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좀 까칠한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걸 보는 순간 괜히 알라디너로서의 자존심이 확 상했다

포엠데이터가 제공하는 저 '자아검색'이라는 서비스가 내게 어울리는 책을 찾아줄 수 있을 거라고는 나도 생각하지 않고, 알라딘도 생각하지 않을 거다. 게다가 알라딘에는 내 취향의 책을 비교적 잘 찾아주는 마이알라딘 서비스도 있으니 굳이 저걸 통해 취향을 플러스 알파로 알아보는 서비스를 제공할 객관적인 이유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포엠데이터 측에서 휴대폰 번호 고객 DB를 모으기 위해 알라딘에게 일정 비용을 지급하고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이벤트는 (아니라면 죄송하다만, 방법이 너무 그런 것들과 흡사하다, 혹 아니라면 변명이라도 듣고픈 심정이고, 내가 오해를 한 나쁜 사람이 되더라도, 그런 게 아니면 좋겠다-) 알라딘에서 진행하기엔 너무 격이 떨어져보인다는 느낌이 든다

(추정컨대 CPA방식이 아닐까 싶다  - Cost Per Action, 실제 행동이 유발된 건에 대해 과금되는 방식, 알라딘 내에서 배너의 영역과 컨텐츠의 영역이 애매한 곳에 들어가 있는 곳에, 마치 컨텐츠인 양 눈속임하는 배너 형태로 들어가 있는, 컨텐츠형 배너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나는 고객과 고객에게 줄 수 있는 브랜드가치를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사이트 내에서 진행하는 이벤트 하나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믿는다. 출판사와의 관계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진행하는 책에 관한 이벤트들이라면 혹, 그럴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이건 정말 너무 생뚱맞은 이벤트- 이런 것쯤, 허허, 하며 웃어넘기기엔 비록 짧은 기간 동안의 알라딘생활이었지만 내가 알라딘을 좀 많이 좋아한다.

이런 실망은, 실은 삼성카드 때부터 했었다. 사실, 삼성카드는 처음에 별 생각 없이 발급 받았다, 지갑 분실 때문에, 교통카드로 쓰던 삼성카드를 새로 받아야 해서 마침 알라딘 카드로 바꿔서 받았는데 이런 시기에 너무 대놓고 삼성카드 광고하는 모습이 좀 내가 생각하는 '알라딘스럽다'는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아 몇번 쓴 이후로 지금은 안쓸 작정이다 (심지어 교통카드도 지금은 외환카드를 쓴다, 내가 너무 나이브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_- 실은 또, 외환카드는 털어서 먼지 안나겠냐 싶지만 -_-)

내가 알라딘스럽다,는 것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내가 알라딘을 좋아하는 마음이 어쩌면 알라딘의 기업가치나 비전에 대해 너무 맹신하는 데서 오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난 여전히 알라딘 스스로가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길 원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나 역시, 내가 책을 사는 알라딘이라는 공간이 나로 하여금 내가 이 곳에서 책을 산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하여, 나는 알라딘이 사소한 데 연연하기보다는 좀 더 멀리 보고, 크게 나아갈 줄 아는, 자존심 강한 기업이었으면 좋겠다

알라딘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알라딘에서 책을 사는 사람들, 그리고 이 공간을 좋아해서 밤낮으로 여기 매달려 함께 대화하며 즐거워하는 알라디너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난 앞으로도 계속 여기를 좋아할 작정이고, 계속 이용할 계획이니까, 진지하게 들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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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 2007-12-05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호기심에 한 번 해볼까 생각하다가 그만 두었어요. 사람의 혈액형과 생시로 도서추천서비스를 한다는 건 아무래도 너무 생뚱맞아요. 좋아하는 공간을 아름답게 지켜나가는 것 또한 이 곳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의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웬디님의 의견에 적극 찬성합니다^^

