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지금 이 글은, 지금 현재까지의 시점에서의 내 생각. 얼마든 더 나은 생각의 방향을 제시해주시는 분들에 의해 바뀔 여지 충분하다는 거다. 이렇게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이유는.

나도 명확하지 않아서이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일 수가 있어서. 인권이라는 게 참 어려운 개념이란 생각이 드는데, 적어도 한가지 명확한 사실은, 니가 누구든, 얼마나 개새끼든, 인권이라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가지고 있고 그것은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범죄자 얼굴 공개로 일고 있는 논란을 보며 들었던 생각이다. 범죄자의 인권이기에 중요하지 않다, 라고 하는 건 일면 그럴듯한 말이기도 하지만, 위험한 발상이기도 하다. 나는 우리 사회의 위험성이 이런 데서 출발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존중받지 않아도 되는 어떤 인권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가정. 존중 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인권들만 존중해야하는 게 인권의 개념이라면, 역사가 굳이 그것을 사수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싸워 올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보다 더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그가 흉악한 범죄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의 인권은 존중받을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히틀러에게도, 이명박에게도 이유는 있었다. 물론 비약이 될 수도 있다는 거 모르는 바는 아니다. 다만 나는 그들의 사고 역시, 존중받지 않아도 되는 어떤 인권이 있다는 데에서, 혹은 인간의 기본권리보다 더 중요한 다른 가치를 위해 인권쯤은 언제든 희생 가능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가지 더,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보자면, 이 사람의 경우로 국한짓는다면, 도대체 얼굴을 공개한다고 뭐가 달라지는가. 얼굴도 못들고 다니게 하기 위해서? 어차피 향후 정상적인 사회 생활이 불가능한 사람 아닌가. 사형 논의가 왔다갔다하는 시점이니 재발 역시 불가능한 그의 얼굴을 공개함으로써 달라지는 건 무엇인가. 분노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독자들의 값싼 호기심을, 국민의 알권리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해 신문 팔아먹는 것 이외에, 도무지 어떠한 그럴듯한 이유도 나는 찾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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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3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03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9-02-0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웬디님 생각에 동의해요. '인권'이라는 도덕성에 대한 문제 이전에 전 현상을 두고 벌어지는 원인과 효과에 관심이 가요.
이런 일이 있으면 언제나 여론 중 일부는 '얼굴 공개'나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공개처형'같은 말들을 꺼냅니다.그런건 보편적이지요. 그런데 이런 보편적인 현상에서 이번에는 미디어가 재빨리 얼굴 공개라는 걸 어젠다로 만들어버렸어요.그런 와중에 이미 사진은 다 공개되었구요...답은 거기에 있습니다. '도대체 얼굴을 공개한다고 뭐가 달라지는가?"

그렇다면 왜 얼굴을 공개하라고 했을까? 왜 얼굴 공개를 뉴스 어젠다로 만들었을까?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대중은 어떤 심리적 보상을 받는가? 거기에는 어떤 사회적 효과가 있을까?
대중 심리와 미디어 정치의 상관관계의 측면에서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포착될 수도 있습니다.

웽스북스 2009-02-03 10:52   좋아요 0 | URL
아무리 생각해도,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의 정당성을 찾기는 어렵더라고요. 드팀전님이 제시하신 의문점들, 모두 흥미로워요. 왜 얼굴 공개가 아젠다가 된 걸까요? 관련해서 드팀전님이 생각을 풀어주시면, 저에게는 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_^

Mephistopheles 2009-02-03 11:06   좋아요 0 | URL
조선 동아가 먼저 얼굴을 공개한 건 아무리 봐도 용산 참사의 "물타기"로 밖에 안보입니다.

