 그림조차 쉽게 그리지 못하는 내게 그림일기는 로망의 한 부분인데

책 한 권이 그런 그림일기로 가득 채워져있다는 것도 좋았고.


그림을 못 그려서 글을 잘 쓰려고 애쓰고, 때때로 찍은 사진으로 대신하기도 하지만

 그림이 가지는 그 힘은 결코 흉내낼 수 없다. 책 읽다말고 그림에 소질있는 분들이 부러운 밤.

*

 

부러웠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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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4-13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제목이 삼겹살인줄 알았어요 ㅋㅋㅋ

해밀 2015-04-14 10:46   좋아요 0 | URL
그런 책들이 있는 것 같아요ㅋㅋ 얼핏 보면 전혀 다른 제목으로 보이는 책들이요.
전에는 헤세의 여행을 올렸었는데 아는 언니가 허세의 여행으로 읽었다고..ㅋ_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