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옆자리 후배에게 굉장한 노가다를 안겨줬다
이건 뭐 도무지 내가 다 할 수 없는 양인지라
어떻게든 기한은 좀 맞춰보려고, 정말 엄청난 노가다를 떠맡기니
나의 서포트가 주 업무인 후배에게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미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나는 정말이지, 후배에게까지 비굴하다, 하하!
덕분에 후배는 오늘과 내일 컨트롤씨 컨트롤브이를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할런지도 모른다
토할지도 모른다
것보다 좀 덜 단순한 걸 계속 하고 있는 나도
5시반쯤에는 토할 뻔했다
한시간쯤 지나서 또 비굴해진 나
"힘들죠?"
"아, 아니에요- 단순한 일이라 힘들 건 없는데, 좀 지겹긴 해요"
"아...그렇죠"
모르는 바 아니지, 끝이 까마득한 일이니
줄 수 있는 위로는 없고, 진심으로 나온 한마디는 이거였다
"좋은 음악 들으면서 하세요"
가만히 있던 옆자리 과장님은 쓰러지신다
"아, 아니요 과장님, 이게 진짜 지겨운 일이거든요, 제가 알거든요
그러니까, 음악이라도 좋은 거 들으라고... 저는 원스 오에스티를 듣고 있거든요"
순간 옆자리에서 놀라는 후배
"어, 저두요- 어제 영화보고 와서 지금 그거 들으면서 하고 있었는데"
하하, 이미 좋은 음악 듣고 하고 있었구나,
같은 음악 들으며 지루한 노가다를 견디고 있었구나,라고 생각하니
묘한 친밀감이 생기는 것이,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 과장님, 나도 들어야겠다며 어제 드린 파일을 들으시니
우리 쭉 나란히 앉은 세명이 같은 음악을 들으며 일한 셈이다 ㅎㅎ
그나저나 우리 후배까지 봤으면,
관객이 들 만큼 들었겠다 싶어, 궁금한 마음에 검색해보니
10만 돌파했다고 오늘자로 기사가 났다
인디영화 최고의 기록이라네
이 역시 기분 좋은 일이다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네 ^^