다락방 2009-02-03 11:40   좋아요 0 | URL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고 왜 주장하느냐고요? 저는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변을 둘렀을 때 그런 주장을 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군가의 엄마나 아빠, 즉 부모님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거예요. 그들이 얼굴을 공개하라고 주장한 건 결코 값싼 호기심이 아니에요. 구체적인 실상을 맘놓고 미워하기 위해서라고 저는 생각했어요. 흐리멍텅한 한 존재를 미워하는 것 보다는 어떤 구체적인, 눈에 보이는, 그 누군가를 미워하기 위해서요. 마음껏 욕하기 위해서요. 피해자의 가족들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때문에 억울해하다가 누군가로 인해 죽었다는 걸 알게되면 그 미워하는 대상이 정해지겠죠. 물론 그걸로 보상되는게 아니고, 웬디양님 말씀대로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그들이 머릿속에서 범죄자에 대한 어떤 증오든 할 수 있으니 그토록 주장한게 아닐까요?

저는 그게 값싼 호기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웽스북스 2009-02-04 00:33   좋아요 0 | URL
메피님 // 아 그 생각도 잠시 들었어요. 워낙 그런 데는 선수들이니까. 아침 출근 길에는 도대체 누가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는걸까, 뭐 이런 생각들을 잠시 했었지요.

다락방님 // 구체적인 실상을 마음 놓고 미워하기 위해서, 라는 개념이 저는 잘 이해가 안되요. 값싼 호기심이라는 제 표현이 좀 과했을런지는 모르겠지만요. 피해자의 가족과 대중의 반응은 좀 구분해서 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다른 얘기들은 밑에 댓글에서 좀더. ^_^ (사실 별로 할 얘기도 없지만요)

다락방 2009-02-04 08:14   좋아요 0 | URL
구체적인 대상에 대해서는 아, 제가 생각하는 걸 표현을 못하겠어요. 일본 작가들이라면 꽤 잘 설명할텐데, 하는 어이없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피해자의 가족과 대중의 반응은 좀 구분해서 봐야되지 않을까, 하는 웬디양님의 말씀도 이해할 수 있지만, 대중 역시 언제 피해자기 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기에 얼굴 공개를 주장한거라고 생각해요. 분노도 있었겠지만, 저는 그 속에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보여지거든요. 그러니까 얼굴 공개를 주장한 자들은 제 3자의 입장에서 인권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나라면, 내 가까운 사람이 당했다면, 하는 생각을 더 먼저 한게 아닐까 한거죠, 저는. 저 역시 그렇고요.

turnleft 2009-02-0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동의. 법리와 법감정은 구분되어야 하는데, 감정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죠. 뭐, 법을 적용하는 이들이 워낙 제 멋대로니 생긴 현상이긴 하지만요 -_-

관련해서 같이 생각할 점은, 성범죄자의 신상 공개는 어떻게 할 것인가도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어린이 성추행범 같은 경우는 재범의 확률이 높고, 범죄가 일단 발생하면 되돌이키 수 없는 피해를 주기 때문에 예방적 차원에서 공개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거든요. 이는 공개의 목적이 명확하고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이 되기 때문에 흉악범에 대한 신상공개와는 구분이 될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성범죄자들의 인권도 무시해서는 안 되겠죠. 예컨데 신상공개를 하면 사실상 우리나라 같은 곳에서는 취직이나 자녀 교육 등이 거의 불가능해져 버리잖아요. 과거 범죄를 이유로 채용을 거부하거나 하는 경우에 대해 강력한 제개가 가해져야 할텐데, 성별이나 학력 등의 차별도 극복 못하면서 이런게 가능하기나 하겠어요 쩝. 이건 또 이거대로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가 될테구요.

참, 갈 길이 멀죠? ㅠ_ㅠ

웽스북스 2009-02-04 00:38   좋아요 0 | URL
네.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 건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건 아무리 봐도 얼굴을 공개한 이유를 잘 모르겠어서이고, 성범죄자의 경우는 이유가 있으니, 좀 더 얘기하기가 어려워지는 게 사실이죠. 인권이라는 게 참 강경한 어떤 것들과 맞서게 되는 순간에는, 참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어쨌든 인권적 측면에서 보면 그 역시 무시되어서는 안되는 게 맞을 것 같긴 하지만, 발생하지 않은 피해자의 인권은 어쩔 거냐, 라는 말 앞에서는 할 말 없어지는 거지요. 그렇지만, 최대한 지켜나가려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노력은 필요할 거라고 봐요 (이런 모호한 답변이라니요 ㅋ)

다락방 2009-02-03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웬디양님과 생각이 다릅니다. 니가 누구든 얼마나 개새끼든 그 인권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형이 구형되도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이상 가능성이 적다고 해도 탈옥을 한다고 하면,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죠. 아, 이건 물론 억지스런 가능성이긴 하지만요. 이건 억지스러우니깐 전 이번의 경우가 아닌, 성범죄자의 인권에 대해서 예를들어볼게요.