웽스북스 2007-12-05 23:31   좋아요 0 | URL
저도 아무생각없이 들어가서 뭐지 하고 보면서 생각없이 생년,까지 입력했는데 순간 헐, 한거죠-_- 적극 찬성해주셔서 고마워요- 실은 댓글없이 추천만 올라가는 이 사태는 뭔가, 하고있었어요 ㅋㅋ 추천해주신 분들껜 감사하지만, 더 많이 얘기해보고 싶었거든요

비로그인 2007-12-06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사람의 성격만큼 복잡하고 섬세한 것을 어찌 단순히 혈액형과 생시로만 결과를
내놓을 수 있겠습니까. 그 사람의 '추천도서'라는 취향적인 부분은 더더욱 '아니다'죠.
옳은 소리 하셨습니다.

Mephistopheles 2007-12-06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필...삼.성. 카드...라니...흑흑..

순오기 2007-12-06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거 추천하느라 로그인... 진짜 이런건 알라디너의 자존심을 확 긁어버리는 사건이다!

잉크냄새 2007-12-06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알라딘 중역회의시 적극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웽스북스 2007-12-06 12:56   좋아요 0 | URL
아, 잉크냄새님도 알라딘 분이셨군요, 몰랐습니다
검토해 주신다는 말씀 감사드립니다 ^^

잉크냄새 2007-12-06 17:44   좋아요 0 | URL
앗, 죄송합니다. 웬디님.
전 그냥 농담으로 쓴건데, 밑에 진짜 알라딘 직원이 오셨네요.
그래도 중역회의란 말에 밑에 팀장님이 자극을 좀 받으셨을수도 있겠네요.^^

웽스북스 2007-12-06 18:14   좋아요 0 | URL
ㅎㅎ 그랬군요
제가 이렇게 멍청합니다 =_=
두분이 콤보로 올려주셔서
오전에 교육하고 나와서 깜짝 놀랐다지요 실은 ㅋㅋ

찌리릿 2007-12-06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알라딘 웹기획/마케팅팀장 김성동이라고 합니다.

주신 의견 보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알라딘을 이용하시는 분의 자존심, 긍지를 느끼게 해드리지는 못할 망정, 자존심에 멍을 드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던 것이 되어버렸다는 것에 자책감을 느낍니다.
이번 제휴서비스 제공건은 일단 중지하고 재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름대로는 동의하시는 분에 한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동의 체크를 꼭 하도록 하였으며, 이 업체도 SKT에서 신뢰를 받고 있는 CP업체라 고객정보보호에는 소흘함이 없는 업체였음에도 불구하고, 회원님들이 받는 감성적인 부분까지 고려치못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좀더 유의하여 제휴서비스나 저희 자체 서비스를 기획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의견주신 점에 감사드리며, 마음이 상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2007-12-06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06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12-06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축하해요~~

마노아 2007-12-06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게 있었군요. 알라딘은 하루라도 밀리면 바로 이렇게 티가 나요. 오늘의 태그상 수상은 축하해요. ^^

다락방 2007-12-06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바빴어요.
그런데 오늘의 태그상을 받은 이 페이퍼에 '당연하다'는 반응이 많길래 부랴부랴 이 야밤에 들어와서 부러 읽었어요. 그랬더니 왜 그런 반응이 나오는지 알겠군요.

좋은 의견, 많은 추천.
당연하군요!

웽스북스 2007-12-06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을 쓴다는 게, 참 은근 써놓고나서 소심하게 마음의 소모가 많아지는 일인데, 공감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려요. 일일이 댓글을 달자니, 알라딘 웹기획 팀장님께서 이미 다 조치를 취해주신 일인지라, 지난 일 다시 끄집어내는 게 되는 것 같아 못하겠구요 ^^ 오늘의 태그상은 -_- 이런 글을 쓰고서 받자니 민망하고 다소 난감할 따름입니다. 그래도 전 '밤참'을 주제로 글쓰러 갑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