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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팽글이 주렁주렁 달린 자주색 가디건 (알라딘의 F님께서 화려하다해주셨던 하하) 을 입고 간 나에게 G언니는 니가 드디어 자주색을 입는구나 (자주색은 원래 좋아했지만) 니가 스팽글의 매력을 아는구나, 라며 감탄을 자아낸다. 하하하하 -_- 기뻐해야하는 상황인 것인가. 물론 아닌 것 같기는 하다. 사실 예전에는 스팽글이 주렁주렁달린 옷같은거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아. 물론 지금도 나름의 법칙은 있지만 (산발적으로 달려있는 스팽글은 싫달까 ㅋㅋ) 그 법칙을 준수하여 (공표하지도 않아놓고 준수래) 옷의 여밈 부분에 맞춰 달려 있는 스팽글 정도는 기꺼이 사랑해줄 수 있는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의상이나 소품(목걸이, 귀걸이, 반지 등을 제외한)에는 절대 용납하지 않는 아이템이 있는데 그건 바로 큐빅이다. 하하. 그걸 비롯한 어떤 플라스틱 조형물(?) 같은 것이 옷에 달려 있는 것도 별로 안좋아하고. 얼마 전 고모들이 휴대폰에 튜닝 서비스를 받아 큐빅을 주렁주렁 달아놓은 걸 보고 난 거의 기절. 시계같은 걸 살 때도 큐빅은 가급적 없는 녀석으로다가 사는 편이다. 괜찮은 녀석들을 큐빅, 리본, 생뚱맞은 꽃 등이 망쳐놓은 것들을 발견하면 나는 또 괴로워지는 것이다.
G언니말로는 한 50쯤 되면 큐빅이 좋아질 거라는데. 정말 그러려나. 만약 그런 날이 온다면, 누가 나에게 처음으로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날보다 더 슬플 것이다. 문제는 전자도 후자도 그 때가 되면 슬프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나 또한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것인데. 어쩜 우리는, 그런 방식으로 세월을 견딜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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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택시를 타고 퇴근을 하는 일이 생기는데, 강북으로 옮기니, 택시를 타며 이전에는 하지 않던 생각을 하게 됐다. 아. 내가 택시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탈 수 있을 정도로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돈으로 인해 시간 단축이 되는 것도 있지만, 그냥 무엇보다 그 밤에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택시에 앉아 한강의 야경을 보며 지친 몸을 의탁할 수 있는 그 자체가 매우 새삼스럽게도 감탄스러웠던 것이다. 물론 차창밖 야경 한강 불빛 위로 오늘의 택시비로 살 수 있는 옷들이 휙 휙 울면서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긴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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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에 모기를 물렸다. 마무리는 루나동생 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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