성범죄자는 처벌도 약할뿐더러 다시 재범을 저지르기도 하죠. 왜냐하면 우리는 내 이웃이 성범죄자인걸 알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성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운다해도, 얼마전 뉴스에도 나왔듯이, 집으로 유인해서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지요. 그럴경우 우리는 피해자를 하나씩 둘씩 계속 늘려나가게 되요.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건, 그것이 '성범죄'의 피해자라는 사실이예요.

저는 살인보다 성범죄가 훨씬 더 질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건 제가 여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강간과 성폭력은 피해자에게 씻지못할 상처를 주지요. 평생동안 괴로워해야하고, 사회생활을 하는데도 지장이 있어요. 평생 정상적으로 인간 관계를 맺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건 굳이 니가 당해봐야 알아, 라는 말 같은건 필요없겠죠. 그런데 그 인권이라는 것 때문에 그렇게 비참한 생활을 겪어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면, 이건 개새끼의 인권을 위해 피해자의 인권을 무시하는 행위 아닌가요?

어차피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는 없지요. 그렇다면 '다수가 불행해지는 걸 막는쪽'이 더 낫지 않을까요?

아, 그리고 덧붙이자면 성범죄자들에겐 '이유'같은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명분있는 전쟁은 없듯이, 이유있는 성폭력은 없습니다.

turnleft 2009-02-03 12:27   좋아요 0 | URL
음.. 이건 법의 목적이 처벌(보복)인가 아니면 사회를 보호(격리와 예방을 통해)하는 것인가, 혹은 범죄자를 교정하는 것인가 하는 오래된 논쟁을 떠올리는군요. 피해자의 인권이 침해당했으니까 가해자도 그에 맞게 침해당해도 된다, 라는건 전자 쪽의 입장이겠죠?

웽스북스 2009-02-04 00:4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다락방님께서 이 상황은 억지스러우니까, 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그 논리로 상황이 많이 억지스러운 것 같아서 제가 얘기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어제 글을 쓰면서 (아 원래는 어제 새벽에 썼던 글이에요) 성범죄자 신원 공개의 생각을 잠깐 하긴 했는데, 사회적 측면에서는 좀 다른 문제이고, 인권적 측면에서는 결국 같은 문제인 것 같아요. 그리고 턴레프트님말처럼, 이 논쟁은 오래동안 지속돼온 것처럼 쉽사리 결론이 날 문제도 아닌 것 같구요. 그리고 전 그럼에도 인권이 지켜질 권리가 없다고 보여지는 자들의 인권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요. 가치와 가치의 충돌에 있어서 무조건적으로 하나의 원칙을 따라야한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회가 광의적 차원에서라도 인권이라는 것을 좀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데, 자꾸만 세상을 뒤로 돌리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들어요.

라주미힌 2009-02-03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쟤들이 말하는 '공익'의 실체겠죠 ㅡ..ㅡ;

웽스북스 2009-02-04 00:46   좋아요 0 | URL
공공의 적이 말하는 공익이요? -_-

치니 2009-02-03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제와 맥락이 다른 소린데, -_-;; 전 아예 이 사람의 기사들을 보지도 않았고 얼굴 공개 되었다고 해도 포털에서 우연히 보여지는 걸 일부러 눈 꾹 감고 안봤어요. 다름이 아니라 그냥 끔찍해서요.
끔찍해도 정면 돌파해야 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끔찍하면 피하고 보자 라고 생각하게 되는 일들이 있는데, 제 기준에선 이번 일이 후자에요.
그러고보니 저처럼 얼굴을 안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인권은 지켜지는 건가? 헷갈리네요. ^-^;;

웽스북스 2009-02-04 00:47   좋아요 0 | URL
아, 치니님 사실 저도. 기사를 많이 보지 못했어요. 일부러 피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굳이 내가 막 찾아서 읽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포털 메인 화면에 공개된 얼굴을 보고 좀 놀랐었거든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 얼굴 기억력이 나빠서 길에서 만나도 저 사람을 못알아볼 것 같긴 하지만요.

