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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우리가 나눈 대화는 대체로 의미심장하고 진지한 것들이었으나, 가장 강한 잔상은 대화 내내 그가 자주 보여주었던 '냉소로 쪼개지지 않는 1백%의 웃음이었다'
내가 아는 한 대부분의 프랑스 사람들은 85%만큼만 웃었다. 모든 상황에서 15% 정도의 판단은 유보해놓으려는 실존적 고집이었다. 혹시라도 파안대소를 하게 되면 바로 입꼬리를 일그러뜨려 표정을 수습하는 프랑스인들의 이러한 태도는 언제나 날선 비판력만이 자아를 지켜준다고 믿는 이 나라 사람들의 '겉멋'인듯하다. 일곱살만 되면 아이들도 15%의 냉소를 머금은 예의 그 프랑스적인 웃음을 입가에 달고 있다.
<목수정 -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p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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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 나의 웃음을 되짚어본다.
나의 웃음은 몇퍼센트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웃음이었는지를.
혹시 나도 모르게, 웃음 뒤의 일들을 계산하는,
냉소로 쪼개지는 비겁한 미소를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100%의 웃음을 두려워하고 있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