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 경비 아저씨가 2분이 계시다. 하루씩 하루씩 번갈아가면서 나오시는데, 아저씨 한 분은 오지랖이 너무 넓고, 아저씨 한 분은 오지랖이 너무 없다. 오지랖 넓은 아저씨는 딱 봐도 장난꾸러기같은 인상이고 -_- 오지랖 없는 아저씨는 선비같은 스타일. 우리 집은 경비실 바로 앞집이라 내가 언제 나가고, 언제 들어오고 누가 오고, 또 누가 나가고 이런 것들이 경비 아저씨에게 다 보인다. 누군가는 경비아저씨의 비호를 받는 집이니 로얄위치라고 하지만 나는 적당히 좀 가려진 삶이 좋다. -_-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지랖 없는 아저씨 쪽을 훨씬 좋아한다. 간섭하지 않는 미덕이랄까. 오지랖 아저씨는 늦게오면 늦게온다. 잠깐 나가면 또 어딜 나가냐, 택배가 많이 오면, 무슨 택배가 이렇게 많이 오냐, 이건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서 경비아저씨의 참견을 받으며 살고 있다. -_-

암튼, 이 오지랖 아저씨는 요즘 나한테 장난을 엄청 거시는데 -_- 택배를 달라고 하면 '없어~' '안왔어'~ 저기 우리 호수 적혀진 알라딘 박스가 버젓이 있는데도 다른 사람 거란다. 오늘도 친구가 우리집에서 자고 열쇠를 맡기고 나갔는데, 열쇠를 달라고 하니, 없어~ 없어~ 하면서 사람을 몇분간 세워 놓으신다. ;;; 서랍을 뒤지면서, 이봐, 없잖아, 친구한테 전화해봐~ 끝까지 웃으며 대하지만 속에서는 열불이. 나중에는 우리집 호수가 적힌 열쇠를 손에 꼭 쥐고 이거 아니야~ 이러시는데, 으으으으 -_- 그래도 끝까지 웃으면서 열쇠를 받아온다. 뒤돌아서는 순간 밀려오는 짜증.

자고로 모든 자취의 선배들이 경비아저씨와는 친하게 지내야한다. 무조건 잘 지내야 한다. 음식도 만들면 갖다드려야 한다. 하셨건만, 이거 참 쉽지 않다. ;;;; 뭔가 딸 같아서 친하게 지내고 싶으신 건 알겠지만, 아무래도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을 다시 배우셔야 할 것 같다. ;;;; 는 생각 ;;;; 뭐든 사람이 적정선을 알아야 하는 거다. 아저씨는 정보석과 함께 적정선 클리닉이라도 좀 다니셔야 할 것 같다.


댓글(2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굿바이 2010-07-05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적정선 클리닉...이라니요^^
어디를 가나 계시는군요. 일전에 빌딩 관리실 아저씨는 제게 말씀하셨죠.
"아가씨는 왜 어두침침한색 옷만 입나? 그래서 연애하겠어?"

웽스북스 2010-07-10 13:58   좋아요 0 | URL
이상하게 꼭 그런 날마다 그 아저씨. 어제 택시도 그렇고.
그나저나 그 아저씨가 요즘의 굿바이님을 만나봤어야 했었는데 말입니다.

반짝반짝 핑크색 바지도 소화하시는. ㅎ

2010-07-05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10-07-10 13:59   좋아요 0 | URL
저도 이 글 읽고 아저씨들 별명을 좀 생각해봤는데,
도통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아. 상상력의 부재. 엉엉. ㅜㅜ

L.SHIN 2010-07-06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쓸데없는 오지랖이 많은 사람을 싫어합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본인은 그게 남한테 친절한줄 착각하고 살더군요.-_-

웽스북스 2010-07-10 13:5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게 사실 치명적인 지점인거죠. 흑흑. ㅜㅜ

개인주의 2010-07-06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지랖..이라기엔 오버쟁이 아저씨군요.
그렇지만 수문장이시니 그냥 최면을 걸고 지내시는 수 밖에;;..

웽스북스 2010-07-10 14:00   좋아요 0 | URL
그죠. 최면 걸고 지내야지.
아저씬 친절한거야 아저씬 친절한거야 아저씬 친절한거야 아저씬 친절한거야

무해한모리군 2010-07-06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경비아저씨는 어머니 걱정 그만시키고 시집가라는 말을 매번하심 ㅎㅎㅎ
예쁘게 옷입은 날은 장하다고 과일도 선물로 주시기도 하고 ㅋㄷㅋㄷ

웽스북스 2010-07-10 14:01   좋아요 0 | URL
어머니가 혹시 한 번 왔다가실 때마다
아저씨한테 과일값을 주고 가시는 거 아닐까요

우리 휘모리, 예쁜 옷좀 입고 다니게...
우리 휘모리, 시집좀 가라고 말좀...ㅎㅎ

마그 2010-07-06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그런 아저씨. 싫어요.. 싫어요! 적정선 아카데미는 만든다면 대박일텐데~

웽스북스 2010-07-10 14:02   좋아요 0 | URL
사업아이템으로 만들어볼까요.
아. 근데 강사가....( '')

치니 2010-07-06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적정선 클리닉, 아아 웬디양님은 카피라이터가 될 걸 그랬어요!

웽스북스 2010-07-10 14:02   좋아요 0 | URL
아이쿠나. 전 억지로 크리에이티브는 정말 싫어요.
그냥 지금 이렇게 가끔 말장난 치는게 좋아. ㅎㅎ

風流男兒 2010-07-06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지라퍼 아저씨는 너무 오지랖이 넓으셔서 알라딘 서재를 할 가능성도 있심 ㅋㅋ

웽스북스 2010-07-10 14:03   좋아요 0 | URL
아. 그러게.
일단 경비실에는 컴퓨터가 없으니,

오늘 아저씨 쉬는 날이니까 조심해야겠네요.

風流男兒 2010-07-12 10:08   좋아요 0 | URL
아저씨의 폰을 확인해봐요 아이폰 혹은 갤럭시 등 스마트 폰일 가능성도 있심

전호인 2010-07-06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유불급!!!!
그 분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강한데 방법을 잘못 선택하셨네요. ㅎㅎ
그렇다고 짜증은 내지 마시길, 그 분의 순수함일 수도 있을테니까요.

웽스북스 2010-07-10 14:04   좋아요 0 | URL
예. 앞에서 짜증은 못내죠. 좋은...분이시긴...한 것 같아..요.,
흑!

니나 2010-07-06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본 아저씨일까? 궁금ㅋㅋ
(카테고리가 장난 아니다, 난 그저 너 따라 토지 폴더만 한개 더... 하악 ㅎㅎ)

웽스북스 2010-07-10 14:05   좋아요 0 | URL
맞을거야. 일단위로 바뀌거든.
나 그나마 리뷰폴더 줄인거라매? ㅋㅋㅋ

토지폴더는 볼 때마다 마음의 부담...

루체오페르 2010-07-08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중도가 중요한 거죠.ㅋ

웽스북스 2010-07-10 14:05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그런 것 같아요. ㅜㅜ

순오기 2010-07-10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그러면 너무 힘들잖아요.ㅜㅜ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웬디님도 만면에 웃을을 띠고~
'저기 아저씨가 저한테 그러는거 정말 싫거든요' 말해보세요.
적정선을 모르면 정공법으로 돌파하는 것도 괜찮을 듯...

웽스북스 2010-07-10 22:10   좋아요 0 | URL
아. 그 뒷감당이 더 힘들 것 같아서요.
그냥 일단 넘어가요 흙.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