차좋아 2009-02-03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해자 유가족들의 한이 풀린다면야(그럴리 없겠지만).. 존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의 얼굴 공개가 대수인가요.
살인자의 얼굴 공개가 공익적 효과가 있다고 경찰 내부에서 공개를 하네마네 논의 중이라네요. 과연 어떤 공익적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전 정권에서 힘들게 세워놓은 국가 인권위원회의 권고사항이라 알고있는데 이런 특수한 상항의 예외조항을 따로 만든다면..기준의 혼란이 오지 않을까 우려도 되구요.(국가 인권위원회의 존립도 위태한 이명박 정부에서)
봐봐야 그냥 사람얼굴인데..(나랑 똑 같은)
살인범의 현장검증에 몰리는 사람들, 사로잡힌 살인마를 폭행하려는 사람들.. 마녀의 공개처형에 몰리는 군중들과 다를게 없다고 생각해요.
나도 조심스럽게..이번 사건의 피해자 유족들과 비슷한 상처를 경험한 많은 분들에게는 또 상처가 될 지도모르겠으나, 냉정하게 판단하고 관심도 적당히 가져야해요. 물론 상처입은 유가족들의 치유를 사회와 이웃이 도와야합니다만, 증오의 확산이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이드네요.

웽스북스 2009-02-04 00:49   좋아요 0 | URL
네 차좋아님. 저도 그런 차원에서 안타까웠던 것 같아요. 샐인 죄인의 자식이라는 멍에를 평생 지던 거복이랑 한복이 생각도 나고 말이죠.

2009-02-03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04 0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개인주의 2009-02-03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굴 까발려본들 대다수에겐 흥미거리가 되겠지만..
이렇게 평생잡혀서 못나올 인간 말고..(갠적으로 못나오는거 말고 어서 죽어줬으면 합니다만..)
곧 튀어나오는 법망에서 잘 빠져나가는 흉악범들 얼굴을 공개하는건 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아이들 대상으로 하는 범죄라든가..약한 사람 대상으로.. 암튼..대부분이 약자를 타켓으로 삼는구나ㅡ,ㅡ

얼핏 호순씨 얼굴 보고 꿈에 볼까 무서워 안봤지만..
조선일보의 속내는 의심스럽습니다..

횡설수설..;;
암튼 저는 그 사람들보다 피해당한 사람들이 사회복귀 잘 할수있도록 신경쓰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용

웽스북스 2009-02-04 00:58   좋아요 0 | URL
아이쿠 누피님 무서워요 ^_^
조선일보의 속내는 많이 의심스럽죠. 피해당한 사람들, 범죄자 가족들 등 무고한 누군가가 계속 상처를 받는 일이 없어야할텐데.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토깽이민정 2009-02-0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충격적인 기사를 가지고도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 전대미문의 사이코패스인 케이스잖아)
상품으로 저렇게 잘 팔아먹는 조선동아 (중앙도 공개했다고 하는 걸 어디서 본것 같기도 한데)애들의 얄팍함은 참 오만정이 다떨어지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처럼 인권이 보장받지 못하고 심지어 인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사실도 활발하게 논의되지 못하는 나라에서
굳이 살인범의 얼굴이 공개되어 인권이 침해 된 부분은
뭐랄까... 논의하기에 좀 이른 감이 없지 않은것 같아. (내 생각에는 ^^)

게다가.. 우리나라 사법구조상 아직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약하잖아.
물론 이번에는 성범죄보다 살인죄가 적용되기 때문에 중형이 구형되겠지만
상습적인 성범죄자가 버젓이 다음 범죄를 저질러도 실형이 굉장히 짧게 선고된다고 알고 있거든.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아직 보호받아야 할 대상은 잠재적인 피해자쪽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어.

