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4개월이나 먼저 입사했으나 대학교 4학년때부터 일을 했던 관계로 나보다 2살이 어린
E대리가 퇴사 소식을 전했다
7월 2주까지만 근무를 하고는 안나오겠다고
E대리는 올 초에 미술학원에 다니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디자인 경영 대학원에 진학하는 방향으로 진로를 결정했단다
어제는 E대리와 잠깐 얘기를 할 시간이 있었고,
그녀는 자신의 이후 진로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사실은 다른 회사에 가서 000를 할 생각도 있었거든요
(000는 지금 하고 있는 업무를 살린 다른 업무)
그래서 사람들도 만나고, 좀 알아보고 있었어요- 보니까 재밌겠더라고요-
손에 이상적인 하고 싶은 일과 현실을 고려한 일
두가지 카드를 모두 쥐고 있었는데
어느 날 길을 걷다가, 전광판에 나오는 미술 조형물들을 보는데
갑자기 심장이 쿵쾅쿵쾅 뛰더라고요
어떤 남자를 만나도 이만큼 뛰었던 적은 없어요
그래서, 아, 나는 이걸 하고 싶은 거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E대리의 퇴사 소식이 알려진 후 많은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대리급들 (내 또래) 은 갈 곳도 명확히 정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퇴사할 수 있느냐
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며
과장급들은 대부분 부럽다, 라고 이야기를 했단다
뭐가 부러운데요? 용기가? 젊음이?
젊음이요
돌아오는 길에 나도 막연히 그녀가 조금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내가 부러워했던 건 그녀의 용기도 아니었고
두살이 어린 그녀의 나이도 아니었다
나는 쿵쾅쿵쾅 뛰고 있는 그녀의 심장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