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잘 놀고 안양 집으로 와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고모네 얘기를 들었다.

새벽 강풍, 그러니까 나는 세상 모르고 쿨쿨 자고 있었던 시간에 곤파스에 나무가 쓰러져 전신주를 건드렸는데 그게 합선이 되서 고모와 고모부의 사업장의 물류창고에 큰 화재가 발생했단다. 다행히 사무실은 좀 떨어져 있어서 화재의 영향을 입지는 않았지만, 규모가 적지 않은 물류창고라, 들어 놓은 2억 5천만원 화재보험으로는 택도 없다니, 나로서는 그 손해의 규모를 짐작할 수가 없다.

아는 바도 없고, 도와줄 수 있는 바도 없고, 자료를 좀 찾아보니, 저 화재보험 말고는 방법이 없지 싶고. 난감한 노릇이다. 정말,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이 상황에서 내가 이렇게 답답하니, 고모와 고모부는 또 어떤 심정일까 싶다. 일반 손해보험도 천재지변은 면책,이던데 국가에서 이런 보상이 나올까 싶고, 거래처들은 이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까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도, 태풍이 그렇게 남일 같더니. 또 이렇게 마음이 달라진다. 사람이란 참 간사한 동물인 것 같다. 아니. 적어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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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9-05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풍이 오니 마음이 쿵.

뭔가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는 조각이 있어 오늘은 그냥 돌아가질 못하겠네요. 뭐라고 한 자 덧붙이고 갑니다. 부디 수습이 잘 이뤄지길 빕니다..

웽스북스 2010-09-05 23:32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은, 무슨 댓글을 달아도, 어쩜 이렇게 조곤 조곤 읽힐까요. 이것도 참 재밌는 일이죠.

제가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니, 그저 속수무책으로 걱정만 하고 있지요. 보태주신 마음이 참 귀하고 고맙습니다.

마노아 2010-09-05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재지변 앞에 인간은 너무 작고 힘이 없어요. 고모님네 참 막막할 텐데요. 여기저기 걱정이 참 많습니다. 안타까워요...

웽스북스 2010-09-05 23:33   좋아요 0 | URL
네.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금전적인 규모상으로는 올 태풍 피해 중 제일 크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어느 곳엔가는 돌아가신 분도 계시다고 하니. 그나마 고모네 회사에는 인명 피해가 없었으니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요.

고마워요. 마노아님.

비로그인 2010-09-05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공~~어떻게든 보상을 좀 많이 받아야 할텐데요~

웽스북스 2010-09-05 23:34   좋아요 0 | URL
예. 그러게요. 방법을 백방으로 찾아보고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참 무능하구나, 라는 걸 느껴요.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기님.

무스탕 2010-09-05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가로수들 누워있는거 보면서 자연앞에 인간은 정말 별거 아니구나.. 싶더라구요.
잘 마무리가되셔야 할텐데요..

웽스북스 2010-09-05 23:35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그렇더라고요. 마무리는 한참이 걸리는 길고 지난한 작업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답답한 노릇이죠.

고마워요 무스탕님.

루체오페르 2010-09-05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저런...
정말 안타깝네요... 아...

웽스북스 2010-09-05 23:38   좋아요 0 | URL
네. 안타깝지요.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도무지 매뉴얼이 없는 상황이랄까요.

고맙습니다 루체오페르님.

yamoo 2010-09-05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깝군요..웬디양님의 집은 괜찮은거죠~~그쵸~

웽스북스 2010-09-05 23:39   좋아요 0 | URL
예. 저희집은 고모 공장과도 멀리 떨어져 있고요. 무사히 지나갔습니다.

고맙습니다. yamoo님.

pjy 2010-09-06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풍이 또 온다니깐 어려운와중에 다시한번 단단히 대비를 하셔야겠습니다~ 한숨만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