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엔 진짜 맥주를 많이 마셨다. 비 많이 오던 광복절 전날, 부득 부득 맥주를 사러 편의점에 가던 새벽. 하얀 하늘 부분에서 패닉이 되어버린 퍼즐은 현재 몇주째 저 상태.
모처럼의 휴일인데 비가 내렸다. 뭔가를 하려던 사람들은 비 소식에 계획을 접었다. 나는 아무것도 안할 계획이었지만, 비가 온다는 소식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162번 버스를 타고 창덕궁엘 갔다. 비가 내리는 궁은 무척 한적했다. 휴일에 이렇게 한가롭게 궁을 거닐 수 있다니, 주륵주륵 하염없이 내리던 비님에게 무척 고맙던 날.
최근 이러저러한 연유로 북촌에 갈 일들이 종종 생겨, 그 때마다 들렀던 더블컵 커피. 로스팅을 하는 카페인데, 핸드드립 커피는 팔지 않는다. 대신 아메리카노가 무척 맛있다. 재밌는 건, 좌석 점유율의 70% 이상이 혼자온 사람. 가까이에 있다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버스 한번만 타면 금세 갈 수 있는 거리 :) 저기에서 내 투명 땡땡이 우산이 울고 있다.
술을 세어보아요. 올여름을 함께한 맥주들. 버리기전에 잠시 줄세워보았다. 나의 여름은 하이네켄이 정복했다!!
마트에 갔다가, 맛있어보여서 찍었다. 4개들이라 사지는 못했다. 편의점에서는 한개씩 팔지 않을까? (꼬르륵, 이거 올리는데 배고파 ㅠㅠ)
허허허, 또 맥주사진이네 ; 금요일밤의 즐거움 '슈스케 시작!!' 1회 시청을 기념하며, 무려 맥주를 두캔이나 마셨다. 매번 하이네켄만 마시다가 외도했으나, 역시나 다시 결론은 하이네켄! 저날 두캔 마시고 기절했었지. 하하.
중고서점에 낑낑거리며 들고가서 판 책들. 내 책 가져간 사람은 봉잡았다. 그리고 나도 봉잡았다. 책 판돈은 무조건 현금으로 받아 하루를 즐겁게 놀고 먹는데 쓴다. 영화도 보고, 술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케잌도 사먹고, 잘 놀았다. 책과 함께 놀고, 팔아서 또 놀고.
아이스커피의 거짓말, 네? 뭐라고요?
설러시, 식혜, 어름물 있습니다. 저 한마디에 누군가의 여름을 응축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원장님의 배신. 원장님, 이러기 있기 없기?
모든 사람이 하늘을 향해 셔터를 누르던 날. 나 역시 저 하늘을 외면할 수 없었다.
츄릅.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사진 보니까 침고인다. 미미네 새우튀김. 저는 마늘 소금에 찍어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마늘도 못먹는 주제에)
딱딱이 복숭아를 먹고 싶어 시켰는데, 물렁이 복숭아가 왔다.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복숭아가 주먹 두개만하다. 색깔은 꼭 정물화 속 복숭아 같아. 무척 맛있는데, 그래도 딱딱한 복숭아가 그리운데. 올 여름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 복숭아.
그리고, 여름의 마지막 금요일인 오늘 밤 또다시 슈스케와 함께 마신 맥주. 냉동실을 탈출한 지 얼마 안된 따끈따끈한(응?) 맥주에요. 맥주로 시작해 맥주로 끝난 여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여름은 끝났지만, 맥주는 끝나지 않았다.
- 휴대폰에 인스타그램을 깔고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일상은 비루하고, 하는 게 먹는 것 밖에 없어서, 트위터는 식트윗, 인스타그램은 식스타그램이 되고 있는 중. 앞으로 비정기적으로 이 곳에 백업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