나도 성범죄자는 쉽게 구원이 되면 안되는 사람이라고 보는 쪽이거든.
여자한테 그런 범죄는 어떻게 보면 죽음보다 더 끔찍한 상처가 될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남성중심적 시각을 못버리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피해자가 오히려 그 이후에까지 범죄자보다 심한 대접을 받는 경우도 종종있고.

웽스북스 2009-02-06 01:50   좋아요 0 | URL
언니 안그래도 오늘, 언니가 보내준 이상문학상 책에 비슷한 내용의 소설이 있었어요-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언니. 이런 문제들은 정말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으으. 특히 성범죄자 쪽으로 가면 말이죠. 거기에 대해서는 위에 다락방님 댓글에 썼듯, 모든 상황에 원칙을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의 원칙같은 것들은 좀 있었으면 좋겠고, 크게 부딪치지 않는 한 지켜줬으면 하는데 지금 정부가 인권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너무 없고, 그걸 정말 너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서 (촛불 때부터 그랬잖아요) 분노의 초점을 거기에 맞추고 싶었던 것 같아요. 어렵게 어렵게 해나갔던 것들을 너무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것 같아서요. 하나가 허물어지면 계속 허물어지는 건 시간 문제잖아요.

참, 언니. 저 조금 전에 24city 예매하려고 막 고군분투하다가 결국 실패했어요. 흑흑. 시네큐브 딱 한군데에서 하루에 딱 한번. 그나마 갈 수 있는 시간은 매진 (끝나고 이동진과의 대화가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아흑. 흑. 흑.

건조기후 2009-02-04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국가인권위의 권고 취지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범죄자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인권 운운할 정도로 대단한 것인가 싶어요.

그런 쓰레기에게 감히 인권이라는 것은 없다는 말이 아니라
교도소에서 부당한 괴롭힘을 당했다거나 하는 게 인권의 문제이지
단순히,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이런 잔인한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어떤 부분에서 인권침해라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요.

범죄자의 얼굴공개를 금지한 이유가
피의자로 체포되더라도 나중에 재판에서 혐의를 벗을 수도 있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를 막기 위함이라는데(무죄추정의 원칙이던가)

범행을 자백한데다 확실한 물증까지 확보한 상태라면
굳이 범죄자의 얼굴을 가릴 이유가 없어 보여요.
공개수배자 전단지도 많고 방송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공개를 하는데
이렇게 범인임이 명백한 자의 얼굴을 공개하는 건 왜 안되는지 모르겠고요.

얼굴을 공개하든 공개하지않든 어차피 달라질 건 없다고 봐요.
웬디님 말씀처럼 그를 바라보는 우리 입장에서도 딱히 달라질 것이 없고
그 자 자신이나 가족 등 주변인들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그 자의 주소지와 가족관계 등 모든 신상정보가 알려져있고
얼굴 이외의 모든 정보,, 시시콜콜한 것까지 낱낱이 보도되고 있는 마당에
얼굴 하나 가린다고해서 인권이 보호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권의 문제라면 저런 사생활침해가 오히려 심각한 것 아닌가 싶고요.

웽스북스 2009-02-06 01:46   좋아요 0 | URL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하는 게 가족에게 별 영향이 없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글쎄요. 모든 정보를 알고, 낱낱이 보도되고 있는 마당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거기서 만족하지 못하고 얼굴 공개를 요청하고 있고, 실제로 그 요청에 의한 언론사들이 그로 인해 어떤 형태로든 이득을 입고 있으며, 그로 인한 파장효과가 있다는 점은, 이게 아무것도 아니지는 않다는 걸 반증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건조기후님. 사실 제가 머릿속에서 명확한 게 하나도 없어서 잘 답을 못하겠어요. 건조기후님 생각들 중에 수긍이 가는 부분도 많고요. 세상의 일들이 참 많이 복잡미묘한 것 같아서, 늘 어떤 입장을 취하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암튼 건조기후님 생각도 잘 들었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