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같아선 9월까지 끝내고 싶은데, 일지 작성하는 게 전 같지 않다.

못 읽고 반납하는 책도 많고. 무엇보다 올해 독서 계획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었다😲

남은 하반기는 계획한 책들 한 권 한 권 읽고 지워나가는 독서를 해야지.

일단 오늘은 책장 정리하고, 로마의 일인자도 마저 읽고.

 

*

1. 제아무리 거창한 계획이라도 결과가 따라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앞으로 매일 하루에 두 시간씩 운동을 하겠다고 당당히 선언하더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계획은 아무 의미가 없다.

오히려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 계획은 자신감만 떨어뜨릴 뿐이다.


2. 여러 연구에서 많은 이들이 자신의 자기 통제 능력을 만성적으로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간단한 두 가지 사실은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이루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지 알려 준다.

욕심은 크고, 변화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실행하는 능력은 형편없으면서,

스스로 그럴 수 있다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 스티븐 기즈, 습관의 재발견 p.25

 

*

 


점심 먹으면서 읽은 이 구절을 기억하면서, 매일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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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이후로 소장하고 싶은 웹툰 종이책이다.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좋다.
연필로 투박하게 그린 것 같은 느낌도 마음에 들고, 주인공 유양의 입체적인 캐릭터도 마음에 든다.
정말 나 같은 캐릭터는 나 같아서 끌리고, 나와 동떨어진 캐릭터는 동떨어져서 끌리는 법이니까.

유양은 후자다. 성격은 다소 지랄맞고 입은 험하지만, 확고한 소신으로 자기 인생을 살 줄 아는 사람.

음식을 다루지만 먹는 '존재'라는 제목처럼, 음식이 주인 만화는 아니다.

주인공 유양의 이야기에서 유양이 먹는 음식들이 나오고,

그 음식들에 유양의 일상이 녹아 있는데 이 부분이 참 좋았다.

첫 과외를 끝내고 놀이터에 앉아 혼자 먹는 삼각 김밥,

한때 잘나가다 폐업한 유원지의 회전목마를 쓰다듬는 기분이 들던 빵집 팥빙수

(찹쌀떡, 젤리, 후르츠칵테일, 거기다 체리로 화룡점정),

 점심시간에 무리에서 조용히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으나, 혼자 뭘 먹지 모르겠어서 헤매다 들어간 집.

그 집에서 먹은 진한 콩국수의 맛.

이야기에 음식이 담기고, 음식에 이야기가 담긴다.

유양도, 예리도, 박병도 이 책을 읽는 나도 먹는 존재이니까.

1권에서는 본의 아니게 정곡을 찔렸는데, 이 구절이다.
- 야, 본체. 진지하게 말해서 이렇게 살다가는 곧...

엄마가 눈치채는 건 물론 높은 확률로 길바닥에 나앉게 된다.
- 아, 아냐! 창작활동으로 먹고 살 수 있을...
- 바로 그게 문제야. 1화에서 출근할 때, 꼴랑 문장 한 줄 써 갈긴 것 빼고

지금껏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글 한 줄을 쓴 적이 없다는 거, 알고는 있어?

본체 유양에게 말을 거는 건, 유양의 내면이다.

내 얘기 같아서 날아오는 직구를 훅, 하고 정면으로 맞은 기분.
2권에서는 울컥하기도 했고, 대단하다고 엄지척 치켜들기도 했고.

단숨에 유양과 예리와 박병에게 정이 들었는데,

이걸 한 회차씩 챙겨본 사람들은 얼마나 정이 들었을까 싶었다.

사서 읽든 빌려 읽든 3권도 조만간 챙겨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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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돌아와서 조금 비실거리다가, 조금 앓았다.

앓은 이유는 떠나기 전 걸린 것으로 보이는 냉방병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제주에서 더위를 한움큼 집어 먹고 온 것 같기도 하고.

괜찮아진 건 처방 받아 챙겨 먹은 약 덕분인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시간이 흘러 본래 몸 상태로 돌아온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꼬박 열흘을 보내고 제일 먼저 한 일은,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 검색하기.

올해 독서 페이스라면, 아플 때도 독서는 독서지 하고 척척 읽힐 줄 알았는데 오만이었다.

 마감일을 앞둔 책 한 권만 겨우 읽고, 무슨 정신으로 썼는지 모르겠지만 서평 한 편 쓴 게 전부.

책 읽으려면 아프지 말아야지, 싶었던 지난 열흘.

오늘은 정말 지쳐 잠들 때까지 읽으려고 야무지게 빌려 온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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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이번 신간평가단 마감페이퍼는 조금 남다르다.

책 읽고 글쓰기 바빴던 지난 활동과는 다르게, 같은 책을 함께 읽고 그에 대한 글을 쓰는

다른 신간평가단 분들의 글을 읽고 싶어서 지원한 파트장 활동.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

 

굳이 파트장이 아니더라도, 다른 분들의 글을 읽을 수 있지만

2기수째 내 글 쓰기도 벅차했던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나를 움직이는 뭔가가 필요했다. 그러던 차에 15기 에세이파트장을 맡게 되었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내 글을 쓰게 되면, 순수한 내 글보다는 어딘가 영향을 받은 글을 쓰는 경향이 있어서

피해왔던 것도 있다. 내 글을 쓰고 다른 분들의 글을 읽어야 했으니, 전보다 좀 더 부지런해졌고

그렇게 다른 분들의 좋은 글을 읽으면서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책을 읽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 책에 대한 좋은 글을 읽는 일.

신간평가단이 아니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일이다.

 

 

이제는 익숙한,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고르기.

15기에서 만난 12권 중 손에 꼽는 5권.

 

거꾸로, 순위를 매겨 정리해본다.

 

 

5위. 김혜남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오기 며칠전, 읽어보지 않았지만 좋은 책일 거라 믿고 선물한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선택이 옳은 선택이었음을 깨달았다.

김혜남 작가님이 쓴 그 어떤 책보다 나는 이 책을 최고로 꼽고 싶다.

 

 

 

 

4위.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금요일엔 돌아오렴』

 

 

나는 외면하고 있었다.

 

언론매체가 보도하지 못했던 유가족들의 애타는 마음,

힘없는 개인이 느끼는 국가에 대한 격정적인 분노와 무력감,

사건 이후 대다수 가족들이 시달리고 있는 극심한 트라우마 등

 

세월호 참사의 진짜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알 것 같아서 최대한 외면하고 있었다.

이 책을 시작하는데도 한참이 걸렸지만, 이 책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심정을 애써 표현하여 기록하고자 했던 그들의 노력을.

그들의 노력 앞에서 애써 이야기했던 그들의 진실을.

 

신간평가단이 아니었으면, 이번에도 외면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순위와는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3위. 손홍규 『다정한 편견』

 

 

이 책에 대한 글은, 이 책을 읽고 쓴 서평 서문을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3기수째 알라딘 신간평가단을 활동해오면서,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인생이 보다 넓어졌다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책을 접하게 되었던 게 가장 컸다.

그런 책을 접하더라고 그냥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내 안에 어떤 것들이 쌓이고,

굳어지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게 읽게 된 또 한 권의다정한 편견을 받아들고 잠깐 구경했는데, 이번에도 좋은 책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내 예감은 정확히 맞았다.

 

 

 

2위. 박상미 『나의 사적인 도시』

 

 

정말이지, 신간평가단이 아니었으면 내가 이 책을 접할 수 있었을까?

12권 중 내가 이 책을 읽을 줄 몰랐다, 싶은 책 중에 1위라면 단연 이 책이다.

누군가 매일 쓴 글을 이렇게 집중있고, 흥미있게 읽은 건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이후로 오랜만이었다.

 

한동안은 '뉴욕'하면 이 책이 떠오를 것 같다.

 

 

 

1위. 임경선 『태도에 관하여』

 

사람을 만나는 것도 타이밍 중요하지만, 책을 만나는 것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 책은 내가 몇달 간 홀로 고민하고, 생각이 많았던 때에 만났다.

그 어떤 책도 위로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공감하는 구절 앞에서 격하게 공감했고,

새롭고 낯선 구절 앞에서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스스로 마주하고 답을 내야 할 저마다의 '태도'에 관하여 생각할 수 있었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완성고, 그게 쭉 이어지면 좋겠지만 그건 영원한 로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쓴 서평의 마지막 구절을 인용하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내가 꼽은 BEST 5'를 마무리한다.

 

 

 

 

 

이렇게 좋은 책이라면 얼마든지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음을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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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머리하러 미용실. 무슨 책을 들고 올까 고민하다가 결국 이 책을 들고 왔는데...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왜케 힘들지😵 했더니 아, 새벽 4시까지 책 읽다 잤지 참.

정말 간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쭉쭉 읽다가 잠들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독서에서 경탄과 경이로움이란 번쩍 하며 찾아오는 게 아니다. 그것은 기나긴 몽상의 끝에 찾아온다. 그 과정은 지루할 수도 있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얼마나 느리게 읽느냐가 중요하다. 창조적 몽상의 대가인 가스통 바슐라르는 이를 두고 아예 '느린 독서'라고 이름 지었다. 완전한 독서를 위해 우리가 준비할 것은 경이로운 것들 앞에서 기꺼이 감탄할 자세 하나면 된다. 마치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그렇다면 언젠가 우리는 책 너머의 것들에 감탄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p.167 '독서의 자세' 중에서)

 


 


나의 독서도 그렇다. 오늘처럼 새벽까지 책을 쭉쭉 읽는 날은 드물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처럼, 느린 독서를 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매일 읽으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미용실에도 가져와 잡지 대신 읽고, 가끔은 커피 포트에 물을 올려두고 읽고,

대중교통을 기다리고 오고가는 시간에 읽고. 틈이 나면 어떻게든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그러려면 책이 늘 손에 들려있어야 한다.


그래서 내 가방은 늘 무거운데, 그렇게 챙겨 다니는 책들을 때때로 한 자도 읽지 못하고 돌아올 때도 있다.

그래도 그렇게 읽은 책들이 쌓여서, 이제는 정말 자유롭게 읽는다. 조르바처럼.

어느 날은 정독하고, 속독하고, 때때로 완독하지 못하지만 매일 읽어나간다.

이렇게 읽어나가면, 나도 언젠간 책 너머의 것들에 감탄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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